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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대사형
작가 : 매도쿠라
작품등록일 :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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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에 미친 대 제자
작성일 : 19-10-13     조회 : 639     추천 : 1     분량 : 6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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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차에 미친 대 제자

 

 연청은 귀찮았지만, 사부님의 지시이니 어쩔 수 없었다.

 

 “소림사에서 두 손님이 오실 것이니 네가 내려가 마중하거라.”

 

 ‘아니 왜 나야? 왜 대 제자인 나를 내려보네? 둘째도 있고 셋째도 있는데. 소림사면 무공도 고강할 테니, 알아서 훌훌 산길 타고 오실 텐데 말이지.’

 

 하지만 사부님에게 찍히면 국물도 없다.

 잘 아는 연청이기에 투덜거리면서도 무당산자락을 줄기차게 뛰며 내려가는 것이다.

 소림사에서 큰 선물이 올 거라며, 반색하고 얼른 마중 나가라고 지시를 했었다.

 

 ‘도대체 그게 뭐길래 자식 같은 대 제자를 산 밑동으로 내보내시나? 사제라는 인간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제일 만만한 게 나지 나.’

 

 한도 끝도 없이 투덜대는 가운데, 벌써 산 밑자락에 도착했다.

 무당산 아래는 무당파에 방문하기 위한 사람들을 위한 객잔과 장사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는데, 역시 오늘도 마찬가지다.

 장연청은 슬쩍 힘을 빼며 자연스럽게 인파와 섞였다.

 무당파 제자인 걸 굳이 알릴 필요는 없다.

 

 ‘내려온 김에 차나 한잔할까? 아서라, 내가 차를 마시게 된다면 마중이고 나발이고 다 잊어버릴 테니 큰일 난다.’

 

 그래도 사부님이고, 그래도 장문인이다.

 

 ‘참자 참아.’

 

 두 명의 사내가 대화하는 것이 언뜻 들린다.

 

 “오늘이 맞는 거야?”

 

 “형님. 아 나 못 믿겠소? 확실한 정보요. 소림에서 무당에게 선물을 주는 교류일. 오늘!”

 

 “쉿! 작게 말하거라. 누가 들을라. 여기는 온갖 정파 인들이 붐비는 곳이니 조심해야 한다.”

 

 ‘이미 들었거든?’

 

 슬쩍 귀를 기울인 연청이 좀 더 집중했다.

 이미 내려오면서 상투도 풀고 꾀죄죄한 옷차림으로 변장했는지라, 남들이 보면 초라한 거지꼴로 봄이 분명하다.

 연청은 성격이 자유로워 옷차림에 연연하지 않았다.

 편한 게 제일이니까.

 

 “그러니까 내가 피해자를 할 테니 네가 날 협박하는 거야.”

 

 “동정심을 유발해 물건을 슬쩍? 역시 형님은 천재요.”

 

 “연기 잘해라. 협박하다가 바로 도망쳐. 소림승들이니 살수는 쓰지 않을 거다.”

 

 “암요. 걱정마슈.”

 

 ‘요 사기꾼 놈들 보게?’

 

 연청은 살짝 둘의 보법을 살폈다.

 늙은이는 가볍고, 털보는 묵직하다.

 늙은이는 몸놀림이 날쌔고, 털보는 퇴법을 쓰는 자임이 분명했다.

 

 ‘이 장연청의 눈을 속일 수는 없지.’

 

 그때였다.

 저 멀리 먼지를 일으키며 빠르게 달려오는 둘이 보인다.

 바로 소림사에서 오는 손님들이다.

 경공이 대단해서, 달리는 동안 먼지가 일어나고 있었다.

 

 ‘너무 눈에 띄잖아. 저거. 소림승들은 콧대들이 높다고 하더니만, 무당파에 가까워지니 무공을 뽐내고들 싶은 가 보네.’

 

 두 사기꾼의 행적을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연청은 조심스레 둘을 쫓았다.

 갑자기 털보가 노인을 들어 길바닥에 패대기친다.

 

 “아이고 살려주시오!”

 

 “어서 돈을 갚아라!”

 

 칼을 뽑아 들고 칼춤을 추며 털보가 노인의 목에 겨눴다 들었다 한다.

 

 ‘털보는 연기가 어색하군.’

 

 연청은 피식 웃으며 근처에 쭈그리고 앉았다.

 사람들이 수군댔지만, 누구 하나 끼어드는 이들 없다.

 강호의 일은 함부로 끼어들면 안 되는 걸 잘 아는 것이다.

 하지만 소림은 다를 테다.

 명색이 정파의 큰 어른이니까.

 아니나 다를까, 달려오던 두 소림승이 걸음을 멈추더니 둘을 향해 다가간다.

