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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서 살아남는 법
작가 : 도술
작품등록일 : 202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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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수업은 경험치
작성일 : 20-08-02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6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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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뢰도 형성도 나쁘지 않게 진행되고 있고.’

 그가 걱정했던 분대원들과의 사이도 좋았다.

 특히 수지와 문정후야 본래 같은 팀을 맺었던 사이이니 순조롭게 신뢰도를 쌓아갈 수 있었다.

 비록 예상보다 그 속도가 더뎠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이상해. 수지의 신뢰도가 여기서 막힐 리가 없을텐데.’

 오로지 수지의 신뢰도만이 무언가 다른 제약이 발동한 듯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무슨 문제야 이거. 설마 버그아니야?’

 어떤 것이 문제인지 모르니 답답할 노릇.

 하지만 일단 해결할 열쇠가 없으니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안되는걸 억지로 하려다 보면 탈이 나는 법이다.

 그밖에 문정후와 새로 만남 남매들의 경우는 문제없이 신뢰도가 쭉쭉 상승했다.

 그가 이제 무리한 부탁을 하더라도 한번쯤은 믿어볼 만큼 말이다.

 “자 그럼 그렘린에 대해서는 이쯤에 끝내기로 하고, 다음은 가장 중요한 길드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그렘린에 관하여... 수업을 완료했습니다.]

 [코어를 획득합니다.]

 ‘이번에도 하나 완료군.’

 하나의 수업이 끝날때마다 자동으로 얻게 되는 코어.

 전투력을 올릴 수도, 화페로써 물건을 사는등.

 시즌에서는 ‘코어’라는 단일의 재화로 수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다.

 어느덧 유훈의 코어는 1천을 돌파한 상황.

 ‘아직 직접 전투력에 투자하기에는 아까워.’

 한정된 코어를 잘 활용하는 것이 강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다.

 때문에 자동으로 코어를 수급해주는 이 시청각 수업을 유훈은 가장 좋아했다.

 “변이체에 의해 파멸된 이 세계에서 길드가 있었기에 인류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시즌의 배경 설정을 알 수 있는 수업내용.

 간단히 길드들의 탄생과 각 길드들이 지배하는 구역에 대해 설명해 주는 수업이다.

 이것을 간단히 간추리는 다음과 같았다.

 첫째. 3개의 구역을 묶어 하나의 연합 길드가 통치한다.

 둘째. 각 길드들은 분쟁을 금한다.

 셋째. 각 길드들은 상호주의를 채택한다.

 한마디로 ‘싸우지말고 네가 나한테 잘해주면 나도 너한테 잘해줄게.’

 이게 길드에 관한 배경설정이었다.

 그러나 길드의 배경을 알아서 어디다 써먹겠는가.

 유저들에게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길드에 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길드는 각구역에서 크게 세가지 업무를 수행합니다.”

 교관은 스크린 화면을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먼저 치안유지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변이체와의 전쟁을 하더라도 내부에 일어나는 범죄는 발생하곤 하죠. 그것을 예방하고 제압하는 것이 길드의 업무입니다.”

 현실로 치자면 경찰과 같은 업무였다.

 “다음은 아무래도 길드 본연의 핵심 업무라 할 수 있는 사냥입니다. 변이체들을 사냥해 위협으로부터 각 구역을 지키는 거죠.”

 이를 위해서 조직된 것이 바로 길드이고, 그안에 소속된 것이 군인들이다.

 하지만 사냥을 하는자들은 군인들 말고도 많이 있었다.

 ‘이능력자였다면 길이더 많았을 것을.’

 유훈은 수업을 한귀로 흘려들으면서 생각에 빠졌다.

 이능력자만 되었다면 길드에서 독립된 부대에 들어 내키는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길드를 떠나 방랑자가 되어 코어를 받고 일을 해주는 용병이 되거나 말이다.

 여튼, 이런 모든 변이체와의 전투를 업으로 살아가는 자들을 시즌에서는 ‘사냥꾼’이라 불렀다.

