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가 철인의 눈을 피했다.
“아니요, 그 나무는 강 윤슬씨 어머니 나무가 맞습니다.”
“무슨 오류가 있는 거 같은데 다시 한 번만 더 확인해 주십시오.”
철인은 충격을 받은 듯 경직된 말투로 형사에게 부탁했다.
“강 윤슬씨! 이 서류들 강 철인씨에게 좀 보여드려도 되겠습니까?”
형사는 윤슬에게 주요 개인 정보들을 가린 서류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했다.
“네, 보여 주세요. 이거면 충분히 납득할 수가 있겠네요.”
윤슬은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기억이라도 꺼내 보여 주고 싶었다.
이 이상하고 황당한 상황을 초래하게 만든 이 남자를 납득시킬 수만 있다면 말이다.
“신분증 줘 보세요. 어차피 저쪽에서 고소하면 소재 확인해야 할 거 같으니!”
철인은 지갑에서 국제 운전 면허증을 꺼내 형사에게 건넸다.
그의 신분증을 받아 든 형사는 윤슬의 가족 관계 증명서와 사망 신고서, 수목장에서 보내 온 서류들을 철인에게 내밀었다.
“직접 확인해 봐요.”
철인은 서류들을 받아들고 빠르게 훑어 내려갔다.
가족 관계 증명서에 적힌 이 미라라는 이름은 윤슬의 어머니였다.
사망 신고서에 신고인도 신고인의 사인도 윤슬의 아버지 것이었다.
그 나무와 계약된 이는 윤슬이었다.
“음음!! 봤죠? 이제 딴지 그만 걸어요!”
당연한 결과였지만,
윤슬이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펴고 한층 밝아진 목소리로 그에게 으쓱댔다.
그는 그녀를 한 번 째려봤다.
그녀가 그의 눈빛에 또 한 번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믿기지 않은 듯.......
그럴 리가 없다며 혼자 중얼거리던 그는 수목장에서 보내온 자료를 몇 번씩 확인했다.
하지만 곧 세상이 무너진 듯 그 서류들과 함께 주저앉았다.
“강철인 당신, 버젓이 살아 계시는 어머니를 왜 돌아가셨다고 하는 거야? 당신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경찰이 서류 한 장을 프린트 해 오면서 수상하다는 눈빛으로 철인을 쳐다봤다.
“어머니 함자가 금 사자 모자, 아버지 성함은 강 회자 장자...... 강회장과 금사모면? 설마......”
서류와 철인을 번갈아 보던 형사의 눈빛이 흔들렸다.
철인이 고개를 흔들었다.
“형사 아저씨 왜 그래요? 이 놈 상습범이에요?”
윤슬이 형사의 손에서 서류를 낚아챘다.
그리고 서류를 보며 중얼댔다.
“이렇게 버젓이 살아 계시는 어머니를 돌아가셨다고 하면서 우리 엄마를 왜?”
얼척이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째려봤다.
철인은 고개를 숙였다.
“형사 아저씨! 저 이사람 아무래도 상습범 같으니 당장 감옥에 처넣어 주세요.”
윤슬이 격양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니, 강 윤슬씨! 그만 진정하시고 이 분에게도 무슨 사정이 있는 것 같으니 여기서 좋게 합의하시죠.”
형사가 철인에게 눈치를 주며 윤슬을 설득했다.
윤슬은 그런 경찰의 행동을 전혀 이해할 수가 없어 고개를 기울인 체 형사를 빤히 쳐다봤다.
형사는 그런 윤슬의 눈을 피해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철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죄송합니다.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철인이 고개를 푹 숙이고 조용히 읊조렸다.
윤슬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입 밖으로 나오려던 욕을 겨우 삼켰다.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그가 슬퍼 보였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어머니 앞에서 목을 조르며 무섭게 몰아붙이던 모습과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제는 사실을 사실대로 받아들이는 건가?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떻게 찾은 어머니인데.....”
그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느린 속도로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제는 믿을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 무례하게 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그의 눈빛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사과보다 설명이 더 필요했다.
이 남자에게 무슨 사연이 있어서 오늘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는지 알 수만 있다면 고소라도 하고 싶었다.
