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그 남자
우재는 고민이 있었다. 그는 자신을 울리는 여자를 만나고 싶었다. 우재는 1년 전 미치도록 사랑하는 여자와 헤어졌다. 그녀는 일반인이었고, 그녀와는 5년이나 만남을 이어왔었다. 언젠가 그녀가 물었다.
“너는 나랑 있을 때 무슨 생각을 해?”
우재는 지금에서야 답을 할 수 있었다.
“아무생각도.”
우재는 자신의 삶이 익숙하면서도 버거웠다. 자신이 받고 있는 사랑에 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천천히 아주 단단하게 올라왔기에 너무 갑작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정을 느끼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 군대도 가야했다. 점점 더 자신의 이야기에 자신이 없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사랑했다. 모든 사람과 그는 소통했다. 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굴곡 없이 평탄하게 살아 온 그였기에 데뷔 초 당했던 설움 정도는 금방 극복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것에서 치유 받는 것을 넘어 삶에 무언가가 들어 왔으면 했다.
그의 눈은 매일 피로했다. 도처의 화려함이 그의 눈을 지치게 했다. 하지만 탓할 순 없었다. 그의 멋지고 완벽해 보이는 모습도 여러 사람을 지치게 하고 힘들게 했다. 그리고 그는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에 책임을 져야 했다. 억울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더 슬펐다. 당연한 것들이 슬펐다. 그렇다고 여기서 벗어나고 싶지도 않았다. 영원히 계속해서 누군가의 별로 빛났으면 했다. 그의 눈은 빛으로 메말라 갔다.
그는 세계 곳곳을 돌아 다녔다. 처음엔 자신의 화려한 마일리지 숫자가 자랑스러웠다. 어쩜 매번 화려한 숫자들이 자신들을 뽐내는지 우재는 신기할 따름이었다. 우재는 도장이 발 딛고 설 틈이 없는 자신의 여권을 펼쳤다. 우재의 눈에 많은 것들이 스쳐갔다. 우재는 생각했다.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그가 유리와 헤어진 건 딴 일 년 전이다. 유리가 먼저 말했다.
“나 너무 힘들어.”
우재는 말없이 휘핑크림을 저었다.
유리가 또 말했다.
“엄마가 궁금해 해.”
우재는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러나 그는 슬프지 않았다. 유리는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계속 우재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너무 좋은데 너도 그런지 모르겠어.”
우재는 할 말이 없었다.
“우재야, 이제 못하겠어. 나를 보면 네 눈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아. 나는 너를 믿어, 너는 그냥 나를 떠날 때가 된 거야.”
우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리는 약간 악에 바친 얼굴로 조용히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5년이라고. 너도 나도…우리의 시간이.”
우재는 잔을 내려놓으며 마스크를 살짝 내렸다.
“미안해, 밖으로 나가자.”
유리가 눈물을 서둘러 닦으며 황급히 일어섰다.
“나올 필요 없어.”
그리고 뒤 돌아보며 말했다.
“너는 그냥… 먼저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뿐이야.”
유리가 나감과 동시에 우재의 마음도 텅 비어 버렸다.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에 헐떡일 때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해준 그녀였다. 순수함을 잃지 않도록 우재의 가슴에 물을 뿌려준 그녀였다. 촉촉하게 젖어드는, 그렇지만 어떤 비바람도 무시 못 할 축축함으로 자신의 들판을 부드럽게 만들어준 그녀였다. 어떤 빛나는 스타들보다도 아름다운 그녀였다. 우재는 한때 유리가 있다면 끝까지 이 세계에서도 잘 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유리는 마음이 넓었다. 게다가 귀여웠다. 유리는 마음이 깊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많이 생각했다. 바빠서 연락을 못할 때에도 우재에게 한 없이 너그러웠다. 우재는 잠시 생각했다. 우재도 그녀를 사랑했다. 정말 많이 좋아했다. 우재는 그녀에게 밤마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밤은 함께 했다. 스피커 넘어 들려오는 사랑 고백은 둘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한국에 도착하면 바로 그녀를 찾았다. 사실 그녀를 보러 가기 위해 운전도 배웠다. 몰래 몰래 둘은 사랑을 키워나갔다. 쓸데없는 열애설이 터져 곤욕을 치룰 때도 그녀는 웃으며 이해한다고 했다. 우재는 그녀만큼 자신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재는 유리의 발걸음 소리를 들으며 자신이 아직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유리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의 눈을 피해 쉬고 있는 이 순간도 그는 그녀를 그리워한다고 믿었다.
