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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뷔린투스
작가 : Elcaminosolo
작품등록일 :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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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저주받은 자와 방랑하는 자2)
작성일 : 18-12-31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6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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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띄엄띄엄 설치되어 있는 등불과 달빛 그리고 그림자들만이 존재했다. 그 등불과 달빛을 가리고 그림자를 더 어둡게 만드는 인영하나가 혼자 걸어가고 있었다. 그의 발걸음은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빠른 걸음도 아니었고, 무언가에 취해 비틀거리는 모양새도 아니었다. 지극히도 그의 키에 맞는 보폭으로 똑바로 걷고 있었다.

 

 그가 이 늦은 시간에 걸어서 당도한 곳은 어느 한 선착장이었다. 수도 셀레테첼을 가로지르는 데르 강에는 많은 배들이 돌아다니는데, 그가 온 곳에는 이쪽저쪽 쉽게 오가는 작은 배들이 묶여있는 곳이었다. 적게는 1명 많게는 4명 정도까지 태울 수 있는 작은 배들이 묶여 물 위에 저 혼자 떠있었다.

 

 선착장에는 거리에 있었던 만큼의 등불 수가 없어서 더 어두웠다. 보이지 않는 것의 무서움이 그의 감각을 마비시킬 뿐 아니라 쌀쌀하고 차가운 공기와 안개가 그를 더 두렵게 만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두려움의 같은 감정의 종류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그 때 그는 안개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한 듯 눈을 찡그렸다. 안개 속에서 물이 밀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안개 속에 숨어있던 실루엣이 점점 윤곽을 드러냈다. 작은 배 위에서 노를 젓는 사공이었다. 사공은 늦은 시간에 마지막 손님을 다른 곳에 데려다 주고 돌아왔는지 배에는 그 혼자밖에 없었다.

 

 선착장에 배를 데려고 하는 것인지 그가 있는 곳에 가까워졌다. 이제는 안개가 있어도 서로가 볼 수 있는 거리가 되었다. 사공도 이제야 그를 보았는지 말을 걸었다.

 

 “이보오. 타실 겁니까?”

 사공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는 젊은 청년의 것 같았다.

 

 그는 하늘 위를 쳐다본 후 사공의 말에 답했다.

 “그래야 할 것 같소.”

 

 그의 말에 모자 밑 사공의 얼굴에서 입 꼬리가 올라간 것 같았다.

 “제가 그리 가지요.”

 

 사공이 그에게 배를 가까이 데었다. 그는 자신이 생각하기에 뛸 만한 보폭이라고 생각했는지 배로 풀쩍 뛰어 들어왔다. 그가 갑자기 배에 들어오자 잠시 휘청거렸으나 사공은 재주가 좋은지 이내 중심을 잡았다.

 

 “아이고, 거 성미가 급하십니다. 제가 어련히 손님을 모실까.”

 사공은 나이에 맞지 않게 헛헛 웃으며 말했다.

 

 “보시다시피 제가 좀 성미가 그렇습니다.”

 

 사공은 그의 솔직한 말에 그에 맞는 답을 했다.

 “주위사람들이 많이 피곤해 하겠습니다.”

 

 그는 사공의 답에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입을 내밀었지만 곧 집어넣었다.

 “저는 몰랐는데 그러더군요.”

 

 “아, 알고 계셨습니까?”

 

 “다 알지는 못하고,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사공은 그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주위 사람의 노고를 치하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

 그는 사공의 말에 스윽 쳐다보았다. 어둑어둑한 데다 챙이 넓은 모자가 사공의 얼굴을 덮어서 사공이 어떤 표정인지 그는 볼 수 없었다.

 

 사공은 그런 그를 한 번 보고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그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레테나퀴스 신전.”

 

 사공은 그의 말에 입 꼬리가 한 쪽으로 올라갔다. 어두운 곳이라 그런지 사공의 이가 눈에 띄는 것 같았다. 사공은 분명 웃고 있었다.

