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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서 살아남는 법
작가 : 도술
작품등록일 : 2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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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입대시험
작성일 : 20-08-01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6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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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하는 행동마다 느껴지는 힘들이 그를 즐겁게 했다.

 마치 운동에 첫 맛을 들인 사람과 같았다.

 “이거 진짜 대단한데.”

 절대 게임에서는 알 수 없는 느낌들이다.

 주먹을 꽉 쥐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다니.

 “그렘린 정도는 맨손으로 상대할 수 있겠어.”

 최하에 속하는 변이체인 그렘린.

 튜토리얼에서도 모습을 보였던 녀석으로, 알고보면 시즌의 마스코트 겪인 녀석이다.

 약한개체들이 그러하듯 무리를 이루고 다녔다.

 때문에 방심하다가는 큰코 다치기 일수였지만 유훈은 자신있었다.

 한 무리의 그렘린 정도는 가지고 놀 힘이 있으니까.

 팡. 팡.

 이번에 유훈은 아무것도 없는 타일바닥에서 단검을 휘둘렀다.

 웜업을 통해 바뀐 몸에 대강 적응했으니 본격적으로 스킬을 올려볼 참이었다.

 휘익.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단검이 지나갔다.

 그 뒤로 바람 가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쉬지 않고 단검을 휘두르긴 10여분.

 [단검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2/100)]

 ‘오르는 속도가 역시 최악이군.’

 예상은 했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기분 좋지는 못했다.

 강화인간이 된다면 다 좋지만 패널티가 존재했다.

 바로 스킬 숙련도 오르는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것.

 일반인으로 시작한 캐릭터와의 밸런스 조절을 위해서다.

 “욕심 부리지 말고 딱 숙련도 20까지만 올리자.”

  숙련도를 올릴수록 지닌 무기를 활용한 전투력이 높아졌다.

 유훈은 남은 시험동안 단검을 휘둘렀다.

 밤이 되어 달이 15구역을 비추는 날이 몇날며칠 계속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단검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20/100)]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었다.

 “드디어 20. 최하급은 벗어났네.”

 20이후부터는 혼자 휘둘러봤자 숙련이 오르지 않았다.

 오로지 홀로 훈련을 통해서 오를 수 있는 최대치였다.

 “이제, 가볼까.”

 오늘은 드디어 기다리던 입대시험이 있는 날이다.

 유훈은 자신의 하우스를 벗어나 아래로 내려왔다.

 

 ***

 

 15구역에 돌아다니는 개조한 차량들.

 이것들이 바로 시즌에 존재하는 운송수단이다.

 이것저것 잡동사니로 만든것들이지만, 이것이라도 있었기에 구역을 손쉽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손님.”

 택시기사의 말에 익숙한 듯 손을 뻗었다.

 임시 거주지에서 이식받은 변환기가 작동했다.

 [100 코어를 지불했습니다.]

 ‘설마하니 이런식으로 게임시스템이 구현될 줄이야.’

 무너진 세계에서 화폐가치가 살아있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가치를 지닌 것이 있어야 했다.

 그것이 바로 만능 에너지라 할 수 있는 ‘코어’였다.

 코어는 변이체들이 지닌 인자를 가공한 것으로, 시즌에서 인간들이 문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물질이다.

 그리고 변환기는 변이체를 그 자리에서 곧장 코어로 만들어주는 기계였다.

 어떠한 게임이든 몬스터를 잡으면 돈을 떨어트린다.

 그것은 시즌도 마찬가지다.

 이런 시스템을 이 실제와 같은 이곳에서는 변환기로 구현한 것이다.

 ‘그냥 구멍뚫린 설정이란건 없다는 건가.’

 하나의 완성된 세계에서 언급되지 않은 설정들 또한 새롭게 창출된다.

 유훈은 다시한번 자신이 기이한 곳에 떨어졌음을 자각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이용해 주세요.”

