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았다. 해가 밝고 하늘은 창창. 바람은 서늘하니 시원해서 그늘에 누우면 기분 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자애는 콧노래를 부르며 가게를 열 준비를 했다.
바닥을 쓸고 물걸레질을 한다. 꾹꾹 쥐어짠 수건으로 정성스럽게 식탁을 훔치곤, 상자에 테이블 냅킨을 채워 넣는다. 깨끗하게 씻어둔 식기들은 수저통에 척척 담아 놓고 마른 수건으로 다시 한 번 식탁을 문질렀다.
대강의 준비를 끝내고, 그녀는 마지막으로 무언가 까먹은 게 있나 곰곰이 생각하며 과거를 되짚었다.
아, 그래. 날이 더워지니까 얼음물을 준비해두기로 했었지.
그녀는 주방으로 갔다. 주방에서는 권도가 땀을 뻘뻘 흘리며 아침에 들여온 생선을 손질하고 있었다. 옆에서는 큼직한 밥솥이 칙칙 울면서 김을 뿌리고 있다.
매끈한 금속 재질의 손가락이 칼을 꼭 쥐고선 정밀기계처럼 정확히 움직였다. 생선이 부위별로 깔끔하게 나눠지는 모습을 셀 수 없이 보았지만 볼 때마다 색다른 느낌이 든다.
자애는 냉장고 문을 열면서 물었다.
“오빠, 얼음물 좀 줄까?”
“얼음? 얼음이 남은 게 있어?”
권도의 말에 자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야? 분명히 어젯밤에 얼음곽에 물 가득 채워서 넣어놨는데?”
그녀는 냉장고의 내부를 확인했다. 냉장고에는 텅텅 빈 얼음곽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거 다 어디 갔어?”
자애가 돌아보자 권도는 태연히 대답했다.
“내가 다 먹었지.”
자애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많은 걸 다 먹었어?”
“더운데 어떻게 해.”
“그렇다고 그걸 다 먹으면 어떻게 해...... 손님들 드릴 건데.”
“또 얼리면 되지 뭐. 슈퍼에 가서 오전에 쓸 것만 조금 사오고.”
“으이그... 알았어. 내가 사올게.”
자애는 혀를 차며 주방을 빠져나왔다. 그녀는 앞치마 위로 손을 문질러 닦고서 두건을 벗었다.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카운터의 구석에 던져놓은 지갑을 꺼낸다. 그녀가 가게를 나가려할 때 누군가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직 장사 안 해요~.”
자애는 양 손을 살짝 흔들며 손님의 앞으로 다가갔다.
손님은 탄탄한 체형에 양복을 입고 선글라스를 걸친 남자였다. 머리가 짧고 입술은 굳게 다물어져 있으며 턱은 각이 져있다. 그에게서는 진한 기름과 화약 향이 났다. 숙련된 전투형 사이보그의 냄새다. 가게의 단골손님 중에는 낭인들도 많았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
남자가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는 가만히 자애를 내려다보았다. 그 눈에 적의는 없었다. 하지만 자애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남자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당신이 인자애 씨입니까?”
자애는 잠시 머뭇거리다 마지못해 대답했다.
“네...... 맞는데요. 절 어떻게 아세요?”
“무슨 일이야?”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권도가 주방에서 나왔다. 권도와 남자의 눈이 마주쳤다.
자애는 깜짝 놀랐다. 몇 년 전, 그녀가 지금보다 조금 작았을 때, 뒷골목의 깡패가 그녀를 덮치려고 한 적이 있었다. 있는 힘껏 저항을 해서 치욕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분을 이기지 못한 깡패의 폭행으로 병원에 실려 갔고, 세 달 동안 병원에 누워있었다.
그 때 권도가 지었던 표정을 그녀는 아직도 잊지 못했다. 그녀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그것보다 무서운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깡패에게 폭행을 당하는 것보다, 오빠의 얼굴을 보고 있는 것이 더 무서울 정도였다.