 “다음은 대민봉사가 있겠군요. 아직 복구하고 지어야하는 산업이 많이 있습니다. 이일을 길드에서 직접 나서 돕는다면 주민들의 생활이 더 안정될것입니다.”

 말이 좋아 대민봉사이지 사실상 군인을 동원한 ‘노역’에 가까웠다.

 물론 실제 전방에서 변이체들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은 있었다.

 그러나 어디 노역이 쉬운가.

 그들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을터.

 ‘세달이 다 지나면 이 업무중 하나를 해야 할테지.’

 물론 유훈은 이미 어떤 업무를 할지 생각해 두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살아남기 위해서, 강해지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럼 이번 수업은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하지. 다음 장소로 이동하도록.”

 교관의 수업이 끝나고 모두들 하나둘 밖으로 빠져나갔다.

 다음 훈련은 그나마 직접 몸을 움직여야하는 것들이다.

 “사격부터 시작인가요?”

 “1소대는 사격부터, 2소대 3소대는 의료와 군도 훈련이라는데.”

 “그렇군요. 하, 정말 언제 쉬는건지 계속 훈련. 훈련, 지겹네요.”

 문정후의 말에 오예리가 등을 두드렸다.

 “너무 걱정하지마. 이쁜 예리가 옆에 있잖아! 나보고 힘내!”

 “하하...예.”

 “뭐야 그 반응은? 나 왠지 상처 받을거 같은데? 정후는 이 누나가 싫은가봐?”

 “아니에요! 아닙니다! 좋아요. 좋...습니다.”

 “그렇지? 역시 내가 아끼는 정후야.”

 ‘놀고들 자빠졌네.’

 유훈은 앞에서 코메디를 하고 있는 모습에 기가찼다.

 문정후의 반이나 될 만한 오예리가 그의 허리를 쓰다듬는게 기이해 보였다.

 친해지니 어딜가나 나이를 물어보는건 게임이나 현실이나 똑같았다.

 그때 알 수 있던 것이 의외로 문정후의 나이가 어렸다는 것.

 ‘설마하니 막내가 문정후 일 줄이야.’

 오예리 보다 1살적은 16살.

 현대로 치면 중학교3학년 나이의 문정후였다.

 아무튼 그 사실을 알자 오예리는 문정후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뻐해 주었다.

 바로 방금과 같이 스킨십을 통해서.

 “뭐해 안갈 거야?”

 “갈게요 언니!”

 저 멀리 수지가 부르는게 보였다.

 같이 따라오던 자들이 보이지 않으니 의아했던 모양.

 유훈 일행은 다음 수업을 받기 위해 밖으로 향했다.

 

 ***

 

 타앙.

 

 총소리가 나자 앞의 과녁이 터져나갔다.

 [적중입니다.]

 [수업 진행률이 빨라집니다.]

 유훈은 연기나는 총구를 아래로 내렸다.

 군인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사격.

 강화인간으로 높아진 신체덕분인지 목표를 향해 쏘는 것이 훨씬 쉬었다.

 [사격술 숙련도가 상승합니다.(20/100)]

 ‘이제 사격술도 20에 달했구나.’

 더 이상 훈련만으로는 오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유훈이 몸을 감싼 훈련용 기어를 벗으며 사격장을 내려갔다.

 그러자 그를 보던 자들이 수근거렸다.

 “벌써 몇 번째야 대체. 어떻게 연달아 정 가운데만 맞출 수 있는거지?”

 “왜긴 왜야 1소대 3분대니까 그렇지.”

 “1소대 3분대가 왜?”

 “너 모르냐? 거기에 있는애들이 하나같이 다 대단하잖아.”

 “저기 유훈이랑 수지는 대단한건 알겠어. 이번에 시험 1등과 3등이니까. 하지만 다른 애들도 그렇다고?”

 유훈과 수지는 이자의 말처럼 이미 교내에서 유명인사였다.

 그것도 그럴것이 모두가 마지막 3단계 시험을 함께 봤기에, 어떻게 활약하는지 볼 수 있던 탓이다.

