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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아름답다고
작가 : 내일
작품등록일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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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지금 너는
작성일 : 19-11-08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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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지금 너는

 

 우재는 공항으로 왔다. 우재는 한 달이라는 휴가를 받자마자 공항으로 달려 나왔다. 파리에

 가기 위해서였다. 우재는 대충 필요한 것들을 바로 공항으로 나왔다. 매니저 성태가 그런 그

 를 앞에서 막았다.

 “어디 가려고?”

 우재가 성태를 밀치며 말했다.

 “나 잠깐 어디 좀 다녀올게.”

 성태가 한숨을 쉬었다.

 “잠깐이 아닐 거잖아.”

 우재가 절박한 얼굴로 성태를 바라보았다.

 “형, 제발 나 가야해.”

 성태가 비켜섰다. 우재는 성태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차에 올라탔다.

 

 우재는 파리에 도착했다. 우재는 먼저 한나가 일하던 곳으로 갔다. 어서 빨리 그녀에게 가 그

 때의 일들을 사과하고, 할 말들을 하고, 그러고 꼭 안아주고 싶었다. 우재는 힘차게 식당 문을

 열었다.

 “한나씨!”

 식당 안에는 사장 부부가 오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재는 가게 안을 둘러보았지만 한나는

 없었다. 사장부부는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남자 사장님이 우재에게 다가왔다.

 “저기…, 그 때 그 분이시죠?”

 우재가 남자 사장님을 보고 깍듯이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잘 계셨나요? 저어…, 한나씨를 좀 보고 싶은 데…, 어디있죠? 오늘 출근 안

 했나요?”

 사장 부부가 서로의 눈을 보며 당황해 했다. 여자 사장님이 말을 꺼냈다.

 “저어, 한나 소식 모르시나 봐요?”

 우재가 되물었다.

 “네? 한나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요?”

 “한나, 한국 갔어요.”

 우재의 눈이 동그래졌다.

 “네? 언제요?”

 남자 사장이 말을 이었다.

 “한나가 한국에 일이 생겨서 돌아갔어요.”

 남자 사장은 우재의 기색을 살폈다.

 “전혀 연락이 안됐나 봐요?”

 우재가 머리를 뜯었다. 그리고 말했다.

 “혹시 한나씨가 언제 떠났는지 알 수 있을까요?”

 여자 사장이 말했다.

 “꽤 됐지요, 한 석달 전이었을 거예요.”

 우재가 손을 이마에 짚었다. 우재는 한나의 한국행을 몰랐던 자신을, 더 일찍 와보지 못했던

 자신을 자책했다. 우재는 한참을 숨을 고르더니 힘겹게 얼굴을 들어 사장부부를 보며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그럼.”

 우재는 사장 부부에게 간단히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는 가게를 나섰다. 우재는 바로 다음 비행

 기 티켓을 예매했다. 우재는 남은 시간 동안 한나와의 추억이 떠올라 센느 강변으로 걸어갔다

 . 우재 앞에 생글생글 웃는 한나의 모습이 아른 거렸다. 우재는 이번에도 놓쳐 버렸다. 우재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예요 한나씨….”

 우재는 한나와의 모든 대화를 떠올렸다. 한나와 우재는 그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나누며

 지냈다. 우재는 한나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다. 그리고 한나의 모든 것을 감싸주고 싶었다. 한

 나의 남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우재는 눈을 감고 한나의 목소리를 떠올렸다.

 “난, 바다가 좋아요.”

 ‘바다…’

 “난 나중에는, 진짜 나중에는 고향으로 가려고요.”

 ‘고향…’

 “난 광해가 마음에 들어요. 정말.”

 ‘광해…!’

 우재는 벌떡 일어났다. 우재는 계속해서 되내었다.

 “광해, 광해, 광해”

 광해였다. 우재는 벌써부터 한나를 다시 만난 기분에 가슴이 떨렸다.

 “광해야, 광해였어.”

