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로맨스
[BL]열기의 향
작가 : 오색별하
작품등록일 : 2016.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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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최악의 첫인상(1)
작성일 : 16-09-04     조회 : 437     추천 : 0     분량 : 6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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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력을 기반으로 힘을 키운 강대국 테젠.

 그 테젠의 왕이 약소국인 베르딘의 왕에게 서신을 보낸 것은 일주일 전이었다.

 그리고 보내온 서신은 평화로운 협약과 그에 따른 화합을 담고 있었다.

 그 ‘화합’이란 볼모를 내놓으란 말을 돌려 말한 허울 좋은 말일 뿐이었다

 

 그렇기에 왕과 왕비는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자신의 아이들 중 누구를 테젠으로 보내야할지를.

 

 

 

 -

 

 

 

 클로윈은 속이 좋지 못했다.

 익숙지 않은 뱃길에 멀미를 앓은 것도 있었지만, 서서히 가까워지는 왕국의 모습에 머리가 아파왔다.

 

 

 ‘테젠 왕국.’

 

 

 자신이 먼 바다를 건너오게 만든 곳.

 그리고 자신이 앞으로 지내야만 하는 곳.

 

 클로윈은 베르딘을 떠나기 전에 자신을 마중 나온 이들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버지인 국왕은 걱정스러움을 채 다 숨기지 못한 얼굴로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었고, 누이인 세레이아는 눈물을 흘려내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돌봐주었던 유모를 포함해 가까웠던 시종들도 곧 눈물을 쏟을 거 같은 얼굴로 배웅을 했고, 그리고 또 어머니는…

 

 

 [드디어 쓸 데가 생겼군.]

 

 

 웃고 있었다.

 테젠 왕국으로부터의 서신을 받은 다음 날 친히 자신을 찾아와준 그 날처럼 말이다.

 

 

 [너를 낳고, 이곳에 데려다 키운 보람을 느낄 수 있다니. 이 어미는 기쁘구나.]

 

 

 마치 그 때의 말을 다시금 해주듯 그녀는 웃고 있었다.

 

 그녀는 공작가의 영양으로, 명망 높은 가문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미망인이 되었었다.

 그리고 우연인지, 노력인지는 알 수 없으나 왕비를 잃은 국왕의 눈에 들어 왕의 핏줄이 아닌 아들을 데리고 왕궁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종종 친아들에게 말했다.

 너만 없었더라면 더 완벽했을 텐데.

 

 그러한 그녀의 태도는 아들인 클로윈의 특이체질이 발현한 후, 더더욱 냉소적으로 변했더랜다.

 

 [천박한 것.]

 

 그녀는 화낼 때에도 언성을 높이는 일이 없었다.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상처를 헤집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어머니라도 어떻게든 사랑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얼마나 헛수고였는지를 깨닫는 건 어리석게도 볼모로써 나라를 떠나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에서야, 그제서야 비로소 말이다.

 

 [잘 해낼 거라 믿는다.]

 

 그녀는 웃고 있었다. 진심으로 기쁜 듯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다른 이들은 자신의 떠남을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데, 정작 자신의 모든 것에 절반 이상을 준 모친은 웃고 있었다.

 

 

 ‘아들 참 살뜰히 이용해 드시는군요.’

 

 

 클로윈은 웃었다.

 그녀 앞에서는 차마 하지도 못했던 말을 속으로 읊조리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찡그려지는 미간에 입꼬리가 내려가고야 만다.

 

 멀미가 좀처럼 나아지지를 않았다.

 자신의 기분만큼이나 무겁게 내리 깔리는 체향에-현기증이 일었다.

 

 

 

 -

 

 

 

 “먼 길 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자신을 환대해주는 리엘 왕후께 예를 갖추어 인사를 올렸다. 나이가 지긋한 리엘 왕후는 현왕의 어머니로, 듣던 대로 사근사근하니 선한 인상을 가진 이였다.

 

 

 “왕께서는 현재 수련으로 인해 얼굴을 비치지 못했습니다.”

