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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비서
작가 : 상혁이
작품등록일 : 20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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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5-15     조회 : 373     추천 : 0     분량 : 1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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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정말 못살겠어. 이러다 난 정말 미칠거야...아니, 죽고 말거야]

 [또 안?거야?]

 [......]

 한주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냥 물만 벌컥벌컥 마셔댔다. 얼굴을 잔뜩 찌푸린채...

 

 그녀는 요 몇달 동안 일자릴 구하러 이곳 저곳에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봐왔다. 처음 한달은 자신감이 차있던 그녀였으나 지금의 그녀는 항상 같은 답만 돌아오는 실정에 미쳐버리기 직전이었다. ' 이한주씨 유감스럽게도 당신은 저희 회사와 너무 어울리지 않군요! ' 정말 말도 안돼는 대답이었다.

 

 [정말 이해가 안돼! 진이 정말 내가 비서로는 안어울리니?]

 한주는 진이 앞에서 두 팔을 들고 우아하게 제자리에서 돌아보았다. 진이는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오랫동안 턱을 손으로 받치고 쳐다보았다.

 [음.. 이상하지? 내가 볼땐 넌 비서로써 완벽해보여.]

 

 그 이상한 안경과 너의 그 목소리만 빼면.......진이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생각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한주는 누구보다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이다. 어떻게 자신이 사랑하는 친구에게 상처가 될지도 모르는 말을 함부로 한단말인가... 어떻게 그녀에게 꿈마저 포기하게 한단말인가... 진이는 한주가 입사 원서를 낼때마다 결과는 짐작할수 있었지만 한주를 말리지는 않았다.

 

 한주는 누구보다 자신이 비서 타입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있었다. 바로 그녀의 목소리! 어릴 때 독감을 심하게 앓고 난후 걸걸해진 자신의 목소리가 자신을 비웃듯 항상 따라다녔으니까......하지만 14년동안을 살아오면서 그녀는 자신의 진실을 속이고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한주야, 또 볼꺼야?]

 진이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아니! 벌써 난 면접을 세달동안 14번을 봤다구. 너두 알다시피 똑같은 답만 돌아왔구. 더 이상 내게 희망은 없을 것 같아...포기해야지..!]

 [그래도 희망까진 버리지마. 너에게 정말 어울리는 다른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잖아?]

 

 진이는 한주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 항상 그녀가 자신에게 해주듯이...한주가 진이에게 다가가 안기며 말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나도 이제 비서에만 매달리진 않을래. 어딘가 나아니면 안돼는 그런일이 있겠지...고마워..진이야...]

 진이도 한주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꼭 안아주었다.

 

 진이와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친구로 지내왔고, 3년전 진이가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고 다리불구가 된 후부터 같이 살고 있다.

 

 진이는 사고후 한쪽다리를 약간 절게 되었는데 가족을 잃은 충격과 함께 정신적으로 그녀에게 많은 고통이 되었다. 그런 그녀는 그때부터 따스하게 잡아주는 한주의 손길에 의지하게 되었다. 자신의 상처(목소리)와는 비교될수 없는 아픔을 가진 진이에게 자신이 괜한 투정을 부린 것 같아 미안했고, 그런 그녀를 받아주는 진이가 고마웠다.

 

 [진아! 우리 맛있는거 사다먹을까? 글구 산책두 하자. 우리 같이 산책한지도 오래됐잖아.]

 한동안 취업으로 인해 진이에게 신경써주지 못해 미안한 맘이 들어 제안한 것이었다.

 [그래! 우리 서로 기분 전환이나 하자.]

 

 

 

 따사로운 햇볕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어디선가 헤즐럿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며 그녀을 유혹했다. 은은한 원두커피향이 새로운 아침을 상쾌하게 맞아주자 한주는 기분이 한결 좋아짐을 느꼈다.

 

 [벌써 일어난 거야?]

 진이가 앞치마를 두른채 활짝웃으며 한주를 맞아주었다.

 [응. 잠깐! 음~~~~~~좋은데.?]

 

 한주의 시선이 아주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식탁으로 옮겨졌다. 식탁엔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들로 가득차 있었다. 갈비찜, 잡채, 김밥, 컷틀렛, 광어회 등등 정말 잔치집에 온 것 같았다. 진이가 자신을 위해 만든 음식을 보며 그녀는 다시한번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꼈다. 자신은 진이를 위해 한번도 이런적이 없었기에...

