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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순이네 정육점
작가 : KEME
작품등록일 : 2019.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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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애순이네 정육점(2)
작성일 : 19-10-21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6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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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우를 바라보고 있는 복호의 손이 금빛으로 빛났다. 손가락을 타고 금빛 전류가 조금씩 흘러나오더니 점점 구(球) 모양으로 뭉쳐졌다. 복호는 전기로 만든 금빛 구(球)를 병우를 향해 던졌다. 그것을 본 병우는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아슬아슬하게 스쳐 간 금빛의 전기구(電氣球)는 병우가 있던 자리에 내리꽂혔고 콰광- 하는 소리와 함께 뿌연 먼지가 솟아올랐다. 먼지가 서서히 가라앉고 전기구가 떨어진 곳의 땅은 움푹 파여 있었다. 병우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복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야, 이 새끼야!! 너 미쳤어!?”

 

  “나랑 말할 시간 없을 텐데?”

 

  복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전기구가 생겼다. 복호는 계속해서 병우를 향해 전기구를 던졌고 병우는 날아오는 전기구를 피해서 꽁지가 빠지게 달렸다. 점점 한쪽 벽으로 몰린 병우는 등에 벽이 닿자 깜짝 놀라 앞으로 한 발 나왔다. 복호가 천천히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보고 여기서 끝인가 싶어 눈을 질끈 감으려는 찰나, 바닥에 굴러다니는 벽돌을 발견한 병우는 잽싸게 벽돌을 주워 옆에 있는 창문을 깨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이야, 이제 우리 밖에서 술래잡기하는 거야?”

 

  복호는 신이 난 목소리로 어린 애들이 놀이터에서 술래잡기하는 것처럼 즐거워했다. 설렁설렁 걷던 복호는 여유롭게 휘파람을 불며 병우가 나간 창문으로 자신도 나갔다. 복호가 밖으로 나왔을 땐 병우는 이미 어디론가 숨은 후였다. 복호는 병우에게 들으라는 듯이 제자리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민-병-우-,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지금부터 찾는다-.”

 

  복호는 병우를 찾기 위해 주위를 쭉 둘러보았다. 아마 수중에 돈 가방이 없으니 쉽게 달아나지는 않을 것이다. 분명히 이 근처에 숨어 있다가 기회를 엿보고 있을 텐데 문제는 여기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재개발 지역이어서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병우는 복호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골목에 숨을 죽이고 숨어 있었다. 혹시나 자신의 숨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되어 입까지 틀어막은 상태였다. 조금만 더 방심해라, 조금만 더. 병우는 복호를 살피며 복호가 틈을 보이는 그 잠깐을 끈기 있게 기다렸다. 아침에 소나기가 와 축축이 젖은 주변을 파악한 복호가 팔을 벌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었다.

 

  “그럼 한번 시작해볼까.”

 

  복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아 바닥에 양손을 대고 땅 전체에 전류를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땅은 금세 금빛으로 물들었다. 금빛이 퍼지면서 불이 꺼졌던 가로등이 켜지고 집에 불이 들어왔다.

 

  “악!”

 

  멀지 않은 골목 초입에서 병우의 비명이 들렸다. 복호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콧노래를 흥얼대며 그곳으로 갔다. 물기를 머금은 벽을 타고 올라온 복호의 전류에 병우의 두 손이 화상을 입었다. 병우는 입술을 앞니로 꼭 깨문 채 분한 건지 억울한 건지 모를 표정으로 두 손을 내려다보면서 신음을 흘렸다. 병우의 앞에 선 복호가 병우에게 히죽거리며 말했다.

 

  “찾았다-. 이제 숨바꼭질은 끝났어.”

 

  복호가 병우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려고 할 때였다. 병우는 수갑을 꺼내기 위해 잠시 힘을 뺀 복호를 있는 힘껏 밀쳐 복호의 손에서 빠져나와, 그를 노려보며 악에 받친 목소리로 발악했다.

 

  “이 개 같은 새끼가! 씨X, 내가 너 가만히 안 놔둘 거야!!”

 

  복호가 악을 쓰는 병우를 잡기 위해 그에게 한 발짝 다가갔고 동시에 한 걸음 뒤로 물러난 병우는 비열한 웃음과 함께 뺀질거리는 어투로 말했다.

