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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가의 꽃들
작가 : 누리아리마리소리
작품등록일 : 2019.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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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혈투
작성일 : 19-10-01     조회 : 723     추천 : 1     분량 : 3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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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전 가을 밤...>

 

  "우르르 꽈꽝~"

 

  간헐적으로 터지는 천둥과 번개...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뚫고, 강철비가 쏟아지고 있다.

 

  나무로 지어진, 공간이 넓은 허름한 창고 안...

 두서없이 서 있는, 20명 정도의 삭발한 소년 소녀들.

 꼬질꼬질한 넝마 같은 옷만을 걸쳐 입고 있다.

 서로 의문의 눈길을 주고받는다.

 

  서늘한 침묵만이 흐르던 그 때,

 높은 곳에 자리한 창문을 넘어, 천둥 번개가 엄습해 오고...

 어두컴컴한 공간 안은 순식간에 긴장감에 휩싸인다.

 

  때맞춰 장내 스피커에서는, 교관의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1년간의 여정!... 여기가 마지막이다!

  한 명!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쓰러트려라!...

  이름 없이 지내온 너희들이! 오늘로서!

  천자님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날이다!

  올해의 타이틀은, 지! 옥! 의! 개!...

  말 그대로, 지옥의 문턱을, 넘어 오는!

  처절하고, 무자비한 개가 되어라!...

  그럴 수 없다면! 이곳이!... 오늘이!.. 지옥으로 변해갈 것이다...”

 

 

  교관의 말이 끝나고...

 일정 간격을 두고 닫혀 있던 철문 20개가, “스릉!” 하고 열린다.

 놀란 토끼눈들은, 철문이 있는 사방 곳곳의 벽을 향한다.

 그 속에서, 심상치 않은 짐승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짐승소리가 점점 고조되고...

 그들의 두려움은 극에 달하고, 몸은 바람개비처럼 떨려온다.

 다섯 남짓은, 선 자세로 오줌까지 지린다.

 어느 순간, 짐승의 포악한 숨소리가 잦아든다.

 한순간 정적이 찾아온다.

 

 "으으으으~. 흐으으으으~"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서로를 바라보는 그들.

 몇몇 소녀들이,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는다.

 또 몇몇은, 주저앉은 소녀를 감싸 안고, 부축해 일으킨다.

 초조함이 극에 달하고, 소녀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방울져 떨어진다.

 그러면서도, 열려 있는 철문에 눈을 떼지 못한다.

 

 "제발 그만해... 제발... 더 이상... 싫어... 못해..."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제발요~"

 

 "그만해~! 이 정도 했음 됐잖아~!!! 뭘 원해! 그냥 죽여 차라리~!!!"

 

  아우성이다... 처절한 본능의 아우성이다...

 

  그 순간, 장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목소리...

 

  “시작해...”

 

  "쿠아아앙~!!!"

 

  그와 동시에,

 먹물처럼 시커먼 철문 안에서,

 소름끼치는 눈빛과 포효를 내지르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채,

 튀어나오는 대형 사냥 견과 투견들...

 피비린내 나는 혈투가 벌어진다.

 

  "아~~~악! 그만~!"

 

  "살려 줘~! 도와 줘~!!"

 

  "이샹~! 죽어! 죽으란 말야~!!"

 

  "컥, 우컥! 윽!..."

 

  "안 돼~, 눈 감지마~!, 죽지 마~! 어어어~"

 

  도망치다, 짐승에게 잡혀, 처참하게 찢겨지고...

 쓰러진 채, 숨을 헐떡거리면서 죽어가고...

 죽어가는, 그리고 죽은 그들을 안아들고 통곡하는 아비규환...

 

 "아그작, 우그작, 빠그작..."

 

  그들의 목덜미와 배를 찢고,

 속에 있는 내장을 씹어 삼키는, 비정한 눈빛의 짐승들...

 

 "슈슉! 파바팟! 푹푹팍!"

 

  그 한 편에서...

 차가운 눈빛으로...

 칼끝처럼 날카롭게...

 짐승들을 쳐 죽이고 있는...

 성숙해 보이는 두 소녀의 실루엣...

 

  시간이 흐르고...

 차가운 땅바닥에, 고꾸라진 채...

 널브러져있는 짐승들의 먹잇감들...

 

  "크으으으~ 카아아아~"

 

  시체를 뜯어 먹는 짐승들의 영혼 없는 눈빛은...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살아남은 두 소녀에게로 모여든다.

 

  둘은, 말없이 눈빛을 주고받은 뒤, 서로 등을 맞대고 선다.

