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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여신 서현금
작가 : 톰과제리2
작품등록일 : 2019.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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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 장
작성일 : 19-09-17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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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2 장

 

  현금이와 무진은 시내의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현금이는 자리에 앉자마자 ‘브레인 맵’ 사무실 분위기와 오 여사가 한 이야기를 속사포를 쏘아대듯 이야기를 쭉 뽑아냈다. 무진이 무덤덤한 얼굴로 들어서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현금이는 그런 상황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었다. 그래도 현금이는 무진이 언뜻 평온한 얼굴로 앉아 있지만 많은 변화와 갈등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무진은 현금의 오 여사에 대한 보고가 대충 끝나자 회사 이야기를 했다.

 

  “내가 회사를 나갈지도 몰라. 내가 하 사장에게 허슬 애들 데리고 나가서 새로 시작하는 쪽으로 말할 거야.”

  “노래 저작권과 이름은 되돌려 받지 못하는 거잖아요.”

  “조금 복잡하긴 한데 결국 그렇게 되겠지.”

  “자식을 고아원에 맡긴다는 소리로 들려요. 이제 ‘광속’은 어떻게 되는 거에요?”

  “계약이 끝날 때 까지 하 종근 밑에서 있어야 하는 거지.”

  “이 년 남았네요.”

  “계약 기간이 끝나면 애들을 데려오고 싶긴 한데.”

  “그 때 쯤 되면 각자도생하려 들지 않을까요? 애들을 먼저 버린 것은 아버지라고 생각할 텐데.”

 

  표정의 변화가 없는 무진의 얼굴에도 잠시 번뇌의 표정이 스쳐갔다.

 

  “레이블로 들어가는 거로 물밑 접촉중이고.”

  “그러면 하 회장은 그냥 털어낼 길도 열리는 거나요?”

  “....”

 

  무진이 잠시 말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인정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근데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거죠? 이 회사는 애초에 대표님의 손끝에서 나온 것이잖아요.”

 

  현금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했다.

 

  “지금 와서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너는 어떻게 할래? 하종근 회장 아래에 남을래? 아니면....”

  “미쳤어요?”

  “근데 이번 기회에 매니저나 경리 일을 배우는 것은 어때?”

  “네?”

 

  그럴 리가 없었다. 카페는 출입문을 제외하고는 밀폐된 공간이었다. 창문은 모두 닫혀 있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서늘한 바람 한줄기가 현금이의 뒷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선풍기나 에어콘이 만들어내는 바람이 아니라 바닷가나 언덕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었다. 현금이의 뒷덜미를 움켜잡은 바람은 현금이를 어디론가 데려가고 있는 것 같았다. 현금이의 머릿속엔 무진과 가까이 앉아 있다가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 상황이 그려졌다.

 

  “사진은요?”

  “취미로 하면 되잖아. 그게 더 어울릴 거 같은데. 난 처음부터 너의 사진에는 관심이 크게 없었어. 니가 이 사무실의 문턱을 넘어 올 때부터 아니 댄스 연습실에서 봤을 때부터 너한테 호기심이 있을 뿐이었어”

  “내 사진에 관심이 없었다고요?“

  ”처음부터 널 포토그래퍼라고 본 게 아니라니까.“

 

  현금이는 무진이 진심을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금이는 무진의 진심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현금이 머릿속의 모든 말들이 지워졌다가 단 하나의 질문만이 머릿속과 온 몸에 파동이 되어 울리고 있었다. ‘내 사진에 관심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고?’ 그리고 손가락 사이로 물이 빠져나가듯이 무진에 대한 모든 애틋한 감정이 자신의 몸에서 빠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말 그대로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었고 그래서 불가항력적이었다. 무진의 말 한마디에 현금이의 마음속엔 거대한 해일이 몰아쳐서 마음속 언덕은 폐허가 되어있었다. 무진이 무슨 말인가 몇 마디 더 했으나 현금이 기억 속에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남아 있지 않았다.

 

  잠시 후, 현금이는 사무실 건물에서 조심스럽게 벽을 잡고 빠져나오고 있었다. 현금이는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내가 그렇게 사진에 집착을 했던가?’ 화장품 공장에서 이 년, 커피전문점에서 이 년, 음식점에서 이 년, 콜센터에서 이 년을 일했고 포토그래퍼로 간신히 육 개 월을 일한 서현금이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살면서 의외의 순간에,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사람은 선택에 의해서만 누구인지 말해질 수 있는지도 모른다. 현금이는 새삼 자신에 대해 놀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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