 

  “아니지, 아니야. 너 말고 네 누나가 좋겠다. 내가 친하게 지내는 사장님이 있는데 그 사장님 취향이 좀 변태 같거든. 그래서 데리고 놀던 애가 결국 맛이 갔다네? 그분이 나한테 좋은 애 없냐고 하던데 마침 너희 누나가 청순하고 예쁜 게 딱 그분이 원하던 조건이네. 그분에게 데리고 가면 꽤 많이 받겠어?”

 

  병우가 말을 이어갈수록 복호의 입가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병우는 열심히 떠들던 입을 닫고 무언갈 곰곰이 생각하며 손가락을 허공에서 까닥거리다, 동작을 멈추고 복호와 눈을 똑바로 마주쳤다. 병우가 한쪽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아, 그 옆에 있던 남자애도 아주 잘 먹힐 것 같던데. 요즘 그런 곱상한 새끼 원하는 변태들이 존X 많거든. 내가 그것들 팔아서 한몫 챙겨야겠다. 그래야지 이 X같은 기분이 좀 풀릴 것 같거든.”

 

  복호는 병우의 말에 무언가 뚝 끊기는 걸 느꼈다. 병우를 쏘아보는 복호의 눈빛이 사냥감을 발견한 부엉이의 눈처럼 매서워졌다. 강한 살기를 뿜어내는 복호는 아까와는 다르게 손바닥 크기를 넘어선 거대한 전기구(電氣球)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순간 손에서 뭉쳐지던 전기구가 푸쉬쉬 사라져 버렸다. 병우에게서 흘러나오는 연보랏빛이 복호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병우를 보는 복호의 눈은 병우에게 사기를 당하던 사람들처럼 초점이 맞지 않고 약간 풀려있었다. 병우는 자신에게 홀린 복호를 보고 크게 웃었다. 판도가 뒤집힌 상황이 만족스러운지 병우의 입가에 미소가 지워지질 않았다. 병우는 파란 알약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내 반으로 쪼갰다. 그걸 복호의 입에 넣어 삼키게 하자 강한 금빛이 복호에게서 흘러나와 주위에 스파크를 일으켰다.

 

  “자, 그럼 우리 물주님들을 잡으러 가보실까?”

 

 ﹡ ﹡ ﹡

 

  하원은 핸드폰으로 자신들과 연계된 형사팀에게 연락을 넣으면서 민병우를 경찰에 인계한 뒤 당분간 일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장 형사님, 민병우 신병 확보했습니다. 오셔서 데리고 가시면 돼요.”

 

  근처에 있으니 곧 도착한다는 장 형사의 말을 끝으로 전화를 마친 하원은 그사이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는 수호에게 다가갔다.

 

  “누나, 장 형사님 근처에 있어서 금방 오신다는데.”

 

  “그래? 잘됐네. 너도 사람들 좀 살펴봐.”

 

  수호의 말에 하원도 사람들을 한 명씩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손가락 두 개를 쫙 핀 다음 큰 소리로 상태를 물어보았다.

 

  “할머니!! 이거 보이세요!?”

 

  소리를 지르듯 크게 말하는 하원 때문에 놀란 할머니는 하원의 머리에 꿀밤을 먹이고 성을 냈다.

 

  “손가락 두 갠 거 보인다, 이눔아!! 나 귀 안 먹었어!”

 

  꽤 매운 손길에 눈물이 찔끔 날 뻔한 하원이 맞은 부분을 문지르며 멋쩍은 얼굴로 할머니에게 사과했다.

 

  “네, 네. 죄송해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곧 경찰들이 올 거예요.”

 

  수호는 자신 쪽 일이 대충 마무리되자 하원 쪽을 봤다. 하원도 마지막 사람을 확인하는 중이었다. 수호는 한숨 돌리며 하원에게 다가가 말했다.

 

  “다 끝났지? 근데 복호 얘는 뭐 하느라 안 와?”

 

  그때, 한쪽 벽이 펑 소리가 나며 터졌다. 하원과 수호는 깜짝 놀라 산산조각이 난 벽을 쳐다보았다. 뿌옇게 일어난 먼지 사이로 복호가 손에 전기구를 들고 서 있는 게 보였다. 수호는 난데없이 전기구를 날린 복호를 보고 짜증이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야, 남복호 미쳤어!? 여기 일반인들도 있는데 초능력을 막 쓰면 어떡해?”

