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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iary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작가 : 더브러study
작품등록일 : 201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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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길 잃은 배..
작성일 : 19-11-01     조회 : 38     추천 : 0     분량 : 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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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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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쿵 쾅 쿵 쾅 쿵 쾅)

 

 (나이트의 시끄러운 음악 소리만이 나의 복잡한 정신을 겨우 잡아주고 있다..)

 .

 .

 “야 입원 몇 일하더니 정신도 거기다 놓고 온 거야?? 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안해..”

 “일은 뭔 일.. 그냥 검사 몇 개 하고 쉬다 왔다니까….아 시끄러…. 술이나 마셔…”

 .

 ‘의사의 말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저 건물……보이세요……… 못…갈수도….있어요…….금방….못 쓰게…..되요…….죽어요….”

 “죽어요..”

 “죽어요..”

 “죽어요..”

 .

 .

 ‘썅… 술이나 먹자’

 .

 .

 (부스럭….부스럭,,,,)

 불편한 잠자리에 잠에서 깬다..

 옆에는 어제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애가 누워서 자고 있고…

 ‘자정이 넘었는데 여기 밖은 아직도 환하구나…..집에나 가야겠다…’

 

 난 여자 애 지갑에서 택시비를 챙겨서 나온다

 ,

 ,

 ‘개 혼자 두고 온게 좀 그렇네…..’

 

 [미안… 나 집에 가야겠다…]

 전송…..

 .

 .

 ‘휴..’

 .

 .

 (그렇게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성균님 들어오세요”

 

 “허리띠랑 주머니 소지품 다 제거하시고 여기서서 두 손을 머리 위에 얹어보시겠어요?”

 

 ‘위이이이이이잉..’

 삐..이..익

 

 “네 검사는 다 끝났습니다 밖에 잠시 앉아서 대기해주시면 간호사분이 불러주실거에요”

 .

 [띠링: 사완: 검사가 완료되고 데이터 전송이 완료되었다는 메신져상 우리들끼리의 약어다]

 .

 나의 직업은 방사선사다

 모…나름 학점 관리도 잘했고…어학에도 관심이 많아 영어, 중국어, 일본어나 베트남어에도 어느정도 능통하다..

 

 남들이 쉽사리 합격하지 못했던 동위원소 면허증도 가지고 있고

 .

 .

 

 하지만……

 .

 .

 그런 것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보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나의 몸은 점점 나의 것이 아닌 것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

 [띠링: 깡장실]

 병원을 나서면 앞에 엘리베이터가 있고 3층으로 올라가면 바로 화장실이 있다

 남들이면 어쩌면 1분도 안 걸려 갈수 있는 이 거리를 난 다녀오는데만 10~15분정도 걸렸다…

 그것도 그나마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아무도 안 탔을 때….

 나에게는 그저 멀기만 한 화장실….

 그냥 나의 불편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고담시의 배트맨처럼 아무 소리….아무 흔적없이 다녀온다

 오른손으로 벽을 집고 따라 조금씩.. 조금씩.. 이동해 반대쪽 벽에 내 왼손이 닿을 수 있도록 조심해서…양 발의 너비를 벌린다..

 겨울철날 순간 강한 바람이 불거나….눈이나 비 때문에 바닥이 조금이라도 미끄러울 때면..

 잠깐의 방심으로 무게중심을 잃어버리고 그대로 넘어져서 크게 다칠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한다..

 

 누가 생각이나 했겠나..바람에 넘어진다는걸..

 

 하지만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아픈 척….

 ‘연기..’

 마치 난 격렬한 운동을 하다 잠깐 다리를 다쳐 이런 행동을 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눈에는 그냥 운동하다 다친 사람인 것처럼…..

 .

 ‘화장실다녀온 사이에 얼마나 검사가 밀려있을려나……’

 .

 .

 “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핳하”

 “방금 깡샘 표정 봤어?? 완전 놀랬어”

 “깡샘 이번엔 진짜 놀랬지????응????”

 .

 “너네 진짜 죽여버릴꺼야……아 씨바 똥나올뻔했잖아!!!!!”

 .

 .