 택시기사가 유훈을 내려놓고는 사라졌다.

 뒤를 돌아보자 벌써부터 많은 자들이 모여드는게 보였다.

 “훈련소라, 이거 머리라도 깎아야 되는건가.”

 입대시험을 보는 곳은 15구역의 훈련소.

 유훈은 2년간 힘들었던 기억을 괜스레 떠올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화살표로 어디를 가야하는지 친절히 가르쳐줬고, 쉽게 그곳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벽돌로 쌓인 건물안으로 들어가자 넓은 강당이 보였다.

 그리고 가장 높은 단상위에 한 사내가 나타났다.

 “반갑다. 이번에 시험을 주관하게 된 감독관 ‘고장후’라고 한다.”

 그가 말하자 어수선하던 공간이 일순 조용해졌다.

 착용한 기어에 존재하는 작은 저주파를 섞었기에 가능했다.

 조용해진 강당에서 고장후는 앞에 늘어선 입대 희망자들을 살폈다.

 대략 100명의 인파들이 모였다.

 ‘이번에도 다양한 군상들이 모였군.’

 위험한것임을 알면서 왜 군인이 되고자 하는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으나 지원자들의 경우 크게 3가지 동기가 있었다.

 첫째. 변이체들에게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자들.

 이런 경우가 군인을 지원하는데 대다수를 차지했다.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자들이 소중한 것을 뺏어난 변이체에게 그 분노를 푸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군인이 되어 얻는 혜택 때문이다.

 군인이 된다면 당연 위험한 일에 투입될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만큼의 위험수당과 함께 코어를 많이 지급하기에 군인을 택하는 자들이 많다.

 이 경우는 첫 번째와는 달리 지켜야 할 자들이 있는 사람들에 해당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

 ‘왜 지원했는지 모르겠는 놈들이지.’

 저기 홀로 중얼거리며 두려워하는 사내.

 그 옆에 이쁘장한 얼굴로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

 마지막으로, 뒤늦게 심드렁한 표정으로 들어오는 한 사내까지.

 군인이란 모든 걸 떠나 왜 싸우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믿는 그였다.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는 충분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세 번째와 같은 인물들에겐 그 이유를 찾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고장후는 마음만 지니면 모든걸 극복할 수 있다는 이상주의자는 아니었다.

 군인이 되고자하는 마음이 충분하더라도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부질없었다.

 반대로 싸우고자하는 마음은 부족하더라도 실력이 있다면 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터였다.

 ‘모든건 시험결과가 가리켜 줄 것이다. 이곳을 통과할정도라면 그 동기에 상관없이 말이야.’

 고장후는 생각을 정리하곤 지원자들을 향해 말했다.

 “무엇이 그대들을 이곳으로 불러들였는지는 묻지 않겠다. 이미 수많은 지원자들이 그대들과 같은 마음으로 이곳에 왔기 때문이다. 내가 해줄 말은 하나.”

 모든 지원자들의 고장후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는 검지손가락으로 지원자들을 가리켰다.

 “이 시험에 통과한자만이 그대들이 원하는걸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고장후는 씩 웃었다.

 “한번 잘해보기 바란다. 젊은인들이여.”

 ***

 ‘설명 따윈 넘기는 것인가.’

 유훈은 뒤늦게 왔기에 맨뒤에서 고장후가 하는 말을 들었다.

 ‘정석적인 군인이라 할 수 있는 NPC였지?’

 유훈은 ‘고장후’라는 NPC가 어떤 성향인지, 이후 시나리오에서 어떤 위치와 역할을 부여하는지 알고 있었다.

 허나 지금은 그 지식들이 별 쓸모가 없을테다.

 “이동하겠습니다. 지원자 분들은 뒤따르십시오.”

 시험을 주관하는 군인들의 인도를 받으며 왼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저기가 바로 실질적인 시험인 ‘가상 전투’가 벌어질 시험장이다.

 삐이이-

 “으윽, 귀야.”