 연청은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아미타불. 저는 무용이라 합니다. 무슨 일이신지. 칼은 위험하니 거두시지요.”

 

 “사숙님. 여기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칼춤을 추던 털보가 두 승려에게 빽 소리를 지른다.

 

 “땡중은 꺼져!”

 

 “아미타불. 진정하시오.”

 

 “이놈이 돈을 안 갚아서 딸이라도 데려가려는 거다! 방해하지 마!”

 

 “어디서 건방지게 사숙님에게 대드느냐!”

 

 보아하니, 고승은 무용 대사고, 옆에서 역정을 내는 젊은 승려가 바로 그 유명한 허심.

 소림사에서 백 년 만에 배출한 인재라 들었다.

 

 “아이고 스님! 살려주십시오!”

 

 영감이 허둥지둥 달려가 허심의 품에 안긴다.

 장연청은 속으로 감탄했다.

 

 ‘영감은 연기 진짜 잘 하네!’

 

 연청은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치, 아니 칠 뻔했다.

 허심이 부축하니 죽자 살자 매달려 꺼이꺼이 운다.

 

 “허심아. 얼른 그분을 저기 나무 아래로 모셔라. 충격이 크신 모양이다.”

 

 “네 사숙님.”

 

 “아미타불. 선재라. 시주께서는 이 늙은이를 봐서 저 노인을 용서하지 않겠소?”

 

 “그럼 다, 당신이 돈이라도 대신 줄 테냐?”

 

 “얼마면 되겠소?”

 

 “??”

 

 당황한다.

 분명 공격하면 당하는 시늉이라도 하고 달아나야 하는데, 진짜 돈을 준다 하니 예상 밖이다.

 

 “으, 은자 백 냥 내놔!”

 

 “백 냥이면 되겠소?”

 

 더는 볼 수가 없어 연청이 슬쩍 일어섰다.

 소림의 무공을 구경이라도 할까 했다만, 너무 끌면 실례가 될 것 같아서다.

 연청이 다가가 그대로 털보의 뒷다리를 걷어찼다.

 어이쿠 소리와 함께 털보가 중심을 잃고 넘어지려다가, 얼른 중심을 잡았다.

 무용 대사가 놀라며 소리쳤다.

 

 “아니 소협! 이게 무슨?”

 

 “하하하! 대사님. 소인 무당의 장연청 이라고 합니다. 안녕하셨습니까.”

 

 “아! 장 대협이시군!”

 

 이 새끼! 털보가 발을 들어 연청의 얼굴을 향해 차올렸다.

 연청이 슬쩍 피하며 털보의 발길질과 똑같이 차올렸다.

 상대의 무공을 똑같이 따라 하는 절묘한 신법.

 바로 장연청의 특기다.

 걷어차여 나가떨어진 털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만 동그랗게 뜬 상태다.

 

 “너, 너 방금 뭐냐 그건?”

 

 “하급 무공은 한번 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뭐야?”

 

 “초식이 너무나 형편없어, 앞으로 다시는 쓸 일이 없을 테니 너무 염려 마시게나.”

 

 

 무용 대사가 껄껄 웃으며 합장을 했다.

 

 “소문은 익히 들었소만, 정말 기재시군요. 무당은 큰 복을 받으셨습니다.”

 

 “과찬이십니다. 아! 그 노인도 한 패거리인…….”

 

 “음?”

 

 “아, 이놈들, 사기꾼입니다. 대사님의 교류 품을 훔치려고 서로 짰지요.”

 

 얼른 고개를 돌려보니, 돌아오고 있는 허심 뒤로, 노인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허심아! 품을 살피거라 얼른!”

 

 허심이 무용 대사의 명을 듣고 곧바로 품을 뒤졌으나, 뭔가가 없어졌는지 얼굴빛이 사색이 된다.

 

 “큰일이군. 무당에 가져갈 선물을…….”

 

 “이런. 먼저 언급해야 했는데 이놈을 잡느라 때를 놓쳤군요. 제가 찾도록 하죠. 그 물건이 무엇인지?”

 

 “아미타불. 무당파 장삼백 장문인께 드리는 고급 차일세. 몽정 황이라고.”

 

 몽정 황아!

 연청의 눈빛이 변한다.

 

 ‘그래서 사부님이 그렇게 반색했구나!’

 

 연청이 쓰러져 있던 털보에게 몸을 날렸다.

 

 “당장 패거리 은신처를 말해! 엉? 빨리! 빨리! 뭘 이상하게 쳐다봐! 눈깔 확 파 버린다?”

 

 조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에, 지켜보던 모두 입을 벌리며 쳐다봤다.

 

 “저기, 저, 장 대협…….”

