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띠링 띠리리링 띠리리리리링"
아직 해가 전부 뜨기도 전인 이른 새벽 현종은 점점 커지는 알람소리에 깨어났다.
천천히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8평짜리 남짓한 작은 원룸이라 몇걸음 걷지 않았는데 욕실에 닿았다.
그리고는 대충 씻고 택시를 타고 공항버스를 탈곳으로 향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현종의 핸드폰은 조용했다.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거나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오지도 않았다.
혼자가 익숙했다.
택시에서 내려 공항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공항버스가 도착했다.
그리고 공항버스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들어있는 여행가방을 대충 넣고 공항버스에 몸을 싣고 눈을감았다.
잠을자면 편하다.
시간이 잘간다.
현종은 언제나 잠을 잔다.
그러면 외로움도 고민도 없어지며 시간이 제일 잘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용히 누구보다 조용히 공항에 도착한 현종은 회사사람들을 만나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를 준비를 한다.
회사사람들과 들어도 나중에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비행기에 올랐다.
현종은 창가쪽에 앉았다.
비행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귀는 점점 먹먹해지고 몸은 마치 바이킹을 타는듯 무겁게 의자를 누른다.
창밖은 밝았다.
밝고 새하얀 구름들이 모두 비행기 아래쪽으로 향해있을때, 현종은 창문덮개를 덮어버렸다.
'너무... 밝아...'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고, 별다른 생각도 들지 않게 정말 조용하게 베트남에 도착했다.
베트남에 도착한후 베트남에서의 생활또한 한국과 별 다를게 없었다.
힘들게 일하고, 호텔로 돌아오면 혼자.
회사사람들과 한잔하고 돌아와도 혼자.
그날도 일을 마치고 회사사람들과 한잔 한 후 혼자 카페를 향했다.
알딸딸한 정신을 만끽하며 쥐가 돌아다니고 후덥지근한 베트남거리를 걸었다.
앞만보고 걸어 카페에 도착한 후 루프탑으로 향했다.
거기에서 어떤 여자를 보았다.
검은색 긴 머리에 하얀피부. 누가봐도 한국여자.
이런마음은 처음이었다.
조용하디 조용한 인생에 본인이 현재 죽지않고 살아있으니 뛰는구나 라고 생각했던 심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고, 그 짧은 순간에 그 여자와의 결혼생활이 머리에 그려졌다.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여자에게 걸어가 말을 걸었다.
"한국분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