“저는 사과보다 설명이 필요합니다. 오늘 이 일에 대해, 지금 이 상황에 대해......”
그녀가 용기 내어 말했다.
“.......”
“왜 말을 못합니까? 당신이 오늘 저에게 입힌 상처가 얼마나 큰지는 알고 계세요?”
“원하시는 설명은 못하겠습니다. 대신 벌 받겠습니다.”
그가 천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들었다.
눈물을 삼키는 것 같았다.
“아니요!”
그녀도 거칠게 의자를 밀치며 일어섰다.
의자는 고음의 쇳소리를 내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경찰서 안의 모든 것이 일시 정지 되고, 그를 비롯해 경찰서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모아졌다.
그녀는 그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천천히 의자를 세웠다.
하지만 뻘쭘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목소리에 힘이 빠졌다.
“그러니까..... 설명을 안 해 주시겠다면...... 울 엄마에게 사과라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머릿속에 없었던 말이 자신도 모르게 줄줄 나와 당황했다.
“......”
“아니, 자기가 보는 앞에서 딸내미가 그렇게 당했는데 얼마나 걱정하고 계시겠어요?”
이게 아닌데.......
그녀는 그가 보지 못하게 고개를 숙이고 이를 꽉 깨물었다.
“제가 미처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녀는 얼떨결에 그렇게 마무리를 하고 그와 함께 경찰서를 나왔다.
나오면서 그는 차 안에서 잠깐 기다려 달라고 했다.
윤슬이 차 안에서 보니 경찰서 현관 기둥 뒤에 숨어서 누군가와 통화를 시도하는 것 같았다.
그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괜히 그를 붙잡아 다시 헐크로 변신하게 하는 건 아닌지 후회가 되었다.
“내가 미쳤지! ‘울 엄마에게 사과라도 해 주셨음 좋겠어요.’라는 말이 왜 나온 거야?”
그녀는 핸들에 머리를 박으며 발을 굴렀다.
“미안합니다. 저 때문에.....”
그가 언제 왔는지 차에 올라탔다.
타이밍하곤......
그녀가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으로 빗어 넘기며 고개를 들었다.
“아니에요.”
“이마가 빨개졌는데.......”
그가 그녀의 이마를 가리키며 미간을 찌푸렸다.
“머리가 아플 땐 이게 특효약이라!”
“그럼 제가 대신 운전할까요?”
“아니요, 친구에게 빌린 차라.”
그녀는 어색하게 억지 미소를 지으며 차를 출발시켰다.
그 뒤로 차 안은 조용했다.
윤슬은 옆에서 들리는 그의 숨소리마저 신경이 쓰였다.
그를 힐끗 쳐다봤다.
그러자 그가 정면을 계속 응시한 채 물었다.
“왜 그렇게 보십니까?”
“아..아니요, 목이 좀 아파서..... 아까 누가 너무 세게 목을 졸라서 그런지.....”
그녀는 일부러 목에 손을 갖다 댔다.
“미안했습니다.”
“아니, 당신에게도 사정이 있다니까......”
그녀가 호기심에 그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꺼냈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의중을 간파를 했는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말을 꺼냈다.
“저기 갓길에 잠깐만 차 좀 세워 주시겠습니까?”
“네? 네.”
그녀는 차를 세우고 비상등을 켰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뭐 좀 살 게 있어서......”
“네, 천천히 사 오세요.”
그가 내리고 그녀는 숨을 몰아쉬었다.
등에서 땀이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왜 이리 더운 거야? 심장은 또 왜 이리 두근대고?”
그랬다.
아까 엄마 나무 기둥에 자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부터 그랬다.
연예인 같은 비주얼도 한 몫 한 건 맞지만 저 남자에게는 다른 남자와는 다른 무언가가 그녀의 마음을 끌리게 했다.
지금에서야 떠올린 사실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꼭 오늘 이 날짜만 되면 어김없이 엄마의 나무 앞에 놓여 있던 수국 꽃다발과 부치지 못했던 편지들과 작은 선물들.......
저 남자가 가져다 놓았던 것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울 엄마를 자기 엄마로 착각을 한 걸까?
