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무협물
무당 대사형
작가 : 매도쿠라
작품등록일 :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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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강남 표국 독살 사건 (3)
작성일 : 19-11-05     조회 : 388     추천 : 0     분량 : 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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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강남 표국 독살 사건 (3)

 

 

 

 남영의 언급이 없었다면 천하의 장연청도 깜빡 속을 뻔했다.

 

 ‘그래. 뭔가 이상하다 했던 느낌이 이거였구나.’

 

 이용할 가치가 사라지면 서로 패를 버리는 것이 일상이다.

 독을 써서 협박한다던가 다른 협상의 여지 없이 그대로 살해한 점.

 왜 죽였을까의 문제.

 이용 가치가 없어져서 죽인 것이다.

 간단한 결론이었다.

 

 ‘철통경계를 가장 쉽게 무너뜨리는 것은 외부가 아닌 내부인 것이야.’

 

 무공도 그렇다.

 강한 외공도 좋지만 심후한 내공이 더 위력적인 건 분명하다.

 서둘러 남영을 보냈지만 홍정이 걱정이 되는 건 마찬가지다.

 얼른 따라가야 한다.

 

 “자!”

 

 연청이 몸을 돌리더니, 서 있는 열 명의 표사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방금 내 동생이 뭐라고 했는지 아나?”

 

 “뭐라 하셨습니까?”

 

 “자네들이 흑백교 라네.”

 

 표사들의 눈빛이 흔들린다.

 

 “정말인가?”

 

 “왜 저희가 흑백교라고 생각하십니까? 저희는 그저 강남 표국의 표사들일 뿐입니다.”

 

 “진짜?”

 

 슬쩍 움직이는 한 표사를 가리키며 연청이 다시 말했다.

 

 “거기 어디가? 무기 집으러?”

 

 “......”

 

 “아니 솔직히 그냥 던진 건데 미끼를.”

 

 “뭐, 뭐라고?”

 

 “진짜 흑백교인지 나는 모르지. 그냥 물어본 건데? 찔리나 보네.”

 

 “......”

 

 “진짜 멍청하구먼.”

 

 살기가 가득 찬다.

 이글거리는 눈빛들이 모두 연청의 얼굴을 집중하며 노려보고 있다.

 

 “사실, 이거 다 지금 내가 너희들 놀리는 거 알고는 있는 거지? 그 정도는 알지?”

 

 모두가 대답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병기들을 손에 쥔다.

 검과 창과 봉들 다 제각각이다.

 

 “하긴 나도 방심했어. 너희들 다 한패인 건 몰랐지. 이게 좀 더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고. 하도 머리를 안 썼더니 녹이 슬었나 봐.”

 

 표사 중 하나가 검을 들어 연청을 겨눴다.

 

 “건방진 놈! 이렇게 된 거 네놈을 처리하고 이곳을 모두 쓸어버리겠다!”

 

 “음. 그러는 자네는 어느 정도의 위치인가?”

 

 어리둥절한 표정의 표사를 보며 장연청이 웃었다.

 

 “흑백교에서 어느 위치냐고. 혹시 호법이라도 되나?”

 

 “호법님들 이름을 함부로 놀리지 마라!”

 

 “그러면 호법 밑이겠네. 하긴 흑백교의 좌우 호법은 무림 십 대 고수에 걸맞는 강한 자들이라 들었다. 그럼 다시 묻겠네. 내가 누군지 아는가?”

 

 “관심 없다!”

 

 “아 그래? 내가 너무 놀았나 봐. 역시 녹이 슬지 않으려면 자꾸 써줘야 하지. 그게 머리든 무공이든 말일세.”

 

 연청이 두 손을 들어 내공을 끌어올린다.

 후우우.

 마치 입김처럼, 김이 새어 나온다.

 

 “바빠서, 내 본문 무공을 쓰겠다. 보통은 너희들을 놀리는 재미로 상대하지만, 어차피 호법도 아닌 그 밑에 밑에 밑에 하수들일 테고.”

 “건방진 놈! 우리를 만만히 보는 거냐!”

 

 다른 표사 하나가 소리치며 봉을 빙글 돌린다.

 

 “우리 열 명이 협공할 텐데 뭘 믿고 그렇게 큰소리를 치는 거냐!”

 

 후우우.

 준비를 마친 연청이 호탕하게 웃었다.

 

 “내 별호가 뭔지 아느냐?”

 

 “관심 없다 하지 않았느냐!”

 

 “불초과십수(不超过十手)다.”

 

 연청이 발로 탁자를 차올렸다.

 공중에 붕 뜬 탁자 뒤에서 연청의 두 손바닥이 그대로 탁자를 후려쳤다.

