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아이돌, 예술고 축구부 감독이 되었다
작가 : 철학숙제
작품등록일 : 2020.8.6
  첫회보기
 
아트풋볼 채널 구독 요망 좋아요 클릭 후원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작성일 : 20-08-12     조회 : 90     추천 : 1     분량 : 5091
뷰어설정열기
기본값으로 설정저장
글자체
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급조된 조기 축구회 아저씨들이라 오합지졸일 것이란 착각이 깨졌다. 게다가 되게 열심히 한다. 이건 예상했어야 했다. 우리 상대로 졌다는 소문이 나면 조기축구에 껴주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예술고 축구부 아트풋볼은 그 정도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팀이다. 저 봐라 친선 경기인데도 긴장한 표정들을, 우리보다 더 절박하다.

 그런데 몸을 미리 풀 만큼 전력이 강하지 않은 걸 알아 분식 먹고 온 사람들이다. 갑자기 자존심이 상했다.

 

 "야, 바꿀래?"

 "땀나는 거 시려..."

 문재윤이 경기 중에 마음대로 바깥으로 나와 지켜보는 후보 선수에게 제안하다가 거부당한다.

 

 그리고 춘계 대회 때 나선 엘리트 공격수가 전멸이라 엉겁결에 공격을 하게 돼 신난 우리 방과 후 공격수는 공을 잡으면 무조건 한번 터치한 후 슈팅을 반복했다.

 상대팀에게 골킥을 헌납하고서도 슈팅을 했다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모습을 보며 자존심이 무척 상했지만 이걸 만회할 길이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나이스!"

 뭐가 나이스냐. 투톱이라고 다른 방과 후 공격수 한 명이 말도 안 되는 슈팅에 격려를 해준다.

 약간 떨어져 있는 권태 형은 경기를 보지 않고 내게 준 종류와 같은 커다란 태블릿 PC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형, 뭐봐?"

 "깜짝이야!"

 권태 형이 화들짝 놀란다. 나도 따라 놀랐다.

 

 <아트풋볼>이라는 채널로 이 경기가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미 공지를 했는지 꽤 많은 사람들이 접속해 채팅 중이었다. 벌써 시작했다고?!

 

 "하루라도 헛투로 쓸 수 없잖아."

 권태 형이 담담하게 얘기하는데 왜 나한테 얘기 안 했냐는 물음은 못 들은 척 했다.

 

 -방과 후 축구부냐? 내가 해도 이기겠다.

 -자, 다음 방구석 피파충

 -저 아저씨들이 잘 하긴 하는데 현역 고딩들이 너무 밀리네. 쪽팔리겠다.

 -여기 유자튜브 블로그 가봐요. 이해가 갈 테니까.

 -아무쪼록 선수들 미성년자니까 함부로 말하지 맙시다.

 

 스포츠 댓글이 늘 그렇듯 개쓰레기 내용이 많았지만,

 

 -힘내라.

 >후원 삼 천원 감사합니다.

 -음료수라도 마시면서 해라.

 >후원 만원 감사합니다.

 

 애들을 어여삐 여겨 그런지 생각보다 심한 댓글도 없고 후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다.

 

 "수익이 벌써부터 들어오고 있다. 이대로 일주일만 있으면 너 일년간 벌어다 준 거 보다 많겠다."

 후원이 계속 들어오며 권태 형이 미소가 만연해 말한다. 아무리 편해도 뚫린 입이라고 그렇게 막 지껄이면 되나...나는 권태형의 말에 상처를 받아 가까스로 감정을 억눌렀다.

 

 "미...미안하다. 주의할게."

 권태 형이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사과한다. 신기가 있는 게 확실하다.

 "언제부터 방송한 거야?"

 "아까 교장실 감독 부임식부터 언제나 실시간이다. 이후 정제된 편집 영상이 올라가지."

 "네 걸로 봐라!"

 뭐라고 아까 그 교장실에서 있던 일도 실시간이었다고? 감독 부임식이라니! 내가 권태 형의 태블릿을 만지자 매몰차게 화낸다.

 

 -이거 페이스 다큐 같은 거에요? 왜 약장수 분장을 하고 감독 취임식을 해요?

 -저 얼빠진 표정 봐라 약 빨았나ㅋㅋ

 -약 파느라 고생 많다.

 >>2천원 후원감사합니다!

 "이럴 수가......!"

 내 태블릿으로 보니 진짜 아까 교장실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약장수 분장으로 뭔 소린가 이해를 못해 앉아 있는 내 표정에 엄청난 조롱 댓글과 후원이 들어와 있다.

 "너 뭐 하냐고 묻는대?"

 권태 형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다.

 채팅창에서 지적이 들어왔나 보다. 내 뒤에 졸졸 카메라가 붙어 있다. 공준호가 바짝 붙어 전담 촬영 중이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이 이후 편집된 채로 들어간다는 거지. 아차 싶다.

 전/후반 40분제 어느새 20분이 흘러 있었다. 그래도 용케 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소화가 덜된 아저씨들이 적게 움직이고 슈팅 정확도가 부정확한 덕분이었다. 아니었으면 벌써 최소 네 골은 먹혔다.

