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주인공: 아 명동이네- 여전히 사람이 많은 곳이네- 아- 어지러워라- 배도 고프고- 아 생강냄새 나는 김치에 따끈한 만둣국이 먹고 싶네- 아 충무로 김밥- 오징어무침이랑 무말랭이랑 충무로 김밥이랑 해서 먹고 싶다. 아 뭐먹지?
명동 수많은 사람 사이를 걸어가며 커플들 속. 친구들 속. 교복 입은 아이들 속. 길거리 장사꾼들 속을 지나간다. 높은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빌딩 사이를 걸어간다. 좋아보이는 건물들이 어지러웁게 한다. 수 많은 제각각의 인파들 속에서 외롭진 않지만 시선이 느껴지기도 하는 듯하다.
남자주인공: 아 배고파- 어지러운게 배가 고파서 그런가- 아-
보이는게 충무김밥이 먼저 보일 줄 알았는데 명동교자가 보인다. 들어간다. 한산한 편이다.
남자주인공 홀직원의 안내를 받아 자리에 앉는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본다. 원래 주문하려고 한게 있지만 다시 한 번 훑어본다. 만둣국과 칼국수가 고민일 찰나 만두 한접시, 칼국수 한 그릇을 주문한다. 테이블 위에 올려진 김치를 던다. 유난히 고춧가루가 큰게 이 집 매력이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맛도 예전보단 순해진거 같다. 주문한 만두와 칼국수가 나온다. 칼국수에 김치를 풀어서 먹는다. 깍두기를 풀어서 먹는다. 칼국수 국물이 김치국물이 섞여 간이 잘 된 듯하다. 만두를 넣어 국물과 함께 먹는다.
남자주인공만 혼자서 먹는다. 다들 혼자는 아니다. 여행객들 많은 탓에 외로움이 덜하다.
죽기 전 명동을 쇼핑도 하고 했었던 일화가 떠오른다. 여자와 친구들과 함께 왔었는데 말이다. 친구들 중엔 계약회사도 있었다. 둘이 결혼했다는 걸 지금 눈 앞에 스쳐 지나간다. 빔 같은 찰나의 영상이라고 할까. 사진 같기도 하고 말이다. 남자주인공이 먹던 칼국수와 만두가 텁텁하다. 김치가 먹고 싶어서 왔는데 생강 맛이 이제야 강하게 느껴진다.
물을 한 컵 들이 키고 카운터에 간다. 카운터 돈 넣는 곳이 딸랑 튀어나온다. 점원이 안녕히가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남자주인공 인사를 하고 나온다. 고개를 까딱하고 나온다. 배가 불러서인지 주변을 한 껏 여유 있게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상품들이 많이 있다. 마스크팩을 나누어 주는 이가 호객행위를 한다. 거부하지 않고 들어가 구경을 한다. 마스크 팩을 한 껏 챙겨 나온다. 도독 같지만. 이미 죽은 이인데 누가 뭐라 할까. 복제품이다. 가지고 온 만큼 다시 매장에 복원되는 마스크 팩이다. 남자주인공 마스크 팩을 낯개 한 개 뜯어서 얼굴에 붙이고 거리를 돌아다닌다. 오랜만에 명동구경이라 신이 난다. 배도 부르고 하니 말이다. 역시 쇼핑은 선식사 후쇼핑이다. 돌아다니면서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옷가게. 작은 가게이다. 명동 번화가가 아닌 모퉁이라고 할 수 있는 주변가에 있지만 남산에서 들어가는 명동 입구에 위치한 곳에 있는 가게이다. 분위기랄까. 그냥 들어가본다. 옷들이 옷걸이에 걸려있다. 건성으로 드물게 손으로 옷걸이를 옮겨가며 훑어본다. 남자주인공 웃을 보려는데 그닥 끌리는게 없다.
