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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전속 파티셰가 되었습니다
작가 : 호두과자
작품등록일 : 20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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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_배달부 면접(1)
작성일 : 20-09-21     조회 : 536     추천 : 2     분량 : 6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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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태자의 전속 파티셰가 되었습니다

 

 1화. 배달부 면접(1)

 

 

 다비드는 오늘도 빵집 소파에 나른하게 앉아 있었다.

 아니, 다른 날 같았다면 늘어지게 하품하며 소파에 누워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주방 쪽을 살피며 따분하다는 듯 책을 뒤적였다.

 

 “저렇게 먼지가 많은데…. 주인이 되어서는….”

 

 그때 주방에서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엄청나게 큰 혼잣말이 들렸다.

 다비드가 듣고도 남을 정도였다.

 다비드는 따가운 잔소리에 못 이겨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는 빗자루를 들고 빵집 내부를 쓸었다.

 

 “창문에 얼룩이 있던데…. 이래서 백만장자가 되겠냐고요….”

 

 다시금 주방에서 투정 부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는 다비드의 등에 정확히 날아와 꽂혔다.

 다비드는 화장실로 가 물걸레를 빨아서 들고 나왔다.

 그는 팔에 힘을 주고 열심히 창문을 닦기 시작했다.

 

 “냄새는 기가 막히게 좋네.”

 

 창문을 거의 다 닦을 때쯤 주방에서 향긋한 냄새가 풍겼다.

 버터의 풍미와 설탕의 달콤함이 어우러진 냄새였다.

 다비드가 혼자서 빵집을 하면서는 맡아보지 못했던 냄새였다.

 버터는 발라 먹는 용도일 뿐, 빵에 넣을 수 있는 재료인지도 몰랐던 그였다.

 

 ‘사람을 잘 뽑긴 했는데….’

 

 주방에서 잔소리를 퍼부었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주방 밖으로 나왔다.

 

 “아이린! 오늘도 냄새가 좋은걸?”

 

 다비드는 환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인사했다.

 

 하얀 얼굴과 붉은 입술, 에메랄드를 닮은 푸른색 눈동자.

 오묘한 백금발 머리를 바짝 틀어 올린 앳된 여인이었다.

 하지만 표정은 세상 다 산 듯 피로하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다비드는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들썩이며 물었다.

 

 “아이린, 점심은 나가서 먹을까?”

 “나가긴, 한 푼 아까울 때라고요. 어제 우리 다섯 개 팔았어요. 다섯 개!”

 

 다비드의 말에 아이린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입을 비죽였다. 다시 어깨가 축 내려갔다.

 

 “면접 때는 열심히 하겠다고 눈웃음을 보여주더구먼….”

 “이래서 저 급여는 받겠냐고요….”

 “내가 밤에 다른 일 하면 된다니까? 걱정하지마! 나 모아둔 돈도 꽤 돼!”

 “그 외모 믿고 어디 귀부인 집으로 드나드는 건 아니죠?”

 

 혼자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다비드는 삼십 대 초반이었다.

 다부진 체격과 어깨까지 오는 갈색 머리, 높은 콧대와 짙은 눈썹.

 그는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띄는 외모였다.

 

 “뭐, 다른 여자들이 날 보면 사족을 못 쓰긴 하지. 그렇다고 내가 쉬이 마음을 주는 사람이 아니란다?”

 “됐고요…. 어디 가서 막노동이나 해요. 듣자 하니 옆 마을에 별장을 새로 올린다던데. 인력이 부족하지 않겠어요? 그 근육질 팔로 뭐라도 해보라고요.”

 “그런 건 또 어디서 듣고 온 거야?”

 “제가 면접 때도 말했죠? 저는 돈을 모을 거라고. 협조해주세요.”

 

 아이린은 무표정으로 또박또박 한글자씩 정확히 말했다.

 다비드는 그녀의 단호한 태도에 입을 비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말동무를 원한 것뿐인데….’

 

 다비드가 직원을 뽑으려고 한 이유는 심심해서였다.

 사실 그는 말이 빵집이지, 밀가루와 물을 대충 반죽해서 구워내기만 했다.

 그는 빵을 만들 줄 모르는 빵집 사장이었다.

 그나마 빵집이 유지되는 건 그의 외모 덕택이 컸다.

 

 ‘그냥 함께 놀 직원이 필요했는데.’

 

 다비드는 울상을 지었다.