 소화를 시키고 있는지 아니면 즉석에서 모여 호흡을 맞추는지 처음에 밀어붙이던 아저씨들이 일부러 트림하며 볼을 유기적으로 돌리는 중이다. 몇분만 더 오래 돌려줬으면 좋겠다.

 "헉...헉..."

 그런데 우리 젊디 젊은 선수들은 왜 벌써 지쳐 보이냐......

 -하기 싫냐?

 -게겐프레싱하란 말이야!

 나도 모르게 자꾸 채팅창을 확인하게 된다.

 -감독 또 한눈 파네.

 -선수들이 보잖아!

 응? 그 말에 보니까 애들이 날 보고 있다. 뭐 비난하는 거냐? 잠시 스로인이 되었을 때 사이드에 있던 11번이 다가온다. 아직 이름은 못 외웠다.

 "신호 안 줘요? 늘 그렇듯 전반은 버리나요?"

 신경질을 내며 묻는다. 물 마시러 온 아니라 할 말이 있었구나.

 -서태웅이냐? 전반을 버리게ㅋㅋ

 -뭔가 전략이 있긴 하네.

 뭐야 방금 앞에서 묻는 말보다 실시간으로 듣는 게 더 웃기다. 헉! 위에 커다란 방송용 마이크가 있다.

 너희들도 마이크를 다 달았다고? 그래서 태클을 안 한 거라고...야 마이크 다 빼! 스포츠 선수용 마이크를 주든가 방송용 마이크를 내가 권태 형을 째려보자 고개를 돌린다.

 "예 그래서 욕을 못 중얼거리겠어요."

 그...그건 순기능이다.

 "선생님 아니 감독님 저 아까 마이크 차고 똥 눴어요."

 문재윤이 다급한 표정으로 다가와 말한다. 그런데 경기 중에 무단이탈했다는 건가? 느끼지도 못했다. 똥방찍은 거지 뭐. 잊어 되돌릴 수 없는 일이야.

 "선생님 정말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갑자기 선수 한 명이 문재윤 옆으로 오더니 열중쉬어 자세로 고개를 푹 숙이며 용서를 빈다. 내 뒷담화라도 깐 거냐?!

 "그런데 왜 왔냐?"

 눈 앞의 둘을 무시하고 11번에게 물었다.

 "춘계 때처럼 하라면서요?"

 "응?" 뭔 소린지 모르겠다.

 "그러면 신호를 줘야죠. 신호 줄 때까지 버티라고 했잖아요!"

 아, 그러냐? 내가 알 리가 없잖아. 정보가 없으니까 알아서 하란 거였지.

 "신호가 뭔데?"

 그러자 몇 가지를 알려준다. 처음엔 장난하는 줄 알았는데 심각한 표정으로 경기 중에 이러는 걸 보면 진짜 같아서 눈에 새겼다. 그러면서도 되게 어처구니 없었다.

 마이크를 뺀 후 다시 경기가 재개된 상태 11번이 내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느라 빠져 있는데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번 더 알려달라고 했다.

 "네 이름은 뭐냐?"

 "안 가르쳐 주지-!"

 뭐 저런 새끼가 다 있어...11번이 다시 경기를 하러 가며 말한다. 태블릿 PC보면 바로 나오는데...박가후?

 "방금 그거 뭐냐?"

 권태 형이 눈을 빛내며 다가온다. 저리 가라.

 조기축구회라고 무시한건 커다란 착각이었다. 방과 후가 끼어 있어도 대등하겠거니 했는데, 기본기가 아주 탄탄했다.

 그리고 중앙으로 수비가 몰리니까 양쪽 윙이 최대한 사이드 라인 가까이 벌린 채 움직이며 중앙 집중된 수비를 분산시키는 노련함도 보였다.

 

 아!!!

 결국 한 골 허용했다. 28분. 잘 버텼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엘리트 축구분데...하긴 이 아저씨들 단순 취미로 하는 조기 축구회가 아니었다.

 -저 재수생 청년 중선 때 에이스 ㅎㄷㄷ

 -칠부 바지 입은 아저씨는 FA컵 나가는 실업팀 소속임

 지금 채팅창에서 한 사람이 계속 알려준 덕분이다. 뭔데 고교리그와 동네 조기축구회 사람들까지 잘 아는지 궁금했다.

 하여튼 상대편 아저씨 중에선 FA컵 나가는 팀에 소속된 아저씨도 있고 절반 이상이 엘리트 출신이라고 했다. 그럼 그렇지.

 조기 축구에서도 실력 있는 중선 하나가 다 씹어먹는다. 어떻게 보면 선방하고 있던 거다. 물론 우리가 엘리트 현역 고등 축구부이기 때문에 씁쓸하긴 하지만 아마추어인 방과 후가 많은 상황이라 어쩔 수가 없다.

 아무리 봐도 평소보다 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표정이 씁쓸했다. 분하기도 했고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아무쪼록 자존심에 상처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어 뭐야?!"

 고심하는 와중에 왠지 모를 느낌에 정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덩치 좋은 한 명이 내게 전력질주를 하며 뛰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웃-! 굉장한 위압감이었다. 부딪히면 튕겨 나가겠다는 생각에 잔뜩 쫄아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우리 학생인가?"

