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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데란드 전기 - 성왕전쟁 편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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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메르 공작 (2)
작성일 : 18-12-31     조회 : 342     추천 : 0     분량 : 5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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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스메르 공작 영지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산드라 공작부인과 몽펠리에의 선택은 생각보다 빠르게 끝이 났다. 이는 월터 공작이 손을 쓰고 고작 사흘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을 받게 된 것은 제이시커 왕자였다.

 

 제이시커 왕자와 몽펠리에는 공식석상에 나와 유스메르 공작의 사망을 공표하였고 향후 두 세력이 함께 할 것

 이란 내용을 모두에게 알렸다. 즉, 몽펠리에 회유전은 제이시커 측의 손쉬운 승리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이는 월터 공작의 능력이라기보다는 시엔 측이 몽펠리에 세력에게 전혀 손을 뻗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시엔 측은 장남 바젤을 선택하였기 때문이었다.

 

 ‘쾅’

 

 시엔과 세인트의 약혼 이후 시엔에게 항상 미소를 지어보였던 베리알 후작은 참 오랜만에 완고한 표정을 시엔에게 향하고 있었다.

 

 “아니, 바젤을 선택하다니... 이 무슨 짓인가! 딱 봐도 승산이 전혀 없는 카드를 고르면 어쩌자는 것이야. 제이시커 측이 몽펠리에를 고를 것 같아서 피한 것인가? 자네 그렇게 겁이 많은 사내였나?”

 “하하. 진정하십시오. 오해가 있으신 듯 한데... 제 선택은 처음부터 장남 바젤이었습니다.”

 “뭐? 자네 판단력이 그렇게 없는 사람이었나. 바젤 측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를 선택한다는 것인가. 그와 함께 할 경우 우리에게 남는 것은 실패뿐이라네.”

 

 베리알 후작의 말에 노라드 등 다른 인사들도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시엔을 바라보았다. 이에 시엔은 어깨를 으쓱한 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베리알 후작에게 말하였다.

 

 “그 말씀은 맞습니다. 바젤 자체는 아무 것도 아니지요. 그러나... 그의 어머니이신 전 공작부인 ‘안젤라’ 님은 다르십니다. 후후...”

 “!?”

 

 느닷없이 바젤의 어머니 얘기를 꺼내자 베리알 후작은 이게 뭔 헛소리인가 하는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보았다. 반면 노라드는 뭔가 아는 것이 있는 듯 뭔가에 머리를 맞은 표정을 지으며 시엔에게 물었다.

 

 “안젤라? 설마 그 분께서 유스메르 공작의 전 부인이셨습니까? 하하... 제가 그것을 놓치고 있었다니...”

 “왜... 그녀가 누구길래 그리 소란인가?”

 “모르셨습니까? 디스카이온 서부의 ‘마더’라고 불리시는 분이십니다. 8년 전부터 전염병이 도는 지역, 전란에 휩싸여 초토화된 지역, 핍박 받는 이종족들의 거주지 등을 돌면서 봉사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이십니다.

 대단히 헌신적이고 또한 자애로우셔서 오크나 트롤 족마저도 어머니처럼 따른다고 하는 분이시지요.”

 

 노라드의 설명에 미켈, 조르쥬, 파에즈 등도 생각이 났다는 듯이 이마를 탁 쳐댔다. 이에 베리알 후작이 화를 풀고 고개를 갸웃거리자 시엔은 눈을 빛내면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안젤라 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과 같은 자애로운 마음으로 영지 내의 여러 불쌍한 이들을 도우셨다고 합니다. 물론 젊은 처녀의 몸으로 지금처럼 왕성하게 활동하지는 못했기에 그리 알려지지는 않았지요.

 그러다가 유스메르 공작과 혼인을 하게 되었고 이후 유스메르 공작의 탐욕스러운 생활에 사사건건 다투시다가 결국 이혼을 하고 공작 궁을 떠나신 것입니다. 이후에는 자유로운 신분으로 지금과 같은 활동을 하고 계시지요.

 바젤 자체는 세력이 미약하지만 이 분은 디스카이온 서부에서는 그야말로 ‘성녀’, ‘모든 이들의 어머니’처럼 불리는 존재... 바젤을 지지하여 안젤라 님을 얻을 수 있다면 지금의 전력 차... 충분히 뒤집을 수 있습니다.”