윤슬이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할 때,
코끝을 간지럽히는 향긋한 향기와 함께 그가 차 문을 열고 다시 옆 좌석에 올라탔다.
백합 꽃다발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녀가 꽃다발을 빤히 보고 있자,
“아까 저 때문에 망가진 거 같아서.....”
“어떻게 아셨어요? 울 엄마가 백합 좋아한 거.”
“아까 들고 오신 걸 봐서.....”
윤슬이 입술을 적시며 고개를 끄덕였다.
스물 스물 밀려오는 두려움에 입술이 탔다.
마른 침을 삼키고는 아래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사실 그녀의 엄마는 수국을 좋아했다.
자신이 가는 꽃집에 아직 이른 봄이라 수국이 없다고 해서, 대신 백합을 사 간 것이었다.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녀는 한참 망설이다 어렵게 입을 뗐다.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서른인데, 그 쪽은 혹시 몇 살이세요?”
“그건 왜?”
“서류상의 어머니는 친어머니가 아니신 거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
“그래서 말인데 혹시나 아까 형사 아저씨 말대로 우리 유전자 검사 한 번...... 때마침 제가 병원에서 근무하거든요. 머리카락 한 올만 빼 주시면......”
그녀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그가 씁쓸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물 위에 잔잔히 피어오른 안개처럼 조용하고 몽환적인 톤으로 말했다.
“저는 서른일곱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남매고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제가 장담하죠!”
“어떻게 확신하세요?”
“만약에 우리가 남매라면 그 사람들이 그 쪽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테니까요.”
윤슬은 아까부터 그가 말하는 그 사람들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그.......”
그녀가 물어볼 걸 알았는지, 그는 창문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더 이상 물어도 대답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잘랐다.
그녀는 궁금한 게 있었지만 그를 더 이상 자극하고 싶지 않았다.
이 후로 두 사람은 말이 없었고,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공기마저 차가워졌다.
윤슬은 이 어색함 속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고픈 마음에 속력을 냈다.
그럼에도 수목장지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제법 많이 기울어 있었다.
철인은 들고 있던 꽃다발을 윤슬에게 건넸다.
윤슬이 꽃다발을 건네받으며 그를 쳐다보자,
“저는 아까....... 그리고 저보다 당신이 주시는 걸 더 좋아하실 테니까.”
윤슬이 건네받은 꽃다발을 그가 놓아 둔 수국 꽃다발 옆에 놓았다.
“엄마, 그 동안 좋아서 말 안 했지? 이렇게 멋진 사람이 어머니라고 불러줘서.”
윤슬은 철인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근데 아쉬워도 이제 놓아줘야지. 이 멋진 사람도 친어머니 찾아가야 하니까.”
철인은 무릎 꿇고 앉아서 그녀의 어머니에게 아까 일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리고는 주체할 수 없었는지 두 눈을 한 손으로 가리고 너무나 슬프게 울었다.
넓은 양 어깨가 들썩이며 앞으로 가라앉았다.
이름처럼 너무나 강인할 거 같은 남자가 저렇게 무너져 내리는 걸 보니 죄책감이 느껴졌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엄마한테 사과하라고 하는 게 아니었는데......
그녀는 그런 그에게 손수건을 쥐어 주고 잠시 자리를 피해 주었다.
구름 사이로 지는 해를 바라보니 그녀도 저절로 눈물이 흘러 내렸다.
“오늘 생일인데 나는....... 올해는 유독 더 슬프네.”
사실 그녀는 생일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날이었다.
마음 한 구석으로 밀어두고 있었던 죄책감이 오늘도 어김없이 고개를 내밀었다.
엄마는 날 낳다 돌아가시고, 아빠는 그 충격으로 말도 못 하시고.......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아직도 울고 있는 듯 어깨가 들썩였다.
“저 남자는 오늘이 아무리 슬프다고 해도 나보다 슬프지는 않을 거야.”
그녀가 그에게 다가갔다.
그도 그녀가 다가오는 걸 알고는 손수건에 눈물을 닦으며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윤슬이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당신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머니께서는 항상 계셨던 자리에 계실 거예요. 거기서 당신이 오길 기다리고 계실지도 몰라요. 부모님은 항상 그 자리에 계시는데 자식들은 항상 그 자리가 어딘지 잘 모르니까.”
