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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위한 사냥
작가 : 양들의학살
작품등록일 : 20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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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전인 (1/6)
작성일 : 19-09-01     조회 : 408     추천 : 4     분량 : 5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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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웃는 것, 웃어야 해서 웃는 것, 정신이 미쳐서 웃는 것의 차이점은 확실히 다르다. 감정이 조종당하고 있다는 건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이 조종당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울고 싶어도 웃어야하고 피하고 싶더라도 받아드려야 하고 혐오하더라도 사랑해야하니까.

 

 아마 구원이라는 것은 그런 거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쓰고 있는 모든 가면들을 벗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 한 마디로 완벽한 나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구원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구원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인간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모든 인간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을 하니까. 그러므로 오직 자신만이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 자신만이 자신을 생각하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른다. 그래서 항상 누군가에게 기대기 시작한다.

 

 그런 면에서 교회는 종류에 따라 언제나 두 가지 종류의 눈물을 만든다. 진정한 자들은 감동의 눈물을. 거짓된 자들은 고통의 눈물을. 마침 교회 종이 울린다. 이 교회가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지만 사람들이 종소리를 듣고 홀린 듯이 하나 둘씩 모여든다.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교회를 가는 건 당연히 해야할 일이니까 사람들의 수가 많은 것은 이상할게 전혀 없다. 물론 별로 많지 않은 사람들은 혼자 외롭게 교회를 향해 저항하기도 한다. 죽을 수도 있음에도 말이다. 그 행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아마 그건 그 사람들의 아픈 과거 때문일 것이다.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어도 죽어도 이루어내고 싶은 복수는 있으니까.

 

 그 중 저항군이라고 불릴 만한 사람이 있다. 사실 이 사람을 저항군이라고 말하는 것이 좀 웃기기는 하다. 왜냐하면 그는 힘 같은 건 없는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는 그렇게 거창한 명칭이 붙일 만큼 위대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나름 그의 방식으로 싸운다. 아무튼 그는 아주 작고 어두운 방에 있는데, 얼마나 좁고 어둡냐면 거기에는 창문 하나 없고, 있는 거라고는 사람 하나 앉을 수 있는 의자 하나랑 책상 그리고 작은 촛불이 끝이었다. 게다가 촛불이 없었다면 무언가를 보는 거는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빛이 들어오는 곳이 없었다.

 

  그의 모습을 조금 묘사하자면 그의 눈은 한 이틀은 못 잔거처럼 눈이 퀭했고 몸도 축 쳐져있는게 많이 피곤해보였다. 심지어 머리도 한 3일은 씻지 않은 것처럼 중구난방이었다. 그의 머리를 조금 더 묘사하자면 그의 머리는 가끔 만화 그림에서 나오는 과학자 머리처럼 삐쭉삐죽 나 있었다. 물론 이게 그의 원래 머리는 아니다. 그의 원래 머리는 힘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런 머리이다. 아마 그의 머리가 이렇게 된 이유는 그가 요즘 머리를 씻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외적인 모습을 더 이야기하자면 그의 채격은 큰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작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그냥 평범한 성인 수준의 체격이다. 그의 머리 색깔은 진한 갈색이었으며 눈은 밝게 빛나는 푸른색이었다. 하나 문제가 있다면 피곤한 나머지 그의 눈이 충혈 됐다는 점이다. 그래도 얼굴은 꽤 나이에 비해서는 젊어보인다. 조금 더 이야기를 하자면 그의 등이 상당히 굽어있어서 그런지 그의 몸은 보기가 조금 흉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하자면 이 남자는 한 6년전 쯤에 아내를 마녀사냥으로 잃고 난 후 종교를 극도로 혐오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 일이 있고 난 후로부터 항상 방에 틀어박혀서 무언가를 연구한다. 심지어 자신의 어린 아들마저도 무시하며 열심히 연구한다.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인간이지만 아버지로서의 자격은 실격인 그런 인간이다. 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연구하는 그는 누군가에게는 열정이 함께 하는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무책임한 인간과 별 다름이 없는 그런 사람이다.

 

 갑자기 어두웠던 방에 빛이 돌어온다. 누군가가 문을 연 것이다. 문을 연 사람은 작은 남자아이였는데, 한 13살쯤 되어 보인다. 그 아이의 머리는 살짝 긴 머리였는데 머리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머리가 축 쳐져 있었다. 머리카락 색은 연한 갈색이었다 얼굴은 이목구비가 뚜렷한게 똘망똘망해 보였다. 그의 눈 또한 파랗게 빛나는 파란색이었다. 그의 아들 히엘이다.

