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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ch the hair : side A 학교
작가 : 휘루
작품등록일 : 2019.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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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건으로 한 발짝 (3)
작성일 : 19-11-02     조회 : 381     추천 : 0     분량 : 6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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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건선생님이 얘기한 심판자 타나토스는 흔히 말하는 ‘정의의 사도’였다. 나쁜 사람들을 물리쳐주는 정의의 사도. 도망갈 곳 없이 벼랑 끝에 세워진 피해자들이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절망한 이들을 위해 나타나 구원해주는 용사님이었다.

  보건실을 나오면서 나는 한숨을 뱉어내었다. 저런 도시전설은 흔히 있어왔다. 문제는 저 도시전설을 이용해서 선생님이 범행을 저질렀다면?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기엔 앞뒤가 맞지 않았다. 선생님은 이 학교에 부임하여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분이셨다. 윤여진에 대해서 아실 리가 없었다. 물론 유명한 일진이니 아실 수도 있었지만 원한을 갖고 있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다.

  피해자에게 윤여진의 이야기를 듣고 정의의 사도의 가면을 쓰고 대신 윤여진을 죽인 거라면? 그것도 뭔가 이상했다. 사이코메트리로 본 타나토스는 분명 윤여진에게 원한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몇 번이고 윤여진을 내리치는 그 모습에서는 분명한 악의를 느꼈다. 그냥 지켜보는 것뿐만이 아닌 과거의 감정까지 공유할 수 있는 내 능력의 특성상 피해자가 타나토스가 되어 윤여진을 때린 것에 훨씬 신빙성을 느낄 수 있었다.

 

  “병약소년!”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신이 손을 들고 반겼다. 교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리 오늘 체육이 있었나?”

 

  “아니, 전부 귀가.”

 

  “왜?”

 

  나는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신을 바라보았다. 이번에 자살사건으로 죽은 학생은 우리 학교 학생이 아니었다. 이렇게 일찍 끝낼 리가 없는데?

 

  “학생 한 명이 더 죽었대.”

 

  “뭐?”

 

  나는 대답을 원하는 얼굴로 신을 쳐다보았다. 머리가 이야기에 따라가지 못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누가 죽어? 얼핏 생각해보자면 이번에 나온 피해자는 분명 또 우리학교 학생일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 학교에서 우리를 돌려보낼 리가 없으니까. 한창 수능을 향하여 열을 올려야 할 고등학생들을 집으로 그냥 돌려보낼 리가 없었다.

 

  “전교생 다?”

 

  “3학년은 남고.”

 

  그러면 그렇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나라가 어떤 나라인데 3학년들을 쉽사리 집에 보내줄까. 2학년이기에 가능한 귀가에 나는 감사한 마음과 3학년들에게 보내는 심심한 위로의 마음으로 가방르 쌌다.

 

  “그런데 넌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불발...”

 

  내 말에 신의 표정이 살짝 찡그려졌다. 병원에서 퇴원한 이래 한 번도 불발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 갑작스레 사이코메트리가 사용되었던 건 단지 그날 나도 모르게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둘이 결론을 내기로 했었다.

 

  “오늘도 어디 안 좋은 거 아니야?”

 

  “아니, 보다시피 팔팔해서 날아갈 것 같은데?”

 

  신의 말을 부정했다. 나는 아주 멀쩡했다.

 

  “도대체 불발은 왜 한 건데?”

 

  “그걸 알았으면 그 날 입원하지도 않았어.”

 

  내 말에 신이 ‘그건 그렇지.’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었다. 모두가 돌아간 텅 빈 교실만큼 좋은 회의장소도 없었다. 조용한 교실과 복도의 정적이 마음에 들었다.

 

  “이번에 사이코메트리로 본 게 뭐야?”

 

  “서도우가 보건선생님한테 감사하다면서 해바라기를 준 거.”

 

  “해바라기?”

