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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군주
작가 : 우주수
작품등록일 : 20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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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8-06     조회 : 378     추천 : 1     분량 : 5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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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딜가나 저런 녀석들은 있기 마련이지. ”

 

 마하임은 그들을 바라보며 혀를 찼다. 하긴 어딜 봐도 자신은 아직 성인도 아니었고, 방어구도 착용하지 않은 애송이에 불과했으니 저들의 반응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당연하다고 용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예나 지금이나 저런 놈들에게는 몽둥이가 답인 것은 역사가 증명하는 진리. 지금 저들에게는 저승에 가서도 잊혀지지 않을 화끈한 이밴트가 필요함이 분명했다.

 

 “시류, 전투모드인가 먼가를 지금 사용가능 하나?”

 

 [가능합니다. 목표는 전방의 적대 반응을 보이는 4명입니까?]

 

 “맞아. 찢어 죽이고 싶지만, 이래 봬도 영주다. 생포해서 법정에 세우고 싶은데, 가능할까?”

 

 [가능합니다. 단, 아직 듀토리얼 이전이기 때문에 제가 직접 오토파이럿 모드로 임의 실행 할 텐데, 승인해 주시겠습니까?]

 

 “오토파일럿 모드?”

 

 [용어설명 : 오토파일럿 모드란? 서포트 AI가 시류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육체를 임의 제어하는 것으로 정해진 목표를 최적의 최고의 효율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마하임은 엘리의 각주까지 보일듯한 설명을 들었지만, 영 따라갈 수 없었다. 역시 고대인의 기술은 이해할 수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갑자기 급 피로해진 마하임은 이제 아무래도 좋다는 심정으로 말했다.

 

 “아 몰라. 알아서 해.”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마하임님의 육체는 저 엘리가 제어합니다.]

 

 엘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마하임은 태어난 이후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묘한 감각에 순간 당황했다. 분명 온몸의 감각은 온전히 다 남아있는데도 몸이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어이? 저 귀족 나부랭이 미쳐 버린거 아냐?”

 “그러게,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혼자서 중얼중얼 거린다냐.”

 “야 빨리 정리하자. 저년 맛 좀 봐야지.”

 “크큭, 덤으로 저 귀족새끼는 노예상인한테 넘겨 버림 되겠군. 후후후”

 

 앞으로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전혀 예상치 못한 경비병들은 여유롭게 웃으며 마하임을 포위했다. 그리고 각자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칼을 천천히 뽑아들었다.

 

 그들의 여유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전장에서의 물량이란 절대적인 승리를 뜻하는 것이었으니까.

 일당 백의 용사란 말은 솔직히 있을 수 없었다. 만약 있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극소수의 타고난 무력을 지닌 자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아무리 전투에 익숙한 전사라 할지라도 완전 무장한 병사 4명에게 포위당해 공격당하면 십중 팔구는 패배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두 눈으로 사물을 파악하고 움직인다. 사람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각도 기껏해야 180도 정도. 전투에 몰입하면 시야는 그것보다 훨씬 좁아졌다.

 

 포위 공격이란 다시 말해 그 시야가 닫지 않는 곳에서 공격을 하기 위한 진법. 아무리 단련된 전사라 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평범한 인간에 해당 되는 이야기였다.

 엘리가 제어하는 12만 5천개의 나노머신은 마하임의 시야를 사방 360도 전부를 완벽하게 커버 해 주었다. 다시 말해 지금의 마하임에게 있어서 사각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우선 팔 하나만 받아가마!”

 

 어느 사이에 마하임의 뒤로 돌아간 경비원 하나가 매섭게 그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그들은 악당이긴 했지만, 기본적인 보법과 검술은 그 어떤 성의 병사보다 잘 단련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의 검은 허무할 정도로 간단히 목표물에서 빚나가 버렸다.

 마하임은 마치 뒤통수에도 눈이라도 달린 것 마냥 옆으로 살짝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 간단히 놈의 공격을 피해 버린 것이다.

 

 “어쭈 피했어? 괜한 허세는 아니었구나. 좋다! 전원 돌격!!!”

 

 경비병들의 리더는 검을 고쳐쥐고선 마하임을 향해 달려 들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다른 병사들도 기다렸다는 듯 마하임을 향해 달렸다.

 

 [목표확인, 비살상 제압모드 이행. 미션 개시]

 

 적의 접근을 확인한 엘리는 마하임에게 받은 첫 번째 명령을 실행하기 위해 나노머신 시류에게 일제히 명령을 내렸다.