 우재는 자신의 배경화면인 한나의 뒷모습이 찍힌 에펠탑의 전경을 응시했다.

 “그래, 바다가 있는, 밤이 예쁜 한나씨의 고향이었어!”

 우재는 비행기 시간을 확인 하더니 달려나갔다.

 

 우재는 공항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자마자 매니저 성태의 잔소리가 시작되었다.

 “너 임마! 파리를 갔으면 말을 해야 할 거 아니야!”

 우재가 살짝 피곤한 듯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미안 형, 미안, 근데 나 다시 한국 왔고 그리고 나 좀 급해서.”

 우재는 성태의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우재는 자

 리에 앉아 네비게이션을 켰다. 그리고 네비게이션에 대고 말했다.

 “광해, 광해로 가줘.”

 네비게이션은 아주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이제 길 안내를 시작하겠습니다. 자리에 앉아 운전 좌석 벨트를…”

 우재는 비장한 표정으로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우재는 운전을 하면서 한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한나는 받지 않았다. 그 때 이후로 한나는 계

 속 무시했다. 한나의 마음에 있는 오해를 풀어줘야 했다. 우재는 가슴이 아팠다.

 “한나씨…”

 우재는 엑셀을 더 세게 밟으며 달렸다. 우재는 이제 한나에게로 달려가기를 원했다. 단숨에

 한나를 만나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용서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정말 미안해요…”

 우재의 볼을 타고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우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우재는 한나를 만날

 수 있다면, 한나를 볼 수 있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재는 입술을 깨물었

 다. 여기까지 온 자신을 한나도 내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우재의 가슴에 희망이 차오르

 기 시작했다.

 

 우재는 광해에 도착했다. 막상 도착한 우재는 머리가 아팠다. 그는 한나의 집을 몰랐다. 우재

 는 한나가 말했던 빨간 등대 앞에 와 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한나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

 니었다. 우재는 대낮에 나와있는 자신을 사람들이 알아볼세라 코트 깃으로 얼굴을 여몄다. 우

 재의 얼굴에 다시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우재는 근처 작은 포장마차로 들어갔다. 장

 사를 일찍 시작하는 곳이었다. 우재는 들어가 회를 한 접시를 시켰다. 우재는 생각했다.

 ‘한나씨와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우재는 회 한 접시를 비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재는 유유자적하게 한가로이 바닷가를 거

 닐었다.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곳곳에서는 배가 드나들고 있었다. 이곳은 작은 항구이기도

 했다. 우재의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그리고 우재는 또 생각했다.

 ‘나중에 이곳에 내려와 한나씨와 살아도 좋을 곳이네…’

 우재는 벌써 한나와의 미래까지 그리고 있었다. 우재는 조용히 바다의 출렁이는 소리와 갈매

 기의 끼룩거림을 들으며 바다를 감상했다.

 

 우재는 이제 인정해야만 했다. 우재는 한나를 찾을 수 없었다. 한나는 우재를 수신 거부를 해

 놨는지는 몰라도 연락도 되지 않았다. 문자를 보내 봐도 답이 없었다. 한나는 생각보다 매정

 했다. 하지만 우재는 뭐라 할 처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우재가 한나에게 신뢰를 주지 못

 했고 긴 시간 홀로 매버려 두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내가 정말 한나를 좋아해.”

 이미 우재는 갑이 될 수가 없는 처지였다.

 

 우재는 다시 차에 시동을 걸었다. 이제 더 이상 그는 한나를 찾을 수 없었다. 그가 평범한 이

 였다면 한나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재는 달랐다. 우재는 한나

 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는 이제 한나 말고 다른 여자는 만날 수 없을 자신을 너무나도 잘

 알았다. 우재는 자신이 벌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 그렇게 한나를 두고 떠나서는 안됐

 다. 유리의 손을 것이 아니라 한나의 손을 붙잡고 뛰어갔어야 했다. 한나는 우재에게 이런 말

 을 했었다.