 

 무용 대사의 말은 듣지도 않고, 연청은 털보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말 안 해? 왜, 이상해? 몽정 황아 너 들어는 봤어? 황제가 마시는 차라고. 값어치를 알아? 모르니까 어디다 버리거나 물에 타 먹겠지. 그리고 더럽게 쓰네마네 개소리를 할 거 아니냐!”

 

 소리를 빽 지르며 연청이 털보의 다리를 들어 힘을 주었다.

 털보가 비명을 지르며 바동거린다.

 더 힘을 주면 뼈가 부러질 기세다.

 결국, 털보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무당 객잔 2층 제일 구석 방이요!”

 

 장연청은 쏜살같이 사라졌다.

 허심과 무용 대사와 털보 모두, 지금 무슨 상황인지 순간 당황한 상태다.

 무용 대사가 정신을 차리고 중얼거린다.

 

 “아미타불. 유일한 단점이 차만 보면 미친다 하더니만. 천하기재도 단점은 있는 법.”

 

 **

 

 무당 객잔.

 2층의 구석 방에서, 노인은 안절부절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얼른 여기를 피해야 하거늘 마음이 조급하다.

 

 “보물인 줄 알았는데, 이따위 풀때기가 다 뭐냐.”

 

 한달음에 뛰는 경공을 보면 그 중들은 엄청나게 강한 고수들임이 틀림없었다.

 빨리 달아나지 않으면 초상을 치를지도 모를 일.

 

 

 “아이고. 이놈은 왜 이리 안 오는 거야! 분명 땡중들 살수는 안 쓸 테니 대충 연기하고 튀자고 했건만. 설마 걸린 거?”

 

 훔쳤던 차 주머니를 탁자에 내던지며 노인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까짓 게 다 뭐라고!”

 

 “이까짓 거?”

 

 어느새 들이닥친 장연청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인 채 되물었다.

 

 “이, 까, 짓, 꺼?”

 

 “힉!”

 

 “영감. 좋은 말 할 때 그거 이리 내. 함부로 막 굴리는 그런 거 아니야.”

 

 “누, 누구야?”

 

 “누군지 말하면 알아? 입만 아프니 그냥 내놔.”

 

 “빌어먹을!”

 

 노인이 품에 손을 집어넣는가 싶더니, 뭔가를 던졌다.

 그것이 암기임을 직감한 연청은 그대로 몸을 숙였다.

 팍! 연청이 쳐다보니 커다란 바늘이다.

 이것 봐라?

 

 “지금 날 공격한 거요?”

 

 “내 기악침을 맛보거라!”

 

 몸을 숙인 노인을 보며, 연청의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았다.

 환한 등을 밝힌 것처럼 확 밝아진 연청의 머릿속에서, 노인의 움직임이 초 단위로 계산되기 시작한다.

 

 ‘암기가 날아들 것이야. 안중. 미간. 안구. 나라면 무조건 얼굴을 노린다. 피하는 방법? 숙인다, 젖힌다, 뛴다. 이후 저 영감이 달아날 확률? 숙이면 백이요 젖히면 칠십이요 뛰면 오십이요. 놓친다고. 그렇다면?’

 

 커다란 바늘 세 개가 연청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연청의 머릿속이 다시 환해진다.

 예전에 사부님을 따라 방문했던 사천의 사천당문.

 암기술로 으뜸인 명문세가다.

 당문주가 시범을 보였던 기술을 떠올린다.

 정통한 암기술의 고수는, 상대의 암기 또한 무기로 쓸 수 있다고 했다.

 당문주의 시범은, 바로 이것.

 

 “핫!”

 

 연청이 두 손을 들어, 날아드는 바늘을 재빨리 받아 잡았다.

 위험한 기술이지만 연청은 할 수 있었다.

 분명 그때 보고 배웠다.

 순식간에 바늘 세 개를 잡아챈 연청이 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사천당가의 비술인 암기 받기다.”

 

 “말도 안 돼. 너는 사천당가냐?”

 

 “아니, 나는 무당파야.”

 

 “뭐라?”

 

 “무당파 대 제자인, 장연청 이시다.”

 

 노인이 창문을 깨고 뛰어 달아나려는 걸 놓치지 않고, 연청이 바늘을 다시 날렸다.

 커다란 바늘이 허공을 가르며 노인의 두 발목에 박힌다.

 비명을 지르며 넘어지는 노인을 보며 연청이 크게 웃었다.

 

 “기악침, 잘 배웠네!”

 

 “너, 너는 뭐냐 정체가. 왜 어떻게, 기악침을 쓸 수가 있는 거지?”

 

 “영감이 한 걸 그대로 따라 했을 뿐이네.”

 

 “뭐라고?”

 

 장연청은 그대로 노인을 향해 다가가 점혈을 했다.