 

  복호는 수호의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손에 든 전기구에 전력(電力)을 더해 들어 올렸다. 복호가 들어 올린 전기구는 아까 민병우를 공격했던 전기구보다 크기도 크고, 위력도 더 세 보였다. 복호가 모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 전기구를 던졌다. 수호는 사람들을 향해 날아가는 전기구를 상앗빛으로 감싸 다른 쪽 벽으로 날렸다. 전기구는 벽에 꽂혀 터졌고 벽은 산산조각이 났다. 눈앞에서 벽이 두 개나 터지는 걸 본 사람들은 겁에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원은 도망칠 생각은 안 하고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여러분, 어서 밖으로 나가세요!”

 

  하원의 말에 사람들은 그제야 헐레벌떡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람들이 출구로 나가기 시작하자 복호는 다시 전기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던졌다. 날아가는 전기구를 수호가 다시 한번 염력을 사용해 다른 사람들이 없는 벽으로 던지려고 했다. 하지만 위력이 배가 된 전기구는 수호의 염력으로 막기에는 타이밍이 아슬아슬했다. 수호는 온 힘을 다해 전기구의 방향을 틀었고 전기구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 바로 옆에 있는 벽을 완전히 부수었다. 복호가 자신의 말에는 대꾸도 하지 않고 진짜로 사람들을 죽이려 하자 수호는 답답한 심정을 담아 발을 구르며 머리를 헤집었다.

 

  “이 미친 새끼야! 너 왜 이래? 이러다가 우리 다 죽는다고!”

 

  복호는 대답은커녕 또다시 전기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호는 어떤 위력의 전기구가 날아올지 몰라 잔뜩 긴장한 채 복호를 바라봤다. 상황을 지켜보던 하원은 병우가 멀찍이 떨어져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는 걸 발견하고 복호를 관찰했다. 항상 초롱초롱 빛나는 눈이 흐릿하게 초점이 맞지 않는 걸 보고 수호의 곁으로 다가간 하원이 수호에게 복호의 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수호 누나, 복호 형 상태가 좀 이상하지 않아?”

 

  수호도 하원의 말을 듣고 수호를 자세히 뜯어보니 평소 물 만난 물고기처럼 여기저기 활개를 치고 다니는 복호와 다르다는 걸 알아챘다.

 

  “누나, 민병우가 복호 형을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아.”

 

  수호도 복호 뒤의 병우를 찾아내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했다.

 

  “어쩐지 애가 이상하더라. 어떻게 하지? 조종당하는 것도 문제지만, 평소보다 힘이 두 배는 세.”

 

  하원은 병우가 자신의 존재를 눈치챘다는 걸 알지 못하게 조심히 복호와 병우를 번갈아 바라봤다. 복호와 연결된 초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병우를 보고 하원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안절부절못하는 수호를 달랬다.

 

  “괜찮아. 민병우가 초능력을 못 쓰게 방해하면 원래대로 돌아올 거야. 누나가 민병우를 염력으로 복호 형이랑 멀리 떨어뜨려 줘.”

 

  수호는 염력을 써 복호 뒤에 있는 병우를 잡으려고 했지만, 수호의 염력보다 복호의 전기구가 한 발 더 빨랐다. 수호는 날아오는 전기구를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복호가 수호에게 정신을 빼앗긴 틈을 타 하원이 작은 물 폭탄을 여러 개 만들어 복호의 다리 쪽으로 던졌다. 복호는 물 폭탄을 맞고 중심이 흐트러져 주춤거렸다. 그사이 수호는 옆으로 빠져 복호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중심을 다시 잡은 복호가 물 폭탄을 던진 하원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하원은 복호와 지내는 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살벌한 눈빛에 움찔했다. 복호는 살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며 전기구를 만들어 하원을 향해 던졌다. 살의를 담은 어마어마한 위력에 하원은 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걸 느끼며 애써 도로 삼켰다.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전기구를 피하면서 하원이 점점 복호에게 다가갔다.