그리고 지금, 권도는 그때와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
그들의 아침은 ‘절대 쌍교 : 귀면차자(鬼面车者)의 전설’을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대륙에서 만들어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수촬영물인 귀면차자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갓난아기일 때 해어진 쌍둥이 형제가 각각 정의의 사자인 천백귀면과 악의 사도인 일흑귀면이 되어서 일어나는 갈등과 사랑을 다루는 장기시리즈였다. 귀면차자 시리즈의 과장되고 화려한 영웅적인 스토리와 연출에 일흑귀면 파트의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잘 조화되어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에게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히트작이다.
TV의 화면에서는 한창 천백귀면과 일흑귀면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흑귀면! 네 방식은 잘못되었다! 그래서는 진정한 평안은 오지 않아! 너만 더 고통스러워 질뿐이다!”
“너 따위가 뭘 안다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 위선자!”
“네 썩어빠진 정신을 뜯어 고쳐주마! 하아앗!”
뛰어오르는 천백귀면. 그의 등 뒤에서 하얀 용의 환상이 떠오르며 그의 필살기인 백룡차자퇴의 자세를 취한다.
“물러터진 놈! 나는 네놈을 죽여버릴거다!”
마주 고함을 지르며 양손을 움켜쥐는 일흑귀면. 그의 양손에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모이기 시작한다.
“......”
숨을 죽이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유지와 유미. 둘은 똑같은 자세로 의자에 앉아서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이 목을 앞으로 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나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평소에 하는 짓을 보면 닮은 점이라고는 번듯한 얼굴밖에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럴 때보면 영락없는 남매다.
화면에서는 이제 막 서로의 기술시전 시간이 끝난 참이었다.
“백룡차자퇴!”
“흑룡차자권!”
한쪽 발을 쭉 뻗은 채 내리꽂히는 천백귀면, 무릎을 굽혔다 한 손을 쳐들며 뛰어오르려 하는 일흑귀면. 그리고 둘 사이로 한 여자가 끼어들었다.
“둘 다 그만하세요!”
천백귀면과 일흑귀면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절세미녀 류다희다. 불치병에 걸려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마음씨만큼은 누구보다도 착한 그녀가 중간에 끼이자 천백귀면과 일흑귀면의 눈이 화등잔 만하게 커진다. 유미와 유지의 입에서도 각각 다른 탄식이 흘러나왔다.
“오 마이 갓! 안 돼!”
“저년이 또......”
동시에 화면이 정지. 다음 이 시간에... 라는 문구와 함께 엔딩음악이 흘러나왔다. 유나는 박수를 쳐서 아직도 여운에 빠져있는 유지와 유미를 깨웠다.
“자자, 끝났으니까 이제 움직여요! 아가씨는 씻으시고 주인님은 뭉치 좀 챙겨주세요. 그동안 저는 식사준비를 할게요.”
유미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칼을 끌어안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류다희라는 캐릭터를 아주 싫어했다. 방금 같은 사고를 쳐놓고는 풀썩 쓰러져선 또 ‘저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아요.’ 같은 소리나 지껄이겠지. 머릿속에 꽃밭이 들어찬 그 사고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유미는 신경질적으로 목도리를 쓸어넘기며 화장실의 문을 닫았다.
유지는 ‘네, 마님. 명을 받들겠습니다.’라고 말했다가 유나에게 꼬집혔다. 그는 화끈거리는 팔을 주무르며 햇빛이 내려쬐는 창가에 누워 나른하게 하품을 하고 있는 고양이에게 다가갔다. 고양이는 흰 바탕에 갈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점박이였다. 특이하게도 주둥이에만 새까만 점이 크게 박혀 있다. 이 집의 주인이 기르는 고양이인 녀석은 뭉치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뭉치야, 밥 먹자~”
유지가 다가가자 뭉치는 느릿하게 일어서더니 유지에게 다가가 그의 다리에 몸을 비볐다. 고양이치고는 애교가 많은 녀석이다. 유지는 사료봉지를 들어 뭉치의 밥그릇에 적당히 사료를 쏟아주었다.
잠시 후, 유미가 화장실에서 나왔다. 목도리를 단단히 두르고 큼직한 긴팔 셔츠에 팬티스타킹. 손에는 여전히 길쭉한 칼이 들려있다.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 사람이라고 보기에는 심히 과도한 차림새다. 하지만 그녀의 머리와 얼굴은 촉촉하게 물기로 젖어 있었다.
