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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쓰는 남자 야설 쓰는 여자
작가 : 필머
작품등록일 : 202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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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남과 야설녀
작성일 : 20-08-03     조회 : 589     추천 : 2     분량 : 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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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오에 가까운 햇볕이 눈꺼풀 위를 간지럽혔다. 나는 간밤에 이완되었던 몸을 쭉 펴고 노래가 흘러나오는 핸드폰 알람을 껐다.

 

 푹 잤음에도 불구하고 뻐근한 어깨를 풀기 위해 고개를 까닥거린다.

 

 ‘띠링’

 

 [작가님, 오늘 3시까지 마감 가능할까요?]

 

 지연 씨의 메시지가 핸드폰에 떴다. 나는 칫솔을 입에 물고 액정화면을 두들겼다. 아직 잠이 덜 깬 덕분인지 오탈자가 많이 나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네, 어제 작업 다 끝냈으니 3시까지는 업로드 가능합니다.]

 

 그냥 전송을 누르기는 뭣해서 귀여운 이모티콘도 하나 첨부했다.

 

 감사합니다. 하고 지연 씨의 답장이 연이어 날아왔다. 안 읽기도 뭣하고 읽고 1이라는 글자가 있는 것도 보기 찝찝한 나는 흔히 삿갓표라 불리는 캐럿을 두 개 붙여 웃음표시를 만들어 보냈다.

 

 ‘우둑 우두둑’

 

 스트레칭을 끝내자 노트북의 부팅이 끝났다. 보글거리는 커피포트에서 기분 좋은 냄새가 온 집안에 은은하게 퍼졌다.

 

 젖은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리고 스킨과 로션을 바른 후 전신거울 앞에 섰다.

 

 “살이 좀 쪘나?”

 

 BMI 수치가 정상을 벗어난 적이 없는 내 몸은 군살 하나 없었다. 다만 최근에 마감을 핑계로 헬스장을 가지 못해 선명하던 복근이 조금 무뎌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알람이 핸드폰에서 울린다. 이제 이 알람으로 설정해놓은 곡이 끝나기 전까지는 노트북 앞에 앉아야 한다.

 

 “아, 이 노래 죽이지!”

 

 내가 좋아하는 샘 스미스의 노래가 흘러나오자 기분 좋게 따라 흥얼거리며 전신거울에 운동의 성과를 확인한다.

 

 이두, 삼두, 가슴까지 확인해 본다. 트레이너만큼 큰 덩어리 감은 없지만 잘 데피니션 된 근육들이 힘을 줄 때마다 선명한 선을 만들어낸다.

 

 “이거 편집자한테 보내고 운동 가야겠다...”

 

 나는 괜히 거울 앞에 서서 머리를 한번 훑고는 커피를 들고 의자에 앉았다.

 

 모니터에는 폴더별로 깔끔하게 정리된 회차별 원고 파일이 작은 화면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최신화를 클릭한다.

 

 ‘설레임 아파트 101동’

 

 독립을 시작한 이십 대 중반 여성이 사는 아파트가 자신을 제외하고 전부 훈남 독신 남성이라는 설정의 소설이다.

 

 그렇다. 나는 로맨스 소설을 쓰는 남자다.

 

 

 * * *

 

 

 나는 야설 쓰는 여자다.

 

 어제도 야설을 쓴답시고 야동을 너무 많이 봤다. 이건 정말 핑계가 아니다. 내가 쓰는 세상의 섹스는 현실적인 것이 아니었고 그랬기에 굳이 내가 경험해 본 것을 토대로 쓸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간혹 내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이 꼭 하나씩 나온단 말이지...

 

 나는 어제 내 취향을 저격하는 야동에 매료되어 동이 트는 것을 보고 잠들어 버렸다. 아무 짓도 안 했지만, 괜히 피곤하다. 많이 흥분했었나 보다.

 

 ‘부재중 알람 5개’

 

 괜히 죄책감이 든다.

 

 “그렇게 야동을 보니까 아침에 늦게 일어나지...”

 

 나는 뻐근한 눈을 비비며 겨우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천근만근 무겁다.

 

 나는 잠이 덜 깬 눈으로 핸드폰의 요란한 알림들을 쓱 훑어봤다.

 

 ‘부재중 통화 3’

 

 아, 이건 분명 편집자다. 썩을...

 

 전화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데 전화가 진동하며 세 글자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최종훈’

 

 “아, 조금만 정신 차린 뒤에 전화 주려고 했는데 뭐가 급한 거야 이 사람은?”

