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흰머리 휘날리며
작가 : 권기영
작품등록일 : 2019.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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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 재회 2
작성일 : 19-11-02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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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그들은 드디어 그렇게 보고 싶었던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여 섬에 들어올 수 있었다.

 

 ‘민아, 민아만 찾자. 민아야 이제 오빠가 간다.’

 ‘내가 이 새끼들은 전부 박살내주겠어.’

 

 섬에서 가장 큰 건물을 쳐다보면서 도영과 동수는 각오를 다지고 장씨를 따라 어디론가 걸어간다.

 

 ***

 

 장씨를 따라간 그들은 어떤 건물로 향하였다. 그 건물은 3층짜리며 옛날에 만들어진 건물같이 낡아보였다. 하지만 그 건물은 용병들이 감시하지 않았고, 거기에 짐을 풀고 대기하고 있었다. 도영과 동수는 서로 눈치를 보다가 잠시 밖을 살펴보려고 같이 나갔다.

 

 “장씨아저씨, 답답해서 그런데 잠시 나갔다올게요.”

 “아, 동수씨 저도 같이 가요.”

 “함부로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이 근처에만 있어야 된다.”

 “에이, 그럼요. 그냥 안에 있기 갑갑해서 그러죠.”

 “그래, 금방 다녀와라. 연락 오면 바로 나가야되니깐.”

 “예.”

 

 밖으로 나온 그들은 주위 살펴보고 있었다. 이 건물은 부두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용병들이 부두에 대기하고 있었다. 꽤나 큰 탑 같은 것도 만들어 망원경으로 감시를 하는 것 같아보였다. 현재는 그냥 놀고 있어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들이 나중에 일을 하러 들어가야 되는 마을이 있었다.

 

 큰 건물이 보이긴 하지만 꽤나 멀리 있었다. 아마도 차를 타고 10분 정도, 걸어서는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도 꽤나 다행인 것은 섬 전체가 숲처럼 생겨서 나무에 숨으면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건물 뒤쪽에서 숲이 있었고, 부두에 가까이 가지 않는 이상 나무 사이로 지나다니면 찾기 힘들지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 그들의 생각을 예상이라도 하듯 매시간 마다 숲을 용병들이 수색하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 나오는 동물들도 잡아서 구워먹고 있었다. 아마도 부두에서 멧돼지 한 마리를 바비큐 구워서 먹던 것이 섬에서 나온 동물을 잡은 것 같았다. 그만큼 섬이 나름 꽤나 컸다.

 

 “이제 어떻게 하죠? 여기서 좀 더 움직였다간 큰일 날지도 모르겠는데요.”

 “아직 저기 건물 근처로 가기 전까진 함부로 움직이지 말자. 내가 볼 땐 저 건물이 핵심이야.”

 

 동수가 30층의 커다란 건물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이 섬의 핵심은 저 건물이었으니 제대로 핵심을 잘 파악하는 동수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숲이 많다는 점이네.’

 

 동수는 숲을 총을 들고 수색하는 용병들을 보았지만 그건 그에게 별로 신경이 안 쓰였다. 그저 몸을 엄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거에 다행으로 여겼다.

 

 “아니, 근데 이제 계획이라도 말 해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작게라도 계획을 세웠을 거 아니에요?”

 “그럼, 있지.”

 “말해줘요, 이제라도 좀 알아야 마음이 놓이지.”

 “저번에 말 했을 텐데, 기억력이 안 좋은가보네.”

 “..언제요?”

 “그때 말했잖아, 여기 있는 놈들 다 박살낸다고.”

 “아니, 그게 무슨 계획이에요..”

 “간단하지? 넌 그냥 민아나 찾으라니깐 나만 믿고.”

 “...”

 

 더 이상 움직였다간 위험할 수가 있다고 판단하여 그들은 다시 건물로 들어갔다. 도영은 계획이 없는 동수가 불안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 방법 밖에 없었고, 그는 그저 민아만 빨리 찾을 생각만 했다. 그런 생각을 동수가 아는지는 모르지만 그는 일단 갑수가 여기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그 이후 그에게는 간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총을 들고 용병들이 가득한 이런 곳에서 탈출을 어떻게 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이런 상황을 몇 번이나 거쳐 왔기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도영에게 그냥 섬에 있는 놈들 다 박살낸다고 한 것이다. 물론 동수는 진짜로 섬에 있는 놈들을 다 박살낼 생각이었다.