 

 

 그 말에 클로윈은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볼모로 이곳에 온 자신을 바쁘신 강대국의 왕님이 신경 쓰지 않을 거란 사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마련한 방으로 안내해줄 겁니다. 일단 여독을 푸신 뒤, 저녁 만찬에서 셋이 인사를 하지요.”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리엘 왕후와의 인사를 마친 후, 시종들을 따라 가는 내내 화려한 왕궁이 복도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하얀 벽에 간간히 장식물들이 세공되어 있는 왕궁은 테젠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시종들이 안내한 방은 상당히 괜찮았다.

 

 

 “와...”

 

 

 아니, 과분하다고 할 정도로 매우 좋았다.

 

 문을 열자 커다란 러그로 덮여진 공간에는 티타임을 즐기기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져 있었고, 푸르게 손질된 정원이 한 눈에 보이는 테라스의 전경은 깔끔하였다.

 왼쪽에는 침실로 들어가는 입구가 문 대신 붉은 커튼으로 양쪽 가장자리를 장식하고 있었다.

 

 커다란 침대, 옷장 등 기본적인 것이 갖추어진 침실로 들어온 클로윈은 감탄하던 것을 멈추고, 가져온 옷가지 등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져온 것들을 스스로 정리하고 싶었기에 짐 정리를 도와주려는 시종들은 물렸다. 만찬 때가 되면 모시러 오겠다는 말을 들었으니 세 시간 정도 자유가 주어진 셈이었다.

 

 

 ‘좀 돌아다녀도 괜찮으려나?’

 

 

 짐 정리가 어느 정도 끝나가자 잠시 고민을 한 클로윈은 근처 정원이라도 산책하자고 생각했다. 누군가 제지를 한다면 순순히 그 말을 따르면 되겠지. 이러한 가벼운 생각을 한 클로윈은 멀지 않은 후에 이 결정을 후회하게 된다.

 

 

 

 물론 왕실 내의 정원은 매우 훌륭했다.

 가지를 치고, 물을 주고, 매일 손질을 하는 정원은 푸르고, 가지각색의 꽃들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문제는 정원이 아니었다.

 정원을 유유히 거닐고 있던 클로윈의 앞에 불쑥 남자가 나타났다.

 

 “?!”

 

 그리고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 남자는 왜인지 반라의 상태였다.

 

 

 “아, 젠장.”

 

 

 짧은 욕지거리를 하며 혀를 차는 남자의 구릿빛 가슴으로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더운 날씨도 아닌데, 반라의 상태인데다가 땀까지 흠뻑 흐르고 있는 남자의 모습에 클로윈은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

 남자가 그런 클로윈을 알아차린 것은 젖은 앞머리를 뒤로 한껏 젖히던 때였다.

 

 

 “뭐야, 넌.”

 

 

 클로윈은 움찔했다.

 초면에 무뚝뚝한 짧은 말에 당황도 했지만, 그의 언사가 무례하여 기분이 나빴다. 왕족의 피가 섞이지 않는 왕자로 고향에서 적지 않은 쑥덕거림을 들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뒤에서 까는 뒷담화였다. 저런 식으로 대놓고 예의 없는 말을 들은 것은 철이 들고 나서 거의 처음이었다.

 

 

 “그러는 댁은 누구죠?”

 

 

 기분이 상한 만큼 조금 비꼬아서 말했다.

 그에 남자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린다.

 남자는 무어라고 말하려던 것인지 입을 열었으나 이내 마냥 입을 다물고는 대신 클로윈에게로 다가갔다.

 

 

 ‘뭐, 뭐야.’

 

 

 멈춤 없이 자신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오는 남자의 기세에 클로윈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려던 것을 간신히 막았다.

 하지만 남자가 자신의 손목을 덥썩 잡을 때는 움찔 떨고야 말았다.

 

 

 “무슨...!”

 “너구나.”

 

 

 다짜고짜 손목을 그러쥔 남자는 힘을 주어 잡은 손을 잡아당겼다. 당겨진 만큼 시야에 남자의 금색 눈동자가 가깝게 꽂혔다.

 

 

 “네가 그 냄새나는 왕자인가.”

 “!”

 

 

 그 말에 울컥.

 자기가 무슨 행동을 자각하지 전에 손이 먼저 나갔다.

 

 

 “....아.”

 

 

 그리고 자각했을 땐, 양손이 남자에게 잡힌 채였다.

