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무당 대사형
작가 : 매도쿠라
작품등록일 :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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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강남 표국 독살 사건 (2)
작성일 : 19-11-05     조회 : 398     추천 : 0     분량 : 6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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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강남 표국 독살 사건 (2)

 

 

 

 임기응변!

 

 진지한 연청의 표정과 말투에 홍정이 검을 집에 밀어 넣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 그런 건 줄도 모르고….”

 

 “일이 이렇게 되리라고는 나도 예상 못 했네. 그러니까 이제 싸움을 멈추라고.”

 

 “알겠습니다. 장 대협.”

 

 연청이 얼른 웃옷을 벗어 남영에게 건넸다.

 찢어진 가슴팍을 가린 남영이 연청에게 귓속말로 살짝 속삭인다.

 

 “이중첩자요? 무림맹은 또 뭐야?”

 

 “쉿. 이렇게 해야 저 고지식한 놈을 얌전하게 만들지.”

 

 “대 제자는 또 뭐예요? 장 형 대 제자예요?”

 

 “내가 다 설명해 줄게. 일단 여기부터 수습하자고.”

 

 장연청은 의자에 앉았다.

 서 있는 표사들을 둘러보던 연청이 흠, 하고 작은 탄식을 뱉었다.

 

 “차는 없나? 왜 차가 없는 거야. 차를 마시지 못하니 생각이 정리가 안 되잖아. 아 답답하네.”

 

 멀뚱멀뚱 쳐다보는 표사들을 관찰하며 연청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뭘 말하다 중단됐는데 그게 뭐였지? 이거 도통 생각이 안 나. 아 차를 마셔야 해. 차를 마셔야 한다고. 누구 차 없나?”

 

 절망 섞인 표정으로 침울해하는 그에게 남영이 손을 들어 연청의 품을 가리킨다.

 

 “장 형. 내가 준 전홍 가지고 있잖아요.”

 

 “아! 맞다! 나 차 가지고 있지! 오!”

 

 남영이 피식 웃으며 생각했다.

 

 ‘가끔 보면 바보 같아 정말. 똑똑한 것인지 어리바리 한 건지 원.’

 

 연청이 방글방글 웃으며 품에서 전홍이 담긴 보석함을 꺼냈다.

 

 “머리를 맑게 하려면 차가 제일이라고. 아, 뜨거운 물이 없네. 차를 우릴 온수가 없어.”

 

 연청이 탁자 위를 살피더니 물병을 발견하고 집어 들었다.

 심호흡한 연청이 그대로 내공을 끌어올렸다.

 물병을 든 손에서 김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걸 본 모두가 속으로 감탄했다.

 

 ‘내공으로 열을 가하다니. 대단한 무공이다.’

 

 연청이 이제는 따뜻해진 물을 따르며 차를 우렸다.

 캬!

 감탄사를 내지르더니 연청이 손가락으로 슬슬 탁자 위를 톡톡 치기 시작한다.

 톡톡. 톡톡. 톡톡.

 생각을 정리하는 독특한 습관이다.

 

 연청이 두드림을 멈췄다.

 

 “이제 생각나네. 요리와 술. 요리와 술을 모두 먹었는데 유독 한 명만 중독이 되어 죽었네. 즉 요리와 술에는 독이 없는 거지.”

 

 윤홍정이 물었다.

 

 “장 대협. 이곳으로 침입한 이가 없는데 그럼 어떻게 된 겁니까?”

 “몇 가지 추측은 가는 게 있어. 남영?”

 

 “네?”

 

 “거기 젓가락과 수저들 좀 조사해 줘.”

 

 남영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남영이 탁자 위 흩어진 젓가락들과 수저들을 쇠침으로 확인하는 동안, 연청은 다시 입을 열었다.

 

 “표사들의 소지품은 확인했나?”

 

 “네.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그렇겠지. 바보가 아닌 이상 이곳에 독살범이 나 잡아가라고 있을 리가 없으니까.”

 

 남영이 확인을 마치고 연청에게 말했다.

 

 “젓가락과 수저 모두 독에 대한 반응이 없어요.”

 

 “좋아. 그렇다면 요리와 술, 집기 등 탁자 위에는 독이 없다는 결론이 났구먼. 이 거처에는 독이 없다.”

 

 윤홍정이 답답한 마음에 소리쳤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독살이 된 것입니까!”

 

 “왜 나한테 소리를 지르고 그래…….”

 

 “박 표사는 어렸을 때부터 따른 아저씨 같은 존재였습니다!”

 

 윤홍정이 눈을 부라리며 다시 소리친다.

