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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야
작가 : 판도라
작품등록일 : 2019.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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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구출
작성일 : 19-10-11     조회 : 271     추천 : 0     분량 : 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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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어제와 똑 같은 코스가 자정까지 반복되고 있었다.

 

 얼마 안지나 층계를 오르내리던 여자와 남자는 땀벌창이 되어버렸다. 나는 쉬임없이 썅썅을 부르면서 위치를 확인했고 썅썅의 목소리는 차츰 갈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고 내리다가 9층에 이르자 여자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도대체 어디 있는거야!”

 “여기 아파트가 회음벽인가봐. 바람이 잘 통하게 지은 건물인데 소리의 방위를 파악하지 못하는 결점이 있어. 지금 9층에서 소리가 제일 크게 나는 것 같고…오른쪽인거 같아.”

 

 남자는 침착하게 말했고 잠시 귀를 기울여 듣다가 9층 오른쪽 집 초인종을 눌렀다.

 

 “실례지만…흰 고양이 한마리 못보셨나요? 이만큼 큰 고양이입니다.”

 

 문을 빼꼼히 연 9층 주인은 머리를 흔들더니 남자의 앞에서 문을 쾅 닫아버렸다. 남자는 바로 몸을 돌려 맞은켠 집 초인종을 눌렀다. 그 집에서는 아예 문도 열지 않았다.

 

 “9층이 아닌 것 같아. 혹시 우리가 잘못 들은게 아닐까.”

 

 남자는 머리를 가로저으면서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바로 그때 목갈린 썅썅의 울음소리가 급촉히 울렸다. 나도 여자의 팔안에서 몸을 움찔거렸다.

 

 “냐옹냐옹…”

 “냥!”

 “9층 맞는거 같아! 투투가 반응을 하고있잖아!”

 

 여자는 고집스레 움직이지 않았고 남자는 베란다 쪽으로 가서 귀를 기울였다. 나는 여자의 품에 안겨 주위를 둘러보다가 우리 고양이들의 언어로 다시 썅썅을 불렀다.

 

 “썅썅…지금은 괜찮니?”

 “이놈이 베란다에 날 가둬놓았어. 이젠 뛰어내리는 길밖에 남지 않았어. 투투...그동안 고마웠어. 내가 만일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투투…내 말 잘 들어.”

 “응?”

 “…날 기억해주겠니?”

 “왜 약한 소릴 하고 그래…넌 죽지 않아. 우리가 꼭 널 구해낼거야.”

 “내가 이렇게 신호를 보낸지 40시간 거의 되는데 아직 날 못찾고 있잖아. 나도 이게 몇층집인지 모르고…내가 뛰어내리면…너넨…1층에서 내 시체라도 찾을수 있잖아.”

 

 썅썅의 목소리는 갈리여있었고 나는 저도 모르게 울먹거렸다.

 

 “절대 뛰어내리지 마…그냥 기다려. 그리고 그냥 소리를 내줘. 우리가 위치를 파악할수 있게.”

 “…”

 

 문득 썅썅이 울음소리를 뚝 멈췄고 나는 누군가가 썅썅을 협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썅썅…!”

 

 썅썅은 한참 있다가 나지막하게 대답했다.

 

 “응.”

 “크게 소리내지 않아도 돼. 그냥 끊지만 말아줘.”

 “알았어.”

 “나 궁금한게 있는데…왜 가출했니? 주인이 니 털을 깎았다고?”

 “…그게 전부는 아니야.”

 “그럼 뭐야?”

 “나…너무 흉물스러워져서...니앞에서 너무 초라하고…너무 무서운 꼴이 되어버렸어.”

 

 나는 할말을 잃어버렸고 썅썅도 잠시 침묵을 했다. 그리고 한참후 썅썅이 다시 말했다.

 

 “나 못났냐?”

 “응.”

 “…그럴줄 알았어.”

 “털을 깎여서 못난게 아니라…니 생각이 참 못났어.”

 “...”

 “외모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럼 내가 니 겉모습을 보고...”

 

 나와 썅썅이 대화하는 시간에 남자가 9층 마지막 집의 문을 두드렸고 문이 열리면서 머리를 뒤로 묶은 작달만한 남자가 문밖으로 머리를 내밀었다. 여자는 나를 안은채 뒤에 서있었고 키가 작달막한 남자는 흰 고양이를 못보았냐는 남자의 질문에 연거푸 머리를 흔들었다.