 특히나 유훈의 마지막 100여개의 단검이 날아갈때의 모습은 정말...

 거기다 그가 스킬을 쓰며 중얼거리던 말이 클로즈업 된 장면이 송출되었다.

 의도치 않았지만 멋진 연출과 대사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된 것이다.

 “안 믿겨? 그럼 저길 봐봐.”

 때마침 3소대의 문정후와 오예리가 사격을 하러 올라왔다.

 통일된 전투복인 ‘기어’였지만, 각자의 코스튬정도는 허락하는 학교다.

 때문에 각자의 개성을 더한 기어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그들도 그러했다.

 문정후는 푸른색계통을, 오예리는 주황빛이 도는 기어를 착용했다.

 유훈 또한 한쪽에 서 문정후와 이예리를 바라봤다.

 ‘기어라...’

 시즌에서 기어란 변이체들에 대항해 만든 전투복을 칭했다.

 변이체들의 인자들이 모인 코어.

 이것을 동력으로 사용해 마치 강화인간과 같은 힘을 내는 것이다.

 때문에 강력한 동력을 지닌 코어와, 그 출력을 버틸 숙련자가 만난다면 최고의 전투력을 보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조건에 자신이 꼭 들어 맞았다.

 유훈은 시스템에 제공되는 인벤토리를 살폈다.

 그곳에 불길한 기운을 흘리는 구슬이 하나 있었다.

 그렘린 킹에게서 얻은 사령구술이다.

 ‘강력한 동력코어라면 여기에 존재한다. 문제는 이 코어를 출력으로 전환해줄 기어의 존재인데... 이거 참. 거기에 꼭 있었으면 좋겠는걸.’

 이 사령 구슬을 지금 입고 있는 기어에 사용하는건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인 격이다.

 한번 박힌 코어를 제거하자면 출력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곳이 들어갈 곳은 따로 있었다.

 비록 그것을 얻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정 안되면 단검을 깨우는 재물로 쓰면 되겠지.’

 봉인되어 본래의 힘을 쓸 수 없는 단검.

 이 봉인을 푸는데 필요한 재료 역시 강인한 코어였다.

 만약 단검에 구슬을 사용한다면, 단검의 봉인을 한 단계 깨우고, 특성까지 박아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보통 유저들은 이렇게 특정한 코어를 박은 검을, 그 코어의 이름을 넣어 부르곤 했다.

 ‘사령검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야.’

 그러나 역시 가장 좋은 것은 기어에 박아 넣어 동력으로 쓰는 것이다.

 <준비된 사수들은 전투준비를 진행합니다.>

 통제관의 말이 흐르자 사격장이 투명한 벽으로 차단이 되었다.

 철컥.

 각자 몸에 맞는 총기를 든 둘이 전방으로 쇄도했다.

 각 진지마다 프로그래밍 된 적들이 공격을 가했다.

 목표는 적들의 공격을 피해 진지를 확보하는 것.

 빠르게 달리며 적들을 해치워 나가는 팀워크가 상당히 뛰어났다.

 피잉.

 <1단계 적들 무력화 완료. 2단계를 진행합니다.>

 ‘확실히 잘하긴 해.’

 문정후야 본래 알고 있긴 했지만 매번 볼때마다 성장하는 모습에 깜짝 놀라곤 했다.

 ‘소총쪽에만 재능이 있다는게 아쉽긴 하지만. 이거라도 어디야.’

 시즌에 존재하는 재능시스템.

 이것은 오로지 시즌의 npc들에게나타나는 특성이다.

 그리고 총을 다루는 사격에도 이 특성이 적용 되었다.

 사격이라고 다 같은 사격이 아니다.

 총의 종류에 따라 또 다시 나뉘는 재능이었다.

 문정후는 소총을 다룰때만 그 재능이 발휘되었다.

 그리고 오예리는...

 타앙.

 “아! 그거 내가 잡으려 했는데!”