  병우가 있는 근처에 도착한 수호가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자 수호의 몸이 상앗빛으로 빛났다. 천천히 눈을 뜬 수호는 병우를 들어 벽 쪽으로 날렸다. 방심하고 있던 병우가 허공에 들렸다가 그대로 벽에 처박혔다. 벽에서 떨어져 나온 부산물에 병우가 깔렸고 수호는 복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복호는 여전히 전기구를 날리고 있었고 하원은 그걸 열심히 피하고 있었다.

 

  “아씨,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왜 초능력이 안 풀려?”

 

  자신의 위에 널린 부산물을 치우며 일어난 병우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이렇게 쉽게는 안 끝나지. 내가 특별한 서비스를 추가했거든. 날 죽여도 해결 안 나. 아마 하루 동안은 계속 저렇게 다 부술걸? 그 뒤에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지만.”

 

  병우가 알 수 없는 말만 내뱉으니 수호가 답답해 환장할 지경이었다. 수호는 병우의 멱살을 잡고 격하게 흔들며 소리쳤다.

 

  “뭔 개소리야!? 너 내 동생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병우는 멱살이 잡혀 탈탈 털리고 있는 동안에도 숨넘어갈 듯이 웃었다.

 

  “나랑 이러고 있어도 돼? 저 검은 머리 곧 죽을 지경인데.”

 

  병우의 얄미운 비아냥거림에 열이 머리끝까지 받은 수호가 병우를 몇 번이고 바닥에 내동댕이쳐 기절시키고는 하원에게 달려갔다. 한편, 하원은 쉴 틈 없이 밀려오는 복호의 공격에 그저 힘겹게 방어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형, 제발 정신 좀 차려….”

 

  복호는 하원의 애절한 목소리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하원은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팔을 들어 맞공격을 하려 했으나 차마 복호를 공격할 수가 없었다. 순순히 팔을 내린 하원이 피하기만 하는 것에 지쳐갈 때쯤이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잠시 움직이는 속도가 느려진 하원이 빠르게 날아오는 복호의 전기 공격을 미처 다 피하지 못했고, 공격은 하원의 팔을 스쳐 지나갔다. 팔을 감싸고 있는 옷자락이 찢어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찢어진 옷자락 사이로 언뜻 비친 팔에는 손목부터 시작되는 길고 큰 검붉은 흉터가 있었다. 하원의 흉터가 드러나고 복호는 갑자기 모든 행동을 멈췄다. 복호는 멍하니 서서 하원의 흉터를 바라보았다. 복호가 공격을 멈추자 하원은 잠깐 망설이다가 이내 복호에게 달려갔다. 하원은 복호의 얼굴을 감싸 쥐고 눈을 마주 보았다.

 

  “형, 복호 형.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어? 나 하원이야. 주하원.”

 

  복호는 아직 초점이 나간 상태로 질문과는 다른 엉뚱한 말을 중얼댔다.

 

  “어떡하지, 하원이 나 때문에 많이 다쳐서 더 이상 다치면 안 되는데…. 우리 하원이 내가 반드시 지켜주기로 했는데….”

 

  자신을 지켜주어야 한다는 복호의 중얼거림에 하원은 아까 억지로 삼켰던 뜨거운 무언가가 다시 올라오려고 하는 걸 느꼈다. 입술을 꽉 깨물어 꾹꾹 눌러 참으며 하원은 반대쪽 팔을 들이밀었다.

 

  “형, 봐봐. 나 괜찮아. 하나도 안 다쳤어.”

 

  하원은 복호를 토닥였고 계속 그를 불렀다. 하원의 부름에 흐려졌던 복호의 눈이 점차 선명해졌다. 정신이 돌아오는지 눈을 깜빡이면서 초점을 맞추는 복호를 보고 하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원과 복호가 있는 곳으로 달려온 수호는 상황이 종결된 것을 보고 복호의 뒤통수를 힘껏 갈겼다.

 

  “아우 씨. 다행이다. 남복호 이 또라이야. 내가 마무리하라고 했지, 당하라고 했냐?”

 

  복호는 아직 상황 파악이 덜 된 듯 혼란스러운 눈으로 수호와 하원을 바라보았다. 그때 마침 바깥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경찰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수호가 경찰들 쪽으로 가 기절한 병우를 넘기며 상황을 마무리했다. 하원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복호의 손을 잡아끌었다.

 

  “괜찮아. 다 해결됐으니까 집에 가서 쉬자.”

 

  복호는 하원의 손을 꼭 잡고 조용히 둘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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