 

 [진아..날 ..위해 이렇게 까지......고마워!]

 한주는 눈물을 글썽이며 진이을 꼬옥 안았다.

 [고맙긴..난 원래 잠이 없잖아. 그래서 간만에 솜씨 좀 부려봤어.]

 [몇 시에 일어난 거야?]

 [음..한 4시쯤? 암튼! 빨리 먹자 다 식겠다..]

 [그래]

 

 진이가 만든 음식은 정말 맛이 기가막혔다. 어릴때부터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던 진이는 조리사 자격증까지 있는 베타랑이다. 만약 그녀가 다리만 안다쳤다면 지금은 아니라도 한 몇 년 뒤쯤엔 일류급 호텔 주방장이 되었을 것이다.

 

 점심때쯤 한주는 아르바이트라도 할생각에 시내쪽으로 나가볼 생각이었다. 목욕을 마친 한주는 이번 여름에 이모가 선물한 샤넬 원피스를 입었다. 그 원피스는 흰색이었는데 V넥 카라에 허리라인을 강조하며 무릎 바로 윗 선까지 오는 심플한 원피스 였다. 그녀는 자신에게 너무 사치스러워 보였지만 자신의 마른체형을 돗보여 주는 것 같아 자주 입는 옷이었다.

 

 화장대에 앉아 어깨까지 오는 머리를 단정하게 틀어 올리고, 화장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스킨과 로션, 썬크림만을 바르고 외출준비를 마쳤다. 그리고 안경...

 

 그녀는 174 정도의 키에 마른 체형으로 꼭 모델 같았지만 일반 모델과 틀린점이 있다면 그녀는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볼륨이 있었다.

 

 24살인 그녀는 그 나이 또래보다 3살쯤은 훨씬 어려 보였다. 피부는 깜만 편이었지만 티없이 깨끗했고, 쌍꺼풀이 뚜렷하게 지어 다소 큰 눈이었으며 코는 예쁘고 곧게 뻗어 있었다. 그녀의 얼굴부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다소 큰듯한 도톰한 입술이었다. 허나 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콤플렉스로 여겨 항상 입술을 잘근잘근 씹는 버릇이 있었다. 그녀의 그런 버릇 때문에 더 붉고 촉촉한 입술이 눈에 뛴다는 것도 모르고... 전체적으로 보면 그녀는 완벽한 도시적인 미인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미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진이와 그녀의 가족들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항상 자신에게 어울리지도 안는 다소 큰 안경을 꼭 끼고 다녔던 것이다. 몇 년전에 우연히 그녀를 본 진이가 렌즈를 끼라고 몇 번이고 꼬셨지만 한주는 불편하다며 싫어했고, 그후 진이는 한주에 대해선 포기한 상태이다.

 

 그녀는 벌써 2시간째 일자리를 알아보러 서울 번화가를 걷고 있다. 요즘은 방학시즌이라 알.바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는 건 그녀도 짐작 했었다. 하지만 이정도 일줄이야... 그녀는 4시간째 돌아다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모에게 부탁하기로 맘을 먹었다.

 

 그녀는 15때 아버지의 외국대사관 발령으로 부모와 떨어져 막내이모와 같이 살았다. 이모와는 10년 차라 친구처럼 지냈는데 이모가 늦이막이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는 바람에 그녀는 20살에 바라지도 않던 독립을 하게 된 것이다. 독립을 한후 그녀는 자신의 힘으로 모든걸 처리하는 버릇이 생겨 남에게 도움을 잘 청하지 못하였다.

 

 [이모~~!]

 [오 ! 한주야 !]

 이모가 기쁘게 그녀를 맞아주었다.

 [잘 지냈어? 이몬 점점 이뻐지네? 사랑을 너무 받나?]

 [뭐~? 이 쪼끄만게 이모를 놀리네~~!]

 

 하하하, 그들은 항상 그렇게 서로에 대한 허물을 없애고 인사를 건냈다.

 

 [그래! 너 정말 그러기야? 통-연락도 안되고, 항상 진이가 받더라..그동안 뭐가 그리 바빴니? 그새 애인이라도 만든거야?]

 [이모는~~! 난 그런거 안 키우네...]

 [암튼 니엄마 네걱정을 얼마나 하는지 알지? 연락좀 자주해라..!]