 

 “여기도 아니네.”

 

 남자가 맥을 버리고 돌아서 걸어나왔다. 여자는 머리를 떨구고 그뒤를 따라 돌아섰다. 바로 그때였다. 문득 익숙한 체취가 코를 찔렀고 나는 빠르게 여자의 품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는 여자가 미처 반응하지 못한 틈을 타서 쏜쌀같이 열린 문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충동적이긴 했지만 이것이 최선이었다. 어느새 장발남자의 집안으로 들어와버린 나는 거실 베란다쪽에 버티고 앉아있는 흰 실루엣을 보고 환희에 젖은 소리를 질렀다.

 

 “썅썅…!”

 

 썅썅이 분명했다. 비록 갈기같았던 흰 털이 푸석푸석해졌지만, 초점없는 눈길로 하염없이 바깥을 바라보는 흰 고양이는 바로 썅썅이였다. 문밖에서 여자와 남자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문 좀 열어주세요. 저희 고양이가 안으로 들어갔어요!”

 

 나는 입꼬리를 올렸다. 내 판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장발남자는 망연한 눈길로 나를 보다가 다시 썅썅을 보았다. 그러던 그의 얼굴이 삽시에 살벌해졌다.

 

 “흥, 한마리도 모자라서 두마리씩이나. 이건 네 발로 들어온 것이니 날 원망하지 말아.”

 

 장발남자는 씽하니 집안으로 들어가더니 길다란 쇠사슬을 가지고 나왔다. 그제야 나는 썅썅의 목이 같은 종류의 쇠사슬에 묶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만일 그 쇠사슬이 없었더라면 썅썅의 능력으로 이 집을 탈출하기는 식은죽 먹기였을 것이다.

 

 문밖에서 노크를 하던 여자와 남자는 이번에는 문을 주먹으로 두드리기 시작했다. 장발남자는 비정한 웃음을 흘리더니 거실에 있는 전화기를 들었다. 아마도 경비실 인원을 부르지 않으면 경찰을 부르려는 것 같았다. 만일 장발남자가 전화를 한다면 문밖의 남자와 여자는 주택침입 혐의로 끌려갈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는 있는 힘껏 달려가 뾰족한 발톱으로 장발남자의 얼굴을 후려쳤다. 장발남자가 뒤로 얼굴을 제끼는 틈을 타 나는 문쪽으로 달려가 문손잡이를 돌렸다. 하지만 여자의 집과는 달리 이 집은 동그란 문손잡이여서 내 힘으로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뒤에 어두운 그림자가 내리드리웠고 내 등은 금세 땀으로 흥건해졌다.

 

 이젠 옴짝달싹 못하고 잡혀 이 장발의 변태 남자의 먹이로 전락되는 일만 남았다. 아이큐 120의 천재 고양이한테 이 무슨 운명의 조롱이란 말인가...짧은 순간에도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예상했던 포박은 없었고 등뒤에서 장발남자의 비명소리가 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언제 풀었는지 썅썅이 그 남자의 묶은 머리채를 앞발로 잡아당기고 있었다. 그 틈을 타 나는 젖먹던 힘까지 다 내어 문손잡이를 돌렸다. 드디어 철컥 하고 문이 열렸다.

 

 밖에 있던 남자는 장발남자를 와락 밀치면서 집안으로 쳐들어왔다. 잠시후 남자가 다시 문가로 다가왔을 때 남자의 품안에는 썅썅이 사시 나무 떨 듯 몸을 떨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뒤따라온 여자도 냉큼 나를 안아들었고 장발남자는 펄쩍 뛰면서 우리를 삿대질했다.

 

 “지금 뭐하는 짓이요? 난 당신들을 개인주택침입으로 고소할거야!”

 “하십시오. 그전에 난 당신을 애완동물을 식용으로 한다고 신고할테니.”

 

 남자의 흔들림 없는 태도에 장발남자의 기세는 바로 수그러들었다.

 

 “내가 언제!”

 “그럼 방금전 흰 고양이를 못봤냐고 물어봤을 땐 왜 못봤다고 했습니까?”

 “못본건 사실이야. 흰 고양이는 방금전 베란다로 해서 들어왔어.”