 한량처럼 유유자적 인생을 사는 게 다비드의 목표였다.

 그러나 조금 무료했다.

 함께 놀고먹을 직원을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곧바로 직원을 뽑는다는 종이를 나무에 대충 써서 붙여놓았다.

 

 그런데 하루 만에 아이린이 찾아왔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열심히 하겠다고, 돈을 함께 쓸어모으자고 했다.

 여동생 같은 그녀의 모습에 다비드는 바로 그녀를 고용했다.

 그러나 그녀는 채용된 이후에 완전히 변해버렸다.

 돈독이 바싹 오른 산전수전 다 겪은 인간으로.

 

 “아이린, 열심히 살아봤자 필요 없다니까? 내가 숙식 다 제공해주고, 용돈이랑 급여도 잘 챙겨주는데 쉬엄쉬엄해.”

 “뭘 모르는 소리 하시네. 돈이 있어야 놀고먹는 거예요. 하루라도 젊을 때 바싹 끌어모아야 한다고요. 다비드도 지금 주머니에 돈 있다고 함부로 쓰지 말아요. 돈은 있다가도 없다고요.”

 “그렇게 돈 벌어서 뭐하게?”

 “다비드 씨 말대로 놀고먹어야죠. 편안한 노후 생활. 보장된 내 노후를 위해! 지금 다비드 씨의 근육도 늙으면 다 빠진다고요! 그땐 뭐, 부인들이! 막노동을 하려고 해도 거들떠나 보겠어요?”

 

 아이린은 단호하게 말했다.

 다비드는 입을 다물었다. 사실 그녀의 말에는 하등 틀린 부분이 없었다.

 그는 자신의 팔을 주무르며 아이린에게 다가갔다.

 

 “내 근육이 정말 늙으면 사라질까?”

 “이거나 맛봐요.”

 

 아이린은 화로에서 꺼낸 빵을 다비드에게 건넸다.

 딱딱한 갈색 크림이 얹어진 빵이었다.

 

 “이게 뭐야?”

 “달고나 스콘이요.”

 “달고나?”

 “..제가 개발해봤어요.”

 

 아이린이 헛기침하며 말했다.

 다비드는 별생각 없이 스콘을 집어 입안에 넣었다.

 버터의 풍미가 풍기는 스콘과 함께 씹히는 바삭바삭하고 달콤한 맛.

 스콘에 올라간 크림은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났다.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었다.

 

 “..정말 맛있는데?”

 “일단 오늘 진열해두도록 할게요. 반응 보고 고정할지 생각해봐요. 사람들한테 제일 먼저 추천하도록 해요. 네?”

 “이런 건 어떻게 생각하는 거야?”

 

 다비드는 아이린이 신기하기만 했다.

 자고로 빵이란 밀가루와 물, 소금을 섞어 만들 뿐이었다.

 다비드가 아는 빵이라고는 캄파뉴와 같은 식전 빵 혹은 감자나 고구마 빵과 같은 식사 빵이 전부였다.

 아니, 어느 빵집에 가도 똑같았다.

 하지만 아이린은 빵에 발라 먹기만 했던 버터를 집어넣거나, 설탕과 꿀을 잔뜩 넣고 입안에 들어가면 녹아버리는 부드러운 빵을 만들어냈다.

 

 “이전에 어디서 일했다고 했지?”

 “..파리 바게투요..”

 “망했다고 했지?”

 “네. 완전요.”

 “아니, 어떻게 망할 수가 있지?”

 “그러니까요.”

 

 아이린이 일했다는 곳은 다비드도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다비드는 나중에 시간이 되면 꼭 파리 바게투를 찾아가 보고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린의 말에 따르면 가게는 망하고,

 주인장은 아이린에게 급여도 한 푼 주지 않고 내쫓았다고 했다.

 생각할수록 괘씸한 놈이었다.

 다비드는 착한 아이린이 그런 일을 당해 표독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괜한 책임감이 일었다.

 

 “아이린. 너무 걱정하지마. 나는 너를 끝까지 책임진다.”

 “..이 가게도 제가 봤을 때 간당간당이에요.”

 

 아이린은 구워낸 스콘을 작은 조각으로 잘라 쟁반에 담았다.

 그리고 쟁반을 다비드에게 건넸다.

 

 “뭐지?”

 “나가서 시식해보라고 하세요.”

 “..뭐?”