 12만 7천 개의 나노머신으로 이루어진 나노머신 집합체 시류는 마하임의 몸을 단숨에 인류라는 카테고리의 벽을 깨고 고대인의 전사 ‘초인’으로 순식간에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시작됐다. 전설로만 남아있는 ‘초인’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빠악!-

 콰지직!

 

 묵직한 울림과 함께 가장 먼저 달려든 경비병들의 리더가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가 휘두른 검 역시 기묘한 방향으로 휘어져 있었다.

 달려오던 경비병들은 저도 모르게 걸음을 멈췄다. 그도 그럴것이 마하임이 날카로운 돌려차기 한 방으로 경비병리더를 쓰러트렸던 것이다.

 단순히 쓰러트리기만 했다면 간혹 있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세상은 넓고 무술에 능한 고수는 많았으니까. 하지만 지금 마하임이 보여준 기술은, 뭔가 이질적인 것이었다.

 

 마하임이 발을 살짝 올린 것까지는 보았지만, 그다음 동작은 경비병 중 그 누구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경비병들의 리더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싸구려 검은 90도 각도로 휘어져 버렸다.

 “엘리, 방금 시간이 느리게 흐른 것 같이 보였다. 뭐지?”

 

 [마하임님의 뇌를 통상의 10배로 오버클럭 했습니다. 목표대상 4명 중 1명 전투불능 확인. 미션을 속행하시겠습니까?]

 

 “좋아.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미션을 재게 합니다.]

 

 엘리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마하임은 마치 땅을 날 듯 가장 가까이 있는 경비병을 향해 달려갔다. 그 움직임이 어찌나 빠른지 남은 경비들은 마하임의 잔상조차 보지 못했다.

 

 빠악!

 퍽

 투아악!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마하임은 그야말로 무자비하게 경비병을 구타하기 시작했다.

 

 상하좌우에서 쏟아지는 마하임의 펀치공격은 경비병의 반응속도를 아득히 상회하는 것이었다.

 

 지금 마하임의 근육은 뇌의 오버 클럭에 동조해 10배 이상의 파워를 내고 있었다.

 이미 마아힘의 몸은 호머 웨포니투스로 완전개조되어 있기에 일반적인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서 또 10배를 강화시켰으니 마음만 먹는다면 저 경비병 정도는 간단히 ‘찢어’ 죽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시류는 마하임의 명령대로 급소가격을 완벽히 배제한 채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경비병을 난타 하고 있었다.

 

 “컥 크헉! 이제 그 만 컥!”

 슈각 슈아악!

 “제발 용서를, 아아악!”

 

 쓰러지지도 못하고 두들겨 맞는 경비병은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엘리는 멈추지 않았다. 아직 죽기 직전이라는 목표를 완료하지 못했던 것이다.

 피와 살이 사방으로 튀었다. 마하임의 주먹은 바람을 가르며 경비병의 상반신을 무차별 난타했다.

 

 그는 가죽갑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갑옷은 전혀 방어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치명상을 막아 의식조차 잃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목표완료. 목표물 완전 침묵 확인. 이 이상 공격 시 사망의 위험성이 있으므로 공격을 중단합니다. 다음 목표물 확인. 공략을 시작합니다.]

 

 아직 3분도 안지났지만, 마하임의 무차별 난타를 보고 있던 남은 경비병들은 한 30분은 지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 역시 나름 아수라장을 겪어온 병사들이었지만, 이런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휴, 휴이 우리 x된거 아냐?”

 “그러게 내가 저 새끼 따라가지 말자고 했잖아! 다 듀이 너 때문이야!”

 

 순식간에 자신의 동료 두 명이 쓰러진 것을 본 남은 경비병 휴이 듀이는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원래 용병이었던 둘은 친형제는 아니었지만 비슷한 어감의 이름 때문에 금세 친구가 되었다. 우연 찮은 기회로 윈드시크릿의 경비병이 된 둘은 벌써 4년 째 윈드시크릿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저, 저기 지금에 와서 이런 말을 하기도 그렇긴 하지만, 존함을 여쭈어 봐도 될까요?”

 

 듀이는 조심스럽게 지금 이 순간도 살기를 풀풀 날리고 있는 마하임에게 말했다. 마하임은 이를 보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입을 열었다.

 

 “존함? 못 알려 줄 거도 없지. 내 이름은 마하임 폰 하이윈드이다.”

 

 마하임의 풀 네임을 들은 휴이와 듀이는 순간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다. 그 이름은 약 2주 전 이곳에 부임한 신임 영주의 이름었던 것이다.

 

 

 ‘여, 영주님?! 이건 말도 안 돼!’

 ‘젠장, 새로온 영주는 배불뚝이 꼬맹이라고 들었는데, 저게 어디 배불뚝이 꼬맹이냐!’