 [미안해. 이모! 좀 바빴거든..]

 [그래 ! 무슨 일로 그 바쁘신 몸이 친히 여기까지 납시셨지?]

 [아~~휴~~~ 이모. 난 심각하다구..]

 [왜? 왠일로 우리 공주님이 이렇게 심각하시지?]

 

 한주는 그동안의 일들을 이모에게 설명하고 한동안 일할수 있는 자리좀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야! 이모 힘 없다~~!]

 [이모! 정말 그러기야? 하나 뿐인 조카 첨으로 부탁하는데...서울호텔 사모며, 고문 변호사 께서 그런 힘도 없다면 누가 믿겠어?]

 

 그렇다. 서울호텔, 즉 서울에서 가장 알아주는 호텔의 회장이 그녀의 남편인 것이다. 그녀는 처녀 시절 미인대회 출신에 맞지 않게 사법고시에 패스한 유능한 변호사였다. 그녀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것도 서울호텔 소송문제 때문이었고 이모부는 당당하고 아름다운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해 끝없는 구애를 하여 노처녀의 가슴에 꽃을 피운 것이다.

 

 [고마워 이모 ! 내가 사랑하는거 알지?]

 

 그녀는 손으로 키스를 날리며 이모에게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나왔다.

 

 복도로 나온 그녀는 비록 자신이 바라던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백수 신세를 면할수 있다는게 기뻐 자신도 모르게 환호성을 질렀다. 그녀는 내일부터 호텔 칵테일 룸에서 일하게 되었다. 서울 호텔 칵테일 룸에는 각기각층의 중역이나 유명인사들이 모임을 갖기로 유명한 장소로 들었는데 그런 곳에서 자신이 일하게 되었다는게 좀 떨리긴 해도 이모의 배려에 최선을 다하기로 맘을 먹으며 집으로 향했다.

 

 그 순간 그녀를 누군가 유심히 쳐다 보는 것도 느끼지 못한 채......

 

 

 정현우... 현성 그룹의 회장 막내아들...그는 현성그룹의 고문 변호사로써 31살의 젊은 나이에도 자신의 아버지 만큼이나 막강한 권력과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가 서울호텔 고문 변호사이자 자신의 3년 선배를 만나러 그녀의 사무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몸매가 정말 너무 예쁜 여자를 넋을 놓고 보고 있었다.

 

 정말 이상한일이다. 그녀는 그렇게 예쁜얼굴은 아니었다. 아니 예쁘다기 보다 이상한 안경을 걸친 모습은 너무나 흉하고, 촌스러워 보였다. 허나 그는 그 이상한 안경을 걸친 그녀를 단지 몸매가 예쁘다는 이유로 넋을 놓고 본 것이다. 그것도 몸매가 예쁜여자를 그가 첨보는 것도 아닌데......

 

 그는 젊은 나이에 성공 했다는 것과 그의 배경을 제외하더라도 여자들은 아마 그를 가만두진 않았을 것이다. 그의 얼굴은 조각을 해놓은 듯했고 그의 체격은 190이라는 절대작지 않은 키에 잘 발달된 근육으로 둘러싸여 큰 편이었다. 그는 가만이 서있는 것으로도 사람을 주눅들게 했으며, 특히 여자들은 그에 관심을 끌려고 별 아양을 다 떨었다.

 

 이렇듯 그에게 예쁜여자들은 발에 채일 만큼이나 많아고 그는 그런 여자들을 그저 돌보듯이 대했었다. 그런 그가 여자를 넋놓고 보았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왜그래?]

 [......응?]

 

 선희는 오랜 만에 만난 후배가 아까부터 딴 곳에 가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에 의아해했다.( 그것도 사소한 일이건 중요한 일이건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던 그가......)

 

 [어떻게 됐어? 구했어?]

 [응. 뭐...그냥 이모한테.....]

 [잘됐다.^^ 언제부터 가는거야?]

 [내일.]

 [그렇게 빨리? 어디서 일하는 건데..?]

 [음 사실 이모가 홍보실에서 일하라는데.. 내가 싫다고 했어.. 너도 알잖아 그런덴 뒤빽으로들어가면 말이 많은거...! 그냥 칵테일바 같은 데야...뭐 그런데는 고위층 사람들이 많이 오니 내가 나중에 비서되면..... 알아놓는 것..도 나쁘진 안잖아...?]