 

 “여기서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갈 이유가 없단 말입니다! 이걸 아버님이 아시게 된다면……. 강남 표국의 사활을 걸어서라도 반드시 범인을 잡을 것이요!”

 

 “진정하게나. 아직 내 말 안 끝났네.”

 

 연청이 다부진 표정으로 박 표사의 시신을 가리켰다.

 

 “동생. 가장 중독이 심한 부위가 어디지?”

 

 “음. 입술입니다.”

 

 “응. 입술. 그렇지? 얼굴이 온통 퉁퉁 부었고 그중에서도 입술이 가장 심하다. 즉 독은 입술에서 시작되었다.”

 

 연청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사람은 보통, 뭔가를 먹을 때 손을 쓰지 않나? 아니, 습관적으로 입에 손을 갖다 댄다든가 할 수도 있겠지.”

 

 연청이 죽은 박 표사의 손을 조심스레 집더니, 위로 잡아 들었다.

 

 “짠! 여기도 시커멓구먼? 놀랐지?”

 

 손가락 두 개가 시커멓게 변해있다.

 남영이 놀라며 얼른 쇠침으로 확인하자, 쇠침의 색이 순식간에 녹색으로 변했다.

 

 “손가락에도 독이?”

 

 윤홍정의 질문에 연청이 대뜸 쏘아붙였다.

 

 “독이 묻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면서 중독이 시작된 거지. 여기서 독을 ‘당한 게’ 아니라, 밖에서 독을 ‘묻혀온’ 거야.”

 

 “아!”

 

 “여기 오기 전 마지막으로 있던 장소가 어딘가?”

 

 윤홍정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물품을 보관하는……. 안전 보관소입니다…….”

 

 “그럼 그곳에서 독이 묻었을 가능성이 크네.”

 

 연청이 남영을 보며 물었다.

 

 “이 독은 오독교의 독이라 했지?”

 “네. 맞아요.”

 

 “혹시 해독약은 있어?”

 

 “지금은 없지만, 시간만 있으면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애초 이 독은…….”

 

 남영이 멈칫하며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었다.

 

 “살상용이에요.”

 

 “아하, 알아들었네. 즉 죽이려고 시도했다는 거지. 협박이 아닌 살해의 목적으로.”

 

 “그렇죠. 입에 들어가면 바로 중독됩니다. 사망까지는 두 호흡도 안 걸려요.”

 

 연청이 홍정을 보며 말했다.

 

 “자 그럼, 왜 박 표사를 죽였을까?”

 

 “설마…….”

 

 “보관소 담당이 죽은 박 표사인가?”

 

 “맞습니다. 저와 박 표사 둘이 관리합니다.”

 

 “출입이 자유로운가?”

 

 “네. 평시에도 박 표사는 자주 출입했습니다.”

 

 “그게 이상하다는 거야. 원하는 게 있었다면 그걸 넘기라고 협박을 해야지, 왜 죽였을까? ”

 

 연청이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윤홍정이 다급히 몸을 돌렸다.

 

 “저, 지금 보관소에 가봐야 하겠습니다!”

 

 “응?”

 

 “아마도 그 물건……. 얼마 전에 의뢰를 받은 물건이 있는데 그걸 노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잠깐만. 아직 아귀가 제대로 안 맞는데…….”

 

 “실례하겠습니다!”

 

 윤홍정이 서둘러 뛰쳐나갔다.

 미처 말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멀어져 버린다.

 남영이 보다 중얼거렸다.

 

 “저 신속은 대단하긴 하네요.”

 

 “얼른 우리도 뒤따라 가야겠어.”

 

 “왜요 장 형?”

 

 “보관소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곳이 어딜까?”

 

 연청이 남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자물쇠겠지.”

 “단정할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 가장 손이 많이 가는 곳이니까.”

 

 “아…….”

 

 “자물쇠에 독이 발라져 있다는 게 맞는다면 홍정도 위험하다고.”

 

 연청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으로 나섰다.

 뒤따르는 남영의 눈길이 문득 표사들의 소지품으로 쏠렸다.

 

 ‘어? 저건…….’

 

 검은 바둑알 하나와 흰 바둑알 하나.

 

 남영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

 

 

 **

 

 

 있는 힘껏 달려온 홍정의 시야에 보관소가 멀찌감치 보였다.

 검을 그대로 빼 들며 홍정은 곧바로 누가 잠복하고 있지 않은지 경계를 세웠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박 표사의 말이 맞았어. 내가 안이했어. 아버님에게 보고해야 했다.’

