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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천사
작가 : 심유미
작품등록일 : 2019.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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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천사 1화
작성일 : 19-08-29     조회 : 545     추천 : 0     분량 : 5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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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고유천사 : 부모(신)에게 버림받은 천사/본질이나 천성이 천사

 

 검은 날개를 가진 천사의 눈동자에는 분노와 배신감에 물들어 있다. 신에게 버림받은 천사는 자신 앞에 놓여 있는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내가 얼마나 열심히 당신을 위해 이 몸을 받쳤는데. 당신은 저를 이렇게 버리시는군요.’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쥐고 하늘에 향해 속삭인다.

  “당신은 지금 실수하신 겁니다. 언젠간 이 치욕 꼭 갚아드리죠.”

  복수를 다짐하며 천사는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카드를 꽉 쥐고 검은 날개를 아름답게 펼치며 하늘로 날아 올라갔다.

 

  유화 고등학교에는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범생이부터 양아치 아이들까지 서로 같이 옷을 입고 같은 머리색을 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서로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다른 아이들이 어울려 함께 생활하고 있다.

  “박 선생님. 오늘 새로 오신 선생님 잘 부탁해요.”

  “아 네. 알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유 선생이 박 선생이라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도중 한 여자가 교무실을 열고 들어온다.

  “아 이 선생님. 여기 있는 사람이 박 선생님인데. 이분이 이 선생에게 많은 걸 알려줄 테니. 모르는 거 있으면 여기 박 선생한테 물어봐요.”

  “네. 알겠습니다.”

  말을 마친 유 선생은 교무실 문을 열며 밖으로 나간다.

  “안녕하세요. 저는 박우찬 입니다. 26살이에요.”

  “네. 저는 이하윤입니다. 28살이고요.”

  하윤은 우찬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쁘게 생긴 남자인데 그 속은 매우 강하면서도 서글픈 감정이 보이는 느낌을 받았다.

  “하윤 씨는 얼굴이 참 아름다우시네요.”

  하윤은 아름답다고 칭찬을 하고 웃는 우찬에게 웃으며 말한다.

  “남의 얼굴을 어떻게 생각하든 각자 마음이지만 입으로 뱉는 건 예의는 아니죠. 그리고 서로 선생인데 하윤 씨라고 부르는 것도 예의가 아니고요.”

  “아.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이 선생님.”

  우찬은 하윤의 질타에 웃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하윤은 그런 우찬을 쳐다보며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하네. 뭔가 평범한 인간은 아닌 거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남자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다른 인간과 기운이 다른 게 기분이 조금 의아했지만 일단 처음 본 사람이니 조금 더 지켜보기로 생각한 하윤은 자리에 가서 앉는다.

  “물어보고 싶으신 거 있으시면 저한테 말해주세요.”

  “네.”

  짧게 대답하고 일을 시작하려는 하윤은 교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여학생을 본다.

  “우찬 선생님. 저 물어보고 싶은 거 있어요.”

  “어 그래. 영인이구나. 뭐가 물어보고 싶은 거지?”

  “이거요. 이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문제집을 펼치고 우찬에게 물어보는 여학생을 쳐다보는 하윤은 갑자기 눈빛에 호기심이 가득했다.

  ‘음. 저 학생이랑 사귀나.’

  우찬을 바라보는 여학생의 눈빛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우찬의 눈빛은 오히려 차가워 보였다. 분위기로 봐서는 둘이 사귀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귀에 속닥거리며 이야기하는 모습이 마치 연인 같았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활짝 웃는 여학생의 모습은 학교에서 인기 있을 거 같은 얼굴이었다.

  “여자친구?”

  갑작스러운 하윤의 말에 우찬은 놀라며 눈이 커진다.

  “분위기로 봐선 비밀 연애는 아니신 거 같은데. 교무실에서 대놓고 연애하시네요.”

  “보고 있었습니까?”

  “네.”

  당당한 하윤의 모습을 쳐다보는 우찬의 눈은 날카로워졌다.

  “근데 박 선생님은 아니신가 봐요. 애인을 그런 차가운 눈으로 보시고. 애인 상처 받겠어요.”

  “관심 꺼주셨으면 좋겠네요.”

  “네. 뭐 그러죠.”

  애인 이야기에 차갑게 말을 하는 우찬을 보고 하윤은 말을 끝내고서는 할 일을 한다. 우찬의 표정은 점점 안 좋아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 하윤은 짧게 하품을 하고 자신이 배정받은 반으로 아침조회를 하기 위해 일어난다.

  “영인이랑 사귀는 거 전교가 다 알아요. 그러니깐 신경 쓰지 말라고 한 거예요. 아까 했던 말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우찬은 아까 자신이 하윤에게 차갑게 말한 게 신경 쓰였는지 사과를 했다.

