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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천하(黃金天下)
작가 : 팔천갑자
작품등록일 :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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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章 하산(下山)
작성일 : 19-11-22     조회 : 400     추천 : 0     분량 :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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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사부님이 우리에게 물으셨다.

 “무예를 배우는 이유가 뭐냐?”

 대사형이 대답했다.

 “자기수양입니다.”

 둘째 사형이 대답했다.

 “협객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셋째인 내가 대답했다.

 “출세하기 위해서입니다.”

 대뜸 사부님이 내게 박수를 보냈다.

 “정답이다. 생각해봐라. 사람이 힘들게 일하는 이유가 뭐냐? 다 먹고 살자는 짓 아니냐? 무예를 익혀 날래고 용감해지면 그만큼 잘 먹고 잘 살기 좋은 법이지, 암.”

 대사형은 얼굴이 무거워지고, 둘째 사형은 못마땅해 했다.

 사부님은 방석에 드러누워 또 다른 질문을 했다.

 “무예를 익혀 출세하면 어떻게 살고 싶으냐?”

 이번에도 대사형이 가장 먼저 대답했다.

 “남부럽지 않게 위세를 떨치며 살고자 합니다.”

 그 다음으로 둘째 사형이 대답했다.

 “금으로 지붕을 짓고, 은으로 병풍을 세우겠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내가 대답했다.

 “적극적으로 나의 진짜 뜻을 펼치며 살겠습니다.”

 사부님은 자기 무릎을 철썩! 때리며 웃었다.

 “옳거니! 왜 다들 출세하여 돈과 권세를 갖추려고 하겠느냐? 마음에 품은 뜻을 쉽게 펼치기 위함이지. 첫째와 둘째는 이 사부의 기분을 맞추려고 본심과는 다른 대답을 했다. 이것이야말로 자기 뜻에 반하는 행동이 아닐까?”

 대사형과 둘째 사형은 서로 마주보았다. 불만 어린 표정들이었다.

 “자, 그럼 세 번째 질문이다. 출세하여 마음껏 뜻을 펼칠 수 있다면, 과연 그럴 때 천하란 너희에게 무엇이냐?”

 이번에는 대사형과 둘째 사형 모두 쉽사리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과 사부의 시선은 약속이나 한 듯 내게로 집중되었다.

 나는 속으로 이상한 날이구나,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럴 때, 천하는 내 집입니다.”

 사부님은 부채를 내던지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바로 그것이다! 출세하고 뜻을 펼치는 것은 궁극적으로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지. 그렇지 않다면 무예가 뭔 소용이며 출세와 뜻을 펼침 또한 무슨 의미인가? 아아…….”

 사부님은 탄식하더니 나를 보며 말씀하셨다.

 “이제 너의 배움은 충분하다. 하산토록 하여라.”

 두 사형은 그만 얼이 빠져버렸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어디선가 여자아이가 달려 나왔다.

 “축하드려요, 셋째 사형!”

 사부님이 아끼는 손녀였다. 그의 네 번째 제자이기도 했다.

 “셋째야. 네 말처럼 천하를 집으로 삼아 마음껏 거닐어 보거라. 나는 너의 분별과 판단을 믿는다. 골치 아픈 일, 추잡한 일 따위 호탕하게 날려버리며 살아 보거라. 네겐 그럴 자격이 있다. 너는 깨달았으니까. 그리고…”

 사부님은 품에서 전낭(錢囊:돈 주머니)을 꺼내 던졌다.

 “필요할 것이다. 요긴하게 써라.”

 나는 사부님께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감사의 절이면서 작별의 절이었다.

 그날 나는 칠년 만에 하산했다.

 떠나가는 내 뒤로 아담한 터전이 봄 햇살에 빛났다.

 그로부터 사년이 흘렀다.

작가의 말
 

 묵언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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