 

 사공은 그가 배에 탑승한 이래로 말 한마디 없이 노를 저어 나아갔다. 사공은 노를 젓기에 알맞은 몸을 가지고 있었다. 노를 오래 저을 수 있을 것 같은 근육이 붙은 팔과 넓은 어깨 그리고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몸은 그가 이 직업을 선택한 것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공의 노 젓는 소리와 드문드문 들리는 새의 날갯짓과 동물의 울음소리만이 세상에 존재하는 듯 했다.

 “수도에서 사시는 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공은 적막감이 어색해서 인지 그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예.”

 

 “어디서 오셨습니까?”

 

 “…”

 그는 사공의 말에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었으나 말이 없었다.

 

 “여기에 사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서 하는 얘깁니다. 곧 왕의 탄신일이라고 벌써부터 많은 이들이 수도로 몰려들지 않았습니까.”

 사공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그 와중에 노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그의 신체적 조건이 한 몫 하는 것 같았다.

 

 “예에. 이 곳 사람은 아니지요. 눈썰미가 좋으십니다.”

 

 “하하, 그러신 것 같았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전부 젠 체 하고 깍듯한 그런 행동을 좀 하는데 경께서는 그런 게 없어서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는 사공의 말에 인상을 찌푸렸다. 듣는 사람에 따라 ‘당신의 생활태도가 깔끔하지 못하고 예의가 많지 않군요.’ 라고 들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따로 말을 덧붙이지 않았다. 귀찮은 건지 아님 뭐라고 할 가치가 없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얼굴을 봤을 땐, 귀찮음이 강한 것 같았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

 

 “멀리서 오셨습니까?”

 

 “…”

 

 사공은 붙임성이 좋은지 그가 답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그는 일관되게 예의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귀찮은 것인지 끝까지 사공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머무르실 곳은 잡으셨습니까? 왕의 탄신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수도로 오는 바람에 아주 방 구하는데 난리라고 하더군요. 늘 그렇듯 왕의 탄신일에는 즐거운 것들이 많지 않습니까. 무도회, 검술대회, 일로이드 같은 외국과 중립국 도시들이 보여주는 공연들, 왕의 행차, 궁전 관람 등 얼마나 볼 것이 많습니까. 보러 그곳에 갈 필요 없이 문 밖만 열고 나가도 평소의 사람들 모습이 아닐 겁니다. 다들 한껏 차려입고 돌아다닐 테니 말이죠.”

 

 “…”

 

 “아! 그리고 이번에는 특별히 아르덴이 환상의 섬이라 불리 웠지만 역사 속으로 사라진 엘루타드를 재현했다고 하던데… 위치가 어디더라… 상업지구 쪽이던가? 아무튼 탄신일을 맞아 아르덴 쪽에선 그 섬을 만들었다고 하니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오.”

 

 “…”

 

 “아, 아직은 개장을 안 했을 거요. 곧 할 거이니 뭐 첫 날 가는 것도 뜻 깊은 일 일 테지요. 하지만 추천은 하지 않습니다. 분명히 엄청난 인파가 몰릴 테니깐 요. 사람들은 ‘처음’, ‘유일한’, ‘오직’ 이런 걸 좋아하잖습니까?”

 

 “…”

 사공은 그가 왕의 탄신일에 수도를 방문한 것은 처음인 듯 보인 것 같아서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는 사공의 친절한 설명에도 별 반응이 없었다.

 

 “말하기 곤란하신가 보군요. 사람은 누구나 비밀이 있기 마련입죠.”

 

 사공의 말에 그는 따지듯 말했다.

 “그러는 댁도 여기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만?”

 

 사공은 사람이 좋은지 별 거 아닌 것에 뾰족하고 예만한 반응을 그에게 웃으며 답했다.