우재는 지금 서 있는 곳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 찾아올 자연스런 순간을 맞이할 용기가 없다. 낮에 우재는 콘서트 의상을 피팅 하면서 생각했다. 자신의 의상이 이제는 조금 더 빛나도 되지 않을까. 그리고 다른 멤버들을 보며 생각을 바꿨다. 지금이 딱 좋다고.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 깜짝 찾아들었지만 이 기회는 그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받지 않아도 될 대접을 받으며 성장해온 그에게 이 순간은 어쩌면 당연한 순간이라고. 그는 딱 한 가지 바랬다. 멤버들이 지치지 않는 것. 이제 그의 소원은 점차 자신에게서 벗어나갔다. 주변을 돌아보았다. 자신 곁에 누가 남았는지도 세었다. 그는 안심했다. 이곳에서 이 많은 사람들과 함께한 것은 정말 선물 같은 일이라고.
우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차로 갔다. 짙게 선팅 된 그의 차 안은 따뜻했다. 이제 가을이 찾아 든 서울은 오후엔 제법 쌀쌀했다. 우재는 보조석에 걸쳐둔 가디건을 입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지금 쯤 숙소엔 누가 있을까? 우재의 머릿속은 저녁 메뉴로 가득 찼다. 하루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하루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받았다.
“집이에요 형.”
“그래? 아직 밥 안 먹었지? 오늘 혼자 먹기 싫어서.”
하루는 몸을 일으키며 핸드폰을 고쳐 잡았다.
“그냥 시켜 먹어요.”
우재는 웃으며 핸들을 세게 움켜쥐었다.
“아니야. 형이 사갈게. 뭐 먹을래?”
하루는 골똘히 생각하다 힘들게 대답한다.
“모르겠어요. 그냥 형 먹고 싶은 거 먹어요.”
“그래.” 그가 웃는다. “형이 맛있는 떡볶이 사갈게.”
그룹 Rflowers는 유럽 투어를 시작했고, 이제 그 투어는 끝을 마쳐가고 있다. 그들은 마지막 공연을 준비했다. 그들은 내일 마지막 일정만 마치면 모든 일정이 끝난다. 그리고 그들은 파리에서 일주일의 휴가를 받게 된다. 벌써 그들은 신이 났다. 마지막 공연에 힘이 부칠 만도 하건만 그들을 여유롭게 보낼 일주일을 계획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막내 준이 하루의 어깨를 흔들었다.
“형, 그래서 형은 뭐 할 건데?”
연습을 마친 하루의 어깨는 축 늘어졌다.
“몰라, 이따가. 지금 모르겠다.”
리더 주완이 준을 진정 시켰다.
“그건 나중에 차차 생각하자. 우리 아직 공연 안 끝났어.”
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로 돌아갔다.
우재는 돌아가는 차 안에서 깊은 생각에 빠졌다. 무엇을 할까. 이렇게 온전히 주어진 휴가는 처음이었다. 더군다나 외국에서. 우재의 마음속에서 바람이 불었다. 지금 유리는 뭘 하고 있을까. 자신이 유리를 사랑하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우재의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이때 복잡한 머릿속을 깨우는 매니저 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 왔어. 내리자.”
유리가 내 눈을 보며 웃었다. 나도 같이 웃었다. 내 손을 뜯어보다 자기 뺨에 갖다 대었다.
“너무 좋다.”
유리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유리는 내 얼굴을 손으로 한번 쓸었다.
“또…누가 보면 어쩌려고….”
걱정하는 말투였지만 그녀의 얼굴은 만족스러운듯했다.
“유리야, 우리 여행 갈까?”
유리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왜? 가면 어디로 가려고?”