 “그러면 목에 있는 이 쇠사슬은 뭘까요? 당신 손에 있는 쇠사슬이랑 똑같게 생겼네요. 어디 파출소에 신고를 해서 어디 제대로 된 조사 한번 의뢰해볼까요?”

 

 남자의 반박에 장발남자는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

 

 “애완동물을 기르는 과정에 다들 한번쯤은 겪었던 아픔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애완동물의 실종이다.

 어쩌면 지금 길에서 떠돌아 다니는 길고양이중에 아직도 자신의 집과 주인을 찾아 헤메는 고양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고양이들을 우리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던가.

 

 이번의 썅썅의 가출로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고양이를 찾는 과정에 받은 무시와 냉담속에서 나는 알수 있었다.

 아직 우리 인간들의 인정세태는 고작 이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을.

 물욕이 팽창한 시대에 우리 인간의 마음은 딱딱하게 굳어져 있다는 것을.

 이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라는 말은 단지 우리 인간들의 배부른 흥타령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기원한다.

 우리 천사들이 더이상 이런 고통을 받지 말기를...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이 이런 비정하고 냉혹한 인성을 질시하기를...

 

 고양이를 사랑하고 모든 살아있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올바른 삶의 자세가 아닐까.”

 

 여자가 썅썅을 찾은후 애완동물 SNS에 올렸던 내용이였고 여자가 이 내용을 남자에게 읽어줄 때 나와 썅썅은 목욕을 마치고 여자의 옆에서 끄덕끄덕 졸고있었다. 여자가 읽기를 마치자 남자는 푸하하 웃었고 여자는 두 손을 올려 옆구리를 짚고 남자를 노려보았다.

 

 “웃어?”

 “그래그래, 안웃을께. 잘썼어.”

 “조회수가 많어. 댓글도 엄청나고.”

 “네~네~어련하시겠어요.”

 “지금 날 놀리는 거야?”

 “아닌데? 칭찬인데?”

 “거기 못서? 절대 가만두지 않을거야!”

 

 여자가 남자를 쫓기 시작했고 썅썅은 시끄럽다는 듯 한쪽 눈을 지그시 떴다가 머리를 털면서 대자로 가로누웠다. 나는 가만히 썅썅에게 다가가 턱을 그의 몸위에 올려놓았다. 부드러운 털이 내 얼굴을 간지럽혔고 나는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해가 구중천에 떠오른 때였고 여자는 어디 나갔는지 방안이 텅 비여있었다. 몸을 돌쳐 누우면서 하품을 하던 나는 바로 내 옆에서 썅썅이 전에없이 진지한 눈길로 나를 내려다보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눈을 가슴츠레 떴다.그러다가 썅썅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경쾌하게 입을 열었다.

 

 “좋은 아침.”

 “투투…”

 

 썅썅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고 나는 기지개를 켜면서 몸을 뒤척였다.

 

 “응?”

 “바깥은…내가 생각하던 것처럼 마냥 자유로운 것이 아니였어.”

 “당연하지.”

 

 나는 가볍게 대꾸했고 썅썅은 물끄러미 나를 내려다보다가 혼잣소리처럼 중얼거렸다.

 

 “이젠 더 이상 가출하지 않을거야…주인이 나를 내치기 전에는.”

 “주인이 왜 널 내쳐? 널 얼마나 아끼고 사랑해주는데.”

 “그러게.”

 “그리고 언제 들었는데 고양이들을 중성화수술 안시키고 생육권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더라.”

 “정말?”

 “그러니 이젠 가출할 생각 하지 말고 쭉 여기서 지내.”

 

 나는 말을 마친후 몸을 동그랗게 말고 다시 잠에 곯아떨어졌다. 잠결에 누군가 내 귀가의 털을 부드럽게 핧고있었고 나는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두 앞발로 머리를 힘껏 감쌌다.

 ......

 

 우리의 생활은 한동안 단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었지만 날씨는 여전히 무덥기만 했고 어느 주말 오후 슈퍼에 갔던 여자가 두손 가득 물건을 들고 집에 들어서자 우리는 쌩하니 달려가서 주머니에 코를 대고 일일이 내용물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간식이 없네.”

 

 냄새를 킁킁 맡던 썅썅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뒤로 물러섰고 나는 앞다리를 곧추 세우고 앉아서 여자를 바라보면서 꼬리를 홱홱 저었다.

 

 “오늘은 간식 없어. 대신 재미있는 놀이감 사왔다.”