 씩씩대며 문정후에게 눈을 흘기는 예리였다.

 “누나. 권총으로 저 녀석 잡으려면 더 가까이 가야했어요. 제가 잡는게 나아요.”

 “흥! 아니거든. 여기서도 충분히 잡을 수 있거든. 정후는 못하지만 나느 가능하거든?”

 “예...”

 우기는 예리를 이길 방도가 없었다.

 그 사실을 알기에 문정후는 따로 반박하지 않았다.

 그녀의 말이 아마 사실이기도 했고 말이다.

 문정후 자신과는 달리 권총을 사용할 때 사격술이 늘어나는 오예리.

 그녀라면 분명 그 위치에서도 녀석을 쏘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사격거리가 늘어날 수가 있나?’

 그런 의문을 지녔지만 문정후는 다음 생각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크르르.

 거대한 도끼를 든 존재가 나타난 것이다.

 <고지를 지키는 수호병이 나타났습니다. 처리하시고 고지를 탈환하세요.>

 “좋았어! 가자 정후야!”

 “...예.”

 오예리와의 합격술로 한동안 사격장은 불꽃이 튀겼다.

 사격장에서의 모든 훈련이 끝나고, 훈련병이 친구를 툭 건들었다.

 “어때? 이제 좀 믿기냐?”

 “그러게, 재들도 잘하더라. 어떻게 수호병이 공격 한번 못하고 쓰러질 수 있는거지.”

 문정후와 이예리의 모습을 보고 난 소감이었다.

 분명 자신도 시험에 당당히 통과했것만, 저들을 보니 은근히 기가 죽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포기할 것인가?

 그럴 수는 없었다.

 저들에게 닿을 수 없더라도 자기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으니까.

 “야, 같이가.”

 “빨리 안오고 뭐하고 있냐.”

 저 멀리 다른 친구가 그들을 불렀다.

 “간다가. 기달려.”

 오늘도 이름 없는 훈련병들이 좋은 군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

 

 사격이 끝나고 향한 곳은 하얀 방이 모여있는 곳.

 바로 병원이었다.

 이곳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바로 ‘앰플’의 사용법이다.

 시즌의 물약이라 할 수 있는 앰플.

 주사기 형태의 이것은 순간적인 각성효과, 또는 간단한 지혈과 병의 진행을 막는 역활을 했다.

 또한 특수한 앰플의 경우 전투력을 순간적으로 높이거나, 이능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존재했다.

 물론 그것을 얻는데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당연했다.

 [응급치료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5/20)]

 이 수업을 통해서 얻게 된 응급치료스킬.

 기어에 내장된 코어를 이용해 긴급 치료를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올리기 위해서는 다치고 치료되는 과정을 자주 겪어야 하는데,

 어디 강화인간이 된 신체에서 그게 쉬울까?

 거기다 패널티로 숙련도 오르는 것이 더디기까지 했다.

 ‘그래도 나중에 되면 반드시 필요할테지.’

 지금이야 강한 변이체들이 없어서 괜찮지만, 이후가 되면 말도 안되는 녀석들이 즐비할 것이다.

 그때 이 스킬이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하게 작용할 터였다.

 그만큼 죽을 위기도 많아질 테니 절로 스킬 숙련도도 오를 것이다.

 “아, 거기 하는거 아닌데.”

 “아니야?”

 “예. 수지님 그쪽에 주사 찌르면 환자 죽어요.”

 “그...그래?”

 한쪽에선 다양한 종류의 앰플 사용법을 배우는 수지와 오민기가 보였다.

 각자의 손에 들린 훈련용 인형에 주사를 놓는걸 보니 마치 병원놀이를 하는 듯 했다.

 특히 흰 가운을 걸치고 안경을 쓴 오민기의 모습이 그런 생각을 부추겼다.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냥 아무대나 죽을거 같으면 주사기 꽂으면 되는거지.”

 “아무리 그래도 그쪽은 좀...”

 “뭐. 여기가 어때서? 딱 꼽기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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