휴가가 시작됐다. 우재는 얼굴을 가리지 않아도 되는 상쾌함에 온몸으로 조용히 소리를 질렀다. 오래된 사연들로 가득 찬 파리는 우재의 빛을 지웠다. Rflowers의 팬덤은 세계적이었지만 우재를 알아보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 우재가 길을 걸을 때마다 우재의 빛은 건물의 색과 닮아져 갔다. 우재는 오래된 도시를 거닐며 가슴의 먼지를 털어냈다. 우재는 센느강을 따라 걸었다. 따뜻한 햇볕에 우재는 가디건을 벗었다. 시원하게 드러난 목덜미에서 신선한 강바람이 느껴졌다. 참 마음에 드는 곳이다. 한참이 지나서야 우재의 눈에 루브르 궁전의 모습이 보였다. 전에 와본 곳이지만 올 때마다 다른 곳이었다. 전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에 둘러싸여 얼굴을 가리기에 바빴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쉽기만 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왠지 한적한 오늘, 날이 좋은 오늘, 그는 그곳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우재는 단단한 세월이 느껴지는 루브르궁을 걸었다. 한적한 공기가 오갔다. 아름다운 연인들이 기둥 사이에 서서 서로를 찍어주고 있었다. 우재는 아름다운 연인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유리를 생각했다. 그는 유리를 이제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워하지도 않았다. 다만 그때 뜨겁게 유리를 사랑하던 자신을 되찾고 싶었다. 그리고 뜨겁게 울어도 보고 싶었다. 이게 행복인지 우재는 헷갈렸다.
그가 막 유리 피라미드를 마주했을 때, 시간은 14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우재는 궁 뒷문을 중심으로 펼쳐져 나오는 정원의 풍경을 감상했다. 이 곳 역시 한적한 공기가 흘렀다. 우재의 운동화 뒷발을 차는 소리가 정원 앞을 울렸다. 우재는 더욱 한적한 곳으로 흘러 들어갔다. 길게 늘어진 정원수들을 뒤로하고 아기자기하게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에 홀려 계속해서 걸었다. 우재의 앞에 부메랑이 떨어졌다. 금발의 프랑스아이가 뛰어왔다.
“attend! C’est ˋa moi!”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Oh, sorry.”
아이는 한번 웃어주고 부메랑을 주워서 뛰어갔다. 멀리서 둘을 지켜보던 아이의 부모와 눈이 마주쳤다. 그들은 우재를 향해 웃어 주었다. 우재는 조금 더 걷기로 하였다. 우재는 왠지 모르게 오늘 신선한 공기와 따뜻한 햇살아래 새로움을 느꼈다. 전에 왔던 파리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우재는 오늘이 어쩌면 평생 기억에 남을 날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왠지 특별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어디선가 우재의 귀에 익숙한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노래였다. 우재는 노래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갔다. 어떤 여자가 앉아서 머리칼을 얼굴에 막 부비고 있었다. 우재는 뽑혀진 이어폰 아래에서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 여자는 우재가 앞에 서 있는지도 모르는 듯했다. 생뚱맞아 보이고 이상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우재는 그 여자에게 말을 걸어 보기로 했다. 우재는 손을 뻗어 말을 걸었다.
“저어….”
그때 어디선가 오랜 여행 끝에 만들어진 따뜻하면서도 차가운 바람이 ‘휑’하고 우재의 말을 가로 막았다. 그리고 그 여자의 얼굴을 걷어냈다. 하얀 얼굴이 눈물로 범벅이었다.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게 빛나는 여자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바람이 끝나자 검은 머리칼이 쏟아져 내려 왔다. 우재의 심장은 겁잡을 수 없을 정도로 뛰었다. 우재는 기절할 것 같았다. 우재의 심장이 도통 가라앉지 않았다. 평범해 보이는 이 여자의 빛에 메마른 그의 땅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한때는 축축하게 젖어들어 모든 것들의 밭이 되었던 그의 가슴이 이제는 오로지 이 여자를 향해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타올랐다. 그나마 남았던 작은 것들조차도 여자가 일으킨 바람에 한순간에 재가 되어갔다. 여자는 눈이 동그래졌다. 그리고 약간 헐떡였다.
“흑, 흑…흑, 흐으헉”
우재는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괜찮아요?”