 “예. 그렇지요. 저는 원채 한 곳에 메어있지 못 하는 성격에다가 제가 한 곳에 오래 있으면 주변 사람한테 피해가 갈 수도 있어서 여기저기 두터운 관계를 두지 않고 여기저기 떠도는 게 편합니다. 그렇게 떠돌다가 어쩌다 이번엔 여기 머물게 되었습니다. 근데 먹고는 살아야 하니 이렇게 일하고 있죠. 여기 사람은 아닙니다.”

 

 “어쩌다 여기에 주저앉게 되셨습니까?”

 

 “딱히 이유가 있겠습니까. 여기저기 떠돌다가 발길이 닿아 최근에 잠시 정착했습니다. 왕의 탄신일이란 특정일에 맞게 정착하게 되어 기쁩니다. 정착한 보람이 있지 않습니까? 이 나라의 축제와 사람들은 무얼 하며 놀고 웃는지…”

 

 그가 보기에 사공은 그 말을 하면서 묘하게 씁쓸해 보였다. 말을 아끼려다가 그 모습에 그는 한마디 거들었다.

 “부러 우십니까? 그럴 필요 없습니다. 사람 사는 것이 다 똑같죠. 기쁠 때 웃고, 슬플 때 울고… 도시라 화려하겠지만 사람 사는 곳이지 않습니까.”

 

 “그렇긴 하지요. 근데 전 부럽습니다. 그런 사소하거나 소소한 거에 웃고 행복해 하고 하는 것이… 저게 저렇게 재밌나 웃을 만한 일인가 싶더군요. 사람들 속에 있으니 일단 같이 웃기는 하지만요.”

 

 “사람마다 행복의 가치와 무게가 달라서 그렇지 않습니까? 너무 그 기준이 높으신 거 아니십니까?”

 

 “하하하,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세상 사는 게 또 다 거기서 거기고 다 똑같으니 재미가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젊으신 분이 큰일 날 소리를 하시는군요. 연세 드신 분 앞에서 그런 소리 하시면 욕먹습니다. 어디 가서 그러시는 거 아닙니다. 제가 걱정되어 충고해드리는 말입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런 평평하고 단조로워 지루하고 무의미했던 제 삶에 소중한 이들이 생겨서 그 힘에 살아갑니다.”

 

 “그러십니까.”

 

 “예. 진짜 피로 이어진 가족들은 아니지만 그만큼 긴밀한 관계의 사람들, 그리고 제게 친딸은 아니지만 제 딸이라고 생각하는 아이가 있어 그 덕분에 살아갑니다.”

 

 “아… 결혼을 일찍 하셨나봅니다? 벌써 딸이 있으시고… 놀랍습니다.”

 

 “예, 어렸을 때 가족을 잃은 딸아이를 제가 거뒀습니다. 사실 저 혼자 온전히 키웠다기보다는 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또 있었기 때문에 키울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여기에 머물기 시작한 것도 그 아이의 부탁이 있어서 결정한 선택이었습니다.”

 

 “부탁이요? 수도는 생활비도 비싸고 사람도 많고 번잡하고 복잡한데… 아 물론 여러 사람과 문화나 교육 등을 보고 공유할 수 있음은 좋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지 않습니까. 이렇게 사공께서 늦은 시간까지 일 하실 만큼.”

 

 “예… 꼭 찾아야 할 게 있다고 해서 무리해서 라도 있기로 했습니다.”

 

 “중요한 건가 봅니다. 혹 예를 들면, 사람이라던가.”

 

 “오, 맞습니다. 사람을 찾는다고 하더군요. 근데 걱정입니다.”

 

 그는 사공의 말에 무엇이 걱정인지 궁금하여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물었다.

 

 “무엇이 걱정입니까?”

 

 “그 아이가 찾는 사람이 그 아이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남의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인지 걱정입니다.”

 

 “남의 기억이라니요?”

 

 “기억이라는 건 늘 왜곡되기 마련 아닙니까. 자신의 기억 속에 있는 사람이 아닌 이라면 나중에 거기에 쓴 시간이나 노력이 아깝지 않습니까.”