유미는 수건으로 머리를 문지르며 주방을 겸하는 거실로 나섰다. 싱크대에서는 유나가 막 파를 썰어서 보글보글 끓는 찌개 위에 올리고 있었다.
“......도와줘?”
“아뇨, 거의 다 했어요. 금방 나갈 거니까 아가씨는 식탁에서 기다려주세요.”
“응...”
유미는 고개를 주억거리곤 식탁에 앉았다. 그녀는 밥상을 눈앞에 두고서도 칼을 어깨에 기대어 품에 안았다. 턱을 괴고 보니 옆에서 유지가 뭉치와 놀고 있는 게 보였다. 유지는 끝에 생선 모양의 장난감이 달린 낚싯대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장난을 쳤고 뭉치는 그것을 잡으려고 팔짝팔짝 뛰었다. 쫑긋 서는 삼각형의 귀와 살랑거리는 꼬리가 유미의 시선을 잡았다. 그녀는 홀린 듯이 뭉치와 유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군가가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왔다. 익숙한 인기척을 감지한 뭉치가 다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목을 돌렸다. 그리고 고양이의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귀신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뭉치가 펄쩍 뒤며 캬악 비명을 질렀다. 녀석은 득달같이 달려서 막 거실로 나온 한 사람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어머나, 우리 뭉치가 뭘 보고 그리 겁먹었을까? 괜찮아. 괜찮아.”
부드럽게 말하며 뭉치를 끌어안은 사람은 키가 큰 장발의 여성이었다. 눈에는 검은 안대를 하고 입고 있는 상의의 한쪽 팔은 비어서 축 늘어져 있다.
그녀는 남아있는 한쪽 팔로 뭉치를 안으며 부드럽게 어르는 소리를 냈다. 뭉치는 풍만한 가슴에 머리를 묻으며 목 긁는 소리를 냈다. 녀석의 몸이 가슴 사이의 골짜기로 들어가자 안 그래도 큰 가슴이 더욱 강조된다. 그리고 그것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긴 머리의 여성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집 주인한테 아침인사정도는 하지 그래? 서. 유. 지. 군.”
“주-인-니이이이이이임!”
이상을 눈치 챈 유나가 번개 같은 속도로 회전. 국자를 내팽겨 치고 달려들었다. 맹수같은 도약에 이어, 유나의 손날이 유지의 미간 사이를 때렸다.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급소지만 그녀의 손길에는 거침이 없었다.
“커억!”
유지는 안면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유나가 빼액 소리를 쳤다. 그녀의 얼굴은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수린 언니를 성추행 하는 건 그만두라고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유지는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식탁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다. 그는 심히 억울하다는 표정이었다.
“유나야... 매번 말하는 거지만 이건 고의가 아니란다. 손에 뜨거운 것이 닿으면 화들짝 놀라지? 그런 거랑 똑같은 거야.”
유나는 코웃음을 쳤다.
“웃기지 마요. 좀 크다 싶은 여자 가슴만 보면 아주 넋을 놓는데...... 그런 변태 같은 척수반사가 어디 있어요?”
“여기 있지...... 욱!”
유지의 배에 한방을 더 먹인 유나는 곧 새침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물론 저도 주인님이 어렸을 때 겪었던 어처구니없는 사고 때문에 이런 짓을 하는 건 알아요. 하지만 조금 더 주의해 주세요. 주인님은 괜찮을지 몰라도 다른 사람은 그런 거에 상처받을 수도 있다고요. 알았어요?”
유지는 차렷경례를 하며 활기차게 대답했다.
“넵, 알겠습니다!”
진심농도 0%의 대답에 손아귀가 근질거렸지만 유나는 애써 참았다. 안 그래도 요즘 자꾸 자동반사적으로 손이 나가는 참이다. 거기에 더해서 의식적으로 때리는 일까지 벌어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24시간 내내 주먹이 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그녀는 사랑하는 주인님이 조금이라도 진지해졌으면 하는 거지, 주인님을 때려죽이고 싶은 게 아니었다.
