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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1: 루트
작가 : 작휴
작품등록일 : 201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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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이름의 의미와 선물
작성일 : 19-01-01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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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다 울었어?"

  "... 흥이다."

 

  효민은 10분이 지나서야 겨우 울음을 그쳤다. 현재 그녀는 침대에 걸터앉아 나와 얘기할 의지가 없다는 의사표현으로 등을 돌려 앉아있다.

 

  "그런데, 왜 얘기하지 않은 거야? 그렇게 다 알고 있었으면서..."

  "..."

 

  역시나, 그녀는 왠지 모르게 삐져있다. 분명히 방금까지만 해도 안겨서 울었는데 말이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일어난 뒤에는 더욱 가까워져야 정상 아닌가?

  효민은 사과를 집어서 한 입 베어 물었다. 조용한 1인실에 사과 씹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이제서야 효민이 입을 열었다.

 

  "나도 처음부터 다 알았던 게 아니야. 반복되면서 하나씩 알아간 거야."

  "근데... 왜 말 안 해준 건데?!"

 

  효민은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쉬었다. 그 뒷모습이 왠지 슬퍼 보였고, 외로워 보였고, 안타까웠다.

  효민이 반쯤 뒤돌아 보았고, 몇 초간 나와 눈을 바라보다 다시 등을 돌렸다.

 

  "미안해서 그랬어..."

 

  효민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왜 미안한데? 네 잘못은 여태까지 하나도 없었어! 전부 내 잘못이야! 근데... 대체 뭐가 미안한데!"

  "오빠가 나랑 사이가 안 좋아진 거... 전부 내 잘못이니까. 처음 돌아왔을 때, 난 오빠에게 말하려 했어... 근데 아직

  사이가 좋아진 것도 아니잖아?"

  "그, 그렇긴 한데... 내가 심한 말을 해서 사이가 나빠진 거지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근데 오빠는 계속 사과하려고 했잖아... 난 맨날 둘만 있는 게 부끄러워서 도망쳤어."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그녀.

 

  "그래서 난 오빠가 볼 수 없는 곳에서 힘냈지!"

  분위기를 바꾸듯 그녀는 목소리를 높였고 뒤를 돌아 웃으며 말했다. 난 그녀가 귀여워 보여서 무심코 안았다.

  "으아! 기분 나빠!!!"

 

  그녀는 내 손을 뿌리쳤고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 장해서! 그래서 안아주려고 했는데..."

  "그렇게 쉬운 동생 아니거든요!! 뭘 좀 해야지 상을 주지!!"

  "알겠습니다..."

  "나 참..."

 

  효민은 잘라진 사과 한 조각을 집어 입속에 넣고 우물우물 씹었다. 효민은 사과를 다 먹은 뒤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왜 처음에 소민의 친구 신청을 거절한 거야? 혼자 있고 싶어서?"

  "아니 받을 생각이었어! 근데 긴장해서..."

  "아하하하!! 정말 웃긴다! 그냥 혼자 있지~"

 

  효민은 배를 부여잡고 웃었다. 솔직히 대놓고 놀림거리가 된 기분이라 좋지는 않았다.

 

  "나도 소민이랑 친해지고 싶었다고!"

  "하하. 하아~ 알았어~! 난 오빠가 친해지려는지 모르고 소민을 데리고 나간 건가?"

 

  효민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났는지 눈을 살짝 손가락으로 닦으며 말했다.

 

  "맞아... 내 말을 끊으면서 나가더구먼! 나빴어..."

 

  내가 째려보니 효민은 시선을 피하면서 말했다.

 

  "아, 아... 그래! 그때 소민이 스토킹 당하고 있는 걸 알았어!"

  "하! 어?! 그러면 넌 왜 두 번째 어제에서 소민이랑 같이 안 가고 나랑 간 거야?"

 

  효민은 시선을 피한 채 사과를 집었다.