 이 녀석들은 김현주와 김유미

 현주는 이 병원에 나보다 한 달 늦게 입사한 두 살 어린 동생이고 간호조무사다

 유미는 내 직속 후임으로 나보다 3달정도 늦게 들어왔고 일곱살이나 어린 여자 방사선사다

 

 사실 내가 이곳에 잘 적응하고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과 같은 아이들..

 아직 많이 부족한 철부지들이지만…

 사실 내가 모라고 이런 말을 할수있나라고도 생각이 들지만..

 이 아이들은 그다지 사교적이지않고 까칠한 면이 없잖아 있는 나를 무장해제시켜준다

 그러니까 이런 장난도 치지….

 지난 번에는 핸드폰하며 컴퓨터 바탕화면을 온갖 귀신사진으로 설정해놔서..

 그걸보고..진짜로 저승사자를 봤던 적도 있었다..

 오죽하면…원장님도 밖에 무슨 일 있냐고 물을 정도 였으니까…

 .

 .

 “오늘 끝나고 한잔해야지”

 현주 이 녀석은 여자 애가 아주 주당이다..

 모 여자라고 술 자주 마시지말라는 법은 없지만..

 얜 좀 심하다ㅎㅎㅎㅎ 나정도 주당이 아니였으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거다..

 

 “그려 맛있는거 먹으러가자”

 .

 .

 (짠)

 “사장님 여기 소주랑 항상 먹던 걸로요”

 “자 여기 소주랑 우리 잘생긴 총각이 좋아하는 오이 서비스”

 “감사합니다”

 “오빠 나 담배 좀 피고올께 세팅해놓고 있어”

 

 정말…현주 이 녀석은 술..담배..아주 하지 말라는 건 혼자 다 한다

 

 ‘드르륵…’

 “아이고.. 총각 이빨 나가..”

 

 나의 소주 병따는 법은 남들과 다르다..

 점점 약해지는 손의 악력 때문에 병뚜껑을 돌려 딸 수 조차 없어서 입으로 돌려 따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젓가락질 하는 것도 펜으로 글씨를 쓰는 것도..점점 힘들어지고 있었다…

 

 ‘이젠 소주병이나 음료수병 돌려 따는 것도…. 젠장….그 노인네 돌팔이는 아니였나보네…’

 .

 .

 ‘저 건물…..못 갈…수도…..점점…안….좋아져…..죽어요….’

 “죽어요..”

 “죽어요..”

 

 이 말을 하는 의사의 얼굴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

 .

 “오빠 또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오늘은 무슨 야동볼까 생각하고 있었지??”

 “…………………..”

 “넌 여자애가 그런 말 하는거 창피하지 않냐??”

 .

 “모 어때~ㅎㅎ 근데.. 오빠는 이렇게 술먹어도 되??”

 

 사실 그렇다….알코올은 그 어떤 변명의 여지없이 내 몸에 최악이다

 하지만 술을 먹지 않는다 해서 나의 인간관계가 모두 정리되는 것은 아니고

 이러한 어쩌면 늘 반복되는 일상 속에 퇴근 후 함께하는 술 한잔이 주는 소소한 행복, 소확행..

 난 이제 이런 것까지 자제하며 마치 하루하루 더 살기위해 구걸해야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건가..라는 생각

 당장 내일이 없을 사람에게 오늘의 하루는 당연히 소중하다

 그렇지만 그런 삶보다는 오히려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삶이 진짜 의미있는 삶 아닐까??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빼앗겨버린.. 남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사랑.. 그리고 설레임과 같은 사사로운 감정들… 난 어느 순간.. 남들과는 다른 기준에서 세상을 대해야만 했다.

 그래서 사실 나도 내가 하는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잘 모르겠다….그냥 지금 이 순간은 너희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함께 공유 된 이 시간을…

 “오빠 오늘도 병원에서 잘거지?”

 

 “응..어차피 내일 또 출근도 해야하고 지금 집에 가도 어차피 잠 밖에 안 자는데…그냥 여기서 자고 내일 3층가서 샤워하는게 편해~”

 난 작년 겨울 그날 이후로 병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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