  “저는 그런 거 신경 안 씁니다. 그리고 누가 연애하든 크게 관심 없어요.”

  담담한 하윤의 말투에 우찬의 눈은 살짝 가늘어진다. 그런 우찬을 무시하고 하윤은 밖으로 나간다.

  “하...”

  교무실 안에는 우찬의 한숨 소리만 가득하게 채웠다.

 

  2-8

  2학년 8반 담임에 배정받은 하윤은 무표정으로 교실로 들어간다. 역시 교실 안에서는 떠드는 소리만 가득하고 아무도 하윤을 신경 쓰지 않았다.

  “아무리 처음 온 담임이라고 해도 선생님이 들어왔으면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차가운 음성에 학생들은 하윤을 쳐다봤고 그제서야 자신들의 의자에 앉는다.

  “너희 전 담임 선생님께서 그만두셔서 이제는 내가 너희 담임이 됐어. 전 선생님께서는 너희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정한 규칙을 알려줄 테니 잘 숙지하도록 해.”

  아직 차가운 목소리로 학생들을 한 번씩 훑어본 다음 천천히 규칙을 말해준다.

  “첫째, 조회시간 다가오면 자리에 앉아 나를 기다릴 것. 아까처럼 종이 쳤는데도 불구하고 시끄럽게 떠들지 말라는 이야기. 둘째, 나 말고 다른 선생님 시간에도 그렇게 할 것. 이것도 첫째와 동일. 셋째, 사고 치지 말 것. 우리 반에서 사고를 치면 내가 가장 골치 아픈 건 알고 있겠지? 그리고 넷째, 수업준비 철저히 할 것. 교과서든 준비물이든 철저히 챙기라는 말. 마지막 다섯째.”

  하윤은 당황하는 학생들을 보고는 비웃듯이 이야기한다.

  “어떤 선생님한테도 개기지 말자. 나는 개기는 거 딱 질색이야. 내가 너희 담임이라면 너희는 나를 존중해줘야겠지? 뭐 그렇다고 내가 너희들을 존중 안 해주겠다는 건 아니야. 만약 이 규칙만 잘 지킨다면 나도 너희들을 존중해 줄 테니 다들 알아서 잘해.”

  반 학생들은 반박하려고 했지만, 마지막 규칙을 말하며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들을 쏘아보는 눈빛에 살기가 느껴져 다들 굳어졌다.

  “무서워 하지마. 너희들이 잘만 하면 돼.”

  무서워하는 반 학생들 눈빛에 하윤은 비웃듯이 이야기한다. 그러자 중간 줄에 있던 학생이 하윤을 째려보는 느낌을 받아 그 학생을 쳐다본다.

  ‘아까 그 선생이랑 사귀는 학생이네. 저 눈빛 정말 거슬려.’

  “내가 말한 다섯 번째 규칙에는 말이야.”

  천천히 그 여학생에게 다가가며 이야기한다.

  “담임인 나를 이렇게 째려보는 것도 포함이야. 알겠니. 장영인 학생?”

  영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이야기하는 눈빛에는 웃음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즐거운 웃음이 아닌 깔보는 듯한 비웃음이었다.

  “선생님이 말하면 대답을 해줘야지. 이렇게 해서 나한테 존중받을 수 있겠어?”

  “... 네. 알겠습니다.”

  “좋아. 아직 처음이니깐 그냥 넘어가지.”

  하윤은 학생들의 눈을 하나하나 맞추며 이야기한다.

  “처음은 그럴 수 있어. 어떤 사람이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알겠어. 그렇지? 하지만 두 번째는 아니지. 알려줬는데도 불구하고 실수하는 것은 실수라고 할 수 없지.”

  살기가 가득한 하윤의 눈에는 가짜가 없었다. 만약 진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 무사하지 못할 거 같았다.

  “알아들었으면 다음 수업 준비해.”

  “네.”

  학생들은 하윤에게 대답하고서는 1교시 준비를 한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반을 나간다. 하윤이 나가자마자 학생들은 수군거린다.

  “야. 봤냐? 존x 무섭네.”

  “그러니깐. 진짜 사고 치면 죽음이겠는데?”

  “인정.”

  정말로 무서웠던지 몸을 떨며 이야기하는 친구들을 보고 영인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고 하윤이 나간 문을 째려본다.

  ‘네가 여기에 올 줄은 몰랐는데. 그냥 악마계에서 짜져있지 여기에는 왜 온 거야.’

  영인의 눈에도 하윤이 보여줬던 눈처럼 살기가 가득했다.

  ‘뭐. 좋아. 이렇게 된 이상. 나도 다시 움직여야겠군.’

  뭐가 재미있는지 모르겠지만 영인의 얼굴에는 미소가 걸렸다.

