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이후로....나 또다시 놈을 피하기 시작했다..

　놈을 볼때마다 두근대는 마음의 정체를 알아버린 지금...난 그 놈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얼굴을..보게 되면....그렇게 되면...눈물이 나올것만 같으니까..

　비참해지는 건 싫다....정말.... 울면.. 또 왜 우냐고 물을테지..

　그러면...난 대답할 수 없잖아... 너 때문에...너 때문이라고 할 수 없잖아...

　"이야기 좀 하자..."

　"할...할이야기 없어요..."

　내가 자신을 피한다는 걸 알았는지...저녁에 이야기를 하자고 말을 한다..

　난 딱딱하게..존대말을 쓰면서 놈을 대했다....그래야만..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하니까..

　너를..마주볼 수 없어....마주볼 수 없다구.......

　놈과 눈도 마주치지 않고 난 방으로 들어갔다.............그러나....들어갈 수 없었다..

　내 어깨를 잡고 놔주지 않았다......또 심장에.....미친 듯이 뛴다..

　언제나 머리보다 내심장이 먼저 반응한다.. 이녀석 앞에서는..

　"왜 이래..요즘...무슨 불만 있어..?.."

　"없어...없다구.... 이거..놔.. "

　"불만 있으면...말해!! 사람 미치게 하지 말구!! "

　"...없어....정말...나한테..불만이야....나한테.....나 들어갈래.."

　난 내 어깨를 잡고 있는 놈의 손을 밀어냈다..

　미치게 하지 말라구...? 누가 할 소린데...내가 누구때문에....이렇게..미쳐가고 있는데!!

　누구때문에...이렇게 아파하고 있는데.....

　그런 말 하지마...그럼 나 기대하게 되잖아.. 너한테...

　그 날 저녁에 난 큰 결심을 했다..아무래도.. 놈을 피해있어야 하겠다는...

　안보면..조금은....내 마음을 잊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놈의 곁에서 조금 멀어지기로 했다..

　아침에...난 놈의 서재실 문을 두드렸다...

　"....무슨 일이냐...?.."

　은태안경 너머로 놈의 차가운 눈빛이 보인다...

　하얀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신문을 넘기고 있는 모습... 이젠 너무 익숙한데...

　그리고 여전히 변하지 않은 눈.... 지독하게 차가움이 베어나오는 눈빛...

　아프다...가슴이....따뜻함이라고는 볼 수 없는 눈....언니한테는 그러지 않겠지..?

　"....나....나말이야...."

　"그래..말해봐..."

　"한국에 갈래..."

　"...머라구...?.."

　놈은 내 목소리르 듣지 못한건지 아니면..당황해서 그런건지..나에게 되묻는다...

　평소에..귀를 좀 파놓는건데....다시 하기 싫은데.....ㅡ.ㅡ;;

　난 심호흡을 하고 다시 말하려고 했다.....

　"한국에....."

　"안돼..!! "

　◉_◉??

　안된다구....그랬다....방금.... 왜...왜.....안되는 건데...

　난 가야하는데...난 가야한다구!! 그래야 너에 대한 내 마음을 털어버릴수 있다구!!

　"...왜..?.."

　"...우리 결혼한지 2주 막 넘었어..니가 한국가면..내 꼴 엄청 우스워져..."

　"...머리..식히고 싶어서..그래....그러니까....가게 해줘.."

　".....한국가서 굳이 하지 않아도 돼잖아....우리 집 별장써....내일 연락해 줄테니까.."

　"그치만...."

　"더 이상 말하면....여기서 너 덥쳐버릴꺼야..나가.."

　아무말도 못하고 나와버렸다..

　놀래서 그런것이 아니었다...잠시 그 놈의 눈빛이 정말 무서웠을 뿐이다..

　정말..덥치려는 듯한..눈빛으로 나를 쏘아보고 있었가.....ㅠ0ㅠ

　머 나야.. 이제 상관은 없지만.................헉!! 지금 내가 무슨 상상을!! 안돼!! 안~~돼

　놈이 말한대로 아침에 차가 왔다...검정색 벤츠였다...

　역시 부자군......순간..... 계속 터지는 카메라 불빛.....>_< 눈부시다!!

　옆에 놈은 없는데..왜...

　이 놈의 기자들 스토커로 신고해버려야 겠다.. 어떻게 사생활이 없어.....ㅡ.ㅡ^

　[다녀오세요.. ]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머 다녀오라는 이야기 겠지 머...

　아무튼 난 아줌마의 배웅을 받으면서...놈의 별장으로 향했다..

　그런데....가긴 가는데......어디로 가는거야.........ㅡ.ㅡ??

　"저기..어디로 가는거죠...?"

　[지금 삿포로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공항에 가는 중입니다..]

　머..삿포로...? 먼소리야.....ㅡ.ㅡ;;;

　아저씨...아이엠 코리언!! 난 한국사람!! 나한테는 한국말로 해줘야죠~

　[그곳에서 지금 눈축제를 하고 있습니다...세계적인 축제죠...]

　난 알아들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창문밖으로 눈을 돌렸다..

　하늘은...너무 맑았다......나의 마음은.....흐른데......

　세상은 평화롭기만한데..내 마음은... 폭풍을 만난 바다같다..

　그래!! 이왕 일본에서 머리 식히기로 한거!! 여기서 완벽하게 정리하자!!

　그리고...다시는 아파하지 않는거야.....다시는..........

　아프지 않을꺼야........아프지.....않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