 

 나는 짜증을 팍 내며 전화기를 뒤집어 이불 위에 놓았다.

 

 너저분한 방바닥을 좀비처럼 걸어가 냉장고를 열었다. 김이 빠진 콜라가 피식하며 마지막 숨을 내뱉는다.

 

 마치 오랜 시간 사막을 헤멘 여행자가 오아시스를 만난 듯 아무런 자극도 없는 콜라를 정신없이 삼켰다.

 

 나는 배를 긁으며 컴퓨터를 발끝으로 눌러 켰다. 어제 보던 야동이 정지 상태로 창에 띄워져 있는 걸 보니 간밤의 내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는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성급히 야동 창을 닫아버린 뒤 같이 띄워져 있던 원고 파일을 보았다.

 

 ‘역시... 야동을 보면 각성상태가 돼서 정사 장면이 잘 써진단 말이야.’

 

 내가 편의상 야설이라 부르는 관능 소설의 제목은 “SSS급 처녀 사냥꾼” 수많은 남성의 지지를 받는 인기작이다. 나는 흡족한 표정으로 지난밤의 글을 훑어보았다.

 

 음란하고 외설적인 표현으로 가득한 활자들이 광란의 파티를 열듯이 적나라하게 적혀져 있었다.

 

 글이 잘 나온 것을 보니 아침부터 짜증을 선사한 편집자에게 전화를 걸 마음이 솟아났다.

 

 “예, 편집자님 죄송해요. 어제 글이 잘 안 적혀져서 무리를 좀 했네요”

 

 수화기 반대편에서 분노를 꾹꾹 내리누르고 억지로 상냥하게 말하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린다. 가끔 이게 더 무서울 때가 있다.

 

 “네, 편집자님이 미팅이 있어 검수할 시간이 없다는 걸 생각 못 했네요. 죄송해요”

 

 그는 힘 빠진 목소리로 내 글을 수습해 주겠다고 했다.

 

 “네, 그럼 1시간 내로 올리겠습니다.”

 

 종훈씨는 아마 오늘도 나 때문에 야근하게 되겠지.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아무 경험도 없는 여자가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야한 이야기를 쓰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니까...

 

 ‘한 시간 안에는 꼭 업로드 해 주셔야 해요 대마작가님...’

 

 그가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마는 내 필명의 줄임말이다. 이십 대 꽃다운 처녀작가가 ‘대물마초’ 라는 별명을 쓸 거라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항상 내 필명을 부르기 부끄러워 대마 작가라고 줄여 불렀는데, 나는 그게 대마초를 연상시켜 듣기 싫었다.

 

 ‘다 써놓은 글을 1시간 이내로 올리는 건 아무 문제가 없지...’

 

 나는 라면 끓일 물을 올려놓고 기름기 가득한 머리를 머리끈으로 대충 묶었다.

 

 맨날 라면이나 빵을 주식으로 하고 있지만 좀처럼 살이 찌지 않는 이유는 식사를 잘 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컴퓨터 앞에서 대충 끼니를 해결한 나는 상쾌한 기분으로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그동안 쌓인 댓글을 확인해 본다.

 

 [작가새끼 쓰다가 꼴려서 자위하러 간 듯 오늘 업로드는 물 건너갔다.]

 

 [아, 재미라도 없던가!]

 

 온갖 원성이 자자했다.

 

 ‘지랄하네 새끼들...’

 

 나는 무덤덤하게 답변을 달았다.

 

 [제가 너무 심취하다 보니 한 세 번 빼고 작업했습니다.]

 

 [네네, 재미있어서 죄송합니다. 꾸벅]

 

 이 변태독자 놈들은 나의 댓글마저도 좋아한다. 내 댓글이 달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무수한 ‘키읔’이 화면을 수놓았다.

 

 설거지 더미 위에 탑을 쌓듯 냄비를 올려놓은 나는 기분전환을 위해 얼마 전에 비싸게 주고 산 스피커의 성능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기분전환엔 락(Rock)이지”

 

 내가 좋아하는 AC/DC의 Back in Black을 재생시킨다. 아직 볼륨이 부족하다. 뭔가 조금만 더 심장이 뛸 정도로 컸으면 좋겠다.

 

 나는 볼륨을 높였다.

 

 

 ***

 

 

 아래층에 사는 미친놈이 또 지랄이다.

 

 주말에 연참을 위해 비축분 작업을 하고 있던 나는 미간을 찡그렸다.