 

  “보건실에 있는 해바라기 화분인데, 서도우가 가져다 둔 건가봐. 전에 한 번 얘기를 했었는데, 해바라기를 좋아한대.”

 

  “근데, 걔는 그걸 왜 가져다 놓은 건데?”

 

  “선생님한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봐. ‘심판자 타나토스’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던데?”

 

  내 말에 신의 표정이 살짝 이상해졌다. 그리고는 설명을 구하 듯 나한테 바짝 다가왔다. 와... 엄청 부담스럽네. 나는 그 부담스러움에 조금 뒤로 움직였다. 친구란 자고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 그럼 그럼.

 

  “심판자 타나토스가 뭔데?”

 

  “선생님 어린 시절에 있던 도시괴담.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이 자신들을 구해줄 영웅으로 생각했던 존재인가 봐. 사람들은 자신들의 도움을 피하고, 눈도 피하고 관심을 가지려고 조차 하지 않으니까 자신들을 도와 줄 가상의 존재를 만든 거지. 힘없고 약한 학생을 괴롭히는 녀석들에게는 심판자 타나토스의 철퇴가 내려질 거라고.”

 

  “그런데 그 얘기를 왜 서도우한테?”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거기까진 알 수 없었다. 서도우에 대해서 아는 게 없으니까. 아는 것이라고는 나와 같이 보건실에 오는 빈도가 많은 녀석이라는 것. 그 이상으로 아는 것은 없었다. 조금 어두운 것 같으면서도 전에 교문 밖에서 이야기했을 때는 마냥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했지만.

  신은 묘한 얼굴을 했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녀석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혹시, 선생님이 그것 말고 또 무슨 이야기를 한 거 있지 않아?”

 

  “학교폭력 피해자들 중에서 보건실로 도망오는 학생이 있었다- 정도?”

 

  “만화에서나 일어나는 이야기가 아니라면 보건실에 실제로 도망가는 학생이 있고, 그게 서도우라면?”

 

  “서도우를 달래주기 위해서 심판자 타나토스의 이야기를 해줬다?”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신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건 딱 거기까지의 이야기였다. 더 깊게 파고들고 말 것도 없는 평범하고도 평범한 이야기. 우울한 학생에게 손을 내밀어주고 이야기를 건네주는 선생님의 따뜻한 이야기-

 

  “윤여진을 죽였을 지도 모르는 게 ‘타나토스’라고 하지 않았어?”

 

  이름이 같다. 나도 신과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맥락이 없어 고개를 저었던 가설이다. 선생님이 타나토스이고, 윤여진을 죽였다고 생각했었지만 동기가 없었다.

 

  “선생님이 만약 자신을 심판자 타나토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래서 윤여진을 죽인 거 아닐까?”

 

  “뭐?”

 

  나는 황당함을 가득담은 표정으로 신을 쳐다보았다. 선생님이 범인이라고?

 

  “서도우가 계속해서 보건실을 찾아오니까 선생님이 타나토스의 이야기를 해준 거 아닐까? 그런 영웅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준거지. 하지만 괴롭힘은 계속 되었고, 선생님 스스로가 타나토스가 되기로 한 거야.”

 

  “선생님이 여기로 온 지 얼마나 된지 아니, 친구야? 선생님 여기 부임하여 온지 얼마 되지 않았단다. 오늘 내가 쓰러졌을 때만 하더라도 전임 선생님이 남기신 메모를 보고 매뉴얼대로 나를 침대에 눕히신 분이라고. 아직 우리 학교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파악이 되지 않았을 텐데 바로 그렇게 용의자로 보는 건 좀...”

 

  “전임 선생님이 너에 대해서 메모를 남겼듯이 서도우에 대해서 메모를 남겼을 지도 모르잖아? 그 메모를 보고 서도우가 윤여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걸 미리 알고 있었다면 말이 되지 않아?”

 

  그러고 보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였다. 사전에 서도우에 대해 숙지를 하고 만났다면? 관계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른다. 신의 말에 무언가가 맞춰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내 다시 고개를 저었다.

