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흰머리 휘날리며
작가 : 권기영
작품등록일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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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 민아 2
작성일 : 19-10-30     조회 : 330     추천 : 0     분량 : 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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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기다려요. 제가 손을 쫌 써놨으니깐 여기 찾는 거 금방일거에요.”

 “...”

 

 말없이 갑수는 밥을 먹고 있었다. 그의 말을 듣고는 있었으나, 사각지대를 통해 여기를 어떻게 탈출할지 생각하고 있었기에 대답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았고, 천천히 생각하기로 했다. 조급하게 일을 처리하려다 망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여기서는 잘못 되면 죽음으로 향했기에 더욱더 조심하기로 생각했다.

 

 ***

 

 다시 방안으로 돌아온 갑수는 편의점에서 산 메모장에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한 것을 적는다. 다음 날에 자신의 기억이 잃어버릴 수도 있기에 꼼꼼하게 적는다. 이번에는 메모장 두 개를 나눠 놨다. 한 곳에는 양로원부터 누구나 알아도 상관없는 정보와 한 곳에는 이 시설에 대한 정보와 아들이 온다는 정보였다. 중요한 정보를 적은 메모장은 어딘가에 숨겨놓고 하나의 메모장에는 메모장 숨긴 위치를 자신이 알아볼 수 있도록 적어 놨다.

 

 ‘후우,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이네.’

 

 갑수는 아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 시설에 대한 정보를 알면 알수록 아들이 와도 여기를 탈출 할 수 있을지 문제였다. 혹 본부에서 도와준다고 해도 엄청난 거물들이 돈을 쓰게 되면 어떻게 될지 상상도 가지 않아 마음 한편에는 무거운 마음이 가득했다.

 

 TV에는 모든 경기가 다 끝나고 유흥시설에 대한 홍보만 하고 있었다. 새로운 여자들에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 처녀들도 납치되어 온 것인가. 젊은 나이에 불쌍하구만.’

 

 TV속에서는 도영이 그토록 찾는 민아도 나오고 있었다. 도영의 정보는 정확했다. 민아도 이 섬에 납치되어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그 예상이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갑수는 침대에 누워 잠에 든다. 하지만 갑수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 있었다. 방안에는 각 CCTV들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들의 상황을 감시하고 있었다. 이런 사실 정도는 갑수가 예상할 수 있었으나, 다른 걱정거리가 많고 몸이 피곤해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

 

 CCTV를 보고 있던 사내 중 하나가 갑수의 행동을 보고서 쓴다.

 

 “이 노인네 어떤 거를 메모하고 있는 거야?”

 “그거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메모장 두 개를 사서 하나는 숨겨놓고 하나는 머리맡에 두었습니다.”

 “흐음, 혹시 모르니깐 메모장에 있는 정보들 모조리 가져와서 보고서 작성해.”

 “네, 알겠습니다.”

 

 이 사내들도 노인들의 행동에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처음부터 용병들과 싸우면서 탈출하려고 했던 행동, 경기장에서의 엄청난 무력 등을 생각하면 갑수의 사소한 행동에도 감시를 할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니다. 그냥 내버려둬. 조금만 더 지켜보자. 괜히 물건 건드렸다가 민감한 노인네 더 숨길지도 모르지.”

 “네, 혹시 모르니깐 더 섬세하게 작성해서 보고서 올리겠습니다.”

 “그래.”

 

 그는 갑수에게 당했던 용병 중에 한명이었다. 총을 들고 있었지만 생포하라는 명령에 덤벼들었지만 팔이 부러져서 관리직 쪽으로 임시 배치 받았다. 자존심이 상할 때로 상한 그는 항상 갑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노인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어차피 내 손바닥 안이지. 큭큭.’

 

 흡사 남배의 조카 최수광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것 같은 그의 모습을 보니, 앞날이 어떨지도 기대가 되기도 한다.

 

 ***

 

 방안에서 갑수는 몸을 풀고 있었다. 지상에 올라와 1층의 사내들을 상대하면서 어느 덧 승급전의 날이 왔다. 갑수의 승급전은 다른 이들과 다르게 항상 이벤트가 숨어져있었다. 처음 승급전은 자신의 3단계나 높은 지상 1층의 노인. 그리고 두 번째는 부자 놈들의 자존심 대결을 위해 데리고 온 일본인 노인. 지금이 3번째 승급전이였다. 그래서 갑수는 이번에는 어떤 것이 숨겨져 있나 남배에게 물어봤으나.

 

 “이번에는 뭐, 별거 없어요. 그냥 이기시면 되요.”