 

 “아빠, 뭐하세요?” 아이가 방금 일어났는지 눈을 비비면서 졸린 목소리로 물어본다.

 

 “일어났어? 아빠 일하고 있었지. 근데 지금 몇시니?” 살짝 놀란 표정으로 아들에게 물어본다. 지금 몇시인지도 모를 정도로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 했나 보다. 이런 걸 보면 아버지와 아들이 역활이 살짝 바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오전 11시오.” 히엘이 담담하게 대답한다. 이미 아버지에대한 존경은 떠난지 오래인 아들의 대답이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구나. 우리 아들 배고프지? 밥 먹자.” 그래도 아주 조금이나마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지 아들을 완전 외면하면서 살지는 않는다. 그래도 아직 정상적인 아버지와의 거리와는 상당히 멀다.

 

 히엘이 방에 들어온 후 그는 일어난 다음 그 방을 나왔다. 그가 주방에 도착하고 음식을 찾기 시작한다. 히엘도 의자에 앉고 밥을 기다린다. 히엘은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묘한 표정을 지으고 있는다. 살짝 무언가를 걱정하는 표정에 가까운 그 표정은 음식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한 번에 보여주는 얼굴이었다.

 

 “히엘, 어제 먹다 남은 빵이 있네. 너 빵 먹고 싶지?” 아니나 다를까 어제 먹다 남은 빵을 아침으로 먹자고 한다. 물론 히엘 자신이 어제 먹다 남은 빵을 먹는 것은 상관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빵은 히엘의 아버지가 어제 먹다 남은 빵이었다. 위생적인 문제를 떠나서라도 음식의 양도 너무 적었다. 상식적으로는 아빠가 아들에게 이런 음식을 아침으로 제공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 누가 아침에 어제 먹다 남은 빵을 먹고 싶어할까요?” 히엘은 웃으면서 별로 먹고 싶지 않다는 목소리와 함께 대답한다. 딱 그가 예상했던 것이 나왔다는 느낌의 표정이었다. 아마 그도 알았을 것이다. 자신의 아빠가 제대로 된 음식을 준 적이 정말 1달에 1번 있을까 말까 한 것을.

 

 “그냥 먹어. 죽진 않잖아.” 그가 그냥 밀가루로만 만든 간단한 빵을 준다. 진짜 말 그대로 간단해 보이는 빵이었다. 히엘이 빵을 만진다. 신선하지 않음이 손 끝에서 느껴진다. 먹으면 병에 걸릴 수도 있다는 느낌이 살짝 들 정도로 섬뜩하다.

 

 “아빠,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아마 전혀 괜찮지 않을 것이다. 어제 먹다 만 빵에다가 그냥 서랍 속에 넣어져 있었으니까.

 

 “어. 괜찮아. 이거 한 2년동안 그대로 나둬도 문제 없는 빵이야.” 그가 당당한 말투로 말한다. 당당함을 뛰어넘어서 뻔뻔하기까지한 그의 모습은 한 아이의 아빠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꽤 멀어보인다.

 

 “그냥 안 먹을래요. 어제 많이 먹어가지고 딱히 배가 고프지도 않고…….” 히엘은 푹 한숨을 쉬면서 선택지 없는 선택을 한다. 기분이 안 좋지만 항상 그러니까라고 생각하며 넘기고 참는다. 그래도 배고픈 솔직한 마음은 감추기 힘들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 하고 싶었지만 어차피 바뀌는 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최대한 우울한 마음을 참는다.

 

 “그래. 그럼 그렇게 해.”

 

 “저 바람 좀 쐐고 올게요.”

 

 “조심해. 밖에는 위험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네. 조심히 다녀올게요.”

 

 히엘은 답답했다. 그나마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이 산책이었다. 히엘은 과장하자면 아무 생각없이 걸을 때마다 구원 받았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산책은 그의 인생의 피난처나 다름 없다.

 

 집을 나오자 아주 맑은 날씨의 하늘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울한 감정이 완화되는 것이 저 발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느껴진다. 자신의 현상황과 모순되는 날씨는 정말 웃음을 나오게 만든다.