 “뭐야 갑자기?”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갑작스레 소리가 들렸다.

 지원자들이 귀를 막으며 괴로워하고 있을 때.

 [톡톡, 아아, 마이크 테스트 하나둘 딱! 하나 둘 딱! 잘 들리시나유?]

 스피커에선 밝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안녕하십니까. 입대를 원하는 지원자 분들! 이번에 가상전투의 오퍼레이터를 맡게된 강유미 중사라고 해유]

 강유미는 입을 축이고는 이어 말했다.

 [이번에 이렇게 많은 100여명의 지원자분들이 참여해주셨는데유. 이미 다들 여기저기서 들으셨겠지만, 혹여나 모를실 분을 위해 시험진행에 대해 말씀드리겠어유. 먼저 저기 벽을 한번 봐주실까유?]

 그녀의 말이 끝나고 벽에 글자들과 함께 귀여운 캐릭터들이 나타났다.

 저 캐릭터들이 그녀의 설명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취했다.

 [시험진행은 간단해유. 이 공간에 있는 분들은 지금부터 가상 공간으로 이동을 하게 될꺼구만유. 그곳에 변이체들을 풀어 놓을테니 녀석들을 헤치우면 완료! 가상 현실에 나타난 녀석들은 당연히 가짜이니 걱정하지 마세유. 그리고 거기서 죽어도 정말 죽는거 아니니까 걱정 말아유.]

 강유미의 능글맞은 말이 끝나자 나무망치로 그렘린의 머리를 때리던 캐릭터가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그렸다.

 [시험은 3단계로 구성되어있고, 각자 맡은 역할마다 공적치가 주워져유. 이 공적치가 성적이 되는건 말 안해도 다들 아시쥬? 평가기준은 절대평가 이니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거! 팁이니까 알아두세유! 자 그렇다면.]

 탁.

 천장의 불이 꺼지자 새하얀 선들이 바둑판처럼 사람들에게 쏟아졌다.

 [지금부터 시험을 시작하겠어유!]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새로운 장소가 눈앞에 펼쳐졌다.

 

 뒤바뀐 장소는 폐허가 된 어느 도시.

 주변을 둘러보자 어느덧 지원자들이 속속 다 모여들었다.

 ‘시가전이라 나쁘지 않아.’

 뒤바뀐 시험장소는 랜덤으로 설정되었다.

 이 중 부서진 도시가 배경인 시가전은 어렵지 않은 난이도에 속했다.

 그때 지원자들의 반대편으로 빛이 일렁였다.

 키키키.

 차례로 나타나는 변이체 무리들.

 비열한 웃음을 흘리는 그렘린 이었다.

 ‘족히 100여마리는 넘어 보이는데’

 아무리 최약체의 그렘린이라 하더라도 이정도 모여있다면 그 기세가 남달랐다.

 하지만 그 반대에 있는 지원자들의 숫자도 동일한 100명.

 절대 꿀리지 않았다.

 “모두 모여!”

 “이쪽이다. 계획대로 움직여!”

 지원자들은 당황하지 않고, 미리 약속이 된 듯 무리를 이루었다.

 그리고는 익숙하게 눈을 감고는 손을 앞으로 뻗었다.

 피잉.

 이글거리는 불꽃이 모여들어 무기들을 뱉어내었다.

 가상 전투에 사용될 무기를 소환한 것이다.

 “탄창 장전하고, 혹시나 녀석들이 달려들더라도 혼자 흥분해서 총알 낭비하지 말라고!”

 한쪽 눈을 가로지르는 상처를 지닌 사내가 외쳤다.

 ‘설마하니 구중범이 여기에 나타날 줄이야.’

 유훈은 살짝 놀랐다.

 그만큼 앞에 있는 사내를 본 것이 의외였던 탓이다.

 ‘이렇게 되면 이벤트가 열리는 건가.’

 구중범이 있어야만 열리는 이벤트.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을 그는 고려해야 했다.