 

 남배는 그저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한다. 그래도 갑수는 약간의 긴장을 한다. 지상 1층부터는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여 도핑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이가 있는 노인들은 부작용을 생각하며 웬만해서는 잘 안 한다고 들었다. 혹시나 이번에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게 된다면 약간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갑수는 특수부대 시절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사내들을 싸워 보았다. 그들은 엄청난 힘으로 갑수를 압박해왔고, 그만큼 약을 쓰게 되면 갑수도 힘들었다. 고통을 덜 느껴 갑수의 급소 공격 또한 그들은 무시하고 싸웠다.

 

 갑수의 방문이 열리고 지하를 관리하는 노인이 찾아왔다. 그는 지하를 관리하지만 경기에 입장 할 때면 지하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을 데리고 오는 몫도 그 노인의 몫이었다.

 

 ‘이제 또 다시 시작이네. 저 빛을 볼 때마다 기분이 묘하긴 하네.’

 

 어두운 복도를 지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기장의 문이 보일 때마다 갑수는 기분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 없었다. 경기장의 문이 보였고, 그 곳으로 갑수는 걸어갔다. 그러자 관중들은 환호하였다. 갑수는 이 콜로세움에서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많은 노인들이 싸우면서 층을 올라갔다. 재미가 없진 않지만 갑수만큼의 실력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의 상대는 하얀 피부를 가진 노인이었다. 그 백인은 레슬링을 주로 사용한 것처럼 보였다. 레슬링 복을 입고 누런 이를 보여주면서 갑수를 향해 웃고 있었다.

 

 “헤헤헤. 헤이, 옐로우 몽키.”

 

 그의 근육들이 비정상적으로 펌핑되어 보였다.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게 되면 저런 현상을 볼 수 있었는데 너무 과다하게 맞아서 그런지 오른 쪽 팔이 심하게 부풀어 올랐다.

 

 “약쟁이 새끼. 뭐가 좋다고 웃고 있냐.”

 

 자신보다 작은 체격의 갑수를 보면서 좋아하고 있었다. 스테로이드를 맞지 않아도 그보다 체격이 컸으나, 약물까지 투여하고 나니 그의 체격은 마치 헐크 같이 괴물 같아 보였다. 얼굴은 쭈글쭈글하지만 몸 자체는 탄탄해보였다.

 

 ‘후우, 약쟁이들 언제 등장하나 했는데, 하필 이때 등장하네.’

 

 시작과 동시에 백인 레슬러가 갑수에게 달려왔다. 관중들은 갑수의 한방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빨리 끝난 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달려오는 레슬러는 마치 트럭이 다가오는 느낌을 주었고, 갑수는 달려오는 그를 피했다. 레슬러는 끝없이 갑수에게 달려들었지만 갑수는 걸리면 끝난다는 생각에 피하면서 그의 다리 쪽에 데미지를 주었다.

 

 상체가 큰 만큼 약점으로 보일 곳은 하체, 얼굴 쪽 밖에 없었다. 갑수는 그의 다리에 계속 된 공격을 하면서 피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피하다가 갑수는 그에게 잡혔고 엄청난 힘으로 갑수를 압박을 하려고 했다. 갑수는 최대한의 힘을 써서 다시 탈출하였다.

 

 “요, 쥐새끼 같은 놈. 잡힐 듯 말듯하네.”

 “덤벼 약쟁이새끼.”

 

 갑수는 처음으로 상대를 도발하면서 유인하고 있었다. 그 노인은 약간의 도발에 흥분하여 다시 달려들었다. 점점 벽으로 밀리는 갑수. 피할 공간이 별로 안 보여서 잡힐 것 같았지만 갑수는 벽을 차서 공중으로 뛰었다. 그 순간 달려오던 백인 레슬러는 그를 향해 보았고, 갑수는 그의 머리를 밀어 벽과 부딪히게 만들었다.

 

 퍼억

 엄청난 소리가 나면서 레슬러는 벽에 얼굴을 박아버렸다. 하지만 레슬러는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갑수의 꾀에 당했다는 사실에 열이 받아 갑수에게 달려들었다.

 

 ‘이 황소같은 놈, 얼마나 약을 빤 거야.’

 

 갑수는 그의 공격을 피하면서 하체에 공격을 했지만 그는 쓰러질 기미가 안 보였다. 이 백인 레슬러는 하체에도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서 그만큼 단단하게 만들어서 그의 몸 전체가 아주 단다했다. 그때 갑수의 눈에 무언가 보였다. 경기장 주변에 보이는 무기들이 보게 되었다.