 [뭐야... 너아직도 포기 안한거였어?]

 [히~~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진아를 또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 말을 돌렸다.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샤워를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음악를 들어며 침대에누워 생각했다. 내일이 왜 이렇게 기다려지는 거지?

 

 그날 밤 현우는 늦게 까지 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낮에 일을 생각하며 자신이 여자와 관계를 가진 것이 너무 오래되서 그런거라고 생각 했다.

 

 그는 여자를 즐기는 것쯤으로 생각했다. 언제나 그가 진심으로 그 여잘 사랑해서 안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냥 자신의 지루함을 달래려는 것뿐이었지...... 1년전부턴 그의 지루 함은 여자를 안아도 달래지지 않았고 그의 갈증은 심해졌을 뿐이었다. 근데 그가 이상한 안경을 걸친 여자를 보고 매력을 느낀 것이다. 내가 여자를 너무 멀리 했군...!

 

 그는 오늘 낮 서울호텔 칵테일 룸에 예약을 하러 직접 갔었다. 그가 구한 여자 비서들 마다 그를 꼬실려고만 하고 일은 제대로 하는게 없어 다 짤라 버린 상태였다. 그는 똑같은 일을 반복하기 싫어 몇주 전부터 남자 비서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나 맘에 드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사소한 모임의 예약 마저도 직접 해야했고, 사업상 선희 선배도 만야야 하므로 전화로 하지 않고 직접 간 것이다.

 

 저녁시간, 점점 고위층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하나 같이 모두 고급의류 만을 입었으며 머리손질도 깔끔하게 되있고, 흐트러짐이라 곤 찾아볼수 없는 사람들... 그녀는 그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그녀는 어제밤 왜 이 시간이 기다려 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은 이일과 너무 안 어울린다는 것을 깨닿는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일을 시작하나 마자 브렌디 3병을 깨뜨렸고, 손님들을 보고도 딴 곳에 인사를 하고...그후 써빙을 하다 테이블에 부딪혀 다리가 심하게 멍이 들어 있는 상태였다. 아마도 내일부턴 여긴 나올수 없을 것 갔다. 아까부터 지배인이 나만을 노려보고 있으니... 지배인은 나를 보자마자 안경부터 벗으라고 했다. 난 안경을 벗으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지배인은 안경을 낀 사람은 뭔가 이일과 안 어울려 보인다며 안경을 뺏어갔다. 안경을 벗은 그녀를 보고 거기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에 황홀해 했지만 그녀의 눈엔 사람들이 자신을 보고 얼굴을 찡그리는 것으로 보였다.... 그때부터 나의 실수는 시작되었던 것이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한시간 전엔 지배인이 안경을 돌려주었다.

 

 그녀다.....! 그는 룸에 들어오면서 그녀를 한눈에 알아볼수 있었다. 그 안경....

 그는 자신의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였지만 대화에 끼어들수는 없었다. 그는 그여자가 자꾸 눈에 걸려 아무얘기도 들리지 않았고, 별로 예쁘지도 안은 여자에게 자신이 왜자꾸 신경을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그녀를 유심히 보고 있다...

 그녀는 아까부터 자신의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다. 꼭 그 입술을 먹는 것처럼... 그는 생각했다. 자신도 그입술을 맛보고 싶다고... 그녀가 얼굴은 못생겼더라도 그 입술만은 너무 매력적이었다.. 약간 큰듯하면서 도발적으로 나와 있는 입술은 꼭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처럼 붉게물들어 있었다.

 

 너무나도 매혹적인 입술을 가졌다... 어느 누가 그 입술에 입맞추고 싶지않겠는가? 그는 지금이라도 그녀에게 달려가 그녀의 저 이상한 안경을 집어던지고 그녀에게 열광적으로 키스하고 싶었다..... 앗! 내가 미쳤나? 아무리 내가 여자를 안은지가 오래됐다 하더라도 잘 알지도...아니, 전혀 모르는 여자를 대상으로 이런 생각을 하다니... 친구중 한명이 그녀를 불렀는지 그녀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난 그녀를 보지 않기 위해 그이 절친한 죽마고우 도헌에게 일부러 말을 걸었다.

 

 [도헌. 너 어디 쓸만한 비서 아는 사람 없어]

 [뭐야.. 아직도 못구한거야? 너두 참 고생이다.]