 정면에 있던 표사가 정통으로 얻어맞고 뒤로 자빠진다.

 죽여라!

 연청이 봉을 든 표사의 품으로 뛰어든다.

 음양수!

 연청이 팔을 비틀자 봉을 든 놈의 팔이 그대로 옆에 있던 표사의 머리통을 후려갈긴다.

 이번에는 검을 든 표사의 팔을 비틀어 민다.

 그대로 검끝이 봉을 든 표사의 가슴팍에 깊숙이 박힌다.

 

 “으악!”

 

 “으아악!”

 

 하나, 둘. 이번엔 셋이다.

 봉을 든 자 옆에서 달려오던 표사의 턱을 위로 올려치니, 그 기세에 뒤에 있던 표사가 그대로 날아오는 몸뚱어리에 부딪힌다.

 성큼 뛰어 비틀거리는 그 표사의 팔을 비틀어 올리니, 들고 있던 철퇴가 옆에 있는 표사의 머리통을 가격한다.

 

 “억!”

 

 “으악!”

 

 셋, 넷. 이번엔 다섯이다.

 연청의 발이 그대로 고꾸라지려는 표사의 고간을 올려친다.

 발 끝에 내공을 실어 그대로 밀어버리니 처 오르는 기세에 천장에 그대로 박혀버린다.

 좌우에서 협공하는 표사 둘의 검 끝이 각각 연청의 목을 향해 양방향으로 날아든다.

 팔을 교차하여 손바닥으로 검날의 평평한 곳을 위로 올려치니, 그걸 본 모두가 경악하며 눈을 치켜뜬다.

 그 상태 그대로 연청이 몸을 숙여 어깨로 파고들어 명치를 가격하니, 충격을 받은 놈의 몸이 붕 날아가 벽에 처박힌다.

 그대로 몸을 돌리지도 않고 뒷 발은 다른 놈의 미간에 그대로 적중했으니, 이거야 말로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억!”

 

 “악!”

 

 “으억!”

 

 다섯, 여섯, 일곱. 이번엔 여덟이다.

 휙 몸을 띄워 그대로 회전해 돌려찬다.

 얻어맞은 놈이 입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짐과 동시에, 착지하자마자 연청이 오른 주먹을 내뻗어 다른 놈의 어깨를 가격한다.

 떨어뜨리는 놈의 검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손바닥으로 밀어친다.

 날아가는 놈의 검이 다른 놈의 가슴에 그대로 꽂혀버린다.

 

 “억!”

 

 “악!”

 

 “으어억!”

 

 여덟, 아홉, 열. 끝이구나.

 정확히 십 초를 넘기지 않으니.

 이것이 불초과십수 장연청이다.

 

 “지금까지 비무에서 십 수를 넘긴 적이 없다. 내가 검을 썼다면 더 빨랐을 것이야.”

 

 하나씩 점혈을 하던 연청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런데 너희 같은 하수이니 당당히 내 별호가 불초과십수다, 이렇게 떠들 수 있는 거지. 실력이 십 대 고수 수준이 아니라는 건 내가 더 잘 알거든. 그러니까 어디 가서 말하면 안 된다? 쪽팔리니까. 사실 내가 상대를 좀 가리거든.”

 

 점혈을 모두 마친 연청이 그대로 문을 박차고 달려나갔다.

 

 

 **

 

 

 남영의 말을 들은 홍정은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걱정도 안 돼요? 장 형이?”

 

 “남 소저. 장형이 밝히지 말라 해서 말은 안 했었지만, 장연청 대협은 무당파의 대 제자입니다.”

 

 “그러게. 왜 그걸 숨겼지?”

 

 “그건 저도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장연청 대협의 무공 실력은 엄청나게 고강하다는 것이오. 정파 신진 고수 중에서도 거의 최상급의 수준이라 할 수 있겠소.”

 

 “못 믿겠어요. 장 형 뭔가 덜렁이고 어리바리하고…….”

 

 “장 대협의 자유로운 성격은 유명하죠. 하하.”

 

 남영의 손이 흔들렸다.

 찰나를 놓치지 않고 표사가 검을 비틀어 포박을 풀어낸 것이다.

 

 “크아악!”

 

 표사가 발악하며 검을 마구 휘둘렀지만, 남영의 허리끈은 멀쩡하다.

 일반적인 재질이 아니다.

 날카로운 검날에도 베어지지 않는 걸 보니 특수한 소재임이 분명했다.

 

 “흥! 발악하는구나!”

 

 남영이 끈을 다시 회수함과 동시에, 윤홍정이 휙 튀어나갔다.

 홍정의 빠른 움직임에 표사가 당황한다.