 “오오... 듣고 보니 이것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파에즈가 찢어진 눈으로 미소를 지으며 시엔의 뜻을 지지했다. 노라드 역시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차남 몽펠리에는 아버지인 유스메르 공작을 꼭 닮은 인물... 그런 탐욕스러운 자를 회유하려면 우리 남부로서도 상당한 부담을 감수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에 비해 바젤은 완전히 다릅니다. 원래 세력이 미약한데다가 욕심이 그리 많지 않은 인물입니다.

 이 자를 선택하여 이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우리는 대단히 많은 것을 얻게 될 것입니다. 단지 권력만이 아니라 민심까지 말입니다.”

 “으음... 그럼... 그리 하도록 하게.”

 

 모두가 시엔을 지지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자 베리알 후작도 어쩔 수 없이 한 발 물러섰다. 사실 안젤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생각도 어느 정도 바뀐 상태였다.

 

 “이미 안젤라 님의 거처를 알아둔 상태입니다. 바젤 님이 함께 해주시기로 하였으니 같이 가도록 합시다.”

 

 시엔은 준비가 다 된 듯 미소를 지으며 말하였고 그렇게 시엔 일행은 바젤의 저택으로 가서 그를 데리고 안젤라가 있을 시골로 향했다.

 

 

 

 “저기 저 초가집이 어머니께서 거주하시는 곳입니다.”

 

 바젤이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에 그곳을 본 시엔 일행의 눈빛은 약간 흔들렸다. 과거 공작부인의 위치에 있었던 대 귀족이 살 곳이라고는, 아니... 일반적인 사람이 살 곳으로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허름했기 때문이었다.

 

 “하하. 어머니께 집이라도 하나 지어드리지 그랬습니까?”

 “그러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워낙 검소하셔서 그것들을 다 거부하셨습니다. 한번은 몰래 집을 지은 후 드렸더니 그것들을 다 팔아버린 후 기부에 쓰시더군요.”

 “아아... 정말...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바젤의 말을 들으며 시엔은 진심으로 감탄을 하였다.

 그렇게 그들은 초가집 앞까지 간 후 말에서 내려 문 앞으로 걸어갔다. 바젤은 문고리를 흔들며 외쳤다.

 

 “어머니! 저 왔습니다.”

 

 그 외침에 집안이 잠시 들썩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어떤 덩치 큰 노부인이 헐레벌떡 뛰쳐나왔다. 그리고는 급하게 정문을 열어주며 바젤을 반겼다.

 

 “하하. 도련 님 오셨습니까. 이 분들은 친구 분들이신가요? 별일이군요. 도련님께서 친구들을 데리고 오시다니... 호호호.”

 “하하. 반갑군. 그래... 어머니께서는 안에 계시는가?”

 “네... 마침 어제 돌아오셨지요. 어서 들어가시지요.”

 

 그녀는 시엔 일행을 데리고 초가집 안방으로 안내했다. 그곳에 들어선 바젤과 시엔 일행은 고개를 돌려 방 안을 보았고 그곳에는 기품이 있는 백발의 노부인이 단아하게 앉아 있었다. 그녀는 바젤과 시엔을 본 후 고개를 갸웃하면서 물었다.

 

 “바젤이 아니니? 호호. 네가 친구들과 찾아온 것은 거의 처음인 듯 한데... 어쨌든 반갑구나. 어서 앉으렴.”

 “처음 뵙겠습니다. 시엔 스탈리스라고 합니다.”

 

 귀로만 듣던 ‘마더’의 모습에 시엔은 최대한 예를 취한 후 자리에 앉았다. 그런 시엔의 범상치 않은 기운에 안젤라는 뭔가를 느끼며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는 바젤을 보며 물었다.

 

 “영지 내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로구나. 어서 말해보렴.”

 “네... 그것이... 아버님이신 유스메르 공작께서... 운명하셨습니다.”

 “!”

 

 바젤의 말에 안젤라는 처음에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란 표정을 지었으나 1초도 되지 않아 평정을 찾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죽은 전 남편을 향해 기도를 해주었다.