 

 ***

 

 자신의 방에 들어온 갑수는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침대에 바로 누웠다.

 

 ‘후우, 지하에 있을 때 보다 더 타이트해진 것 같은데, 기분 탓인가.’

 

 그는 벌써 지상 9층까지 올라 올 수 있었다. 그가 무기를 들기 시작하자 한방에 끝나는 그 퍼포먼스는 끝날 줄을 모르고 연승행진과 함께 그는 이제 전설이 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층을 올라가면 올라 갈수록 경기의 텀은 원래 길었다. 하지만 갑수의 인기가 끝없이 솟아올라서 그의 경기를 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굉장히 늘었다.

 

 그래서 그의 경기가 타이트해졌다. 그만큼 그와 같은 층이거나 높은 층에 있는 노인들은 꽤나 타이트하게 일정이 잡혀졌고, 그래서 갑수를 모두가 몹시 두려워했다. 다른 노인들도 한 번의 패배로 자신의 목숨을 잃기에 자신감은 하늘 높이 치솟아 올라 있지만 갑수를 보면 모두가 그를 이길 수 없다 생각했다. 그렇다보니 갑수와 경기를 시작한 노인들은 이제 자신감을 잃고 반포기한 상태로 싸우니 더 쉽게 올라가는 갑수였다.

 

 사람들은 이제 점점 갑수에게 질리기 시작했다. 너무 쉽게 이기니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경기 주체 쪽에서 손을 쓰려고 했었다. 갑수의 경기를 최대한 미뤄서 이벤트 형식으로 보여주려고 했으나, 재미없다고 하는 관중들이 막상 갑수가 나오지 않자 재미없다고 경기를 보러 오지 않았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경기 주체 쪽은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갑수는 타이트한 경기 일정에 지쳐 항상 방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쉬는 날에는 주위를 산책하면서 둘러봐도 정말 답이 없었다. 사각지대라는 것이 존재할 법도 한데 여기는 그런 게 존재하지 않았다. 주위 풀숲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었고, 항상 총을 든 용병들이 수색을 매일 같이 했다.

 

 ‘하아 지친다, 일부러 타이트하게 일정을 잡은 것인가.’

 

 철컥

 

 그때 갑수의 방에 누군가 들어왔다.

 

 “영감님! 역시 오늘도 끝내줬습니다!”

 

 남배가 그의 방에 들어오면서 그를 향해 엄지를 척 높여 들었다. 남배는 항상 갑수의 경기를 보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를 과소평가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도 만만치 않았는데 항상 한방에 이겨버리니, 남배는 그를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남배가 갑수와 대화를 하다 보니 예전에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성 같은 것도 하고 자신의 가치관이 점점 바뀌고 있었다.

 

 “..남배야, 근데 일정이 왜 이리 타이트하냐?”

 “제가 생각이란 것을 해봤는데요.”

 “해봤는데?”

 “아무래도..저희 보스가 손을 쓴 거 같습니다.”

 “니네 보스가?”

 

 남배는 착각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갑수의 인기가 높아져 일정이 타이트하게 잡혀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남배는 누군가를 시켜 정보를 알아내다보니 이런 쪽에서는 약했다. 그래도 생각해낸 것이 자신의 보스가 갑수를 왕으로 만들어서 자신의 입지를 빨리 높이려고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가 그런 생각을 했을 지도 모르지만 남배의 보스는 갑수의 일정을 마음대로 조절하기에는 입지가 약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지 못하는 남배는 갑수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었다.

 

 “예, 저희 보스 입지가 올라가려면 영감님이 왕이 돼야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쩐지, 항상 그 놈이 문제네. 썩을 놈.”

 “예, 맞습니다. 그 놈이 문제입니다.”