나오는 남자주인공. 옷가게 주인이 남자주인공을 보고는 또 올 거 같지? 점원 네라고 대답한다. 남자주인공 자신의 옷을 본다.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팍을 두드린다. 아직 옷을 바꾸고 싶지는 않다. 배가 점점 거져 갈즈음 길거리에 못난이 핫도그가 눈에 들어온다. 순대볶음도 눈에 들어온다. 튀겨진 소세지를 한 개 집는다. 케찹을 뿌려서 먹는다. 순대볶음을 일회용 박스에 담아 이쑤시게 한 개 순대에 집어 넣고 소세지 한 개를 더 캐찹 뿌리려는 찰나 손님들 머스터드를 뿌리는 걸 보고 같이 뿌린다. 순대볶음박스에 담아 먹으면서 명동 백화점으로 향한다. 백화점 들어가기 전에 다 먹은 음식. 휴지통에 버리고 백화점에 들어가 구경을 한다. 살아있을 때 음식물 저지 당한 거에 베인 습관적인 모습이다. 습관이 무섭다는 말이 맞는거다.
남자주인공은 백화점 화장품 코너를 지나쳐 가구 점으로 간다. 폭신한 침대를 찾아서 다 누워 본다. 맘에 든 침대를 찾았다. 손을 딸칵한다. 저장- 그리고는 집을 알아보러 나선다.
집을 알아보는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막상 알아보려니 막연하다. 외로움이 휩싸는거 같다.
남자주인공 아... 나 지금 외로운거구나라고 무듸게 이야기한다. 속삭이는 정도이다. 외로움을 없애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외로운 곳으로 갈까. 턱을 괴고 고민을 하는 남자주인공.
좋은 곳이 어디 있을까. 길에서는 잘 수 없다. 푹신한 침대와 안락한 집 안에서 생활을 하고 싶은 남자주인공이다. 명동으로 할까. 귀차니즘에 휩싸인 남자주인공. 고민을 하다가 너무 피곤한 거다. 명동 백화점 인근에 주택으로 집을 정한다. 주택 인근에 집을 한 채 만든다. 손으로 딸칵. 수많은 빌딩에서 낯은 집 한 채. 남자주인공의 건물 짓는 크기에 실망한 스스로.
남자주인공: 낮네. 너무 낮네. 주변 빌딩을 보고는 최소한 3층에서 5층일 줄 알았는데. 이게 무언가.
남자주인공 시간의 문을 지나쳐 힘이 빠진 걸까. 하긴 요괴도 스스로 퇴치 못했다. 조선시대 요괴가 와서 도와줬으니 말이다. 조선시대인지. 언제부터인지... 남자주인공이 조선시대에 가서부터 나타나게 된 요괴이다. 공간이 찢어진 안은 어떨지 모른다. 암흑세계가 보인다.
남자주인공 눈 앞에 그려지는 듯이 보이는 그림을 본다.
남자주인공이 보인다. 남자주인공이 요괴의 한 손을 잡아서 요괴 목을 탁 하고 치고 들어가 눌러서 바닥으로 꼿듯이 자빠드리면서 명치를 무릎으로 찍는다. 그리고는 요괴가 알갱이로 되더니 공중으로 사라진다. 원자와 원소 같이 말이다. 주변은 똑같이 생긴 요괴들이 서로 죽이고 죽이는 모습들이다. 남자주인공이 그 속에서 요괴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유일하다. 아마 요괴왕을 죽인 듯하다. 그 중 살아남은 이들이 남자주인공과 함께 한다. 그 중 요괴일 거다. 양손 검을 쥐고 이순신 장군 앞에서 싸워준 이는. 무적 같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칼부림을 한 이들 말이다. 그리고는 허리를 구부정하게 굽혀 다리를 번쩍 들어 올려 공간이 찢겨 열린 곳으로 들어갔던 요괴 말이다. 칼을 든 손을 나란히 칼날을 위로 향하게 하여 들어간 요괴. 옆구리 양쪽에 칼을 집어 넣었다면 칼 길이에 걸렸을거다. 남자주인공은 이 때 힘을 많이 잃어버렸나... 하고 짐작을 해보지만... 맞지 않는다. 요괴와을 쓰러트렸는데 단층 건물 정도 짓는 정도의 힘이라니. 무술과 부자가 되는 건 상관이 없는 걸까? 허탈함에 집 안으로 들어가 본다. 양옥 보다는 한옥이 좋을 듯하다. 한옥으로 변경을 한다. 변경이 되어진 모습. 나무냄새가 가득하다.
