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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위해 사는 남자
작가 : 제이로빈
작품등록일 : 2016.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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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작성일 : 16-08-26     조회 : 630     추천 : 0     분량 : 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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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수분 전까지만 해도 병세로 인해 유언을 내뱉으며, 단말마를 내 뱉던 자신이 한심하다고 느껴졌다.

 

 불법문신을 전문으로 하는 이 아저씨가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인지 의심도 해봤고, 이 사람의 뒤를 몇 번씩이나 캐보기도 했다. 하지만 헛수고라고 알게 된 것은 이미 25번째 삶을 살았을 때였다.

 

 첫번째 삶은 지극히 평범했다.

 

 평범하게 공부하고, 대학 다니고, 군대를 가고, 제대하고, 평범한 회사에 가서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 그리고 40세에 암으로 죽었다.

 

 두번째 삶은 운동선수를 희망했다.

 

 다시 깨어난 순간부터 축구, 농구, 탁구, 배드민턴 등 안해본 종목이 없을 정도로 노력했다. 하지만 국가대표가 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몸이 성장해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40세에 암으로 죽었다.

 

 세번째 삶은 특전부사관이었다.

 

 군대에서 병사로 2번이나 군 생활을 해보니, 인생이 너무나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하사관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병사보다 더 힘들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체력관리에도 힘썼다. 그리고 특전부사관으로서 임무에도 충실했다.

 그리고 28세에 고공낙하를 시도하다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서 죽었다.

 

 네번째 삶은 장교였다.

 

 오기가 생겼다. 몸으로 뛰는 것보다는 전장을 지배하고, 구축하는 장교에 메리트를 느꼈다. 이미 4번째 수능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간단하게 육군사관학교에 합격했다. 그리고 학교를 다니던 도중 담배피다 걸려 퇴교당했다.

 그 후부터 다시 병사로 군대를 갔다. 그리고 또 평범한 삶을 살다 40세에 암으로 죽었다.

 

 다섯번째 삶 역시 장교였다.

 이번에는 실수 하지 않았다. 피나는 노력으로, 이미 1,2학년 과정은 다 알고 있기에 1등으로 수료했고 3,4학년 과정은 성적이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3등으로 국방부장관 표창을 수상하며 흰 수갑을 찰 수 있었다. 그리고 특전사로 착출되어 29세에 다른 지역에서 고공낙하하다 또 낙하산이 펴지지 않아서 죽었다.

 

 

 여섯번째 삶부터는 군인이 싫어졌다. 이미 군생활 병사로 8년, 부사관으로 10년, 생도과정을 포함한 장교로 10년을 채운 상태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수능 문제를 이미 알고 있는 그에게 의사 되기는 바늘 구멍에 실 넣는 것보다 쉬웠다. 그리고 간신히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내과 전문의가 되었다. 40세에 암에 걸렸지만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살 수 있었다. 그리고 45세에 과로로 죽었다.

 

 일곱번째 삶은 경찰이었다. 경찰대에 입대한 그는 군대 때 배워왔던 지식과 전투기술, 또래보다 높은 인내심과 사고력으로 겨우 45세의 나이에 경무관이 되었다. 그리고 45세의 나이에 테러현장에서 사건을 지휘하다 외국인 범죄자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여덟번째 삶은 프로게이머였다. 남들 앞에서 열심히 살아봐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성진은 컴퓨터 게임에 몰두했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모든 문제를 알고 있었던 그였기에 게임에 열중해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게임 또한 마찬가지였다. 상대방의 수를 미리 읽고, 그 중 가장 강력한 케릭이 무엇인지 알고 있던 성진은 항상 게임의 메타를 새로 이끌었다.

 

 22세에 가장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군대에 입대했고, 전역했을 때에는 그 게임이 도태되었다. 그리고 40세에 암에 걸려 치료했지만, 46세에 메르스에 걸려 죽었다.

 

 다음 삶은 해커였다. 프로게이머를 하다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낀 성진은 해커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10년정도 해커생활을 했을 때, 그는 국가 중요시설이나 정보기관 어느 곳이든 혼자 뚫어낼 수 있는 수준급 해커가 되었다. 그리고 30세에 미국정부의 백악관 해킹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범죄자로 미국에 인도되어 노역하다 40세에 암에 걸려 죽었다.

 

 아홉번째 삶은 교사였다. 평범하게 살았고,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았다. 결혼하고 애도 낳았다. 그리고 암도 고쳤고, 메르스도 걸리지 않았다. 48세가 되었다.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다. 남한이 패배했고, 성인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 목숨을 잃었다.

 

 그리고 10번째, 정치인이 되었다. 48세에 전쟁이 나서 죽었다.

 

 11번째, 30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48세때, 남북전쟁이 일어났다. 한국에 많은 지원을 했던 미국이었지만 결국 남한이 패배했다. 그리고 그 전쟁을 계기로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났다. 중국과 미국에 많은 피해를 입히고, 나 또한 전쟁에 착출되어 또 죽었다.

 

 12번째 삶은 호주로 이민을 결심했다. 호주는 유일하게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국가였고 위치도 남반구 였기에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50세가 되던 해, 호주에 핵폭탄이 떨어졌다. 그리고 죽었다.

 

 15번째 삶, 13, 14번째 삶에서 중국, 일본으로 이민을 시도했으나 마찬가지로 50세에 죽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히말라야 산맥이 있는 티베트로 이주했다. 오래 살 수 있었다. 전쟁도 티베트 만큼은 피해가는 듯 했다. 그러나 핵전쟁이 발발한 후, 히말라야 산맥에서 화산이 분화했다. 주변반경 1500km가 직접적인 피해를, 반경 6000km에 간접피해를 입혔다. 그리고 3년 후, 인류의 90%가 죽었다.

 

 16번째 삶, 지리학자가 되어 히말라야 화산 분화에 대해 연구했다. 20년간의 연구결과 결론은 핵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화산은 분화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전쟁을 막을 수 없었다.

 

 30번째 삶,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았다. 인생을 즐기기 위해 깡패도, 전문투자인이, 호빠로도, 그래도 그 어느 것도 그를 50세 이상 살게 하지 못했다. 그리고 50번째 삶에서 그는 결심했다. 100세까지 기어코 살아보겠다고...

 

 * * *

 우리 집안 남자들은 남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다. 그건 80세 이전에 죽으면 회귀하는 것이었다.

 

 인생 영어로 라이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성진은 18세에서 50세까지 무려 50번의 삶을 살았다. 인생 통털어 무려 1500년 정도를 산 것이었다. 물론 일찍 죽었을 때도 있었고, 바락바락 버텨 50세까지 산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항상 허무한 것은 18세로 돌아온 자신이었다.

 

 이제까지 이뤄놓은 것이 한순간 물거품이 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그 인생이 싫었다.

 

 그러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전쟁과 자연재해, 그것을 막기에는 한 사람의 힘으로는 너무나 부족했다.

 

 그때부터 성진은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 자신이 한 국가의 원수가 되어 남북전쟁을 막아낸다면? 아니! 막아내지 못하더라도 세계 3차 대전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한다면, 수많은 인류가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50번째 삶부터 99번째 삶까지는 대통령이 되기 위한 정보수집과 발판을 마련했다. 미래에 알아야 될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크나큰 사건 사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며 기억한 성진은 마침내 100번째 삶에서 대통령이 되기 위한 루트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의 100번째 삶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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