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흰머리 휘날리며
작가 : 권기영
작품등록일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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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 홈그라운드
작성일 : 19-10-20     조회 : 346     추천 : 0     분량 : 4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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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앞으로 다가와 가만히 서 있는 갑수.

 

 “어이, 영감 이번에도 방해 하러 왔수?”

 

 도끼를 꺼내며 그를 보며 웃고 있는 독팔. 하지만 갑수가 입을 여는 순간 예상치 못한 말들로 인해 모두가 황당해 할 수 밖에 없었다.

 

 “여기가 어디요? 그리고 당신들은 누구요?”

 “무..뭐라고?”

 “한국말 모르오?”

 

 갑수의 말에 수광은 황당해 하다가 순간 번뜩 떠오른다.

 

 ‘아! 그래, 저 노인네 기억이 진짜로 오락가락하는 거였어. 말만 잘하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겠는데?’

 

 수광은 갑수와 싸우지 않고 조용히 넘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독팔은 1차원적인 사람이라 자신과 장난치는 거 같아 기분이 나빴다. 독팔은 꺼내든 도끼를 어깨에 걸치고 갑수에게 다가갔다.

 

 “영감탱이가 우리랑 장난치나, 지금 이게 뭐로 보이오?”

 

 도끼를 어깨에서 내려 매만지면서 갑수에게 말한다. 그에 갑수는 무덤덤하게 말한다.

 

 “그거 뭐, 장작 쪼갤 때 쓰는 도끼 아니오?”

 “허, 참 기가 막히는 영감탱이네. 이걸로 머리가 쪼개질 거라는 건 생각 안 해봤소?”

 

 그의 섬뜩한 말에도 갑수는 덤덤하게 수염을 만지면서 말한다.

 

 “그걸로 머리가 쪼개지려나, 난 아직까지 그런 건 못 봤는데.”

 

 갑수의 말에 그는 미간이 좁혀지면서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리고 도끼를 갑수에게 던졌다.

 

 턱

 “뭐, 머리도 잘하면 쪼개지기도 하겠네.”

 “...”

 

 순간 화가 난 독팔이 갑수에게 도끼를 던졌지만 그는 날아오는 도끼를 한 손으로 잡아내고 만다. 그에 행동에 독팔은 갑수가 진짜배기라는 것을 느꼈다. 갑수가 독팔의 도끼를 매만지면서 씨익 웃으면서 말한다.

 

 “근데 나는 연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지금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알겠네.”

 

 그의 말과 동시에 도끼를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독팔에게 달려드는 갑수. 이전에는 그저 말없이 다가오는 적을 상대했지만 갑수는 상대가 많을 땐 우두머리부터 제거하고 나면 사기가 떨어져 상대하기 쉽다고 판단하여 먼저 들어갔다. 순식간에 들어오는 갑수의 행동에 다른 조직원들은 당황했지만 독팔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전에 갑수의 실력을 들은 것도 있었고, 방금 전 도끼를 잡는 행동에서 심상치 않는 것을 느껴 곧바로 대응했다. 먼저 달려든 것은 갑수였지만 주먹을 먼저 뻗은 것은 독팔이다. 갑수는 전과 같이 그의 팔을 피하고 팔을 잡아 꺾으려고 하였으나 독팔은 돌려차기로 갑수를 밀어버린다. 갑수는 그의 발차기를 팔로 막고 뒤로 약간 물러나진다.

 

 그리고 갑수는 곧바로 그에게 달려들고 그들의 공방전은 시작된다. 주변에 있던 조직원들은 독팔의 싸움 실력을 알았는데 그와 비슷하게 갑수가 싸우는 것을 보니 달려들 생각도 못하고 구경하고 있었다.

 

 치열한 공방전은 점점 갑수가 밀리는 것처럼 보였다. 독팔은 자신을 상대로 노인네가 이렇게 치열하게 싸울 줄은 몰랐고, 인간이 절대 나올 수 없는 반응속도로 막고 피하고를 하는 노인네를 보니 경악스러웠다. 독팔은 진지했지만 갑수는 그저 씨익 웃으면서 상대하는 것을 보아 갑수는 제대로 상대를 안 하고 있는 것 같아 독팔은 더 기분이 나빴다.