 챙! 검과 검이 부딪혔다.

 부딪힘과 동시에 홍정이 검을 틀어 올렸다.

 벌어진 놈의 어깨를 놓치지 않고 홍정이 빠르게 뛰어들어 점혈한다.

 몸이 굳어버린 표사가 검을 툭 떨어뜨렸다.

 

 제압 완료!

 

 “일단 이걸 드세요.”

 

 상황이 정리되자 남영이 장신구에서 빼낸 작은 환약을 건넨다.

 

 “이건?”

 

 “독기운을 중화해주는 영약이에요. 혹시 소 총표두도 중독됐을 수 있으니까.”

 

 “내가 중독?”

 

 “네. 장 형 말로는 독이 자물쇠에 발라져 있을지 모른다 했거든요.”

 

 홍정이 얼른 받아 입에 넣는다.

 허리끈을 다시 매는 남영을 보며 윤홍정이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음. 구해주셔서 감사하오.”

 

 “구하고 싶어서 구한 게 아니라 장 형이 부탁해서 그런 거니, 나중에 장 형에게 감사드리세요.”

 

 차갑게 받아치는 말투지만, 악의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럼 전 얼른 장 형에게…….”

 

 “그렇게 내가 걱정됐나 동생?”

 

 껄껄 웃으며 장연청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영이 반가움에 입을 열려다가, 금방 뾰로통한 표정으로 바뀐다.

 

 “흥. 걱정은 무슨. 무당파의 대 제자시니 그 정도야 별거 아니겠죠.”

 

 “숨기려던 건 아니고……. 지금은 아니거든. 대 제자 아니라고.”

 

 “흥. 어디 다친 데는 없어요?”

 

 “다치긴 무슨. 그놈들이 다쳤지.”

 

 홍정이 장연청에게 다가와 인사한다.

 

 “장 대협. 큰일 날 뻔하셨습니다. 장 대협이 아니었으면 저도 어떻게 됐을지…….”

 

 “뭐 인연이란 게 다 그런 거지. 나도 이런 큰 사건에 휘말릴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뭐가 뭔지 정말……. 믿었던 박 표사가…….”

 

 씁쓸한 표정으로 홍정을 보던 연청이 어깨를 으쓱했다.

 

 “원래 사람의 속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법이야.”

 

 쓰러져 있는 표사, 아니 이제는 정체가 드러난 흑백교인에 다가간 남영이 그의 입을 벌리고 뭔가를 집어넣는다.

 멀뚱히 두 눈을 뜬 채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흑백교인의 동공이 마구 흔들린다.

 

 “독이다. 해독을 원한다면 묻는 말에 답하라.”

 

 혈을 풀자 컥 하며 신음을 내뱉는다.

 

 “입은 열 수 있게 해줬으니 순순히 말해. 누구의 지시로 무슨 목적으로 온 것이냐?”

 

 홍정과 연청이 지켜보는 가운데 남영이 손가락을 들어 까닥거렸다.

 

 “말할 수 없다!”

 

 “조금만 지나면 말하게 될 것이야.”

 

 잠시 후, 흑백교인의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경련이 일어나는지 핏줄이 불거진다.

 깔깔 웃으며 남영이 속삭였다.

 

 “내장을 다 갉아 먹기 전에 어서 말해라.”

 

 “으어억!”

 

 “아마 이런 고통은 처음일 거다. 신약이거든.”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눈물을 줄줄 흘리는 흑백교인의 모습을 보며 홍정이 조심스레 연청에게 말했다.

 

 “그, 남 소저는 오독교로 잠입한 무림맹의 일원이라 하지 않았습니까?”

 

 “어? 으, 응. 그렇지.”

 

 “장 대협의 말씀을 듣지 않았다면 누구라도 깜빡 속을 겁니다. 저 사악한 웃음을 보십시오.”

 

 “어. 그렇지. 응. 동생이 되게 고생했어. 의심 안 받으려고.”

 

 장연청이 답하며 홍정의 손을 잡고 들어 올렸다.

 

 “동생. 잠깐 와서 독에 당했는지 확인해 줄 수 있나?”

 

 히죽거리며 웃고 있던 남영이 고개를 돌렸다.

 

 “여기 소 총표두 나으리 말이야. 그리고 너무 무섭게 웃지 말고.”

 

 “약의 효과를 보는 건 저도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더 반응을 살펴야 해요. 웃는 게 아니라 반응을 본 거라고요. 흥.”

 

 남영이 다가와 쇠침으로 홍정의 손가락을 살폈다.

 녹색으로 변색이 된다.

 파랗게 질린 홍정에게 남영이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괜찮아요. 이 독은 입에 들어가지 않으면 효력이 없으니까. 시간만 있으면 제가 해독약을 제조할 수 있으니 그때까지만 조심하세요.”