유지는 이어서 벽에 걸어놓은 기계 팔을 어깨에 끼우던 수린에게 척척 경례를 붙였다.
“누님! 실례를 범해 죄송합니다!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수린은 피식피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 한두 번 있는 일도 아니고. 게다가 아직 주인 없는 가슴이니까. 조금은 훔쳐봐도 돼.”
유지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힘차게 소리쳤다.
“그럼 조금만 더 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시 참을 수 없어.
유나는 냅다 달려들어 유지의 머리를 겨드랑이 사이에 끼우고 꽉꽉 조였다.
“적당히! 해요! 제발! 좀!”
유지는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며 유나의 팔을 두들겼다.
“아, 알았어! 잘못했으니까 풀어줘!”
수린은 그들을 뒤로 하고 찬장에서 컵을 꺼내어 정수기에 대고 물을 받았다. 차가운 물을 한 모금 마시자 피로가 가시고 청량한 느낌이 든다. 그녀는 왁왁대며 엉겨있는 유지와 유나, 그 뒤에서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만 쉬고 있는 유미를 보곤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오늘도 좋은 아침이군.”
***
한바탕 벌어졌던 소란이 잠잠해 지고서야 넷, 아니 정확히 셋은 식탁에 앉아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할 필요가 없는 유나는 나머지 셋이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도우면서 가만히 앉아 TV를 보았다. 그러던 유나가 문득 물었다.
“아가씨, 어디 편찮으세요? 표정이 안 좋아요.”
“아무것도 아니야.”
유미는 평소처럼 냉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여태껏 유미를 관찰해온 유나는 미묘한 표정의 변화를 쉽게 알아차렸다. 언뜻 보면 언제나 무표정해보이지만 유미는 은근히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났다. 유나의 눈에 지금의 유미는 분명히 뭔가 언짢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유지가 말했다.
“난 유미가 왜 그러는지 알지.”
눈치가 있는 유미는 그게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묻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하기는 했기에 은근히 눈빛으로만 압박을 가해 유지가 입을 열도록 만들었다. 유나가 신호를 주자 유지는 신이 나서 떠들었다.
“아까 뭉치가 유미를 보고......”
유미가 팔꿈치로 유지의 옆구리를 찍었다. 적당히 힘 조절을 해서 때리는 유나와 달리 진심과 전력을 담은 일격이다. 유지는 수저를 떨구며 옆구리를 부여잡고 앓는 소리를 냈다.
맞은편에 있던 수린이 찌개를 떠먹으며 가볍게 경고를 했다.
“밥 먹는데서 싸우지 마렴. 그러다가 혼나요.”
그녀의 어조는 부드러웠지만 무게감만큼은 확실했다.
“......미안.”
유미는 짧게 사과를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식사를 계속했다. 끙끙 앓던 유지도 뭐라 구시렁거리며 다시 수저를 들었다.
꾸역꾸역 밥을 밀어 넣던 유지가 말했다.
“유나야, 오늘 일정 잡힌 거 있니?”
“네, 아까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어요. 10시 반에 임무 상담을 잡아 놨데요. 그리고 용우 오라버님께서 공방 비워놨으니까 점심 먹고 바로 오라고 하셨어요.”
유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그러면 오후는 쉬는 거야?”
유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뇨. 주인님은 학원 가셔야죠. 일 없는 평일에는 무조건 학원에 출근하시기로 하셨잖아요.”
유지는 시무룩해져서 젓가락으로 반찬을 깨작거렸다. 그 처량한 모습을 보자 유나는 마음이 약해졌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열심히 일했으니까 조금은 풀어줘도 되겠지.
“하아~ 알았어요. 내일 쉬세요. 내일. 내일은 아무런 일정도 없을 것 같으니까요. 대신 오늘은 끝까지 열심히 하세요. 아셨죠?”
유지는 활짝 웃었다. 잘생긴 얼굴이 미소를 띠자 빛이 나오는 것만 같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주인님의 웃는 얼굴은 완전히 반칙이다. 있지도 않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아 유나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유지가 입을 열었다.
“네, 엄마.”
주먹이 날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