 

 “이제 좀 제대로 해볼까?”

 

 그의 말과 동시에 방어만 하던 갑수는 독팔에게 공격을 하면서 승기는 점점 독팔이 밀렸다. 독팔은 공격을 허용하면서도 끝까지 갑수와 상대를 하고 있었지만 결과는 갑수가 승리할 것 같았다. 그 모습은 본 수광은 다급하게 조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니들 뭐해, 가서 독팔이형님 도와!”

 

 점점 고조되는 싸움을 구경하던 조직원들은 순간 정신 차리고 갑수에게 다 같이 달려든다. 독팔은 평소에 자신의 싸움에 관여하는 것을 상당히 싫어했다. 하지만 갑수는 호랑이였다. 호랑이에게 인간이 맨 손으로 어떻게 이길 수 있는 것인가. 독팔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떨어진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없는 머리를 넘기면서 숨을 고르고 있었다.

 

 “씨x, 기분 매우 뭐 같네.”

 

 좁은 골목도 아니고 넓은 평지에서 그들을 상대하기에는 갑수도 무리가 있어보였다. 전성기 시절의 몸과 체력 이였으면 가능했겠지만 그도 나이를 먹은 노인이라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는 여유를 부리면서 그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9명이지만 동시에 달려드는 숫자는 동시에 2~3명 갑수는 그런 사실을 알고 있기에 거기에 맞게 싸우고 있었다.

 

 독팔은 9명을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갑수의 모습을 보면서 이를 갈면서 도끼를 들고 달려간다. 갑수는 저 멀리서 달려오는 독팔을 보았다. 독팔까지 합세하면 갑수 또한 무리가 있어 산 쪽으로 가는 길목을 뚫고 산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그들과 독팔은 갑수를 따라 산을 올라간다.

 

 수광은 그들이 올라가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의 옆에 있던 부하는 같이 싸우지 않고 수광 옆에 가만히 붙어 있었다. 그는 수광만 보호하면 되기도 하고 갑수와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었다. 수광은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삼촌, 노인네가 나타났어요..”

 “뭐? 내가 감시를 붙여놨는데 그 놈은 뭐하고 있는 거야?”

 “저도 모르겠어요, 갑자기 운동하다가 누구냐고..여기가 어디냐고 막..”

 

 수광은 횡설수설하면서 남배에게 말했고, 남배는 짜증을 내며 말한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 영감쟁이는 어디 있어? 독팔이는?”

 “그 노인네가 산으로 올라가서 독팔이형님하고 애들도 뒤 따라 갔어요.”

 “하, 미친 노인네. 치매 걸렸으면 조용히 잠이나 자야지. 거기서 왜 운동을 하고 있는 거야.”

 “삼촌, 어떻게 해요?”

 “어떻게 하기는 가서 처리해. 그리고 그 할매도 같이 처리해.”

 “아, 네..알겠어요.”

 

 전화를 끊은 수광은 안절부절못하면서 한숨만 푹푹 쉬고 있다. 옆에 있던 사내가 수광에게 물어본다.

 

 “형님, 어떻게 합니까?”

 “일단 할매 데리고 우리도 산으로 올라가자.”

 “예? 진짜 이번에는 저희 살아서 못 내려올 것 같은데 말입니다.”

 “나도 몰라, 일단 올라가자. 독팔이 형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아니 그래도..알겠습니다..”

 

 그들은 할머니를 데리고 힘없이 산으로 뒤 따라 올라간다.

 

 ***

 

 전화를 끊은 남배는 휴대폰을 집어던진다. 겨우 노인네 하나에 신경이 쓰였는데 독팔이가 있는데도 이렇게 일이 처리 안 되는 것을 보니 매우 불안했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마지막 수단이다.’

 

 남배는 독팔을 믿었지만 이번일이 잘못 되면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그래서 남배는 용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용배야, 나다.”

 “어, 그래 일은 잘 처리 되고 있나?”

 “그게 문제가 생겼다.”

 “왜, 독팔이로도 안되더나?”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혹시 몰라서 내가 저번에 말 한데로 진행해야겠다.”

 “아 그래? 언제 진행하면 되는데?”

 “지금. 독팔이 하고 애들이 영감쟁이 따라서 산에 올라갔는데. 혹시 몰라서 지금 바로 진행해야겠다.”