그는 일어났다.
그리고 말없이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 걸어갔다.
그녀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한참을 바라봤다.
*
*
철인의 마음 같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더니 곧 장대비로 바뀌었다.
철인은 어느 대저택 대문 앞에서 비를 그대로 맞고 서 있었다.
그 때 검은색 고급 세단이 섰다.
철인은 헤드라이트 불빛이 눈부셔 손으로 눈을 가렸다.
곧 뒷좌석에서 정장을 갖춰 입은 중년의 남자가 기사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내렸다.
중년의 남성과 눈이 마주치자 철인이 인사를 했다.
“언제 들어왔느냐?”
“아까 메시지 남겼는데 못 받아 보셨나 봅니다.”
“내가 듣고 싶은 말 들고 온 게 아니면 가거라.”
늘 그렇듯 그 남성은 철인에게 냉정한 말투였다.
“제 어머니는, 제 어머니는 도대체 어디에 계신 겁니까?”
굵은 빗방울을 떨어뜨리며 스쳐 지나가는 그 남성의 뒷모습을 보고 물었다.
“한 동안 잠잠하더니 그 얘긴 또 왜 꺼내느냐?”
멈춰 선 회장이 겹눈질로 그를 보며 물었다.
“10년 전에 어머니가 쉬고 있는 곳이라며 한 수목장의 이름이 적힌 쪽지가 저한테 우편으로 왔었습니다.”
“뭐라?”
회장이 놀란 듯 눈이 커졌다.
“이 때까지 저는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회장님께서 보내 주신 거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알았습니다. 그 수목이 동명이인의 다른 사람의 수목이라는 것을.......”
그의 안구에 습기가 찬 듯 앞이 뿌예졌다.
“음......”
회장은 다시 발걸음을 뗐다.
“도대체 저는 언제 어머니와 만날 수 있는 겁니까?”
그가 회장을 따라 발걸음을 내디디며 말했다.
“나는 장사꾼이야. 나한테 손해 볼 장사는 안 한다.”
잠시 멈춰 선 회장이 건조하게 말했다.
“회장님!”
“아버지!”
회장이 돌아서며 소리쳤다.
“언제까지 나를 회장님이라고 부를 생각이냐?”
“어머니를 두고 장사를 하시겠다는 분에게 회장님께서는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겠습니까?”
회장을 바라보는 눈빛에 힘이 들어갔다.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정말 모르겠느냐?”
“네, 모르겠습니다.”
“그럼 알 때까지 내가 좀 더 기다리마.”
중년의 남성은 대문 안으로 들어가고, 철인은 빗속에서 떨리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꽉 쥔 주먹 위로 빗물이 주르륵 타고 내렸다.
*
*
“오호호, 회장님 어서 오세요.”
현관 앞에 마중 나와 있던 사모가 눈웃음을 치며 회장을 맞이했다.
“당신은 애에게 무슨 말을 했길래! 어휴~”
회장이 사모에게 눈을 흘기며 지나갔다.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회장의 언행을 보고 사모는 뒤따라 들어온 김 비서의 팔을 끌고 한 쪽 구석으로 데리고 갔다.
“무슨 일 있었어? 회장님 왜 저래?”
“그게 저......”
김 비서가 말하길 망설이자 사모가 눈을 부라렸다.
“그게 집 앞에 첫째 도련님이 찾아오셔서 친어머니가 어디 계신지.....”
“뭬야?”
사모가 크게 분노했다.
김 비서는 잔뜩 주눅이 든 체 사모의 눈치를 살폈다.
“그래서? 회장님께서는 뭐라 하시던가?”
“늘 하시는 말씀대로 집으로 들어오면 알려 주겠다고......”
“김 여사한테 온 특별한 소식은 없는 거지?”
“네, 그 쪽은 이제 신경 안 쓰셔도 될 겁니다. 말도 못하는 정신 이상자가 뭘 어떻게 하겠습니까?”
“알았어, 이만 가 봐. 고생했어.”
김 비서가 인사를 하고 나가자 사모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입술을 꽉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