 “나, 우재씨 만나고부터 꿈을 꿔요. 막 행복했다가 갑자기 물을 맞고 식어버리는 그런 꿈이요.

 그 꿈엔 주인공도 악역도 없어요. 제가 물을 맞는 게 이상한 것도 아니에요. 제가 물을 맞아

 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가요. 제가 제 길로 돌아 온 거겠죠. 우재씨 나 조금은 행복

 해도 되겠죠?”

 우재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우재는 다시 네비게이션을 켰다.

 “서울 동작…”

 우재는 네비게이션의 안내 목소리를 들으며 마지막으로 차창 넘어 광해의 모습을 바라 봤다.

 광해에 와서 광해의 바다를 본 것만으로도 우재는 한나의 웃는 얼굴을 본 것 같이 마음이 싱

 그러워졌다. 그리고 우재는 종종 이곳에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민은 응급 분만 실 앞에서 한나의 가족들과 함께 한나를 기다렸다. 민은 한나가 걱정 되면서도 엄마와 미나의 눈치를 봤다. 엄마는 민을 째려보고 있었다. 미나는 슬금슬금 민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저기…”

 민이 생각에 잠겨 있다 미나의 목소리에 놀랐다.

 “네?”

 미나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언나랑 어떻게 만났대요?”

 민이 멋쩍게 웃었다.

 “하하, 그게…”

 그때 엄마가 미나에게 소리쳤다.

 “시끄러!”

 그리고 민을 향해 말했다.

 “나, 연예인 그런 거 안무서워요. 우리 딸한테 그런 거 내가 이따 단단히 혼내 줄 테니까 그렇게 알아요!”미나가 엄마를 보며 말했다.

 “엄마, 아니 언니가 대어를 잡아 왔으니 칭찬을 해줘도 모자랄 판에…”

 엄마가 미나의 말을 막았다.

 “뭐가 어째?”미나가 당당히 일어나 엄마에게로 가 말했다. 민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솔직히 그렇잖아. 언니 계 탄 거지.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란 말이야. 아니 애 아빠 본인도 아버지라고 당당하고!”

 민이 멈칫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미나는 계속 팔을 휘저으며 말했다.

 “애야 빨리 낳았으니 된 거고. 이제 서방이랑 서방님 능력으로 알콩달콩 하게 살 일만 남았네!”

 엄마가 소리쳤다.

 “웃기고 있어 아주!”민은 미나의 말에 어쩔 줄 몰라 했다. 미나가 살벌하게 웃으며 민을 향해 말했다.

 “우리 언니 모른 척 하면 나한테… 알죠?”

 민이 미나의 표정에 흠칫 했다.

 “그럴 일 없어요, 난 한나씨 뿐이니까…”

 듣고 있던 엄마가 비아냥 거렸다.

 “허이고! 그래서 애가 혼자 그 큰 가방을 들고 집에 오게 했나?!”

 민이 고개를 숙였다. 엄마가 민을 보고 말했다.

 “애야 아빠니까 어쩔 수는 없겠지만, 나는 우리 한나 그쪽한테 안줘요!”

 미나가 밀했다.

 “엄마!”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주 이 애미 가슴에 피멍들게 하고 지 새끼 밴 여자한테 연락도 없고! 나는 그런 거 한나가 마음 고생하는 거 싫어요!”

 민이 해명하려 입을 뗐다. 미나가 엄마한테 성질을 냈다.

 “아, 엄마!”

 “저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어머니…”

 그때였다. 분만실의 문이 열리더니 간호사가 한명 나왔다.

 “아들이에요! 축하드려요!”

 미나와 엄마가 부둥켜안고 울었다. 엄마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어이고 내 딸, 수고했다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애는 괜찮은거죠? 우리 딸이랑?”

 간호사가 웃으며 대답했다.

 “네, 아주 두 사람 다 건강해요.”

 민은 옆에서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울고 있었다.

 “한나씨…, 흑”

 그렇게 사랑을 듬뿍 받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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