 “흐음, 그래 지금 바로 진행하마.”

 “그래, 고맙다.”

 

 남배는 전화를 끊은 동시에 불안함이 사라지고 평온이 다시 찾아왔다. 보험을 하나 들어놓은 거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 이걸로 이제 안심할 수 있겠어.’

 

 ***

 

 어둑어둑한 밤 산 속을 올라가는 노인과 뒤 따라오는 사내들이 있다. 밤이라 잘 보이지 않는 데도 불구하고 노인은 흰머리가 휘날리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있었다. 그들 또한 노인의 뒤로 졸졸 쫒아왔다.

 

 부스럭부스럭

 “야, 저기다 빨리 쫒아!”

 “예!”

 

 사내들은 노인을 부지런히 쫒아왔다. 그들의 속도 또한 일반인과 다르게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갑수의 속도만큼 빠를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은 옹기종기 모이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올라온 독팔은 힘겹게 올라왔지만 그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순간 열이 받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야 이 멍청한 새끼들아! 놓치면 어떻게 하냐!”

 “죄..죄송합니다, 생각보다 너무 빨라서 도저히 쫒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하, 그 노인에 무슨 다람쥐도 아니고 왜 이리 빠르냐.”

 

 독팔은 애들도 지쳐있어 보여서 일단은 휴식하기로 한다. 어차피 내려오는 길은 여기 밖에 없어서 죽치고 있다 보면 갑수가 내려올 것이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려오지 않으면 그들의 올라갈 예정이었다.

 

 “일단 여기서 대기하면서 휴식취해라. 혹시 모르니깐 사주 경계 확실히 하면서 쉬어라.”

 “예!”

 

 그들은 산 중턱에 자리를 잡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휴식을 취하는 와중 막내로 보이는 몇 명은 휴대폰 후레쉬로 주위를 정찰하면서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30분 정도 지날 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그들은 약간의 긴장들이 풀렸다. 갑수의 힘을 보았을 땐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산에 올라가면서도 은근 늦게 올라가면서 막내들을 위로 보냈다. 그때 막내 한명이 보이질 않았다. 자신이 막내들에게 구역을 지정해줘서 정찰하라고 말을 해줬기 때문에 빈자리는 자신만 알 수 있었다. 10명에서 순식간에 9명이 되었다.

 

 그는 막내가 사라졌다고 말을 하려는 순간 또 막내 한명이 사라졌다. 눈앞에 있었는데 눈을 감았다가 뜨고 보니 사라졌다. 순식간에 두 명이 사라지니 자신 포함 총 8명이 되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그는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소리를 질렀다.

 

 “혀..형님! 막내들 두 명이 사라졌습니다! 귀신입니다 귀신!”

 

 그 소리를 들은 사내들과 독팔은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 순간 소리를 지르던 그 사내도 사라진다.

 

 “혀..형님! 아아아악!”

 

 그의 비명소리가 메아리처럼 산을 점점 퍼져나갔다. 그 소리에 사내들은 보이지 않는 적에게 공포감을 느꼈다. 7명의 사내들은 서로 등을 맞대고 주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 나무 밑에서 무언가 걸어오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사내 한명이 소리를 지른다.

 

 “도..독팔이 형님! 저기 나무 밑 입니다!”

 “...”

 

 후레쉬를 비추자 갑수의 모습이 보였고 건장한 사내 셋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든 마술을 보여준 게 갑수였던 것 이다. 근데 갑수의 모습이 산 밑에서 봤을 때랑 산에서 봤을 때 느낌이 달랐다. 야생에서 길들여지지 않는 맹수를 만난 느낌이다. 사내들은 자신의 구역에서 나가라는 느낌을 서로 받았다.

 

 갑수는 특수부대 시절 임무를 하면서 산, 바다, 하늘 등으로 침투하는 임무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갑수는 산을 굉장히 좋아했다. 숲의 냄새가 갑수의 기분을 좋게 해주었고 산은 특히 엄폐를 하면서 적들을 암살하기 최적의 좋은 장소였다.

 

 갑수에게 산이란 그런 곳 이였다. 그리고 기록에 따르면 그의 홈그라운드에 들어온 이상 살아남은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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