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Catch the hair : side A 학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10.6
  첫회보기
 
2. 타나토스 (1)
작성일 : 19-10-11     조회 : 331     추천 : 0     분량 : 7197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자면 나와 형은 그렇게 썩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남들이 보기엔 사이가 좋아 보이겠지만 속을 더 파고들자면 형이 일방적으로 나를 보호할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형제가 사이좋게 오순도순 살았더라면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흐뭇하게 바라보시겠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형제는 그렇지 못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형과의 사이가 좋지 못한 것은 온전히 내 책임이었다. 다가오는 형을 멀찍이서 바라만보는 나의 이 어중간한 태도가 나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형을 받아줄 수는 없었다. 그렇게 한다면 난 평생 형의 발목을 잡을 뿐인 존재가 될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게다가 결정적으로 형은 나의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몰랐다. 감추고 있던 것은 아니다. 나는 분명 형에게 말했었다. 아직 능력을 다루는 것이 서툴렀던 나는 형에게 내가 본 것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형은 그 모든 것들을 그저 내가 민감한 아이라서 꾼 꿈, 혹은 사람들의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여 맞춘 우연으로 정의했다.

  난 아직도 그 때의 어린아이처럼 형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해서 서먹하게 구는 것일지도... 물론 가장 큰 것은 형의 과보호다.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지금 저기에 걸어오고 있는 사람이 우리 형이라고 말하지 말아줄래?”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신에게 복화술로 말했다. 지금 저 앞에서 당당하게 우리 학교로 다가오고 있는 두 명 중 한 명이 우리 형이 아니라고 간절하게 믿고 싶었다. 하지만 걸음걸이며 옷차림이며 형이 확실해보였다.

 

  “나야말로 그렇게 믿고 싶은데, 지금 이건 내가 불안감에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사실 나도 너처럼 능력이 있어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에 대한 환영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있는 거지. 어때? 그럴 듯 하지 않아? 그러니까 저 앞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야. 너네 형도 우리 형도 아닌 거야.”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사실 초능력을 갖고 있고, 그걸 발현하는 시기는 제각각이니까 네 말이 맞을 거야. 저건 우리 형들이 아니야.”

 

  아무 말 대잔치.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신과 나는 아무 말이나 막 내뱉었다. 그래봤자 지금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애처로운 우리의 마음과는 다르게 형들은 성큼성큼 우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어째서 우리학교는 큰 길이 아니라 골목 안에 들어앉아있는 걸까? 어째서 우리학교 교문을 나오면 길이 정직하게 딱 하나일까? 이왕 골목에 들어앉아있으면 여기저기 길이 많아도 되잖아?

 

  “너네 왜 지금 하교하는 거야? 어디 아파?”

 

  아무래도 형들의 눈에는 지금 다 같이 하교하는 학생들은 하나도 보이질 않는 모양이었다.

 

  “문자 보낸 건 봤어? 학교에서 무슨 일 없었지?”

 

  신과 나는 눈을 마주쳤다. 둘 다 형들의 문자를 읽지 않았기 때문에 동시에 핸드폰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학교에서는 핸드폰을 잘 안 보거든.”

 

  물론 거짓말이었다. 나와 신은 형들이 보는 앞에서 문자를 확인했다.

 

  [신아, 오늘 잠깐 학교에 들를 일이 있어서 가게 됐으니까 얼굴 좀 보자. 아, 혹시 못 보더라도 방과 후에 꼭 대로로 다녀 알았지?]

 

  [준아, 오늘은 병원 안 가도 돼? 혹여 무슨 얘기를 들어서 힘들면 형한테 말해. 아니면 신이한테라도. 보건실에서 아침에 한 번 쓰러졌다고 하던데 괜찮은 거지? 힘들면 무조건 조퇴해. 공부보다도 몸이 우선이야. 그리고...]

 

  나는 문자를 다 읽지 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누가 보면 아주 멀리 사는 사람한테 보내는 편지라고 착각할 것만 같았다. 빚 독촉 문자도 이렇게 길지는 않을 것 같은데...

 

  “학교에 소문이 쫙 퍼져서 선생님들이 귀가조치 시켰어.”

 

  항상 받는 문자지만 유달리 더욱 긴 장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데, 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신이네 형, 진우형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SNS로 또 일파만파 퍼지겠구만.”

 

  “놀라서 쓰러졌던 건 아니지?”

 

  “...아침에 잠깐 쓰러지긴 했는데, 소식 들은 건 오후야.”