 

  “정황근거만 있고 정확한 증거가 없어.”

 

  책상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며 말하자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탐정놀이는 여기까지.”

 

  “너는 꼭 같이 사건 파다가 중간에 끊는다?”

 

  “그 이상을 하게 되면 너네 형한테 죽을 지도 모르니까.”

 

  정답.

  하지만 매번 이렇게 찜찜하게 끝내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너도 더 이상 파고들지 않잖아? 일단은 너를 중간에서 말리는 역할을 맡고 있지만 원한다면 더 파도 돼. 네가 끝까지 한다고 하면 나도 안 말려.”

 

  나는 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는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솔직히 말해봐. 이 미래를 꿈꾸는 경찰지망생 청소년아. 사실은 너도 알아보고 싶고 그러지?”

 

  “당연하지.”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대답에 나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러면 이건 어때? 내가 범인으로 몰리거나 범인한테 노려질지도 모른다는 게 걱정이잖아? 그럼 경찰들이 알게 하는 거야. 범인이 누구라는 힌트를 주는 거지.”

 

  내 말에 신의 눈이 반짝 빛났다.

 

  “그럼 힌트를 어떻게 주지?”

 

  “영화에서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이런 소문이 있더라. 이런 정도로 흘려주면 되지 않을까? 우리 형은 모르겠지만 진우형이라면 우리말에 관심을 가져줄지도 모르잖아.”

 

  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가능성이 있어보이는 이야기라면서 우린 고개를 서로를 보고 끄덕였다.

 

  “그런데 진우형도 그냥 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면 어떻게 하지?”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없지 않아 있었다. 진우형은 형과 함께 다니고 있었다. 선배인 우리형의 말을 잘 따르고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혹여나 형이 기각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었다.

 

  “그럼 망하는 거지.”

 

  깔끔한 나의 결론에 신이 어이없다는 듯 날 쳐다보았다. 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아니 그럼 그대로 망하는 거지 별다른 수가 있을 리가. 애초에 다른 수가 있었다면 이렇게 고민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만한 사람이 필요했다. 윤여진사건의 담당형사면 더욱 좋았다. 자신이 맡고 있는 사건이라면 한 번이라도 더 우리의 말을 생각해 줄 테니까.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었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 여기서 뭐하니?”

 

  갑작스러운 소리에 우리 둘은 벌떡 일어났다. 학교에는 아무도 없었을 텐데? 혹시 아직 안 간 학생이 남아있었나? 잠깐, 그 전에 우리 남고인데? 그럼 선생님이신가? 아니아니, 그 전에 우리학교 여자선생님들 중에서 이렇게 친절하게 ‘뭐하니?’하고 물어보시는 분은 없으신데?

  자리에서 일어나 경계하듯 쳐다보자 뒷문에서 어리숙하게 서있던 여자가 멋쩍은 듯 웃어보였다.

 

  “너희 얼른 집에 가야지. 요즘 흉흉한 소문이 많아서 오늘은 일찍 귀가조치 내려진 걸로 알고 있는데...”

 

  “누구세요?”

 

  신의 물음에 여자가 자신의 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여주었다.

 

  “아, 경계하지 않아도 돼. 잠깐 조사차 나온 형사야.”

 

  생글생글 웃는 그 모습을 보니 어딘가 되게 해맑은 듯 보였다. 매일 건장한 두 남자 형사만 보다가 왠지 착해 보이는 여형사분을 뵈니 적응이 되지 않았다. 아, 결코 형들의 인상이 엄청 더러운 건 아니지만-

  그 때, 신이 나를 툭 건드렸다. 조사차 우리 학교에 나온 형사라면 윤여진사건과도 관련이 있는 형사일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인 듯 했다. 확실히 그럴 가능성은 컸다. 학교에 형사가 직접 찾아오는 일은 극히 드무니까.

 

  “그런데 너희 이 시간까지 뭐하고 있었어?”