 

 썩을 놈은 맞지만 오해를 하고 있는 두 사람이었다.

 

 ***

 

 ‘쟤들 바보 아냐?’

 

 그들을 CCTV로 감시하던 사내는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보스를 욕하고 있는 남배, 그리고 그의 말을 믿고 욕하는 갑수. 경기장에서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사내가 약간의 백치미 같은 것을 보여주니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팀장님, 제가 알아냈습니다.”

 

 사내는 약간 호기심을 일으키면서 자신에게 보고하는 사내를 보고 물어봤다.

 

 “호오, 그래? 빨리 말해봐.”

 “팀장님 말씀이 맞았습니다. 경기를 주체하는 측에서도 그를 더 이상 방치 할 수가 없어서 이벤트 형식으로 경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흐음, 예상한 대로 흘러가네.”

 

 사내는 갑수에게 어떤 시련을 주어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만한 경기를 만들어 낼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래서 자신의 부하직원을 시켜서 어떤 경기인지 미리 알아내라고 한 것이었다.

 

 “그래, 상대가 누군데?”

 “상대는...”

 

 그 직원은 누구 귀에 들어갈까 봐 팀장에게 귓속말로 조용히 말해주었다. 그때 팀장이라는 사내는 동공이 확대되면서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무..뭐?! 상대가 그 놈이라고?”

 “예, 확실합니다. 이번 경기 일정표를 제가 미리 받아냈습니다.”

 “그래, 잘했어! 아주 잘했어!”

 

 그의 어깨를 툭툭 쳐주면서 그는 웃고 있었다.

 

 ‘이야, 그 영감도 이번만큼은 쉽지 않겠는데? 큭큭큭.’

 

 그는 갑수가 당황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졌다.

 

 ***

 

 다음 날 새벽 갑수는 찌뿌듯한 몸을 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안개가 많이 껴있었고,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갑수는 마을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새벽에도 용병들이 감시하고 있었고, 그들은 교대로 근무를 서고 있어서 조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피곤한 그들은 아무도 없는 새벽시간에 갑수가 나와 운동하고 있으니 모두가 긴장하고 있었다.

 

 “아, 저 노인네는 항상 이 시간에 운동하러 오더라.”

 “그러니깐 딱 우리가 피곤할 시간에 운동하던데. 딴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저 영감도 알고 있을 거야. 여기에서 탈출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지.”

 “그래, 하긴 생각이란 게 있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지.”

 

 그들은 갑수를 보며 긴장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딴 생각을 쉽게 못할 것이라 생각한 그들이었다. 실제로 갑수도 감시가 너무 철저해서 답이 안 나오는 상황이기도 했다. 갑수가 조금 더 걸어가자 마을의 상인들은 상점을 열 준비하고 있었고, 그들은 갑수를 향해 인사를 건넸다.

 

 “영감님, 오늘도 부지런하시네요.”

 “어제 경기 잘 봤습니다! 멋지십니다!”

 “안녕하세요, 영감님. 오늘 들어온 사과가 싱싱합니다.”

 

 그들의 인사를 갑수는 무시하고 뛰어가며 운동하고 있었다. 갑수가 이 섬에 지내다보니 알게 된 사실은 납치되어온 사람들은 여성, 노인들뿐이었다. 나머지는 그저 돈을 벌려고 오는 사람들이었고, 갑수의 입장에서는 그 사람들은 그저 방관자였다. 아무도 여성들과 노인들을 위해 힘을 써서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서 갑수는 그들을 좋은 시선으로 볼 수 없었다.

 

 ‘썩을 놈들 돈에 미쳐도 단단히 미친놈들이지.’

 

 하지만 먹고 사야 될 물품들이 있었기에 그들의 상점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도 한 편의점에 들러 물병을 하나 사러 들어왔다. 항상 사던 물을 사들고 계산을 하려고 했다. 그때 갑수는 일하는 직원의 얼굴을 보고 동공이 확대되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도..동수야, 네가 왜 여기에..”

 “쉿, 아버지. 감시당하고 있어요. 표정 관리 잘하세요.”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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