 온몸이 굳어진 노인이 침을 흘리며 바닥에 얼굴을 묻는다.

 탁자 위에 놓인 차 주머니를 집어 들며 연청이 웃었다.

 

 “무당파 대 제자가 무당의 무공은 안 쓰고, 남이 쓰는 무공이나 흉내 내다니 사부님이 알면 기가 찰 노릇이긴 하지만, 이게 더 재밌는 걸 어찌해?”

 

 “읍. 으읍.”

 

 자 이제, 이대로 몽정 황아를 들고 사부님에게 돌아가면 된다.

 된다.

 된다.

 장연청은 살짝만, 그 향을 맡아보기로 했다.

 그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이건 황제가 마시는 차다.

 

 ‘소림에서 몽정 황아를 준비하다니. 우리 사부님이 차를 엄청 좋아하시는 걸 잘 알고 진짜 기가 막힌 선물을 주셨구먼.’

 

 그러니까, 이건 엄청 명차.

 그러니까, 이걸 잘 보관해서 가져가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젠장.

 

 “향만. 향만 조금 맡고.”

 

 차 주머니를 열었다.

 그윽한 향이 올라온다.

 물에 타지도 않았건만, 이미 그 차 향기는 경국지색의 유혹에 비견할 만하다.

 연청이 실성한 듯 중얼거렸다.

 

 “미쳤네. 미쳤어. 미친 향기야. 이걸 안 마시면 내가 미친놈이지.”

 

 장연청은 결심한다.

 

 ‘안 되겠다. 내가 먹는 거로 하고 일단은 저놈한테 뒤집어씌우자!’

 

 장연청이 고개를 돌려 노인을 바라보며 빽 소리를 질렀다.

 

 

 “이 귀한 명차를 감히!”

 

 “??”

 

 “감히! 감히! 먹어?”

 

 “???”

 

 “용서할 수 없지만! 내 무당의 자비를 생각해 목숨은 살려주겠다!”

 

 “????”

 

 물병을 들어 잔에 따르며, 그리고 차 주머니를 풀어 잔에 부어 넣으며 연청은 중얼거렸다.

 

 “저 사기꾼이 이미 이 귀한 차를 보리차처럼 마셔버렸네? 어쩌나.”

 

 우러나오는 향기를 느끼며 잔을 든 연청이 다시 한번 말했다.

 

 “얼른 뒤쫓았으나 한발 늦어 이 사기꾼이 귀한 차를 물처럼 처마신 뒤라 안타깝구나!”

 

 눈을 감고 잔을 입으로 가져가 꿀꺽꿀꺽 마시며 연청이 기분 좋은 탄식을 내뱉는다.

 

 ‘천상의 맛이구나!’

 

 그대로 잔을 내려놓은 연청이 노인에게 다가갔다.

 노인의 귓가에,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방금 내가 말한 거, 다 이해하지? 이거 당신이 마신 거야. 그렇게 한다면 내 점혈을 풀어주겠어. 그러면 여기를 바로 떠나. 친구는 기다리지 마. 그놈은 가망 없어. 이봐 영감. 알아들었어?”

 

 “읍!”

 

 “우리 사부님이 알면 나 쫓겨나거든. 그러니까 우리 좋게좋게 가자고. 내가 참 슬픈 게, 차만 보면 정신을 못 차려. 차 중독이야. 차 중독. 풀어줄 테니 얼른 떠나. 그리고 무당파 언저리에 얼씬거리지도 마. 알았어?”

 

 “으읍!”

 

 “내가 미쳤지. 차만 보면 그냥 돌아버리네.”

 

 연청이 혈도를 풀었다.

 노인이 몸을 추스르며 벽에 기댔다.

 

 “헉. 헉. 너는 무당파면서 어떻게, 암기술을 펼치는 거냐?”

 

 “아. 한 번 보면 다 따라 할 수 있어. 이것도 재능이지.”

 

 “말도 안 되는!”

 

 경악하는 노인을 쳐다보며 연청이 등을 툭 쳤다.

 

 “말이 되니까 말하지. 얼른 가라니까?”

 “너, 너는 명문정파의 대 제자이면서 나 같은 사도를 봐주는 거냐?”

 

 “응. 사실 정파니 사파니 그런 거 관심 없거든. 나는 차만 있으면 돼.”

 

 “이해할 수 없구나!”

 

 노인이 창을 깨며 몸을 던져 달아났다.

 달아나든 말든 연청은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럼 이 진귀한 몽정 황아를 더 음미해볼까?”

 

 연청은 의자에 앉아, 찻잔을 돌려가며 두 눈을 감고 그 향을 음미했다.

 이때까지는 좋았다.

 아주 좋았다.

 

 

 재수 없게 들키지만 않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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