 “그 잘생긴 외모를 활용해서 오늘 다 팔아보자고요.”

 “..호객행위라도 하라는 건가?”

 “잘 아시네요.”

 

 다비드는 당황스러웠다. 호객행위라니. 그는 한 번도 해본 적 없었다.

 하지만 아이린의 표정은 단호했다. 나가지 않으면 호되게 잔소리 폭격을 시행할 것 같았다.

 

 그때였다.

 빵집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왔다.

 다비드처럼 크가 크고 어깨가 넓은 사내였다.

 그러나 그는 이십 대 중반 혹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사내였다.

 

 ‘흠….’

 

 또한, 사내가 걸친 옷은 모두 검었다.

 다비드는 그 검은 옷에 피가 많이 묻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비드의 손이 꿈틀거렸다.

 오랜만에 옛 생각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누구지?”

 “..직원을 뽑는다는 종이를 봤다.”

 

 ‘호오….’

 다비드는 눈을 번쩍였다.

 직원이 되고자 하는 사내가 반말을 찍찍 내뱉었기 때문이다.

 탐스러운 붉은색 머리카락과 초록색 눈동자.

 그리고 하얗고 잘생긴 외모와 달리 상처가 많은 손.

 

 ‘내 어렸을 적 모습과 똑같군….’

 

 다비드는 사내를 보며 예전 모습을 떠올렸다.

 사내는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구석들이 많았다.

 일단 잘생긴 외모가 합격이었고,

 싹수없는 말투 또한 매력적이었으며,

 힘을 잘 쓰게 생긴 체격 또한 괜찮았다.

 

 “그럼…. 두 분 이야기하시게 자리 비킬게요.”

 

 아이린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비드는 이미 직원을 뽑은 상태였다.

 작고 우아한 외모이지만, 강한 생활력을 지닌 아이린.

 아이린을 보고 있자니 다시 사내의 모습이 새로 보였다.

 

 잘생긴 외모는 다비드의 외모를 가릴 테고,

 싹수없는 말투는 면접 때 예의가 바랐던 아이린과 비교되었고,

 빵집에서 힘을 잘 쓰는 게 뭐가 좋은 일인가?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최고의 직원을 뽑았어.”

 

 다비드는 뿌듯한 얼굴로 아이린을 바라보았다.

 사내는 다비드의 말에 덩달아 아이린에게 시선을 돌렸다.

 아이린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다비드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이린이 이토록 수줍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자 사내가 더욱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만 가보지?”

 

 다비드는 팔짱을 낀 채 사내를 째려보았다.

 사내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비드의 등으로 아이린의 손바닥이 날아왔다.

 

 “정말 안 뽑는다고요?”

 “난 이미 널 뽑았잖아! 두 사람이나 쓸 여력이 없다고!”

 “저 사람은 숙식만 제공해줘도 일할 사람이에요!”

 “그걸 어떻게 알아?”

 “..그런 게 있어요!”

 

 아이린은 인상을 찌푸리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다비드는 어안이 벙벙했다.

 

 *

 *

 

 ‘정말 만났다….’

 

 주방에 들어온 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만날 거라고는 생각했다.

 왜냐면 내가 그보다 먼저 이 빵집에 취직했기 때문이다.

 소설에 따르면 그는 이 마을, 이 빵집에 위장 취업을 하니까.

 

 그러니까, 내가 지금 있는 이 빵집은

 소설 속 세계였다.

 

 나는 파리바게트에서 일하는 직원이었다.

 파리만 날리는 빵집이기도 했다.

 빵을 만들고 나면 하는 일 없이 무료하게 책만 읽었다.

 그때 읽은 책이 바로 이 세계였다.

 

 눈을 떴을 때 내가 이 세계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외모도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나, 원래 세계에서나 나는 혼자였고,

 돈도 없었다.

 

 하지만 딱 하나 다른 점.

 온갖 빵이 넘쳐나는 한국과 달리,

 이곳에서 빵의 개념은 식빵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빵집을 열어 성공하리라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하릴없이 누워있기 좋아하는 다비드 빵집에 취직했다.

 

 다비드 빵집은 소설 속 주인공인 황태자가 위장 취업을 하는 곳이기도 했다.

 나는 그가 했던 것처럼 전단지를 떼서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지금, 주인공인 그가 정말로 빵집에 찾아왔다.

 

 ‘하지만 합격하지 못했어….’