 

 “아, 쟤는 또 왜 이러는 거야?”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장면을 쓰는 중이다. 주인공의 옆집 사는 연하남과 위층 사는 훈남 오빠가 주인공을 두고 다투는 중이다.

 

 주인공 여성은 차라리 자신이 사라지면 되겠냐고 절규하는 중이다.

 

 “내가 이곳에 이사 오지 않았으면...”이라고 쓸까?

 

 음, 아니야 뭔가 임펙트가 약하다.

 

 대사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데 아래층에서 쿵쿵거리는 소음이 울린다. 분명히 우퍼 스피커에서 나오는 공기의 울림이 아닌 물리적인 소음이다.

 

 “아이 씨”

 

 나는 머리를 부여잡고 소심하게 발을 굴렀다.

 

 "아이 씨"

 

  30분이나 지속되는 소음에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현관문을 나섰다.

 

 

 * * *

 

 

 나는 신나게 몸을 흔들며 청소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정여사가 봤다면 이게 무슨 청소냐고 했겠지만, 아무튼 나에게 있어 이것은 지난 마감의 흔적을 지우는 신성한 의식이나 다름없었다.

 

 몸에 살짝 땀이 차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이어질 샤워를 기대하며 마지막 의식의 장소인 싱크대로 향했다.

 

 ‘띵동’

 

 ‘띵동’

 

 ‘띵동’

 

 ‘쾅쾅쾅쾅’

 

 “아무도 안 계세요?”

 

 내가 사는 빌라에는 이 시간에 집에 있는 사람은 없는 거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이런 행동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는데 불청객이 나타났다.

 

 나는 이마를 구겼다.

 

 “에이씨 얼마 전에 한 집 이사 왔다 하더니 백수 놈인가 보네...”

 

 나는 신경질적으로 설거짓거리를 내팽개치고 볼륨을 줄였다.

 

 ‘쾅쾅쾅쾅’

 

 “아무도 안 계세요?”

 

 “나가요!”

 

 나는 신경질적으로 외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당시 내 모습은 기름기가 번들거리는 피부, 기름져 엉겨 붙은 머리를 한 채 서 있었는데 화룡점정으로 헐렁한 흰색 티셔츠에는 아까 먹은 라면 국물도 몇 방울 튀어 있었다.

 

 나는 어떤 히키코모리 찐따 녀석이 나를 감히 불렀냐는 태도로 당당하게 밖을 바라보았다.

 

 “어... 망했다.”

 

 거기엔 꽤 준수한 남자가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서 있었다.

 

 ‘아씨 뭔데, 왜 찐따 히키코모리 백수가 아니라 저런 훈남이 서 있는 건데?’

 

 나는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속으로 한 바가지의 눈물을 쏟았다.

 

 ‘아무리 내가 미친년이어도 이 정도는 아닌데!’

 

 사람은 때때로 자신의 실수로 인해 난 화를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표출할 때가 있다.

 

 “무슨 일이시죠?”

 

 내 짜증 가득 묻은 목소리를 들은 남자의 미간이 더욱 구겨졌다. 이거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수달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에서 성질 더러운 너구리가 화가 나는 만큼 이마에 주름이 많이 생기는 거, 딱 그 모양이었다.

 

 “저기요, 조금 조용히 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한번 짜증을 내고 나니 처음 훈남이라고 느꼈던 남자의 상판이 허여멀건 기생오라비처럼 느껴졌다.

 

 “많이 시끄러웠어요? 죄송해요”

 

 일단은 내가 잘못한 일이기에 사과했다. 그런데 이 좀생이는 물러서는 일이 없다.

 

 “제가 그쪽 때문에 지금 좀 많이 심란하거든요?”

 

 뭐 어쩌라고 이 기생오라비야

 

 갑자기 손을 내민다.

 

 “뭐...에요?”

 

 “피해보상금 주세요!”

 

 나는 기가 차서 하 하고 탄식을 내뱉었다.

 차라리 히키코모리 찐따 오타쿠가 낫지! 이건 그냥 또라이잖아!

 

 이래 뵈도 플랫폼 내 5위권 내 인기작가다. 소비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을 뿐이지 돈이 없는 건 아니다.

 

 “얼마나요?”

 

 이번에 저 남자의 표정이 어이없다는 듯 바보 같은 표정을 짓는다.

 

 

 * * *

 

 

 역시 내 예상대로 아래층에 사는 사람은 찐따 히키코모리 오타구였다. 그런데 한 가지 틀린 사실이 있다면 놈이 아니라 년이라는 거다.

 

 원래 이렇게까지 안 하려고 했는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걸 보니 그냥 넘어가면 안 되겠다 싶어 돈을 달라고 했다.

