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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취업기
작가 : 류29
작품등록일 : 20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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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서울에 도착하다.
작성일 : 19-09-07     조회 : 456     추천 : 0     분량 :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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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2019년 여름의 어느 날. 새벽 다섯 시가 조금 안된 시간.

 부슬비가 내리다가 그치고 물안개가 살짝 가라앉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시작점을 모르는 산새들의 지저귐과 투명한 물소리가 빈틈없이 채워지는 공간에 하늘에서 번쩍하고 뭔가가 떨어진다.

 이 반짝임을 본 사람들은 보자마자 순간의 기억을 잃었고, 셀 수 없는 단위의 빠른 속도로 우주선이 착륙한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요정이 살 것만 같은 비밀스러운 공간.

 

 

 대한민국 서울.

 한밤중이 되어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

 야근이 일상화된 도시.

 음주가무가 발달된 도시.

 그 서울에 우주선 하나가 도착했다.

 

 

 인적이 드믄 산 어귀에 어쩐지 조금 어정쩡한 느낌으로 비스듬하게 걸쳐져 있는 우주선.

 130년 경력의 우주선 비행사 쁘렉뚜스따의 완벽한 주차실력이다.

 

 

 치-이-익

 

 

 문이 열리자 향긋한 새벽의 풀냄새가 우주선 안을 가득 채운다.

 쏘까투스시는 긴 여정에, 팔짱을 끼고 졸다가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온, 이제껏 맡아보지 못했던 자극적인 풀냄새에 잠이 깬다.

 눈을 감은 채 숨을 크게 들이쉰다.

 책에서 봤던 지구의 향기다.

 역시 이론과 실전은 많이 다르다.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다.

 

 

 류29 행성에서는 향기가 다양하지 않다.

 류29 행성은 엄청난 과학의 발달로 생명체가 손을 쓰지 않아도 기계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기 때문에 자연이 차지해야할 공간을 모두 기계가 차지했다.

 그렇게 발달된 지 몇 백년....

 그들이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향의 종류는 급속히 줄어들었다.

 

 

 <도착입니다.>

 

 

 그는 우주 비행선에 울리는 쁘렉뚜스따의 차가운 목소리에 눈을 뜬다.

 쏘까투스시 주위에는 그의 가족뿐, 아무도 없었다.

 그는 이상한 기운에 바로 옆에 걸려있는 수화기를 들고 우주선 쁘렉뚜스따에게 바로 연결을 시도한다.

 쏘까투스시가 물었다.

 

 

 <여기가 마지막 도착지입니까?>

 

 <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한 번 되묻는다.

 

 

 <대한민국에 내리는 생명체가 우리밖에 없다구요?>

 

 <네.>

 

 

 책에서 본 정보들을 떠올렸을 때 이곳에 내리는 생명체가 우리밖에 없다는 사실이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사실 지구라는 행성은 류29 행성에서 아주 많이 떨어졌을 뿐 아니라 취업을 하는 것이 쉬운 행성은 아니라는 정보를 읽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선택한 이유는 지구로 가는 티켓이 가장 쌌다.

 그나마 돈이 있는 사람들은 류29 행성에서 가깝거나 취업이 쉬운 행성으로 이사를 갔다.

 지구는 그가 가진 재산으로 온 가족이 이사를 갈 수 있는 유일한 행성이었다.

 가장 먼 지구가 티켓이 가장 싼 이유는 아직 그도 모른다.

 

 

 그는 정신을 차리고 아내와 아이들을 깨우기 시작했다.

 

 

 <얘들아, 일어나. 지구 도착이야. 얼른 내리자.>

 

 

 자고 있는 아이들이 꿈틀거리다가 눈을 뜬다.

 그리고 쏘까투스시를 필두로 아내인 브레테티토와 첫째 딸 위투머빠앙, 둘째 딸 모처이다이양, 셋째아들 나짜구듀꼽, 넷째아들 찌류물쫘깅이 차례대로 내린다.

 그들이 챙길 짐은 없다.

 그저 하나씩 매고 있는 가방이 전부다.

 류29 행성에서 가진 재산이 별로 없기도 했고, 짐을 챙겨서 오면 요금을 더 받는다는 소리에 뭔가를 더 챙겨올 수 없었다.

 최선이었다.

 

 

 그들은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다.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던 그 때처럼 말이다.

 

 쏘까투스시와 그 가족은 점점 환해지고 있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

 과연 그들의 서울살이는 해피엔딩을 그릴 수 있을까.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끄적대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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