우재는 고개 숙인 여자를 따라 얼굴을 젖혀 여자의 얼굴을 찬찬히 보았다. 하얗기는 하지만 곳곳에 청춘의 자국이 있었다. 하지만 눈이 너무나 아름다워 그의 가슴은 더 사납게 불타올랐다. 촉촉해진 눈가에 모든 이야기가 담겨 있는 듯 했다. 자신보다도 어려 보였다. 우재는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
“괜찮아요?”
여자는 약간 훌쩍이며 눈물로 엉겨 붙은 머리칼을 재빨리 정리하고 먹먹한 목소리로 앙증맞게 대답했다.
“저 아세요? 흐흑”
우재는 떨리는 목소리로 능청스럽게 말했다.
“저는 몰라도 당신은 알 수도 있어요.”
그제야 여자가 우재를 쳐다보았다. 여자는 긴 속눈썹을 끔벅이면서 무슨 황당한 소리를 하는 거지 하는 듯 했다. 그리고 숨을 거칠게 한번 들이 쉬고 약간은 진정 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그리고 슬퍼서 우는 것도 아니에요.”
우재는 훌쩍이며 말하는 그녀가 너무 귀여워서 눈썹을 구부리며 계속 바라보았다.
“알아요. 저도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 그리고 날이 좋잖아요?”
여자는 우재가 이상한 말을 지껄여도 개의치 않은 듯 했다.
“진짜, 창피하네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 앞에서 이렇게 울고 있으니까.”
그때 갑자기 또다시 돌풍이 불며 여자의 머리를 채갔다. 우재는 저도 모르게 여자의 어깨를 잡았다.
“미안해요. 갑자기 바람이 불어서.”
여자는 더 크게 울었다.
우재는 얼떨결에 만난 여자 아래 깔린 하얀 천위에 앉았다. 우재는 능청스럽게 여자에게 잠시 쉬다 가도 되냐고 물었다. 여자는 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엉덩이를 들이 미는 우재를 어떻게 할 생각도 없어 보이는 듯했다. 여자는 잔뜩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여자는 더욱 작아 보였다. 길고 검은 머리칼이 여자를 휘감는 듯 했다. 우재는 여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차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요?”
여자는 한숨을 푹푹 내쉬며 말했다.
“그냥 이렇게 된 거 편하게 말할게요. 그냥 행복해서 울었어요.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도, 이 좋은 날에 가게에 있지 않아도 되는 것도 다 행복하게 느껴져서 울었어요.”
우재는 반짝이는 눈으로 계속 물었다.
“여기서 사세요?”
“네, 근데 얼마 안됐어요. 그래서 아직 여기 모든 것이 다 새로워요.”
“학생이에요?”“아뇨, 졸업했어요. 한국에서.”
“파리는 좋아요?”
“네. 그런 거 같아요. 저는 새롭잖아요. 언제 돌아갈지도 모르고. 있는 동안 더 좋아 해보려고요.”
“아아…, 여행 온 거구나?”
“아뇨. 음…, 이게 여행이려나…? 그럼 아주 긴 여행이 되겠네요.”
우재는 그녀의 층이 난 머리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바라봤다. 가슴이 쿵쾅대는 소리가 너무 커서 들킬 것만 같았다. 우재의 시선을 느낀 여자가 갑자기 우재의 똑바로 쳐다봤다. 우재는 심장이 내려앉음을 느꼈다. 여자는 깊은 눈으로 한참이나 우재의 눈을 응시했다. 여자는 무언 갈 읽어내려는 듯 했다.
“여기는 참 아무나에게 말을 걸고 같이 앉아도 이상하지 않아요. 그죠?”
갑자기 우재의 얼굴이 붉어지며 멋쩍어 졌다.
“그러게요….”
여자는 더욱 우재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리고 노래가 울리는 휴대폰을 한참 바라보더니 놀란 토끼 눈으로 우재를 다시 바라보았다.
“알…플라워…?”
우재는 환하게 웃어주었다. 잔잔하게 들려오는 멜로디가 둘 사이를 휘감았다. 오늘 두 번 불었던 바람이 다시 세계여행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그들 위에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