 

  “제가 보건선생님이랑 면담이 있어서요. 면담이 좀 늦게 끝냈거든요.”

 

  사실 면담은 끝난 지 좀 됐지만- 나는 눈 하나 깜짝 않고 말했다.

  평범한 학생이 형사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은 가슴 졸이는 일이겠지만 나와 신에게는 달랐다. 우리는 매번 형사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으니 이런 일은 익숙했다.

 

  “면담?”

 

  “요즘 옆 반 애가 죽고 또 누가 죽었다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신청자에 한해서 면담을 진행중이거든요.”

 

  “그래? 많이 놀랐겠다.”

 

  걱정이 뚝뚝 넘쳐흐르는 모습에 어쩐지 형이 생각났다.

 

  “더 늦기 전에 그럼 집에 가 봐.”

 

  “아, 저기...”

 

  저 여형사에게 어떻게 하면 타나토스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을까 궁리하고 있는데 신이 그녀에게 덥썩 말을 걸었다. 그리고는 나를 툭 쳤다. 음? 잠깐만.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아직 무슨 말을 할지 정하지도 않았는데 지금 나한테 말하라고? 네가 불렀잖아. 생각이 있어서 부른 거 아니었어? 이걸 이렇게 나한테 넘긴다고?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신을 쳐다보자 신이 형사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곤거리며 나에게 말했다.

 

  “빨리 말해.”

 

  “뭘 말해? 네가 말하려고 부른 거 아냐?”

 

  “내가 본 것도 아닌데 어떻게 말해. 네가 봤잖아.”

 

  “뭐... 하고 싶은 말 있니?”

 

  우리의 모습이 퍽 수상해보였는지 여형사가 우리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행동은 아마 길을 가던 10살 꼬마아이가 보아도 어마무시하게 수상해 보일 것이다. 더구나 형사를 불러놓고 수근대는 모습이라니! 뭐라도 말해야 한다는 생각에 회선이 꼬여버린 머리를 무시한 채 난 입을 열었다.

 

  “혹시 학교 뒷골목에 가보셨나요?”

 

  “뒷골목?”

 

  “거기에서 윤여진이 마지막으로 발견됐대요.”

 

  “그 얘긴 어디서 들었니?”

 

  “애들한테요. 벌써 아는 애들은 다 알던데요?”

 

  내 말에 형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마 다른 학생들에게 물어봤을 때에는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던 것 같았다. 나는 여형사를 사이코메트리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겼다. 지금 현재, 어디까지 수사가 되어있는지도 궁금했다. 보건선생님에게는 다녀왔을까? 윤여진 패거리들은 무슨 말을 했지?

  하지만 능력의 특성상 의식을 잃어버리기에 막 쓸 수가 없었다. 하아- 너무나도 공평하신 신이시여- 능력을 주셨는데 왜 이럴 때, 써먹을 수가 없나요?

 

  “그 밖에 다른 이야기는 들은 거 없니?”

 

  “없어요.”

 

  내 말에 신이 팔꿈치로 형사가 보지 않는 등을 툭 쳤다. 아마 타나토스의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추궁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끝까지 타나토스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심판자 타나토스가 유행하던 것은 보건선생님의 학생시절이다. 지금은 심판자 타나토스의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오히려 아는 게 이상하다. 게다가 심판자 타나토스와 윤여진을 때린 타나토스가 연관이 있는지 아직 확실하지 않았다. 확실하지 않은 이야기는 수사에 혼선만을 초래할 수 있었고, 후에 형사가 내 말을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을 키워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난 다호경찰서 강력2반 라희진형사야. 혹시 달리 알게 되는 일이 있으면 알려줄래?”

 

  빙고.

  신과 나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었다. 윤여진 사건을 맡고 있으면서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줄 것 같은 형사! 나는 조심스레 ‘라희진’이라고 씌여 있는 명함을 받았다. 그리고 그 순간, 절망했다. 망할 사이코메트리가 발동한 것이다. 아니, 난 능력을 안 썼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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