 

 검을 들고 무섭게 달려온 홍정을 보자, 경계를 서고 있던 표사가 깜짝 놀라 외쳤다.

 

 “소 총표두! 무, 무슨 일이십니까?”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은 뒤, 홍정은 검을 곧게 세운 채 다시 주변을 살폈다.

 기척은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나이는 젊지만, 나름 어릴 때부터 수련을 거듭해 검의 기운은 매섭다고 자부한다.

 홍정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다녀간 자가 있나?”

 

 “네?”

 

 “보관소에 다녀간 자가 있느냐 물었다.”

 

 “아니요. 없습니다.”

 

 “거짓을 말하면 가만 안 두겠다.”

 

 “제가 왜 거짓을 보고하겠습니까.”

 

 다부진 표정으로 답하는 표사의 눈빛을 홍정은 한참을 쳐다보았다.

 흔들리는가?

 눈빛은 흔들리는가?

 아니, 흔들림이 없다.

 적어도 거짓은 아니다.

 

 “아까 박 표사와 내가 나온 이후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다는 거지?”

 

 “네! 그렇습니다!”

 

 ‘안의 물건을 확인해 봐야겠어.’

 

 윤홍정이 보관소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그대로 발길을 옮긴 건 봉인 상자가 들어있던 금고 앞이다.

 박 표사가 건네준 열쇠를 품에서 꺼낸 홍정이, 금고의 자물쇠를 잡고 조심스레 돌렸다.

 금고가 열렸다.

 

 ‘없어!’

 

 봉인 상자가 없다.

 사라져버렸다.

 아무도 방문하지 않았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윤홍정이 고함을 지르며 보관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경계를 서던 표사 둘을 향해 홍정은 다그쳤다.

 

 “분명 누구도 방문한 적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정말입니다. 왜 그러십니까?”

 

 “말이 안 돼. 보관소에 있던 물건이 사라졌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묘하게 차분한 대답에 홍정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거짓을 보고하지는 않습니다. 말 그대로.”

 

 히죽 웃는 표사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말 그대로. 아무도 안 왔지. 소 총표두 나으리.”

 

 엄청난 검광!

 표사 둘이 동시에 홍정에게 검을 휘둘렀다.

 얼마나 빠른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이런 검법은 본 적이 없었다.

 

 ‘뭐야 이건!’

 

 홍정이 다급히 몸을 뒤로 빼냈다.

 한 치만 가까웠어도 가슴이 그대로 갈라졌을 것이다.

 

 “바람이 미치면 모든 걸 부숴버리지.”

 

 홍정이 검을 들어 표사의 공격을 막았다.

 챙!

 충격을 받은 검날이 떨리며 울었다.

 미친 바람. 광풍.

 홍정은 들은 적이 있었다.

 사파의 악랄한 검법.

 

 “흑백교의 광풍 검법!”

 

 “식견은 있네. 어린놈이.”

 

 하나, 둘, 셋, 넷.

 순식간에 4초식이 홍정의 가슴을 노리고 휘감겨 들었다.

 홍정은 계속 뒤로 물러나며 방어하기에 급급했다.

 둘의 협공을 버텨내기가 힘들다.

 

 “감히 흑백교가 강남 표국에!”

 

 “우리를 부른 것은 그쪽이야.”

 

 “뭐?”

 

 “거래를 먼저 요청한 건 그쪽이라고.”

 

 “그게 무슨 말이지?”

 

 “이제 죽을 놈한테 말해줄 의무는 없다.”

 

 표사의 검이 이번에는 홍정의 미간을 노렸다.

 몸을 틀어 피한 홍정이 두 발로 땅바닥을 툭툭 찼다.

 

 ‘제길. 선공이 아니면 의미가 없어.’

 

 빠른 경공으로 공격을 선점하는 것이 홍정의 특기이나, 애초 급습으로 막혔다.

 

 ‘어찌해야 하는가. 최소한 잠시라도 틈만 주어진다면!’

 

 검날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홍정의 머리와 옆구리를 노리며 찔러 들었다.

 결국 흙바닥에 몸을 뒹굴며 힘겹게 피한 홍정을 보고 표사 둘이 킥킥 비웃었다.

 

 “개 같은 꼴이구나.”

 

 미처 일어서기도 전에, 검날이 홍정의 목을 정확히 노리고 날아들었다.

 눈에 빤히 보이지만 피할 겨를이 없었다.

 

 ‘이렇게 죽는구나.’

 

 피이잉!

 피이잉! 피이잉!

 

 장신구 소리가 공중에 울려 퍼진다.

