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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고요
작가 : ReaDY
작품등록일 : 20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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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번호 3번. 몽중상심(夢中相尋)-2
작성일 : 19-09-04     조회 : 323     추천 : 2     분량 :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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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도관이 3일 후 당신을 찾아갈 것입니다. 교도관과 면담을 진행하세요. 면담자는 총 4명 이 중 한 명은 적응실패로 인식하여 처분합니다. 충실히 임하세요]

 

 딱히 11번들과 같이하는 미션이 아닌 이유 때문인지 혹은 다른 11번들을 볼 용기가 없었던 건지 우리는 어제 헤어진 이후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나는 후자의 경우로 섬뜩한 지령을 확인 후 11번들에게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물론 이 교도소 내에서 지나가면 마주친 11번도 있었다. 하지만 11번의 얼굴에는 미소는커녕 살기가 가득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 여기 있었네요? 얼른 와봐요! ”

 

 방에서 가만히 누워있던 나를 11번이 다급하게 불렀다.

 

 “ 네? 왜요? ”

 

 “ 말은 나중에 하고 광장. 광장으로 가요. 얼른. ”

 

 나는 이상하게 다급한 11번을 보고 무슨 일이 또다시 광장에서 일어날까 봐 얼른 달려나갔다.

 

 “ 이게…. 뭐에요? ”

 

 “ 저도 모르겠어요. 전자판 숫자 [OVER] 죽었어요. ”

 

 광장의 가운데에는 마치 자랑을 하려는 듯 혹은 경고를 하는 듯한 사람의 몸이 상처 하나 없이 놓여있었다. 그 주변에는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 12번 승급심사네. ”

 

 내 뒤에 있던 17번이 말했다. 나를 알려준 그 15번이였다.

 

 “ 어? 2번 언제 11번이나 됐어? ”

 

 17번은 반갑다는 듯 나를 보며 웃었다. 나 또한 반갑긴 했으나 그 광경 앞에서 웃을 순 없었다.

 

 “ 11번도 조심해. 저게 네가 될 수도 있어. 거기 친구. 너도 마찬가지야. ”

 

 질문할 수 없는 나는 17번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놀라기만 하였다.

 

 “ 아 맞아. 질문해도 돼. 궁금한 게 많은 얼굴인데 하나씩 천천히 해봐. ”

 

 내 표정에서 티가 났던 것인지 17번은 나와 11번을 향해 몸을 돌렸다.

 

 “ 12번 승급심사가 뭐에요? ”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11번이 물었다.

 

 “12번 승급심사는 그냥 여기서 부르는 이름이야. 너희 11번 미션은 다 봤지?”

 

 “ 네. ”

 

 나와 11번이 동시에 대답했다.

 

 “ 11번의 미션인 교도관과의 면담에서 처분되는 사람이 저렇게 되는 거야. 교도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은 버려지는 거지. 더는 발전이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되고 교도관이 그 자리에서 직접 처리한 후 이렇게 전시하는 거랄까. ”

 

 “ 그럼 저 사람도 저희랑 같은 11번이였다는 거에요? ”

 

 “ 응. 저 사람이 오늘 전시된 걸 보면 너희는 오늘 막 11번이 된 건가? ”

 

 “ 네. 그럼 혹시 저렇게 안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교도관이 질문하나요? 그럼 뭐라 답해야 해요? ”

 

 놀란 틈도 없이 11번의 눈동자는 반짝 빛이 났고 17번을 향해 한 발짝씩 나아갔다.

 

 “ 교도관은 질문하지 않아. 교도관이 말하는 상황은 36번 승급뿐이지. 너희에게 주어진 3일의 시간 동안 너희의 모든 생활 방식을 분석 후 한가지 미션을 내리면 너희가 그걸 해결하면 돼. 그냥 추가 미션 같은 거로 생각하면 편할 거야. 이건 매번 달라서 뭐라고 말은 못 해주겠다. ”

 

 17번은 자신에게 열광하는 11번의 모습이 싫지만은 않은 듯 다 대답해주었다.

 

 “그럼 17번은 뭐였어요?”

 

 “나는 자해. 가장 낮은 수준의 자해를 한 사람이 처분이었을 걸 아마?”

 

 아. 처음 만났을 때 본 목의 흉터를 만약 17번의 12번 승급심사였다면 이 사람은 진짜 정상이 아니다. 나에겐 자신의 목숨을 바로 끊을 수도 있는 목을 칼로 찌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으니까.

 

 “ 그래서 여기 흉터가 하나 남았지. ”

 

 17번은 목의 흉터를 가리키며 웃었다.

 

 “ 우와…. 대단해요. 저도 17번처럼 되고 싶어요!! ”

 

 하…. 왜 내 주변 사람들은 한결같이 미 X놈일까. 11번이 17번을 향해 존경 어린 눈빛을 보냈다.

 

 “ 너희의 미션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난 네가 이 꼴로 있는 걸 보고 싶진 않아. 꼭 12번이 되어야 해. 그래야 내가 챙겨줄 수 있을 테니까. ”

 

 자신에게 너무 다가오는 11번이 짜증 났는지 17번은 나를 보며 활짝 웃고는 광장을 벗어났다.

 

 [OVER]의 시체는 사라졌고 나의 요동치던 감정도 17번과의 대화 후 잔잔해졌다.

 

 “ 우리 미션은 뭘까요. 그리고 어떻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걸까요. ”

 

 나는 11번에게 읊조리듯 말했다.

 

 “ 미션은 잘 모르겠다만 우리를 감시하는 건 쉽죠. ”

 

 “ 네? 저는 오늘 교도관을 보지도 못했는데요…? ”

 

 “ 11번. 여기가 너무 편해서 못 느꼈나 본데요. 여기 교도소에요. 마음먹으면 교도관들은 우리를 항상 감시할 수 있지 않겠어요? ”

작가의 말
 

 몽중상심 : 몹시 그리워서 꿈에서까지 서로 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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