 

 그렇게 기도를 끝낸 후 그녀는 시엔과 노라드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렇다면 그대들은 내 아들을 이용하여 유스메르 영지를 손에 넣으려 하는 존재들이겠구려?”

 

 그녀의 너무나 직선적인 말에 시엔과 노라드는 순간적으로 당황하였다. 이에 바젤은 더욱 당황하며 둘을 변호하였다.

 

 “아닙니다. 어머니. 이분들은...”

 “시끄럽다. 내가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쓸데없는 정치판에는 발을 끊는 것이 네가 살 길이라고. 그리고 그런 정치판에 발을 들일 필요도 없다고. 네 아비가 죽은 후에는 나와 함께 민중들을 구하는 일을 함께 하자고 하지 않았더냐.

 그런데 내 말을 안 듣고 이런 불한당들의 말에 혹하다니...”

 

 그녀는 대단히 엄한 어조로 바젤을 나무랐다. 이 모습에 시엔과 노라드는 ‘자애로운 마더’라는 표현이 조금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시엔은 그런 것에 휘둘리지 않으며 미소를 지은 후 말을 건넸다.

 

 “하하.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희는 아드님을 이용하여 유스메르 영지와 디스카이온 서부의 주도권을 가지러 여기까지 온 남부의 귀족들입니다.

 그러나... 방금 말씀하신 민중들을 구하는 것 역시 함께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더러운 정치판이 언제 민중들의 귀에 신경이나 쓰고 살았소이까. 당신들의 눈에 민중은 그저 이용해먹기 좋은 말에 불과하겠지. 내 아들도 그렇게 써먹을 생각이라면 당장 접고 돌아가시오.”

 

 안젤라는 시엔의 말에 귀도 기울이지 않으며 손을 내저었다. 이에 시엔은 미소를 지으며 뒤로 물러섰고 대신에 노라드가 입을 열었다.

 

 “안젤라 님... 혹시 사가기사단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

 

 사가기사단이란 단어에 안젤라의 눈은 방금 공작의 사망소식을 접했을 때보다 더 크게 떠졌다. 그것을 보며 노라드는 미소와 함께 말을 이었다.

 

 “여기 계신 이분이 바로 사가기사단의 단장이신 시엔 님이십니다. 20세의 젊은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스탈리스 백작의 자리에 올랐을 때부터 가산을 털어 영지 내의 민중들을 보살폈고 그들과 사가기사단을 조직하여 디스카이온 남부의 힘없고 고통 받는 민중들을 위해 싸우신 분입니다.”

 

 디스카이온 서부에 ‘마더’ 안젤라가 있었다면 남부에는 ‘사가기사단장’ 시엔이 있었다. 안젤라도 그 사가기사단의 명성을 들어 알고 있었고 이에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눈빛으로 시엔을 바라보았다.

 

 “그대가 정말 그 시엔 스탈리스 경이 맞습니까?”

 “네... 명성은 다소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제가 사가기사단의 단장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클레이브 왕자를 대신하여 디스카이온 남부를 이끌고 있고 저와 클레이브의 이런 뜻을 디스카이온 전토로 퍼트리려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안젤라 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와 함께 지금보다 더 크고 넓은 꿈을 꿔보시지 않겠습니까?”

 

 시엔은 맑고 믿음이 가는 눈으로 안젤라를 바라보며 권하였다. 이것에 안젤라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될 말입니다. 지금 내가 바젤을 지지하며 나선다면 유스메르 가문은 물론 디스카이온 서부가 형제들의 분란으로 피바다가 될 것이오. 이는 이곳의 힘없는 민중들을 위해서 결코 좋은 일이 아니오.”

 “하하. 안젤라 님... 왜 자신을 속이려 하십니까. 민중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피의 전쟁보다도... 탐욕스럽고 민중의 생활에 무지한 군주를 모시는 것이라는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 것에 염증을 느끼셔서 전 유스메르 공작과 이혼을 하시고 이 초야로 떠나신 것이 아니셨습니까.”

 “시엔 님...”

 

 상당히 무례한 부분을 꺼내며 말하자 노라드는 흠칫 놀라며 시엔의 옷깃을 잡았다. 그러나 시엔은 전혀 물러섬이 없이 안젤라를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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