 

  교무실로 들어온 하윤은 아직도 교무실에 있는 우찬을 쳐다봤다. 하지만 신경도 쓰지 않는 채 자리에 앉는다.

  “보니깐 2학년 8반 담임을 맡으셨던데.”

  우찬이 하윤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네.”

  짧게 대답하는 하윤을 보고 우찬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한다.

  “아까 제가 무례하게 굴었던 거 아직도 신경 쓰이시는 겁니까?”

  “아까 제가 말했다시피 관심 없는데요.”

  우찬이 귀찮은 하윤은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컴퓨터 화면만 쳐다본다.

  “아 네.”

  우찬은 관심 없어 보이는 하윤에게 눈을 떼고 할 일을 한다. 조용한 교무실은 키보드 자판 소리만 울렸다.

  “그래도 이 학교에 계속 다니려면 친한 선생 하나쯤 있는 게 좋긴 하겠군요.”

  하윤은 우찬을 보지도 않은 채 말을 건다.

  “저를 그저 그런 사람으로 취급하시는 건가요?”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우찬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헛웃음을 쳤다.

  “뭐 그래요. 저도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있으면 좋으니까요.”

  “박 선생님 애인 제가 배정받은 반 학생이던데요.”

  “...”

  자신의 애인이 거론되자 얼굴이 점점 굳는 우찬을 본 하윤은 그저 생각 없이 쳐다보기만 했다.

  “제 애인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요.”

  “그러죠.”

  쿨하게 그러겠다고 말하는 하윤을 본 우찬은 어이가 없었다. 물론 자신이 한 말은 진심이었다. 별로 듣고 싶지도 말하고 싶지도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쿨하게 대답하는 하윤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보통은 이럴 때 왜라고 묻던데. 궁금하지 않으신가 봐요. 아까는 저보고 왜 애인을 차갑게 보냐고 물어보셨으면서.”

  “저는 제가 크게 관심 있지 않으면 한번 물어본 질문을 다시 물어보지 않거든요. 귀찮잖아요.”

  정말 귀찮은 듯이 얼굴을 살짝 찌뿌리고는 우찬을 쳐다본다.

  “성격이 쿨하시네요.”

  “단순한 거겠죠.”

  “자신을 그렇게 말해도 돼요?”

  “제자신이니깐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하윤의 모습에 우찬은 웃음이 나왔다.

  “웃지 마세요. 저를 보고 웃으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거든요.”

  “알겠습니다.”

  다시 아무런 말없이 조용했지만 아까보다는 조금 더 따뜻해졌다.

  “수업 없으세요?”

  하윤이 질문을 했다.

  “네. 2교시까지 수업 없어요.”

  “아. 어떤 과목 선생이세요?”

  “체육이요. 그러는 이 선생님은 무슨 과목이세요?”

  “유 선생님께서 이야기 안 해주시던가요? 저는 문학입니다.”

  “아 문학 선생님이셨구나.”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교무실 문이 열리고 영인이 들어온다. 그런 영인을 본 우찬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우찬 선생님.”

  “영인아. 수업 중일 텐데. 왜 왔어.”

  “선생님. 그래도 저 선생님 여자친구인데 너무 차가우신 거 아니에요?”

  “묻는 말에 대답해.”

  “치. 아프다고 하고 나왔어요. 선생님 보고 싶어서.”

  영인은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자신에게 온 영인을 보며 우찬의 표정은 안 좋아졌지만 그런 우찬에게 영인이 다가가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

  “담임 선생님 앞에서 거짓말하고 나왔다고 너무 당당하게 이야기하는구나. 영인 학생.”

  영인은 마치 방해꾼이라도 본 거처럼 표정이 굳어졌다.

  “담임 선생님이 왜 여기 계세요?”

  “선생님이 교무실에 있는 게 당연한데 참 이상한 질문을 하네.”

  어이가 없는 하윤은 영인을 쳐다보며 이야기했다.

  “수업 없으세요?”

  “없으니깐 여기에 있는 거 아니겠어? 영인 학생 아까 내가 이야기한 거 같은데. 나한테 개기지 말라고. 근데 왜 이렇게 기어오르지?”

  “그렇게 험하게 말을 쓰면 요즘에 안 좋은 거 모르세요?”

  “알고 있는데? 설마 선생을 하려고 한 사람이 그거 하나 모르고 선생 했을까 봐?”

  서로 질 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우찬이 영인을 일으키며 밖으로 끌고 나가려고 한다.

  “아까 내가 말했어. 한번은 실수겠지만 두 번째는 아니라고. 한 번만 더 이렇게 했다가는 나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테니. 잘 기억해둬.”

  영인은 하윤의 말에 궁시렁거리며 우찬을 끌고 갔고 우찬은 영인이 가는 데로 이끌려 나간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이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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