 

 진짜 받을 생각은 없다. 그냥 상대방을 화나게 하려는 행동이다. 이래 뵈도 플랫폼 내 로맨스 부분 5위권 내의 인기작가다. 미니멀리즘을 지향해서 없어 보일 뿐이지 돈이 아쉬운 적은 없었다.

 

 그녀는 나를 한참 째려보더니 방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아니, 지금 무시하는 겁니까?”

 

 나는 그녀를 뒤따라 들어가려다 멈췄다. 그건 명백히 주거침입죄다.

 

 그런데 안쪽에서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줄 테니까 기다려요”

 

 선머슴처럼 성큼성큼 걸어 나온 그녀가 내 손에 현금다발을 툭 하고 올려놓는다.

 

 나는 벙쪄서 그 현금다발과 그녀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얼핏 봐도 돈 백만 원은 될 만한 현금 뭉치다.

 

 ‘히키코모리 찐따 오타쿠가 뭐 이렇게 돈이 많은 거야?’

 

 * * *

 

 [날개 매니지먼트]

 

 깔끔한 사무실에 적힌 심플한 로고 밑에 두 남녀가 이마를 부여잡고 있다.

 

 “종훈팀장님 이번에 특별기획 어떡하죠?”

 

 “그러게요. 지연씨, 도혁작가님이 갑자기 그렇게 병원에 가시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들이 들고 있는 서류에는 날개 매니지먼트 소속 인기작가 열 명의 명단이 들려 있었다.

 

 이번에 거대 플랫폼에서 매니지먼트에 초특급 프로젝트를 맡겼는데, 가장 인지도 높은 작가가 펑크를 낸 것이다.

 

 그렇게 둘이 머리를 맞대고 한숨을 주고받은 지도 세 시간이 넘었다.

 

 “아 진짜 안 떠오르네...”

 

 그때 신입사원인 최지연이 손가락을 튕겼다.

 

 “대박!”

 

 “왜 그래 지연씨!”

 

 그녀는 자신의 다이어리에 찍혀있는 큼지막한 ‘A’ 이니셜을 종훈에게 들이밀었다.

 

 “이거에요 이거!”

 

 그야말로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킨 히어로 집단을 의미하는 ‘A’ 마크, 종훈의 눈이 예리하게 빛났다.

 

 “콜라보! 콜라보 어때요?”

 

 지훈이 무릎을 '탁' 쳤다.

 

 “지연씨! 천재야!”

 

 하지만 그것도 잠시 또다시 누구를 콜라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한 시간을 잡아먹은 뒤에 죽은 동태 같던 그들의 눈은 다시 초롱초롱해 졌다.

 

 “섬세한 묘사와 부드러운 필체의 극치를 보여주는 작가 로맨스카페님이랑”

 

 “외설적이면서 과감하고 직설적인 문체로 남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물마초 작가님의 콜라보레이션!”

 

 둘의 눈이 마주쳤다.

 

 “이거 무조건 대박이에요!”

 

 

 * * *

 

 

 나는 벙찐 상태로 집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뭘 하든 백만 원어치를 참으라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백만 원어치는 얼마나 참아야 하지? 최저시급으로 계산하면 되나?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 핸드폰 진동을 느꼈다.

 

 “어 종훈이 형!”

 

 정말 오랜만에 걸려온 전화였다. 내가 초창기 작품을 쓸 때 정말 많은 도움을 준 고마운 형이다.

 

 “이야, 우리 로맨스카페 작가님 잘 계셨습니까?”

 

 익살스러운 그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린다.

 

 “에이, 형 우리끼리 통화할 땐 그렇게 부르지 않기로 했잖아요.”

 

 놀리는 걸 알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종훈이 형은 내게 그런 사람이니까.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

 

 나는 그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승낙했다.

 

 

 * * *

 

 

 나는 씩씩거리며 설거지를 끝내고 일부러 볼륨을 높인 채 적을 총으로 쏴 죽이는 비디오 게임에 몰입하고 있었다.

 

 홧김에 던진 돈이지만 액수가 좀 컸다. 아니, 그렇게 주기엔 아깝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진동했다.

 

 최종훈 편집자인가? 나는 무시하려다가 저장되지 않은 번호인 것을 확인하고 게임을 정지시켰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날개 매니지 최지연이라고 하는데요.”

 

 “아....네”

 

 “이번에 작가님께 제안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나는 그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승낙했다.

 

 

 

 

 

 

작가의 말
 

 잘 부탁드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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