 “어이 거기, 다 들리거든.”

 

 마하임은 느긋하게 둘을 바라보며 말했다. 하지만 휴이와 듀이는 이마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당황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저 무지막지한 영주의 손아귀에 놀아나다 이미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다른 경비병과 똑 같은 신세가 될 것이 불보 듯 뻔했다.

 

 휴이는 이를 악물었다. 여기서 사로잡히면 꼼작 없이 심판대에 올려질 것이다. 양민 착취는 중 범죄. 보나 마나 사형이 확실했다.

 

 “저기 죄송하지만..."

 “죄송할 필요 없다. 너흰 그냥 죄값을 치루면 된다.”

 

 마하임은 단칼에 휴이의 말을 끊어버렸다. 이미 마하임의 마음속에는 이들의 사형은 기정사실이었으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저흰 주동자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끌려온 건데, 그냥 못 본척해 주심 안될까요?”

 “각하한다. 너흰 내일 있을 내 취임식 때 심판대에 올려질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사형이란 건 알고 있겠지?”

 

 마하임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그의 나이 이제 16살. 아직 성인식도 올리지 않은 소년의 입에서 나올 법한 말은 아니었다.

 휴이와 듀이는 마하임의 이야기를 듣고선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대놓고 사형선고라니 이런 말을 듣고 당황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하임님. 나노머신 시류의 시운전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실전이 좀 더 필요합니다. 목표물이 전의를 상실하면 곤란합니다.]

 

 “흐흠, 그런가? 그럼 저 녀석들이랑 좀 더 놀아 줘야 한다는 이야긴데···.”

 

 마하임은 알지 못했지만, 나노머신 시류는 학습형 OS(오퍼레이팅 시스템)이 내장되어 있었기에 실전으로 얻은 ‘경험치’는 어떤 것보다 중요했다. 마하임은 잠시 고민하다 휴이와 듀이를 향해 말했다.

 

 “좋아, 내 특별히 너희에게 기회를 주겠다.”

 “무, 무슨 말씀이신지요.”

 “방금 네가 말했지 않나? 주동자가 아니라고. 네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알 봐 아니지만,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기회를 주지. 전력으로 덤벼라. 나를 즐겁게 해준다면 사형은 면하게 해 주마.”

 

 뭔가 앞뒤 아귀가 안 맞는 말이지만, 휴이와 듀이는 팔에 힘이 절로 들어갔다. 꼼짝없이 죽는 줄 알았는데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 생긴 것이다.

 

 “정말 이십이니까?”

 “물론이다. 우리 가문의 명예를 걸고 약속한다.”

 

 대 놓고 사기를 밥먹듯이 치는 귀족의 약속 따위는 믿을게 못 되지만, 영주의 약속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랐다.

 

 “좋습니다. 영주님, 그리 원하신다면 해 드려야죠.”

 “하아, 영주님과 칼부림이라니. 난 제명대로 못살거야”

 

 둘은 다시금 검을 고쳐 쥐었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앞서 보여준 마하임의 무력이라면 자신들의 조잡한 검술은 애초에 통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 하나였다.

 

 “오러소드!”

 “오러소드!”

 

 둘은 합이라도 맞춘 듯 동시에 외쳤다. 그와 함께 휴이와 듀이의 검에서는 새하얀 빛줄기가 희미하게 솟아올랐다.

 

 [경고, E급 적대적 오러가 발견되었습니다. 경계 레벨을 한 단계 올립니다. 아직도 목표를 생포한다는 것은 유효합니까? 마하임님.]

 “보아하니 겨우 흉내만 내는 수준이다. 엘리, 설마 생포가 불가능 하다는 것은 아니겠지?”

 [99.378%의 확률로 생포 가능합니다.]

 “좋아. 즉시 실행에 옮기도록. 그리고 그 시운전인지 먼지도 확실히 끝마치고.”

 [알겠습니다. 마하임님. 미션을 재개하겠습니다.]

 

 엘리는 마하임의 몸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숨에 재압할 수도 있었지만, 시운전을 마치기 위해서는 좀더 장기전으로 끌어갈 필요가 있었다.

 그러기 위해 엘리는 방금전 두 명을 제압한 것처럼 급습은 최대한 배재하고 최대한 여유롭게 적을 상대하기 위한 세팅을 끝마쳤다.

 

 “그런데 궁금한게 하나 있다. 어디서 오러소드를 익혔지? 조잡하긴 하지만, 기사단에서 익히는 정통 오러소드 인 것 같은데.”

 

 

 

심삼일 20-08-13 19:05
 
작품속의 과거가 실제는 지금 지구의 먼 미래인데도 전혀 거부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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