 우리 예술고 교복을 입었는데 엄청난 덩치로 전력 질주를 하다가 내 앞에 딱 멈춰선다.

 그리고 슈퍼맨처럼 갑자기 교복 와이셔츠를 양손으로 벌린다. 9번이 마킹된 우리 아트풋볼 축구부 유니폼이 보인다. 튀는 애들 마음에 안 들어.

 "좀 더 살갑게 다가가려고......"

 기세 좋게 슈퍼맨 퍼포먼스를 벌인 9번이 주눅든 채로 옷을 벗는다. 왜 다들 속마음을 알아 듣는건데?!

 "너 이름 뭐야 호...난도?"

 맨 앞에 위치한 엘리트 선수였다. 게다가 공격수!

 "너 부상이라고 들었는데?"

 "그게 축구를 하고 싶어서......"

 "야 안돼! 그 마음 알지만 무리하면 못 써!"

 축구부 전용 유자튜브 채널이 개설되었다는 말을 들었는지 확인하고 곧바로 튀어온 것 같았다. 하지만 안 된다. 괜한 의욕을 부리다 다칠 수가 있다. 부상 회복이 우선이다.

 "아뇨 저는 그러니까 다 나았어요."

 "그 마음 알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선수생명이란 게 있다. 고작 친선 경기 이기려고 다친 사람 투입시키는 쓰레기는 되고 싶지 않다.

 "아뇨 그러니까 그게 아니라 꾀병이었어요."

 축구 경기가 하고 싶은데 경기는커녕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꾀병 부렸다고 했다. 뭐 임마?

 "그래도 개인 연습 하고 있었어요. 걱정마세요."

 스트레칭을 하며 들어갈 준비를 한다.

 "정말 꾀병이었다고요!"

 자랑도 아닌데 자신있게 말해 투입을 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바지 입어 새끼야!"

 나도 모르게 한 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교복 상의에 이어 하의까지 벗었는데 유니폼 상의만 있고 하의는 없었다. 혹시 권태 형이 몰래카메라 찍는 건가?

 "아니에요. 얘 우리 축구부 에이스."

 공준호가 용케 속마음을 알아 듣고 대답해준다. 나도 이젠 놀라지 않는다.

 "앗, 유니폼 하의를!"

 호난도가 그제서야 놀란다. 유니폼 바지를 당연하게 속에 입었는줄 알고 자신있게 벗은 것이다.

 -변태다 변태가 나타났다!

 -감독 말하지 말지 언제 발견하나 보게

 -팬티만 입고 파워웍킹!

 당연히 채팅창에선 호난도를 놀리는데 혈안이다.

 호난도가 여전히 팬티바람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후보 선수들에게 하의 사이즈를 묻고 다닌다.

 경기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는데, 상대방 아저씨들이 팬티 바람으로 돌아다니는 사람을 왜 제지 안 하는지 집중을 못하길래 더 이상 재촉하지 않았다.

 -이런 거 방송 나가도 돼?

 -바지 사입어라

 >>3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처음에 놀리던 채팅창에서도 팬티바람으로 당당히 돌아다니는 호난도에 당황스러운 눈치다.

 "그런데 호난도...되게 익숙한 이름인데 말이야."

 뭔가 기억이 날듯 말듯한데......

 -SSS랭커 공격수 호난도

 -쟤가 왜 저기 있어?

 채팅창에 바로 정보가 올라온다.

 

 
 

맨위로맨아래로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21 공포의 지옥훈련-2 10/6 67 0
20 공포의 지옥훈련 9/30 72 0
19 관종일레븐 VS 킥미업 일레븐 / 최종 선발 9/27 68 0
18 관종 일레븐 VS 킥미업 일레븐 9/24 78 0
17 오디션 프로축구 101-진흙탕 속 다이아몬드 9/21 66 0
16 오디션 프로축구 101 -돈 트라이 디스 앳홈 9/18 78 0
15 오디션 프로축구 101 -킥미 킥미 킥미업 9/15 80 0
14 내 등번호가 영구결번 되었다고?! 9/14 81 0
13 부임 후 첫 골 성공 9/9 88 0
12 전력 분석원 영입 9/9 86 0
11 2주차 마무리 친선 경기 9/5 81 0
10 포지션 변경 주간 8/31 79 0
9 최적의 포지션 찾기 빨간조끼 줄까 파란조끼 … 8/27 90 0
8 뭔가가 보인다?! 그냥 축구부가 아냐 예능 축… 8/25 84 0
7 경기 후 고기 회식 본격 케미 쌓기 8/22 90 0
6 마지막으로 힘 짜내기 8/18 87 0
5 궁극의 기술 기사님 오라이-! 8/15 91 0
4 아트풋볼 채널 구독 요망 좋아요 클릭 후원은… 8/12 91 1
3 예술고 축구부 아트풋볼 8/9 104 1
2 뜬금없는 감독 부임 기념 친선전 8/6 106 1
1 아이돌, 예술고 축구부 감독이 되다 8/6 16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