 

 “아! 장 대협…….”

 

 반가움에 고개를 쳐든 홍정이 말을 멈췄다.

 

 “아, 나라서 실망했나 봐요?”

 

 남영이 허리끈을 쥔 채 웃으며 홍정을 내려다본다.

 

 “남 소저…….”

 

 “장 형은 다른 일이 있어요. 먼저 제가 온 거예요. 지금 땅바닥에서 뭐 하는 거죠?”

 

 허리끈을 휘두르며 남영이 몸을 날렸다.

 표사 둘 중 하나가 그런 남영에게 검 끝을 돌렸다.

 

 “넌 뭐야!”

 

 “알 필요 없다.”

 

 “우리가 누군지 알고 이러느냐?”

 

 특유의 표독스러운 말투가 남영의 입에서 튀어나온다.

 

 “알다마다. 흑백교의 버러지 같은 놈들이지.”

 

 “!!!”

 

 “우리는 독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남영의 눈이 가늘어진다.

 

 “그것을 너희가 망쳤으니, 죽음으로 보상해라.”

 

 “뭔 개소리냐!”

 

 표사의 검이 흔들거리더니 촤라락 튀어 나간다.

 광풍!

 남영이 허리끈을 쥐고 있던 손목을 팩 돌렸다.

 반동에 휜 끈이 그대로 검을 옭아맨다.

 다른 손으로 끈을 쥔 손등을 남영이 툭 하고 치자, 진동이 끈을 타고 그대로 검으로 향한다.

 사시나무 떨리듯 요동치는 검에 표사가 당황했다.

 남영이 그대로 끈을 잡아당겼다.

 

 “어억!”

 

 확 앞으로 끌려간 표사의 다리가 꼬이며 몸의 중심이 흔들렸다.

 

 “이 년이!”

 

 다른 표사가 검을 들어 남영에게 달려들었다.

 휙 하고 그림자가 남영을 스치고 지나간다.

 윤홍정이다.

 남영을 공격해오던 표사의 검이, 검을 쥔 손목과 함께 공중에 빙글빙글 돌며 솟구친다.

 피가 튀었지만, 홍정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으억!”

 

 목, 가슴, 어깨.

 단숨에 세 곳을 찌르자 표사가 그대로 무릎을 꿇고 쓰러진다.

 바닥을 툭툭 차며 홍정이 고개를 돌렸다.

 

 “자 이제 네 놈만 남았다.”

 

 검이 끈에 묶여 꼼짝 못 하던 나머지 표사가 창백해진 표정으로 둘을 바라본다.

 남영이 힘을 주자 그대로 앞으로 질질 끌려온다.

 윤홍정이 검을 겨눴다.

 

 “물건이 있는 곳부터 말해라.”

 

 “말할 수 없다!”

 

 “그래? 입을 열 때까지 조금씩 도륙을 해주겠다.”

 

 홍정의 겁박에 표사의 표정이 굳어진다.

 아까 놈의 말이 떠올라 홍정이 다시 물었다.

 

 “네 놈. 거래를 요청한 게 우리라는 건 무슨 말이냐?”

 

 “멍청한 놈. 네가 그렇게 믿던 박가놈이 우리를 부른 것이다!”

 

 충격을 받았는지 홍정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남영이 그런 홍정을 대신해 답한다.

 

 “역시! 장 형의 추측이 맞았어. 너희들과 죽은 박표사 모두 한 패거리구나!”

 

 “말도 안 돼…….”

 

 “이봐요. 정신 차려요. 이 사람들 원래부터 같이 하던 사람들 맞아요?”

 

 ‘전부 최근에 박 표사가 데리고 온 자들이다.’

 

 말문이 막힌 홍정을 보며 남영이 소리쳤다.

 

 “아까 거처에서 소지품 중 제가 본 게 있어요. 바둑알 두 개.”

 

 “바둑알?”

 

 “검은 알과 흰 알. 흑과 백. 뭐겠어요? 아마도 우리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표식이겠죠. 이들이 오독교의 독을 쓰지 않았다면 나도 예상 못 했겠지만. 오독교의 독을 쓸 수 있는 건 오독교가 아니면 사파 제일의 세력인 흑백교 밖에 없어요.”

 

 “그럼 장 대협은…….”

 

 남영이 살짝 걱정되는 표정으로 답했다.

 

 “아까 그 표사들 전부 흑백교인이에요. 십여 명의 적을 혼자 상대하겠다고 했다고요. 남겠다는 나를 억지로 보냈어요. 당신이 위험 할거라고. 빨리 돌아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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