 

 “고맙소. 남 소저. 정말 고맙습니다.”

 

 “감사는 장 형에게 하라고요. 몇 번을 말해요?”

 

 이제는 입에서 거품을 물고 바들거리는 흑백교인에게 다시 돌아간 남영이 히죽거렸다.

 

 “간이고 위고 다 파먹는다?”

 

 “사, 살려주시오. 제발! 참을 수가 없어!”

 

 “그러니까. 이러나저러나 죽는 건 똑같잖아. 얼른 말하라.”

 

 “으아아아악!”

 

 고통에 비명을 지르던 흑백교인이 울부짖었다.

 

 “너무 아파! 으아아악!”

 

 “묻는 말에 대답하면 살려주마.”

 

 남영이 연청에게 눈짓을 보냈다.

 연청이 쭈그리고 앉아 질문을 던진다.

 

 “자. 좋게좋게 가자고. 누구의 지시를 받았지?”

 

 “좌, 좌 호법 지룡님이요!”

 

 연청이 눈살을 찌푸렸다.

 흑백교의 양대 고수인 좌, 우 호법 중 좌 호법인 지룡.

 무림 십 대 고수 중 하나인 초고수다.

 

 “뭘 가져오라 했나?”

 “처, 첩보를 입수했소. 강남 표국에 비급에 관련된 정보가 있다고!”

 

 홍정이 버럭 소리쳤다.

 

 “무슨 비급 말이냐! 강남 표국에는 비급이 없다!”

 

 “나, 나는 모르오. 그 비급에 대한 소재를 파악하라고 지시만 받았고 움직였을 뿐이다. 으으윽.”

 

 이젠 피를 토하며 흑백교인이 고통 어린 신음을 내뱉었다.

 홍정을 제지하며 연청이 빠르게 다시 물었다.

 

 “좋아. 무슨 비급이냐?”

 

 “모른다니까! 그냥 여러 가지 정보를 캐내 와라 명 받았을 뿐이다!”

 

 “하긴 네 놈의 위치에서는 모르겠지. 그렇다면 너희가 챙긴 물품은 어디 있나?”

 

 “그, 그 금고 안에…….”

 

 연청이 홍정을 바라보자 홍정이 고개를 저었다.

 

 “없다는데?”

 

 “그, 그 금고는 장치가 되어있어. 하단부에 공간이 더 있다. 그곳에 숨겼어. 박 표사의 생각이었다.”

 

 “아!”

 

 홍정이 얼른 보관소로 들어가는 동안, 연청은 계속 심문했다.

 

 “비급이 있다는 정보는 어떻게 들은 거지?”

 

 “그, 그림을 보고 알았다고 하셨다!”

 

 “호오. 그림.”

 

 남영이 연청에게 말했다.

 

 “그 계산행려도가 분명해요.”

 

 “그 그림에 비급의 정보가 숨겨져 있다는 건 강남 표국도 몰랐을 테지. 그렇다면 대놓고 벽에 걸어두지는 않았을 테니. 눈썰미가 대단한 고수가 보고 파악했을 수도 있다.”

 

 “뭔가 이상하긴 했거든요.”

 

 “그건 있다가 차차 살펴보기로 하고.”

 

 연청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의 계획은 무엇이었나?”

 

 “가, 강남 표국의 내부인을 매수한 뒤 정보를 얻으면 그대로 표국의 사람들을 모두 말살하려 했소!”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짓인지 모르는가?”

 

 연청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파와 사파간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거다.”

 

 “우, 우리는 그저 하, 하수인일 뿐이야!”

 

 “총표두의 부재를 틈타 일을 벌인 거군. 강남 표국에서 고수라면 윤청지 대인밖에 없으니. 비겁하게 독까지 쓰면서. 하지만 나 장연청의 존재를 몰랐지.”

 

 연청이 남영에게 말했다.

 

 “대충 들었으니 해독약 줘.”

 

 “없어요.”

 

 “응? 없어?”

 

 “네. 신약이라서.”

 

 남영의 대답을 들은 흑백교인의 표정을 보며 연청이 살짝 미안한 듯 말을 건넸다.

 

 “없다네. 미안.”

 

 “으아아!”

 

 “나도 몰랐네. 내가 뭘 할 수가 없네그려.”

 

 “이 빌어 먹…….”

 

 다시 혈을 짚어 입을 틀어막은 남영이 씩 웃으며 속삭였다.

 

 “자업자득이다.”

 

 윤홍정이 달려 나오며 둘에게 소리쳤다.

 

 “있습니다! 그 봉인 상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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