 지원자들 대다수의 무기 소환이 끝났다.

 그들의 손에 흔하게 쥐어진 것은 당연하게도 총이었다.

 최고의 방어는 공격이라 하지 않는가.

 그 공격도 먼거리에서 자신은 다치지 않고 상대만 다치게 할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수 있을까.

 때문에 총을 병기의 왕이라 부르는 것을 누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현실에서 통용될 말이지만 말이다.

 철컥.

 탄창을 밀어 넣는 소리와 함께 각자의 무리대로 사람들이 뭉쳤다.

 확연하게 자리잡은 무리들이 그렘린들을 겨눴다.

 다가온다면 벌집을 만들어 놓을태세로 말이다.

 ‘대략 다섯 무리 정도가 함께한 것 같아.’

 대다수가 무리를 이루자 오히려 뭉치지 않은 자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들 중 눈에 들어오는 자들이 있었다.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낀 여자와 불안한 듯 축 처진 어깨의 사내였다.

 이 중 그가 잘 아는 자도 있었다.

 ‘당연 수지도 시험을 치르러 온 것 일테지.’

 당당한 표정의 여자는 시즌의 비공식 히로인 수지였다.

 만약 그가 305호가 아닌 202호에 들어갔다면 손쉽게 신뢰도를 쌓았을 대상이다.

 ‘일단은 접근하는게 좋겠어.’

 유훈은 그녀를 동료로 맞이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의 일에서 그녀가 있으면 더욱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기에 그랬다.

 그가 수지를 향해 걸어가고 있을때였다.

 삐이이-

 다시금 스피커가 울리며 강유미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아! 다시 등장한 강유미여유. 어디서 다들 예습하고 오신건지 무기소환 까지 참 잘하시네유. 하지만 혹시나 모를 지원자들을 위해 설명할게유. 여기는 말 그대로 가상의 세계니께 사용하고 싶은 무기를 소환할 수 있어유. 그렇다고 핵폭탄같은 말도 안되는 것은 안되유. 보니께 다들 총을 많이 소환하셨던데 무기는 한번만 소환된다는 것은 아시쥬? 물론 총알도 리필 안되유.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갈게유.]

 ‘빨리도 말해주네.’

 강유미의 뒤늦은 설명이 끝날 때, 마침 수지도 유훈을 발견하곤 다가왔다.

 “딱 보니 어디 같이할 사람도 없어 보이는데 같이하지?”

 ‘이런 행운이 있나.’

 먼저 그녀가 팀을 이루자고 제안할 줄이야.

 그것도 아직 신뢰도도 쌓지 않은 상태에서 말이다.

 유훈은 수긍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지.”

 “와 화끈하고 좋네. 그럼 어서 무기부터 들어. 곧 있으면 녀석들이 몰려올 것 같으니.”

 처음 만나자 마자 바로 반말을 시전하는 그녀였다.

 그러나 이미 그런 성향을 알고 있는 그였기에 개의치 않았다.

 수지의 배경을 알기에 그랬다.

 한편 반대편의 상황은 심각했다.

 그렘린들이 앞으로 뛰쳐나가려고 막을 두드려대고 있었다.

 지원자들이 무기를 소환할때까지 구분 지어줄 막을 말이다.

 “저, 저도 같이 하면 안될까요?”

 그때 방금 보았던 축 처진 어깨의 사내가 옆으로 다가왔다.

 “당신도? 뭐 나야 안 될 건 없지. 그런데 이 사람 의견도 물어봐야 하겠는데?”

 수지의 말에 그 사내가 유훈을 바라봤다.

 ‘이 녀석은 처음 보는데.’

 그러나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시즌에서 NPC들은 랜덤으로 생성되는 만큼 전혀 보지 못했던 NPC들도 존재했다.

 자신의 기억 속에 없는 자라면 중요한 자가 아닐터, 파티에 끼워져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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