 

  다행히 보건선생님께서 내가 두 번이나 쓰러졌다는 것에 대해서 말하지 않으신 모양이었다. 그 동안 형이 보냈던 문자들을 줄줄 보여드리며 두 번이나 쓰러진걸 알면 당분간 학교에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둥, 강제 휴학을 시킬 거라는 둥의 이야기를 나열하며 눈물의 설득의 말씀을 드리고 마지막으로 건강한 현재의 나를 보여드렸더니 이번 한 번만 넘어가신다고 하셨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그래도 혹시 놀랐을 수도 있으니까 약국 들러서 청심환 챙겨먹어.”

 

  딱히 그럴 필요는 없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괜찮다든가 과보호라든가 이야기를 하면 잔소리가 배가 늘어나는 것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로 경험했기에 굳이 하지 않았다.

 

  “형들은 학교에 왜? 탐문수사? 선생님 뵈려고?”

 

  신이 형들의 목적을 일깨워 얼른 보내려 물었다. 그에 형이 나를 여전히 걱정스레 쳐다보며 답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알 수가 없으니까. 소지품도 한 번 봐야하고. 요즘 학생들이 자꾸 사고가 많이 나니까 조심해서 다녀야해. 너희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예감했다. 잔소리가 점점 늘어날 것이라는 걸. 신이가 형들을 보내려 꺼낸 말은 효과가 없었다는 걸. 그에 나는 최후의 필살기를 펼치기로 했다.

 

  “형... 나 조금 피곤한데...”

 

  쉬고 싶어.

  내 중얼거리는 듯한 말에 계속해서 잔소리를 이어나가려던 형은 걱정이 가득담긴 얼굴로 나를 보고는 놀라 말을 멈췄다.

 

  “너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좀 쉬면 나을 거야.”

 

  형만 제발 가던 길을 가면 내 피곤함이 확 가실 것 같은데? 라는 말은 물론 하지 않았다. 그랬다가는 가기는커녕 사춘기라서 그런지 말을 잘 안 듣는다며 잔소리가 다시 시작될 것이 뻔했다. 사춘기라서가 아니라 그냥 원래 말을 안 들었는데... 사춘기 전에도 형과 거리를 두던 과거의 강시준은 내가 아닌 건가.

 

  “신아, 시준이 좀 부탁할게. 약국에 들러서 꼭 약도 사 먹이고!”

 

  “알았어. 그렇게 할게.”

 

  올해의 남우주연상은 내꺼다. 형사를 속이는 이 완벽한 연기! 실생활에 사용가능한 생활형 연기! 그 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형을 속인 나의 연기가 오늘도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나의 활약으로 우리는 형들을 빠르게 보낼 수 있었다. 물론 가면서도 큰길로 가고,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거는 즉시 도망치라는 잔소리를 덧붙였지만 역대급 신기록으로 형들과 빠르게 헤어질 수 있어서 큰 불만은 없었다.

 

  “어째 갈수록 연기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오디션이나 볼까? 배우들 뺨치게 잘하는 것 같지 않아?”

 

  “오바한다. 넌 배우 못하잖아.”

 

  “왜?”

 

  “생각해봐. 강시준이 배우를 한다고? 사이코메트리 능력이 갑자기 발동이라도 되면 어떻게 할 건데? 촬영장에서 배우 쓰러졌다고 난리날걸?”

 

  아마 기사도 쏟아질 것이다.

  배우, 강시준. 촬영장에서 갑작스레 실신! 이라는 아주 거창한 제목으로. 거기에 온갖 루머가 붙으면서 불치병에 걸리기라도 한 듯 동정의 눈길을 받겠지.

  게다가 사이코메트리로 읽은 과거가 혹여나 좋지 않은 과거라면? 상대의 약점을 본의 아니게 잡게 되어 잘못 이야기하다가는 생각 없이 남의 스캔들을 발설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배우, 강시준. 배우 A씨 스캔들 폭로! 같은 제목으로 기사가 날 수도 있었다.

 

  “내가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

 

  “오늘도 두 번이나 쓰러져놓고.”

 

  “불발은 한 번 이었어.”

 

  “넌 내가 봤을 때, 형사가 천직이야.”

 

  이번에는 내가 고개를 저었다. 형사? 운이 나쁘면 형이랑 계속 붙어 다녀야 할 수도 있었다. 물론 공무원은 가족끼리는 붙어있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다. 어쩔 수 없이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우리 학교의 국어 선생님과 화학 선생님 부녀처럼! 같은 곳에서 근무를 할 수 없게 되어있지만 불가피하게 같은 학교로 배정을 받은 두 선생님은 2년 동안은 함께 근무를 하셔야 한다고 했다.