 [그래 너도 알다시피 남자 비서 구하긴 하늘에 별따기 아니냐...]

 그녀는 7번 테이블에 브렌디와 스페셜 안주를 갖다주고도 그자릴 뜰수가 없었다. 그녀가 비서 얘기를 듣고 어떻게 자릴를 옮기 겠는가... 그녀는 일부러 옆 테이블을 세팅하는 척하며 유심이 듣고 있었다. '남자 비서?' 그녀는 자신이 여자라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얘기를 하는 남자를 처다보았다.

 

 헉!... 현성그룹의 막내아들 정현우다. 언젠가 이모가 말해준적이 있었다. 후배중 정말 멋있는 사람이 있다고 자신이 4년만 젊었어도...하며 한탄해 했었다. 그녀는 그를 사진을 통해서만 봤지 직접보는 것은 첨이다... 그는...완벽했다...마치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비너스가 반해버린 아도니스처럼 너무 잘생긴 얼굴이었다.

 

 왜 여자들이 그를 보면 미처버리는 지 알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도 이렇게 그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것같이 두근거리는데 그를 직접대한다면 어떻겠는가...... 그에게 안긴다며......어머! 그녀는 자신이 미친거 아니냐고 생각하며 스스로 얼굴을 붉혔다.

 

 [음.. 진짜 비서 구하기가 재판에서 승소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니까...!]

 [도대체 비서 구하는 기준이 뭐냐?]

 [뭐 그냥 꼭 남자야 되고 나이는 30세 이하, 글구 결혼을 했음 더좋구...그래야 자신의 일에 의무감이 생기지 않겠어? 난 어렵게 구한 비서인 만큼 같이 오래 일하고 싶다구......]

 [현우.. 정 안되면 말해라 내가 우리 신문사에 광고라도 내줄테니...하하...]

 

 그녀는 김도헌을 바라보았다. 언젠가 진이한테 들은 적이 있었다. 진이는 사고 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3개월전부터 서울 신문사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그녀 말로는 김도헌 사장은 대머리에 다리도 짧고 성격이 엄청 더러운게 생긴거라 똑같다고 그랬는데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뭐 정현우에 비하면 그렇게 잘생긴 얼굴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그는 미남쪽에 속하는 얼굴이고 키도 작지는 않았다. 진이가 왜 그렇게 비유했는지 그녀는 의아해하며 그가 신문에 내기 전에 현우를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자릴를 떠났다.

 

 정말 힘든 하루였다... 온 몸이 후끈후끈 쑤셨다.

 그녀의 예상대로 그녀는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지배인의 말을 들었고 그녀 자신도 어차피 그만 둘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모에 대해서는 지배인에게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뜻밖의 수확으로 하늘이 날아갈 것 같이 기뻤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진이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기 위해 큰소리로 불렀다...

 [진아~~~,진아~~~]

 [어? 왔어...어땠니 힘들진 안았어?]

 [히히...나 짤렸어...!]

 [뭐..?]

 진이가 큰눈을 더 크게 뜨며 그녀에게 다가와 그녀의 이마를 짚었다... 아마도 짤린사람의 표정이 너무 밝어 혹시 충격으로 어디가 잘못 된나 싶어한 행동이다.

 

 [아냐.. 난 정상이야... 이리와서 앉어봐.. 내가 오늘 어떤일 있었는지 알아? ^^]

 한주는 오늘 있었던 일과 그 뜻밖의 수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 했다.

 [뭐...? 한주야....]

 [너가 도와 줘야해!]

 [어떻게...? 너 정말 할꺼야?]

 [그래.. 너도 알잖아 이제까지 내 목소리는 나의 비서라는 꿈에 도움이 안됐어. 하지만 이젠 도움이되... 누가 내 목소릴 듣고 여자라고 하겠니? 난 내일 남장을 하고 그를 찾아 갈꺼야..그리고 나는 이력서에 결혼한 것처럼 꾸밀꺼고... 넌 내 부인이 되는 거야... 어때? 그가 속겠지?]

 

 [한주야. 그는 변호사야 그를 만만한 상대로 보면 안돼! 아무리 너가 남자 같은 목소릴 가졌다 치더라도 넌 외향적으로 남자 같인 안보여...제발 우리 포기하자...]