남자주인공: 아- 향긋하다- 숙면을 취하기 좋은 냄새이다.
남자주인공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집을 꾸며 나간다. ㄷ자 모양으로 집을 설계하고 화장실욕실, 거실주방, 침실 옷방으로 꾸민다. 가운데는 나무 한그루를 심는다. 이미 다 자란 나무이다. 대추나무를 심는다. 초록색 대추가 갈색 대추로 익으면 삼계탕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초록색 대추는 따서 먹으면 맛있다. 남자주인공 침실에 백화점에서 저장한 침대를 들인다. 손을 딸칵한다. 폭신한 이불과 넉넉한 킹 사이즈의 침대. 다른 가구는 필요 없을 듯하다. 휴대전화를 확대해서 벽에 붙이면 되는거다. 휴대전화 하나로 티비, 컴퓨터가 되니 말이다. 연락도 되고 말이다. 주방에 라면을 가득 종류별로 찬장에 아랫찬장에 쌓아 놓는다. 다시 제거한다. 한봉지씩만 둔다. 짜장라면, 해물라면, 우동라면, 볶음라면, 고소한라면, 매운라면, 순한라면, 다시다라면, 비빔라면, 라면사리 그리고 스파게티 소스를 가득 채워 넣는다.
스파게티 소스에 라면사리를 넣으면 맛이 있다. 요리를 즐겨 하는 건 아니지만 쉬운 요리에 맛도 좋은 요리를 선호하는 편이다. 살아 있을 때 부모님과 함께 살던 때 간단히 익힌 요리법이다. 사업하면서 자취를 하던 때 즐겨 하던 요리이다. 그런 걸 떠올리는게 씁쓸했던 적이 지나쳤다. 그랬었지라고 자연히 떠오르는 걸 순응한다. 슬프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고 그립지도 않고 말이다. 무던한 게 좋은 남자주인공이다. 이럴 때 문득 백화점 식품코너 라든가 가구 쇼핑이라든가 필요할 때 옷이라든가 신발, 악세사리가 넥타이, 안경, 지갑 이런 것들을 보러 간다. 순간 이동을 한다. 이건 슬픔이 나타내는 증상인거다. 진화해서 살아남듯 하는 거다. 공룡시대에서부터 있던 잠자리나 크기가 변화해 살아남았듯이 말이다. 백화점을 쇼핑하는 남자. 것도 혼자 쇼핑을 한다. 가녀리다고 할 수 있는 몸매로 오해를 사곤 한다. 그런 시선을 느낀지 요즘이다. 아령을 사서 조금은 딴딴하게 만드려고 운동을 할까 고민을 한다. 그런 시선이 싫지 않은 건가. 이왕 시선 느낄 거라면 잘 나서 모델 같은 느낌으로 살면 좋지 않은가. 해서 말이다. 요즘 부쩍 멋을 내려고 하는 남자주인공이다. 나이는 30대 초반이다. 요괴가 되니 제한이 없으니 말이다. 죽기 전에 생활은 남자라서 이렇고 이래야 하고 저래야하고 울면 안되고 멋있어야 하고 가장이 되어야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하는 등의 짐이 한 가득한 일만 해야 하는 일이 우선이던 때에 비하면 일도 잘 돼야했으니 말이다. 안 되면 고생길이니 언제나 좌불안석 같은 불안함이 있던 때였었으니 말이다. 자유로운 요즘을 만끽하는 남자주인공 섹시한 요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