 

 ‘저 방법 밖에 없나.’

 

 갑수는 재빨리 무기가 장식 되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거기에는 여러 무기들이 있었는데 갑수는 갈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는 단검 두 개를 들었다. 그때 레슬러는 갑수의 뒤를 잡을 수 있었다. 관중들은 모두 동공이 확대되면서 놀란 표정으로 가만히 있었다.

 

 관중들은 레슬러에게 놀란 것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레슬러의 목에서 피가 흐르면서 쓰러졌는 것이었다. 레슬러는 갑수를 잡은 줄 알았으나, 찰나의 순간 갑수는 몸을 빠져나왔다. 그 순간 갑수는 레슬러의 목의 경동맥을 잘라버렸다.

 

 암살자처럼 순식간에 그를 죽인 모습을 보고 관중들은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갑수가 질 것 같아 보였다. 레슬러의 체격을 보고는 누가 감히 그를 이기겠다는 생각을 했을까.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갑수가 뒤집어 버렸다. 순식간에 그는 목에 피가 흐르면서 죽어버렸다.

 

 ‘벌써 이거를 꺼내게 하다니.’

 

 사실 갑수는 임무 때 항상 무기를 사용했다. 다수를 상대하기에는 무기를 사용함이 더 좋았고, 임무를 빠르게 끝내기에 무기만 한 것이 없었다. 갑수는 모든 무기를 사용해왔다. 그는 나중에 무기를 사용하면서 상대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주먹으로 상대하기에는 지상 1층까지가 한계였던 것이다.

 

 쓰러진 상대를 보면서 갑수는 숨을 돌리고 뒤를 돌아 문으로 나갔다.

 

 ‘하아, 어디까지 버틸 수 있으려나.’

 

 ***

 

 이번 경기는 남배는 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다. 자신의 보스들은 이벤트성 경기가 있으면 내기하러 왔었고, 오늘은 그런 경기가 없었다. 경기장에서 나와 갑수에게 가고 있던 남배. 그는 갑수의 무기 사용에 눈이 동그래지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가 무기를 이렇게 잘 사용하는 지도 몰랐고, 이번 싸움은 진짜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대, 대단하네. 와, 진짜 이번에 끝이구나 생각했는데.’

 

 그는 저 멀리서 걸어오는 용병하나와 여자를 발견한다. 얼굴이 굉장한 미인이었다. 하지만 남배는 그 여자를 보면서 의아해했다. 여기에 끌려오는 여성들의 표정은 웬만해서 다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여자는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 울지도 않고 당당하게 걸어왔었다. 그런 모습에 남배는 이질감을 느꼈지만 이내 관심이 사라지고 갑수에게 걸어간다.

 

 그녀는 도영이 그토록 찾는 민아였다. 자신의 남편이 될 도영의 활약에 자신 또한 특종을 발견하고 싶었다. 그때 마침 제보가 들어왔었다.

 

 한국에서 가장 큰 C그룹의 회장의 비리 문서를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C그룹의 회장 김필제는 교통사고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자신의 할아버지가 만든 그룹을 재산을 상속받았다. 근데 이 사건에도 음모설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유산을 상속해주는 시기에 김필제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었고, 하나뿐인 아들의 손자에게 재산을 상속해주었다. 그래서 김필제는 61세의 나이에 그룹을 가질 수 있었다.

 

 그 비리 문서에는 김필제의 온갖 비리 행적들이 적혀있었고, 비밀 계좌 내역들이 다 적혀 있다고 말했다. 민아는 이 사실을 도영에게 알려야 했지만 자신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와 만나기로 한 장소에 갔지만 그는 나오지 않았고, 얼마 후 그를 추적했지만 그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역시 엄청난 거물의 힘은 대단했고, 민아는 약간 두려워서 도영에게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의 집으로 누군가 찾아왔고, 민아는 그 순간 납치가 되었던 것이었다. 눈을 뜬 뒤 도망치려고 했었다. 하지만 도망치려는 순간 죽음이었고, 감시가 아주 대단했다. 그래서 민아는 그저 말을 잘 따랐고, 그 결과 섬까지 오게 되었다.

 

 ‘어떻게든 살아야 돼. 살아있으면 도영씨가 어떻게든 찾아 줄 거야.’

 

 자신이 사랑하는 한도영이라면 자신을 꼭 찾아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민아는 그를 생각하면서 어떤 일이든 하면서 버티고 있었다. 용병과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호텔의 15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어떤 방의 문을 열었고, 거기에는 갑수의 옛 동무, 이혁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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