 

  “운이 없는 내가 봤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어. 게다가 내가 범인이랑 몸싸움하다가 갑자기 사이코메트리가 불발이라도 돼봐.”

 

  생각만하도 끔찍한 일이었다. 더구나 흉악범과 몸싸움 중에 사이코메트리라니! 쓰러지면 범인이 나를 곱게 그냥 두고 갈까?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 중에는 어벙하게 쓰러진 나를 버려두고 놀라서 도망갈 수도 있겠지만 확인 사살할 범인이 정말 단 한명도 없을까? 형사에게 얼굴을 들켰으니 죽여 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거야말로 웃지 못할 헤프닝으로 뉴스는 물론이요, 개인 방송에까지 대대적으로 타겠네.”

 

  “경찰의 어이없는 실수 TOP 5 같은 곳에 당당하게 1위에 오를 거라고 예상한다.”

 

  내 말에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범인에게 맞아서도 아니고 갑자기 혼자 실신한 경찰! 이 얼마나 기사내기 딱 좋은 먹잇감이란 말인가.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너 뭐할 거야?”

 

  “와, 순간 우리 형 같았어.”

 

  매일같이 쓰러지는 나에게 형이 걱정스럽게 물었던 질문이다. 뇌전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매번 그렇게 픽픽 쓰러지니 걱정이 되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평생을 형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살 수는 없었다. 형에게도 형의 미래가 있지 않은가.

 

  “평범한 회사원 할 거야.”

 

  “잘리지 않을까?”

 

  “사이코메트리로 비리를 포착해서 협박하면...”

 

  “협박죄로 고소당해서 형 손에 끌려가면 그것보다 더 한 코메디는 없을 것 같은데?”

 

  신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비리를 본다면 나는 주저 없이 형에게 먼저 신고할 것이다. 그냥 보고 지나치는 거나 협박을 하는 건 지금의 내가 행동에 옮긴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어떤 어른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데 궁금하지 않아?”

 

  “뭐가?”

 

  “윤여진이 정말 어떻게 죽었는지.”

 

  갑작스러운 말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물론 호기심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내가 아는 사람이 죽었다고 하는 것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참 소문을 좋아할 나이가 아닌가.

 

  “궁금하기는 하지만 지금 사건 현장에는 경찰이 폴리스라인 치고 조사하고 있잖아. 게다가 그 근처 갔다가 형한테 무슨 말을 들으려고.”

 

  그리고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범인은 사건 현장에 반드시 돌아온다고. 나는 얽히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이 요상한 능력을 경찰들이 믿어줄 리도 없을뿐더러 믿는다고 하더라도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이 100% 안 될 걸?”

 

  “그런가?”

 

  “생각해 봐.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을 했는데, 과거를 보고 왔습니다. 확실합니다! 하면 누가 믿어주겠냐고. 게다가 나만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잖아. 내가 혹시라도 보지 못한 이면 때문에 엉뚱한 사람이 지목될 가능성도 있잖아.”

 

  신은 내 말에 수긍했다. 그렇기에 내가 여태까지 어떠한 사건을 보더라도 신고하지 않은 것이다. 간간히 뺑소니 사건이나 소매치기와도 같은 범죄는 확실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을 볼 수 있어서 신고할 수 있었지만 누군가가 칼을 맞고 쓰러져있는데, 그 옆을 누군가가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면 그건 신고할 수 없었다. 범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시체라고 생각해서 놀라 도망가는 사람일 수도 있고, 핸드폰을 보느라 주변을 아예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어 그 사람을 범인이라고 굳이 특정할 수 없을 때에는 나도 신고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한 사람만 계속 사건을 목격했다고 신고를 해봐. 현실판 코난아니냐.”

 

  “진짜 완전 걸어 다니는 사신이네.”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에는 언제나 내가 있다는 걸 경찰들이 인지해봐라. 좋을 게 없었다. 범인이라고 특정지어지지 않으면 다행이요, 괜히 어둠의 세력의 보스로 뒤에서 사람들을 조종해서 범행을 저지르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라도 받는다고 생각해봐라. 아니면 진짜 걸어 다니는 사신으로 오해를 받거나. 그런 건 사양하고 싶었다. 나는 아주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싶었다. 이미 평범과는 많이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었지만.