 

 나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자 죄책감과 함께 불안해졌다.

 나 때문에 소설 속 전개가 달라진다면…. 엄청난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었다.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비드는 천하 태평한 얼굴이었다.

 생각해보면 다비드도 빵집에서 일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패전국에서 도망쳐온 기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다비드도 황태자에게 엄청난 도움을 주는 사람인데….’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어쨌거나 소설 속 전개는 그대로 유지하되,

 나는 나 나름대로 돈을 벌 궁리를 찾으면 됐다.

 어차피 다비드도 나중에 황태자를 위해 빵집을 정리하니까

 내가 인수할 때까지만 버티면 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황태자를 데려올 필요가 있었다.

 나는 다시 주방 밖으로 나갔다.

 

 “다비드 씨, 제가 생각을 했는데요.”

 “무슨 생각?”

 “아까 그 사람, 배달부로 고용하면 어때요?”

 “배달?”

 “네. 우리 빵을 시간에 맞춰 주문하면 갖다 주는 거예요. 배달비도 따로 받고요. 그 배달비를 아까 그 사람에게 주면 되잖아요.”

 

 다비드는 수긍이 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어딘가 떨떠름해 보였다.

 

 “어때요?”

 “뭐, 나랑 일이 겹치지 않으니…. 그런데 아이린.”

 

 다비드의 얼굴이 조금 진지해졌다.

 괜히 긴장되었다.

 

 “정말…. 너 돈독이 아주 올랐구나? 그래도 면접은 봐야 해. 그냥 합격시킬 순 없지.”

 “뭐…. 네. 그럼 데려올게요?”

 “뭐? 그 사람이 어디 간 줄 알고! 아이린!”

 

 나는 다비드의 말을 무시한 채 밖으로 나갔다.

 이 마을에 있는 황태자의 은신처를 알고 있었다.

 나는 마을 중심부가 아닌 산맥 근처로 뛰어 올라갔다.

 멀리서 황태자가 터벅터벅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저기요!”

 

 나는 큰 소리로 그를 불렀다.

 그가 화들짝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

 

 “저, 저 아까 본 빵집인데요.”

 “..날 쫓아왔나?”

 “일이요. 구하신다고 하셨잖아요. 하세요. 일.”

 “..직원을 다 뽑았다고 하지 않았나?”

 “홀이랑 주방은 다 찼고, 배달은 아직이에요.”

 

 황태자의 눈썹이 가늘어졌다.

 황제가 죽고 쫓겨 다니는 신세인 그의 몰골은 심히 좋지 않았다.

 잘생긴 외모가 가려질 만큼 지친 기색이었다.

 

 “배달이라고 한다면….”

 “주문하면 가져다주는 거요.”

 “그럼…. 이곳저곳 다녀야 한다는 말이군.”

 “그렇죠.”

 “싫다. 나는 잠시 몸이 쉴 곳을 찾으려 한 것뿐이다.”

 

 ‘이런 미친….’

 

 황태자는 일을 가릴 때가 아니었다. 얼른 세이렌 마을에 취직하는 게 급선무였다.

 아쉬울 것 없다는 그의 태도에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직 더 굶어봐야 정신을 차리려나?

 

 “우리 숙식 제공이 다 돼요.”

 “..그건 전단지를 봐서 알고 있다.”

 “빵도 제공이고요. 제 빵 아까 봤죠? 입맛 다시던데.”

 “..처음 보는 거라 그렇다.”

 “배달이 나쁜 게 아니에요. 가기 싫은 곳도 가야겠지만, 가고 싶은 곳도 갈 수 있어요.”

 

 나는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그가 이 마을까지 굴러들어오게 된 건 이유가 있었다.

 황궁파도, 귀족파도 아닌 중립을 지키는 귀족.

 세이렌 영지의 세이렌 후작을 만나러 온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곳에 발붙이고 지내는 편이 나았다.

 또한 배달하다가 세이렌 저택에 들어가게 되면 일거양득이었다.

 

 그는 내 말의 의미를 받아들였는지 고심하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결심한 그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럼 그러도록 하지.”

 “그럼 가요. 면접 보러.”

 “뭐?”

 “면접은 봐야죠. 그게 예의니까.”

 

 동방예의지국에서 온 나는 싱긋, 황태자에게 웃어 보였다.

 일하려면, 면접부터 봐야 한다. 그게 내 삶의 규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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