 

  "오빠가 보였으니까... 나도 소민이랑 같이 가려고 했는데... 갈 때까지 심심해서... 그리고 오빠한테 충고를 주려고!!"

 

  효민은 말이 끝나자 사과를 베어먹었다.

 

  "그러고 보니, 너 은근 자유롭게 움직이더라! 애매하게 상황이 바뀌니까 그걸 이용해서!!"

  "난 워낙 똑똑하니까~! 묶여있는 건 싫거든요~!"

 

  효민은 날 놀리며 사과 한 조각을 다 먹었다.

 

  "그 충고 때문에 소민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아... 그거 나도 봤어. 미안... 내가 화나서 소민이한테 네 험담했어... 안 좋은 점 다 들으니까 소민도 널 싫어한 것 같아..."

  "너 때문이냐!!! 너 때문에 내 추리 다 틀렸다고!!!"

  "미안 미안~! 자, 아~앙!"

 

  효민은 포크로 사과를 찍어 내 입에 넣어주려고 했다. 뭔가... 효민이랑 연인 사이가 된 느낌이었다.

 

  "암."

 

  『쿰척쿰척』

  내가 사과를 다 먹은 시점에서 효민이 말을 걸었다.

 

  "아, 그리고 오빠 퇴원하면 나중에 떡볶이 먹으러 가자!"

  "좋지, 그때는 네가 사. 난 많이 샀잖아~!

  "에엑! 예전 어제에서는 샀지만 진짜 어제에는 안 샀거든!"

  "아... 확실히 그렇네. 그럼 내가 살게."

  "오예~!"

  "그나저나 그 떡볶이 맛이었지~"

 

  나는 떡볶이의 맛과, 효민과 소민과 함께 만들었던 추억을 음미하며 사과를 집었다. 사과를 통째로 넣어 떡볶이의 맛을 상상했지만 사과 맛 밖에 나지 않았다.

 

  "떡볶이도 먹고 단서도 찾는 게 바로 누구 덕분?"

 

  효민이 묻자 난 사과를 삼키고 말했다.

 

  "내 동생 덕분~"

 

  효민은 크게 웃었다. 그 웃음을 보려고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근데... 무엇 때문에 자살하려고 했던 거야? 난 아직도 이해가 안 돼."

  "아... 그건 말이지... 내가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여자가 옷을 입으라고 머릿속으로 메시지를 보내더라, 옷을 다 입었더니 날 마루 아파트 근처 골목길로 이동시켰어."

  "그랬더니?"

 

  난 침을 꿀꺽 삼키고 말했다.

 

  "소민이... 죽어있었어. 죽는 장면을 목격하니까 진짜 정신이 이상해지더라. 아침까진 항상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가 갑자기 내 눈앞에서 죽어있다니..."

  "그래서! 너무 충격받아서 그만 자살을 결심했다?! 미쳤어 너?!"

 

  효민은 침대를 부술 기세로 내리치면서 소리쳤다.

 

  "아... 아니야! 계획은... 있었어!"

  물론 없다.

  "내가 죽으면 조금이나마... 효민이 네가 슬퍼할 것 같아서... 그러면 소민도 내 장례식장에 올 거고... 그럼 죽지는 않을 거고, 그러면 내일을 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

  내 왼쪽에 걸터앉아있던 효민은 일어서서 오른쪽 방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주먹을 쥐면서 그 오른손을 뒤로 뺐다.

  "아~ 효민아?? 지금-"

  『퍽』

  "으아악!!!!!!!!!!!!!!!!!!!!!!!"

 

  효민의 주먹이 내 오른쪽 옆구리, 즉 송곳에 찔린 곳에 맞았다. 하하, 아프다.

 

  "역시 미쳤구나."

 

  효민은 웃으며 말했다.

  난 눈물을 흘리며 맞은 곳을 부여잡았고 간호사 호출 버튼을-

 

  "뭐 하는 거야?"