 [ NO NO NO NO ! 당연히 이렇게 가면 내가 여잔지 알아보겠지...변장을 해야지.. 잠깐만 있어봐!]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집으로 오는 길에 산 가발을 꺼내 머리에 쓰고, 펜슬로 눈썹을 찐하게 강조하고 턱과 입 주변을 검정색아이새도로 어둡게 했다.. 고리고 그녀의 긴 속눈섭을 짧게 다듬고 마지막으로 고등학교때 끼던 사각 뿔테 안경을 썼다. 완벽해... 자신이 보기에도 갓 사회에 나온 초년생인 젊은 남자 같았다.

 

 [어때?]

 진이의 반응은 놀라웠다. 그녀는 한주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너... 머리.. 어떻게 된거야...]

 [걱정마! 가발이야 일부러 내 머리색이랑 같은거로 샀어...! 어때? 완벽하지?]

 [그래... 그렇게 나가면 아무도 넌지 모를 꺼다.]

 [그럼 낼 면접 보기 전에 시험으로 너랑 나랑 부부인척하고 옷이나 사러 나가자..]

 [그래... 붕대도... 너의 그 큰 가슴을 가릴려면 아주 많은 붕대가 필요하겠다..]

 하하하... 그녀는 한주의 가슴을 보며 큰소리로 웃었다...

 

 [네, 들어오시오]

 사무실 복도에서 한주는 들어오라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머뭇거리고 있었다.

 낮에 진이와 한주는 옷가게 점원들을 완벽하게 속였다. 누구도 그녀가 여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고 부인이 참 아름다워 좋으시겠다는 말까지 해주었다. ' 그래, 용기를 내! 이게 너에게 어떻게 온 기회니? ' 그녀는 조심스레 손잡이를 돌리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 갔다.

 

 [이한주씨요?]

 그는 흰색 와이셔츠에 파란색 타이를 매고, 셔츠의 소매는 걷어 올려져 있었는데 그의 팔뚝의 근육으로 보건데 그의 다른 곳도 탄탄한 근육을 이루고 있을 거라고 짐작할수 있었고, 갑자기 그의 저 팔안에 한번 안겨봤으면 하는 황당한 생각이 머리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안돼 ! 정신차려.이한주! ' 그녀는 두근거림을 멈추려고 노력하며 그에게 대답했다.(그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씹고 있었다.)

 

 [...네]

 그는 의자에 앉아 보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며 책상 앞에 놓인 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그래 경험은 있소?]

 [네? 무슨..저를 어떻......? 아뇨...]

 

 ' 앗!, 내가 미쳤어 그는 너의 그 경험을 묻는게 아니야...' 그렇다. 그녀는 자신의 엉뚱한 생각에 빠져 그만 그가 성적 경험을 묻는줄 알고 황당한 눈빛으로 얼굴까지 붉히며... 그리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부정했던 것이다. 그가 얼마나 놀랬겠는가..! 날 어떻게 보겠는가.? 그녀는 의자에 다시 앉으며 ' 하하, 갑자기 전기가 와서요.... '라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하고 다시 대답했다. 그는 그런 그녀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대학에서 배웠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 배운 것 과 사회는 틀리오.]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누구나 첨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 합니다. 시켜만 주시면 배운 것을 토대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는 한주를 보며 호리호리하지만 배짱은 있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이제까지 그의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없었으므로... 맘에 들었다.(비록 이상한 행동을 하지만....)

 

 [음.. 아직 이른데 결혼을 했군..!]

 [네. 그녀가 사고를 당해 가족을 일찍 잃어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 일찍 결혼 했습니다.]

 [아.. 그래도 책임감은 있는 친구군..]

 [그래 좋소 그럼 언제부터 일을 시작할수 있소?]

 [예?... 아, 내일부터라도 시작 할수 있습니다.]

 [그럼, 내일 9시까지 나오시오.]

 야호! ~~ 그녀는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그녀가 채용된 것이다. 자신이 멋지게 해낸 것이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그가 간 후 그는 생각했다. 그의 입술... 그녀와 똑같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처럼...아니! 내가 또 그 여자 생각을... 그는 어제 모임이 끝나고 한번 그녀를 만나보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도헌이 그 자식이 술이 단단히 취해 집으로 데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오늘 일이 끝나자 마자 그녀를 만나러 그곳에 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하던일을 마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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