 자신이 남자의 뺨을 갈기려고 했단 것에 당황, 자신의 손을 잡아낸 남자에게 한 번 더 당황, 그리고 그런 자신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시선에 마지막으로 당황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보기보단 손힘이 좋네.”

 

 

 남자는 흥미롭다는 듯 말하더니 잡고 있는 클로윈의 양손을 꽈악 쥐었다.

 

 

 “하지만 예의는 없어.”

 “읏... 그쪽이야 말로.”

 

 

 강한 손아귀에 눈물이 찔끔 나올 거 같았지만, 이를 악물며 참아낸 클로윈이 씹어내듯 말하자 남자는 피식 웃어버린다. 그리고 곧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아주었다.

 

 손이 놓아지자 클로윈은 저릿한 손목을 문지르며 남자를 노려보았다. 얼마나 힘이 셌는지 잠시 잡혔던 것뿐인데, 붉은 자국이 난 손목에 짜증이 치솟았다.

 

 “좋아, 내 소개부터 하지. 난 룬도스 네이툰. 이 정도면 충분하지?”

 “?!”

 

 손목을 매만지던 손길이 순식간에 멈추었다. 그 이름을 듣자 클로윈은 피가 굳는 느낌을 받아야만 했다.

 

 룬도스 네이툰.

 그것은 자신을 이곳에 오게 만든 테젠의 왕의 이름이었기 때문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되어버린 클로윈의 입에서 제멋대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왜 왕이 그런 꼴로, 아니....”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자신의 말을 끊어내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아차 싶은 마음에 클로윈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혀를 살짝 깨물었다.

 남자가 무례하다고 생각했으나 자신이야말로 무례하지 않은가.

 그것도 강대국인 테젠의 왕을 상대로 말이다.

 

 고개를 숙인 채 속으로 끙끙대고 있는 클로윈을 룬도스는 재미있다는 듯 보았다.

 날이 선 고양이 같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마치 물에 젖은 강아지 같았다.

 놀려주고 싶을 만큼 말이다.

 

 

 “왜 이런 꼴이냐고 묻는다면... 수련을 하다 보니?”

 

 

 꼴, 이라는 단어를 굳이 쓰며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클로윈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쪽은 겸사겸사 내 몸을 품평하게 되었네.”

 “...죄송..”

 “그대의 것은 나중에 보기로 하지.”

 

 

 겨우 목소리를 짜내어 사죄의 말을 하려는데, 그 말허리를 자르는 목소리에 클로윈의 고개가 화들짝 놀라 번쩍 들어올려졌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싶어 파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데, 정원 한 쪽에서 룬도스를 부르는 소리가 났다.

 

 

 

 “이런, 실례.”

 

 

 

 화가 섞인 목소리는 여성의 것이었다.

 간단한 손짓으로 클로윈에게 인사를 한 룬도스는 목소리가 난 쪽의 수풀로 모습을 감추었다.

 

 

 ‘첫인상... 최악.’

 

 

 클로윈은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덩그러니 서 있었다.

 

 

 

 

 -

 

 

 

 

 

 ‘젠장.’

 

 

 클로윈은 속으로 작게 욕지거리를 했다.

 겨우 정신을 수습하고, 방으로 돌아온 클로윈은 착잡한 기분을 씻어내지 못한 채 만찬에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준비를 마친 후, 자신을 안내하기 위한 시종의 부름에 마음을 다잡은 클로윈은 결론을 내렸다.

 

 아까의 언사에 대해 말한다면 무조건 사과하자.

 

 억울하기는 하지만, 클로윈의 잘못이 맞았다.

 왕이 자신의 왕궁에서 낯선 이를 보고 그에 대해 물었을 뿐인데 퉁명스럽게 시비조로 말한 것은 분명 자신이니까.

 물론 그 물음의 언사가 다소 기분 나쁘긴 했으나 그는 충분하게 그럴 권위가 있는 사람이었다. 왕자 신분인 자신을 조공으로써 불러내기까지 한 인물인데 그 정도도 못할까.

 

 

 그렇게 자신을 다독이며 최선의 행동을 결정한 클로윈이 만찬 장소에서 맞닥뜨린 것은 몇 시간 전의 이미지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한 남자였다.