 

  “집에 바로 가는 거야?”

 

  나와 신은 갑작스러운 물음에 뒤를 돌아봤다. 커튼으로 너머로 봤기 때문에 제대로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목소리는 낯이 익어 나는 우리에게 말을 건 인물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한테 말 한 거야?”

 

  “강시준한테.”

 

  “너 쟤 알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보건실에서 만나서 해바라기 화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 이외에는 아무런 말도 나눈 적이 없는데...? 보건실에서는 잘 몰랐지만 친화력이 좋은 녀석인 건가?

 

  “응. 보건실에서 만났어. 3반 서도우래. 쟤도 보건실에 자주 간다던데?”

 

  “우리학교 터가 안 좋나? 병약한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네?”

 

  일부러 저렇게 말하는 신에게 장난스레 발로 차는 시늉을 했다. 물론 진짜로 때리지는 않았다. 사실 마음으로는 500대도 더 때렸지만.

 

  “...그래서 집으로 바로 가는 거야?”

 

  다시금 서도우가 물었다. 내가 집으로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건가?

  조금 어설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 가야지. 넌?”

 

  “나도.”

 

  약간의 어색함이 흘렀다. 친화력이 좋은 줄 알았는데 역시 아니었나?

 

  “사실, 보건선생님이 너 집에 가는지 안 가는지 물어보라고 해서.”

 

  “보건선생님이?”

 

  “너 집으로 안 간다고 하면 보호자한테 연락할거라고 하시던데.”

 

  와... 이 철두철미한 보건선생님... 아무리 팔팔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하더라도 나는 일단 두 번이나 쓰러졌던 학생이다. 혹여나 다른 곳에 들려 또 쓰러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라니. 눈물이 나왔다.

 

  “어? 그럼 너 오전에 쓰러진 것만 민혁이 형이 아는 거야?”

 

  “그러니까 아까 그 정도로 끝났지.”

 

  신이 내 말에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내가 두 번 쓰러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문자고 뭐고 탐문수사고 뭐고 바로 나를 데리고 병원으로 직행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어차피 검사해도 나오지 않을 원인을 찾아서 이 검사, 저 검사를 했겠지.

 

  “그럼 난 가볼게.”

 

  “잘 가.”

 

  내가 손을 흔들자 서도우가 뭐가 그리 좋은지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디 좀 음침하지 않냐?”

 

  “그래도 나빠 보이지는 않은데?”

 

  나도 음침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보건실에서 커튼을 움켜쥐며 숨으려고 한 행동이 뭔가 이상했지만 지금 이렇게 말을 거는 것을 보니 그냥 낯을 많이 가려서 처음 보는 사람을 경계하는 것 같았다. 세상은 넓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 있으니...

 

  서도우에 대해 생각하는데, 신의 얼굴이 다시금 장난스럽게 변했다.

 

  “사실 학교 뒤쪽 골목에서 윤여진이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는 얘기가 있던데.”

 

  “그래서?”

 

  저 정보는 도대체 어디서 가져오는 건데?

  학교에서 누가 또 퍼뜨린 거짓정보를 말하는 것이리라 짐작하지만.

  신은 눈을 빛내며 나에게 기대감을 가득 비추며 말했다.

 

  “사이코메트리 해보지 않을래?”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20 5. 우등생 (4) 11/10 405 0
19 5. 우등생 (3) 11/10 352 0
18 5. 우등생 (2) 11/10 393 0
17 5. 우등생 (1) 11/10 385 0
16 4. 도시괴담 (4) 11/7 343 0
15 4. 도시괴담 (3) 11/6 353 0
14 4. 도시괴담 (2) 11/5 378 0
13 4. 도시괴담 (1) 11/5 368 0
12 3. 사건으로 한 발짝 (4) 11/3 346 0
11 3. 사건으로 한 발짝 (3) 11/2 381 0
10 3. 사건으로 한 발짝 (2) 10/24 411 0
9 3. 사건으로 한 발짝 (1) 10/22 380 0
8 2. 타나토스 (4) 10/21 384 0
7 2. 타나토스 (3) 10/21 379 0
6 2. 타나토스 (2) 10/14 369 0
5 2. 타나토스 (1) 10/11 332 0
4 1. 해바라기 (3) 10/9 377 0
3 1. 해바라기 (2) 10/7 393 0
2 1. 해바라기 (1) 10/6 365 0
1 프롤로그 10/6 62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