 

  소민이 그 버튼을 막고 있다.

 

  "아아... 아파..."

 

  난 순식간에 눈물 범벅이 되어 효민에게 부탁하는 신세가 됐다. 확실히 내가 잘못하긴 했지만... 너무 심한 것 같다...

 

  "근데 그 상처는 왜 난 거야?"

  "그럼 어떻게 알고 친 건데!!!"

  "아~ 난 병실 오기 전에 간호사들에게 물어봤지. 왜 입원했냐고."

 

  근데 왜 상처가 났는지 알려주지도 않았다니... 간호사들이 나빴네.

 

  "그건 말이야... 스토커를 덮쳤을 때 싸우면서 생긴 거야."

  "아, 그때구나!"

 

  효민은 다시 침대에 걸터 앉아 내 얘기에 집중했다.

 

  "그래... 그 스토커 정말 괴물이야. 근육량도 많고 스피드도 빠르고 키도 크고 무기도 가지고 있었어."

  "그럼 그런 애를 어떻게 이겼어?"

  "거의 계속 맞다가 누군가가 도와줬어. 근데 사람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은 없어..."

 

  효민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아! 그 사람 그 여자랑 같은 편이였어!"

  "그러고 보니... 넌 내가 싸울 때 어떻게 됐어? 같은 편이란 건 어떻게 알았고?"

  "아... 나도 도움받았어."

 

  그럼 내 작전은 완전히 실패인가... 난 묘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

 

  "내가 소민이랑 뛰어가다가 4명의 남자들이랑 마주쳤어. 그 남자들... 우리들을 성희롱하고 겁줬어. 그런데 소민이가 희생하겠다는 거야!!! 어이없어서... 난 그때 진짜 화났어. 근데 구해줄 수도 없었는데 그 여자랑 남자가 나타나서 우릴 구해줬지."

  "그리고?"

  "남자는 너를 구하러 갔고 여자는 4명을 조사했어. 난 소민이를 집까지 바래다줬지. 화해는 하지 못했어..."

  "이런... 나중에라도 꼭 해."

  "그럴 거야!!!"

 

  효민은 고개를 휙 돌렸다. 난 그 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나중에 소민을 좀 만났으면 좋겠다. 둘이 화해하는 장면은 내가 꼭 보고 싶으니까.

 

  "아, 그것보다. 그 여자 이름 알아?"

  "아니, 모르는데?"

 

  효민은 그 뒤로 묘와 만나지 않았나 보다.

 

  "그 여자의 이름은 묘(猫)라 든대?"

  "묘?? 참 신기한 이름이네."

 

  갑자기 세차게 부는 바람에 커튼이 휘몰아쳤고, 꽃병의 꽃들은 꽃잎을 날리며 하나둘씩 날아갔다.

 

  "둘 다 모였네~"

 

  묘의 등장에 나와 효민은 미소를 지었다.

 

  "사건을 풀어나갈 탐정님과~"

 

  묘는 나를 보며 말했고.

 

  "사건을 기록하는 서기님~"

 

  묘는 효민을 보며 웃었다.

 

  "귀재, 너의 이름은 참 이 능력과 동일하구나."

  "네? 제가요?"

  "그래,(路歸再) 길 노, 돌아올 귀, 두 번 재. 이건 선물이다."

 

  묘는 내 옆으로 이동해 내 볼에 입맞춤을 했다.

 

  "넌 앞으로 마음대로 시간을 뒤로 돌릴 수 있어. 물론 효민의 기억은 영향받지 않고 다른 인간들은 영향을 받지. 악용은 하지 마! 큰~~~일나니까!"

 

  묘는 말했고, 사라졌다.

 

  "이제, 어떻게 할까 효민아?"

  "음... 하나 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

 

  이걸로 난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난 제대로 된 미래를 향할 수 있을까?

작가의 말
 

 리메이크 전 내용입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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