 

 거칠게 흐트러졌었던 검은 머리카락은 깔끔하게 뒤로 넘겼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던 탄탄한 몸은 단정한 예복으로 감싸여져 있었다.

 푸른색이 잘 어울리는 갈색 피부의 남자는 클로윈을 보자 매끄러운 미소로 입을 연다.

 

 

 “처음 뵙겠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베르딘의 클로윈 나에르카라고 합니다.”

 

 

 이런 전개는 생각지 못했다.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아까의 그 일은 없었던 일인 것 마냥 인사를 해오는 룬도스에 클로윈은 한 박자 느리게 자신의 소개를 올렸다.

 

 

 그리고 껄끄럽고 불편할 거라 생각했던 식사는 조용히 흘러갔다.

 

 주로 리엘 왕후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클로윈이 조곤조곤 대답을 하는 가벼운 담소와 식기에 포크와 나이프가 닿는 소리가 공간을 메꾸었다.

 룬도스는 포도주를 곁들여 마시며 어머니의 말에 조용히 대답을 할 뿐이었는데, 클로윈은 그가 정원에서 본 그 남자와 동일인물이 맞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한때 나라의 여인들에게 흥행하던 소설 중에서 그런 내용이 있었다.

 여주인공이 한 남자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쌍둥이였고 주인공이 두 남자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런 스토리.

 

 설마 쌍둥이거나 왕과 닮은 누군가가 궁에 처음 온 자신에게 거짓을 이야기한 건 아닌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할 때쯤이었다.

 

 

 “듣기로 클로윈 왕자님은 활을 잘 쏘신다면서요?”

 “자랑할 정도는 아니고, 사냥에 보탬이 되는 정도입니다.”

 “네, 그래서 손힘이 좋으시군요.”

 

 

 어깨가 움-찔 떨렸다.

 손힘이 좋네. 그 말이 간신히 추스르고 있던 잔잔한 심장에 꽂혔다.

 

 

 “내일 사냥터에 나갈 예정인데, 함께 하시겠나요?”

 

 

 반면에 룬도스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천연덕스럽다.

 

 

 “...감사합니다.”

 

 

 겨우 감사의 말을 꺼낸 클로윈은 목이 막히는 느낌에 옆에 있던 잔을 들었다.

 

 

 “후후, 두 사람이 잘 맞는 거 같아 보기 좋네요.”

 

 

 룬도스와 클로윈의 대화가 서로에 대한 공통점으로 친밀감 있게 느껴졌는지 리엘 왕후는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요, 그래야지요. 앞으로 평생을 같이 할 사이인데.”

 “?!”

 

 

 클로윈은 하마터면 마시고 있던 물을 뿜을 뻔 했다.

 간신히 엄청난 실례를 범할 뻔한 걸 모면한 클로윈은 불편한 얼굴로 몇 번 기침을 하였다. 그런 클로윈을 보며 리엘 왕후는 괜찮냐고 걱정스레 물었고, 룬도스는 웃고 있었다.

 

 서로 다른 반응과 기분을 전달해주는 모자에 클로윈은 뭔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가장 어이가 없는 것은 리엘 왕후의 말이었다.

 

 자신이 허울 좋은 화합의 증표로 이곳에 온 것에 대해 저리 말하는 걸까.

 하지만 그 말 표현이 뭔가 엄청나게... 엄청나게 신경 쓰인다.

 

 

 하지만 그 이상을 물어볼 수는 없었다.

 꼬치꼬치 말꼬리를 잡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뿐더러 어째서인지 불안했기 때문이었다.

 들어버리면 뭔가 돌이킬 수 없는- 그런 예감이 들었다.

 

 

 결국 한 번 사레가 들린 이후로 클로윈은 식사에 손을 대지 못했다.

 테젠의 왕과 그의 어머니는 배려한 것인지 그것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고, 덕분에 클로윈은 뒤이은 가벼운 티타임도 무난하게 보낸 후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지쳤다.”

 

 

 

 몇 시간동안 바다를 건너 타국에 온 것도 체력소진이 큰일이었지만, 도착 후 겪은 일이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기에 녹초가 된 클로윈은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못했다.

 

 

 “안녕?”

 

 

 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 왕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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