 

 “남의 기억 속에 사는 건 뭔가 불편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선택했으니 존중해야겠죠. 그리고 남의 기억 속에서라도 자신을 기억해주는 건 좋은 일이지요.”

 

 “그것도 그렇군요. 아무도 날 기억해주지 못하는 건 좀 슬플 거 같군요.”

 

 사공은 그의 말에 깊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제가 아까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주위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함을 표현하시라고요.”

 

 “…”

 그는 사공의 말에 입을 비죽였다.

 

 “기억을 잃는 건 어떤 기분일지 아십니까?”

 

 “마치 이 안개와 같지 않겠습니까. 어렴풋이 보이는 뿌연 곳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알 것 같으면서도 닿을 것 같으면서도 생각만큼 가깝지 않다는 것을.”

 

 “…”

 그는 사공의 감성 젖은 시 같은 말 혹은 세상 다 산 사람처럼 하는 행동에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였다. 둘은 말없이 꽤 나아가다가 그가 다시 사공에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딸아이는 어디로 찾으러 갔는지 아십니까?”

 

 “유니콘의 품으로.”

 

 그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그가 갑자기 일어서는 바람에 배가 한 번 크게 휘청거렸지만 사공은 금세 중심을 잡았다.

 

 “궁.. 궁으로 들어갔습니까?”

 

 “유니콘이 거기밖에 더 있겠습니까.”

 

 “허락하셨습니까? 아니, 아니 허락 하셨으니 궁에 있다 하셨겠지요. 궁은 좀 위험하지 않습니까.”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지 않습니까.”

 

 “그래도…”

 

 “짧은 생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죽어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제 가까운 지인이 자주 하는 말입니다.”

 

 “…”

 

 사공은 계속 노를 저어 나아갔다. 그가 노를 저을 때마다 검을 물결이 꿈틀거렸다. 그 검은 강물 위에 빛을 가진 건물들이 떠 있었다. 그 건물들 중에는 높이 솟은 레테나퀴스의 건물이 유독 눈에 띄었다. 그 옆에는 달빛이 있었다.

 

 “라키아 에브게르 아그리젠.”

 

 사공은 그의 이름을 정확히 불렀다. 그, 라키아는 놀라지 않고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인사했다.

 

 “잘 지내셨습니까. 제가 보기엔 늘 잘 지내시는 거 같습니다.”

 

 사공은 라키아의 말에 모자를 벗었다.

 “늘 저야 괜찮습니다. 안개처럼 뿌연 상태를 제외하고는 말이죠.”

 

 “아까 말씀을 들어보니 이번 수도 행은 계획에 없으셨던 거 같은데… 원래 시끄럽고 번잡한 거 좋아하지 않는 걸 아니 이번 여정은 본인의 의지가 아닌 줄은 알았습니다 만. 로즈가 궁에 들어갔다니요?”

 

 “그래서 에녹을 빼고 먼저 만나는 것이지요. 그 아이가 알면 저를 어찌하겠습니까.”

 

 “그렇긴 하지요. 하지만 궁은 좀… 그게 위험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전령을 이틀에 한 번은 꼭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답도 꼬박꼬박 오고 말이죠. 하지만 잘 지내는 건 아닌 것 같더군요.”

 

 “수도를 오게 된 건 그 아이 때문에 온 것도 있지만 뭔가…”

 

 “?”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과 오랜만에 부딪치셔서 예민해서 그러신 거 아닙니까? 여기 사람들과는 좀 상극이지 않습니까.”

 

 “그렇기도 하지만… 무언가 이상합니다.‘

 

 “?”

 

 “죽은 자들의 냄새와 그림자가 짙습니다.”

 

 “그것도 숙명이지 않습니까. 벌을 받았기 때문에 죽은 자들이 당신을 찾아오는 건 당연하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과거에 그 죽은 자들에게 저질렀던 과오를 범한 자가 아닙니다. 뭔가 짙고 더 어두운 원초적인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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