 

  천천히 둘을 에워싸는 짐승들...

 

  "쿠아아앙~!!"

 

  짐승들은, 지체 없이 달려들고...

 둘은, 동시에 반격을 가한다...

 

  "휙휙~, 퍽퍽!, 케겡~! 깨갱~! 쿠당!, 꽈당!"

 

  전광석화의 펀치와 킥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한 마리, 한 마리, 피를 토하며 고꾸라지는 짐승들...

 

  이윽고, 마지막 짐승이 죽음을 맞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스륵!, 퐈파팍!!"

 

  둘은, 맞대고 있던 등을 돌려, 서로에게 일격을 가한다.

 

  나무로 지어진, 허름하지만 거대한 창고...

 벽면에는, 끝나지 않을 듯한, 소나기가 내려와 부딪히고 있다.

 

  한 숨 뒤...

 

 "빠박!!!"

 

  터져 나가는 벽면...

 한데 엉켜 밖으로 튀어나오는 두 소녀...

 질퍽질퍽한 진흙바닥을 나뒹군다.

 

  힘겹게 일어선 그들...

 질퍽한 진흙이, 피로 얼룩진 온 몸에 엉겨 붙어있다.

 

  "헉~, 헉~, 후억~"

 

  거친 숨을 몰아쉰다.

 

  충혈 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본다...

 군복을 입은 사내들이 사방에서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도망가려 눈만 돌려도, 총구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다.

 

  모든 걸 체념하고...

 둘은, 서로를 바라본다.

 

  거의 좀비다... 아니 딱 좀비다...

 손발은 이미, 마비된 듯 맘대로 움직이지 않은지 오래다.

 

  둘은, 같은 생각이다...

 ‘한 번이다... 한 방에 결정 난다...’

 

  군복 입은 사내들 너머로 보이는 실루엣...

 교관이다...

 오른손을 든다...

 부하들은, 총을 고쳐 잡고, 일제히 사격 자세를 취한다.

 

  더욱 거친 숨을 몰아쉬는 두 소녀.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지켜보던 교관...

 고개를 한 번 갸웃거리고는, 오른손을 내린다.

 

  동시에...

 두 소녀는, 이를 악물고 서로를 향해 뛰어간다.

 

  "파파바바밧!"

 

  한 팔 거리가 됐을 즈음...

 그들 사이로, 번개가 ‘번쩍!’ 내린다...

 대낮처럼 환하다...

 

 "툭! 팟! 파밧! 투캇!"

 

  처절한 몇 합을 겨루고...

 드디어, 혈투가 끝이 난다.

 

  한 소녀가, 젖은 땅바닥 위에 힘겹게 서있다.

 쌍꺼풀이 매섭게 짖은 눈매...

 매혹적인 눈이다.

 

  다른 소녀는, 진흙바닥에 죽은 듯 누워있다.

 갸름하고 작은 얼굴이 피범벅이다.

 유난히 크고 오뚝한 콧날.

 

  암흑 아래, 피 터지는 싸움에도...

 둘의 미모는, 여전히 햇살처럼 빛난다.

 

  "처벅~! 처벅~!"

 

  다가오는 교관과 그의 부하들...

 군복 등과 어깨 부분에 박혀 있는,

 도깨비 문양의 로고(Logo)...

 

 "후악~, 헉~, 후악~"

 

  지친 숨을 몰아쉬며, 교관무리를 주시하는 소녀.

 그런 소녀를 에워싸는 교관과 부하들.

 

  기분 나쁘게 ‘씨~익‘ 웃고는 입을 떼는 교관.

 

 “이번 해, 졸업자는 너다. 지옥의 개...

 앞으로... 많은 활약을 기대한다...

 먼저, 씻어라... 천자님에게, 인사를 드리러 가야하니...“

 

 "후두두두둑~!!!"

 

  땅바닥에 고꾸라진 채, 떨어지는 소나기를 맞고 있는,

 또 다른 소녀.

 

  고개를 힘겹게 돌린다.

 교관 무리를 따라, 어디론가 이동하는,

 지옥의 개의 모습이 보인다.

 

 "으으윽!"

 

  지옥의 개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그녀의 시선...

 핏줄이 터질 듯하다...

 이내, 온 몸이 부러질 듯 저리고, 시야가 점점 흐릿해진다.

 

  조용히...

 그리고, 서서히...

 감겨 가는 그녀의 앳된 눈망울...

작가의 말
 

 많이 부족합니다...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쓴약 달게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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