 

 여자가 등뒤에서 알락달락한 물건을 앞으로 내밀었고 우리는 잘랑잘랑 소리가 나는 동그스럼한 그 물체에 잠깐 정신이 팔렸다. 실로 떠서 만든 그물을 씌운 자그마한 놀이공이였고 여자는 공을 바닥에 튕기면서 우리를 힐끔 바라보았다.

 

 “어때, 재미있지?”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여자인 듯 보였다. 나는 꼬리를 홱 저으며 몸을 돌쳐 쏘파위로 올라갔다. 만일 여자가 내 말을 듣고 기겁초풍을 하지만 않는다면, 나는 여자에게 좀 더 창의적인 놀이감들을 사서 가져오라고 할 참이었다. 여자가 문득 공을 썅썅의 앞으로 굴렸고 썅썅은 뒤로 펄쩍 물러서더니 앞발을 들어 공을 뒤번 탁탁 치더니 흥미없다는 듯 돌아섰다.

 

 “그래…그렇게 튕기는 거야.”

 

 여자의 얼굴에 활짝 피었던 미소는 썅썅의 다음 행동에 가뭇없이 사라져버렸다. 썅썅은 슬금슬금 공을 몰고 화장실 옆으로 가더니 주변의 모래로 공을 덮고있었다. 여자는 이마를 찌푸리면서 썅썅한테서 공을 빼앗아 공에 묻은 모래를 탁탁 털었다.

 

 “너 지금 내가 준 놀이감 무시한다 이거냐?”

 

 썅썅은 앞발을 나란히 하고 앉아서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여자는 고개를 숙였다.

 

 “이건 됐고.”

 

 여자가 두번째로 꺼낸 것은 강아지에게 채우는 목줄 같은 것이었다. 여자는 그것을 멍해 서있는 썅썅에게 채운 다음 문가로 잡아끌었다. 처음엔 별 생각없이 끌려가던 썅썅이 드디어 알아챘는지 발톱을 벽에 박으며 앙탈을 부리기 시작했다.

 

 “냐옹!”

 “저번에 가출한 이후로 니가 집밖을 너무 겁내잖아. 오늘 날씨도 좋은데 바깥구경 좀 시켜주려고.”

 

 여자가 당기는 줄이 팽팽해지자 썅썅은 아예 완전히 바닥에 드러누웠다. 여자는 썅썅의 거부에 퍼그나 화가 난 모양이였다.

 

 “눕는다고 내가 못끌줄 알아!”

 

 여자는 썅썅을 질질 끌면서 바닥을 닦기 시작했고 나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책장뒤로 향했다. 썅썅은 여자에게 끌려다니면서 두 앞발로 줄을 틀어잡았고 여자는 그런 썅썅을 내려다보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어떡해? 다 안고 나가?”

 

 그리하여 그날 오후 우리는 여자의 품에 안겨 이 집에 와서 처음으로 산책이라는 것을 해보게 되었다. 그번 산책에서 썅썅은 반갑다고 다가오는 이웃집 강아지를 호되게 귀쌈을 쳐서 여자를 민망하게 만들기도 했다.

 

 여자가 우리를 데리고 농구장옆 관목숲 옆으로 다가갔을 때였다. 문득 나는 지금까지 전혀 맡아보지 못한 강렬한 냄새에 몸을 떨면서 하악 소리를 냈다.

 

 “왜 그래? 투투. 여기 내가 먹이를 주는 길고양이들 많아서 너 인사시키려 왔거든. 착한 애들이니까 무서워하지 마.”

 

 여자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관목숲 깊은 곳에서 부시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한 검은 그림자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그림자의 냉혹한 눈동자와 시선을 마주친 나는 온몸이 오싹해오는 감을 느끼며 머리털을 쭈볏 세웠다. 썅썅을 바라보니 그도 여자의 품에 바싹 안기어 와들와들 떨면서 감히 머리를 쳐들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안녕, 킹…우리 애들이야. 얘들 겁 많아. 그래도 많이 귀엽지?”

 

 여자가 킹이라고 불리는 고양이에게 인사를 건넸고 킹은 싸늘한 눈길로 우리를 한번 훑어보더니 조용히 몸을 돌려 관목숲으로 향했다. 숲 속으로 들여가려던 킹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 다시 머리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킹의 그 위압적인 시선에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날이 차츰 어두워지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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