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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diary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작가 : 더브러study
작품등록일 : 201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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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NO MORE..
작성일 : 19-11-02     조회 : 376     추천 : 0     분량 : 2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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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주가 떠난 병원은 조용했다….

 “애인 샘 현주 샘 그만둬서 많이 아쉽겠어요”

 .

 .

 “뭐 일이라는게 다 그런거지….”

 

 

 내가 이 병원에서 일한지도 5년하고도 몇 개월이 지났을까…어언 만 6년….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문제는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나가느냐가 문제인거지…..

 .

 .

 사실 이 병원은 문제가 많았다….

 개원 이래로 고생한 직원들에게 그 적절한 대가를 주기보다는…

 관계로 포장해 무마하기에 급급했고….

 원장이나 과장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직원들의 고충은 모른 채하기 일쑤였다…

 그렇게 꽤 적지 않은 직원들이 들어가고 나오기를 수십차례…

 그 가운데 서로 끈끈하게 버티고 살아남은 직원이 현주, 유미, 결이 그리고 나였다…

 그리고…

 난 적어도 남아있는 내 진짜 동료들에게 돈과 같은 물질적 가치가 아닌

 복지로써의 이 세상 어디에서도 제공받을 수 없는 비물질적 가치를 가르쳐줄 수 있는

 평생 직장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

 .

 하지만 나의 의견을 언제나 묵살되기 일쑤였고…

 그렇게 수 차례..

 .

 .

 결국..

 현주도 이제는 그만뒀다…

 .

 .

 그리고 그 후로 또 한 명의 직원이 퇴사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오늘 라온 샘 송별회 지하 1층 제주 도야지에서 한대요”

 

 라온과 현주 모두 이 병원 개원 멤버였다…

 

 ‘현주가 그만둘 땐 신경도 안 쓰더니…’

 

 원장은 자기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현주의 퇴사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그저 보여주기에 급급하고 스스로가 마치 직원들에게 있어 매우 인간적인 오너인양…

 퍼포먼스식의 그런 송별회…….이제는 정말 진절머리가 난다…

 .

 .

 “안녕하세요 이층 병원에서 오셨죠?”

 “아 네 안녕하세요”

 “다른 분들은 이미 다 오셨어요

 “………”

 “근데 그 키 작은 간호 선생님은 안 오셨네요?”

 .

 .

 “얼마 전에 그만뒀어요”

 “아 네….”

 “………………….”

 “…………………..”

 

 “자리로 안내해드릴게요”

 .

 .

 사실 이 고기 집의 룸은 턱이 높아 내가 자리하기에는 좀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모.. 이 송별회가 나를 위한 자리는 아니지만 다 모인 자리에서

 나의 불편함을 굳이 보여야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그리 썩 유쾌하지는 않은거같다…

 .

 .

 “어 깡 샘 왔어요?”

 다행히 유미가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먼저 와 나를 챙겨준다

 [드르르르르륵]

 고맙게도 룸 안에서 내가 보이지 않도록 연결되어있는 중문을 닫아 주었다…

 

 ‘센스있는 녀석’

 .

 .

 일부러 나는 원장과는 일부러 멀치 감치 않아서 고기를 먹기 시작했고…

 

 ‘어차피 좁은 룸이지만 같이 잔 기울이며 대화 나눌 사이는 아니니까’

 .

 .

 나도 처음부터 굳이 이런 태도를 취했던 것은 아니다

 개원 초기 남자직원은 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직원들에게 풀 수 없는 자신의 화를 나한테 풀곤했다…

 하지만 난 오너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꽤 긍정적인 사고로 나를 이해시켰고

 꽤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보다는 병원이란 조직을 위해 살아왔던거같다

 

 그 가운데 여러 동료들이 떠났고 이젠 내 곁에는 현주도 없었다..

 

 ‘이젠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아닌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 만이 가득했다..

 .

 .

 송별회 자리가 어느 정도나 흘렀을까…언제부터인가 원장의 와이프도 동석하게 되었다

 

 “사모님 오셨습니까 여기 앉으세요”

 .

 .

 원장의 아내는 나이는 나랑 동갑이다

 

 ‘사모님은 무슨 사모님….과장은 원장 아내한테까지 저럴 필요가 있을까…’

 .

 .

 그렇게 라온 샘의 송별회는 형식적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그냥 아무 일없이 즐겁게 지나가나 싶었다

 .

 .

 그 때…

 “근데 다들 그거 알아? 깡 샘은 이 병원 입사하고 나서 한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어 정말 대단하지않아?”

 

 갑자기 원장이 그 입에 내 이름을 담기 시작했다…

 

 ‘모야 저 인간 술 취했나…왜 저래’

 

 “근대 그 이유가 뭔지 알아?”

 

 “…………………..”

 

 “병원에서 자잖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원장을 쳐다봤다

 별로 신경쓰고 싶지도 않았지만 속된 말로 얼터구니가 없었고, 그러다 원장 아내와 눈이 마주쳤는데…나의 표정을 읽었는지…원장 와이프는 날보며 신경쓰지말고 무시하라는 눈치를 주었다

 .

 .

 병원 입사 후 1년정도가 지난 무렵 원장은 식을 올렸는데

 

 “내가 이 사람하고 결혼한거는 단순히 얼굴때문이죠 인성같은거 봤으면 절대 결혼 안했어요 모…인성이 안 좋은거는 이 사람 어머니한테가서 따져야하는 문제니까”

 

 당시 쇼윈도 부부네 하는 소문이 돌 정도로 주변인의 시선에서 원장 부부의 분위기는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

 .

 ‘와이프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정도면….사실 당신 인생도 참…..’

 .

 .

 나는 그냥 말없이 맥주를 들어 내 안에 화를 삭혔다

 

 잠시 어색했던 분위기는 언제 그랬냐는듯 다시 화기애해한듯 보이기 시작했고

 원장 옆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간호 샘들도 비위맞추기에 바빴다

 

 ‘이곳에서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하나….’

 .

 .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라온 샘의 송별회는 마무리가 되었고

 나 또한 라온 샘과 가벼운 악수로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했다

 라온 샘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그래도 짧지 않은 시간동안 고생한 전우애와 같은거였다

 “라온 샘 고생했어요”

 “애인 샘도 고생했어요 난 먼저 그만두지만 좀만 더 남아서 고생 좀 해줘요”

 .

 .

 “자 그럼 라온 샘의 마지막을 축하하는 의미로 다같이 짠하고 일어납시다”

 .

 .

 그리고

 다들 하나 둘 자신의 옷을 챙기며 자리를 일어난다

 

 “난 깡 샘이랑 같이 가야지”

 유미는 내가 항상 마지막에 가는 걸 잘 알기에 끝까지 남아 날 챙겨준다..

 

 한편으로는 생각해본다…

 

 어느 직장을 가도 똑같고 문제는 어디에서나 발생한다

 물론 그 정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그래도 나를 생각해주는 이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버티는거 아닐까? 부모님, 친구들 모두들 다 그렇게 일하고….’

 .

 .

 그런데 그 때…

 

 [턱]

 

 누군가 내 어깨를 잡는다

 .

 .

 ‘모야 원장이잖아..’

 .

 .

 그리고 원장의 한 마디…

 

 “깡 적당히 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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