 

 “날씨만 더럽게 좋네.” 혼자 중얼거린다. 짜증이 조금 찬 목소리이지만 날씨 자체가 좋다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하나도 없는 목소리이다. 한마디로 모순적인 목소리이다.

 

 밖은 아주 조용하다 마치 아무도 살지 않는 거처럼. 이 분위기가 히엘이 이 곳에서 혼자 사는 사람인 것처럼 만든다. 아마 모두 교회에 있겠지만 소름끼치는 마음이 드는 거 어떻게 막을 수는 없었다. 기분이 묘하지만 한 번씩 마음 속에서 꿈꾸는 그 모습은 아주 나쁘지도 않아 보인다.

 

 히엘은 걷기 시작한다. 그가 다른 사람들의 집을 바라본다. 진짜 아무도 방에 없었다. 그에게는 이렇게 남들의 집을 보는게 꽤 재미있다. 많이 이상하기는 해도 이게 그의 취미이다.

 

 “세상에 있는 단 한 명.” 그가 웅얼거림과 함께 웃는다.

 

 그는 계속해서 걷는다. 그의 얼굴에는 걱정 하나가 없어보인다. 혼자가 된다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특히 어린애들에게는 무섭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히엘은 지금 이 상황을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그는 그냥 혼자가 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그를 괴롭히고 아프게 하는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보다는 자신을 이해해 주는 자신과 함께 사는 것이 훨씬 나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 15분쯤 걸은 뒤, 그가 멈춘다 그리고 쳐다본다.

 

 “솔직히 멋있어.” 그가 웃는다 그리고 애들이 웃기게 칭찬 할 때 내는 목소리로 말한다.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말하는 히엘은 영락없는 어린아이였다. 그의 앞에 있는 거대한 교회는 종교적인 의미, 가치를 떠나서 정말 멋있어보인다. 누군가는 교회를 보고 감탄하는게 이상해 보일 수도 있지만 여행 갔을 때 거대한 성당, 교회를 찾아가는 것과 똑같은 것일 거다.

 

 지금 그는 빌드로, 히엘이 사는 마을에서 가장 큰 교회에 서 있다. 교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한 60개쯤 되어 보이는 계단들을 하나씩 밟고 올라가야 한다. 계단 하나마다 천사들의 그림이 그려져있는데 진짜 신을 혐오하는 자가 봐도 멋있다고 말 할 정도였다. 교회의 꼭대기에는 아주 커다란 십자가가 달려있었다. 물론 그냥 십자가는 아니고 예수님이 못에 박혀 있는 십자가. 모든 창문들은 모자이크로 만들어져 있는데다가 하나 하나의 모자이크 작품들은 다 성경 이야기들을 의미했다. 노래하고 악기들을 연주하고 있는 천사 동상들은 교회의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이건 정말 걸작 중에 걸작이다. 히엘은 이걸 다 만들기 위해서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들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하나 알 수 있었던 것은 상당히 많은 공이 들었다는 것이다. 교회 크기 마저 크다. 빌도르의 중심에 위치에 있는 이 교회는 빌도르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이 교회는 빌도르에서 가장 큰 건축물일 것이다. 위로 10층 아래로 2충. 그리고 한 층당 약 10m높이. 그리고 교회를 꾸미는 아름다운 작품들. 멋있는 유럽양식풍의 건축물. 히엘은 별로 교회들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이 교회가 후 세대에게 엄청난 유물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신은 영혼이 있는 걸작들을 만든다...” 그가 말한다.

 

 “그리고 그 영혼이 있는 걸작들은 다 있지만 영혼만 없는 걸작들을 만든다.” 그가 아무도 못 들을 만한 작은 목소리로 말한다. 무엇인가의 홀린 듯한 목소리와 함께 말하는 그의 모습은 동경하는 대상을 보는 아이와 다름없다.

 

 히엘의 말이 끝나자마자 교회에서 작게 찬양 소리가 들린다. 히엘은 교회 밖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찬양 소리가 아주 조금이지만 들렸다. 뭐라고 말하는 지는 알 수 없없지만 들리기는 들렸다. 그 찬양 소리가 히엘을 생각에 잠기게 만든다. 살짝 몽롱해지기까지 한다. 그가 천국에 있다고 오해하게 만들만큼 그를 몰입하게 만든다 그가 신을 믿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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