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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귀환자 학교가다
작가 : 양복선
작품등록일 : 20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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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작성일 : 20-08-19     조회 : 531     추천 : 0     분량 : 5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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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그럼 수업을 시작하겠다. 오늘 ‘실전 훈련’ 과목 수업은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서바이벌 보물찾기다.”

 

 조일환선생의 목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졌다.

 

 최한을 제외한 D반 학생들은 모두 이 수업을 알고 있는 지, 표정에서부터 깊은 긴장감이 맴돌았다.

 

 “모두 알다시피, 우리학교 체육관에는 D급 던전으로 통하는 포탈이 존재한다. 아무리 약한 D급 던전이라도, 성인이 되지 않은, 미숙한 능력자들에게는 꽤나 큰 도움이 되는 수업장소지.”

 

 정부에서, 능력자 조기 교육 학교를 계획했을 때부터, 도심에 나타난 이 D급 던전을 수업의 일환으로 삼기 위해, 이곳에 학교를 지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조일환 선생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건 여담이지만, 어제 2학년 A반에서 역대 신기록이 나왔다. 실제 파티처럼, 딜러, 탱커, 힐러, 서번트 4명으로 팀을 짜서, 보스몬스터까지 잡는데 십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 기록은 미림 고등학교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던전 클리어 시간 중 가장 최단시간으로 알고 있다.”

 

 조일환 선생을 향하던 D반 학생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현저한 차이.

 아니, 노력해도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차이.

 아직 길드도 들지 않은 이 시점에서 마저 이렇게 큰 차이가 있었다.

 

 당연히 조일환 선생이 기를 죽이기 위해 한 말이 아니란 것쯤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D반은, 자신들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천재들의 발자취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끼며, 오늘도 절망에 빠져들고 있었다.

 

 “어린놈들이, 쯧쯧! 아무리 몬스터라 해도 생명 빨리 죽이는 게 뭐가 자랑이라고.”

 

 분명 혼잣말이었다.

 

 하지만 절망과 정적에 휩싸여 있는 D반 학생들에게는 체육관의 모든 곳에 부딪쳐 메아리처럼 크게 들려왔다.

 

 D반 학생들의 시선이 온통 최한에게 쏠렸다.

 

 D반 전체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자, 최한이 자신을 감싸 안았다.

 

 “나 관종 아닌데, 우리 반 애들이 나만 쳐다보니 왜 이렇게 좋지?”

 

 조일환 선생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빠르게 웃음을 지운 조일환 선생이 최한에게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최 한.”

 

 자신에게 날아든 질문에 최한이 볼을 긁적이며 대답했다.

 

 “아니, 이건 너무 간 거긴 한데요. 18살 밖에 안 된 애들이 다른 생명을 죽인다는 게 솔직히 정서적으로 맞는 건지.... 이게 무슨 게임도 아니고, 참. 아무리 몬스터라 해도, 걔네는 던전에서 피해 안주고 잘 살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신기한 학생이긴 했다.

 

 D반 애송이 주제에 A급 마력을 사용한 자신의 능력을 이겨내고, 직접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B급 보스 몬스터를 물리치기까지 했다.

 

 어제는 친구를 위해 C반에서 가장 강한 학생도 한방에 날려 버리고 학교 전체에 선전포고를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브로스 길드에서 뒤를 봐주고 있기에 더더욱 관심이 가는 학생이긴 했지만.

 

 지금은 충격이었다.

 

 -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는 학생이 있다니.

 

 조일환 선생이 A급의 능력을 받고서도 이 학교로 온 이유, 헌터로서의 성공과, 금전적인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 학교로 와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던 유일한 한 가지.

 

 그것이 눈앞에 있었다.

 

 “잘 들어라, D반. 너희들이 졸업을 하고 사회에 나가, 헌터가 되건 서번트가 되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다른 직업을 택하건 나는 너희의 선택을 존중한다. 하지만 너희들의 담임을 맡고 있고, 너희의 수업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로서 이것 한 가지만 평생 기억하길 바란다.”

 

 근엄하고 진지했다.

 침을 삼키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하지만, 강압적이지 않았다.

 어째선지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 선생은 다른 선생들이 보내던 기대 없는 눈빛, 차가운 눈빛이 아닌....

 진심으로 한명 한명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눈빛을 짓고 있었다.

 

 D반 학생들과 최한의 시선이 조일환 선생에게 향했다.

 

 “자신이 아무리 강한 힘을 가졌다고 해도, 언제나 자신보다 강한 존재는 어디엔가 꼭 있단다. 그러니, 내 제자는 자신의 힘에 취하는 어리석은 학생이 되질 않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세상이 악으로 치부했더라도, 그것의 생명을 뺏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희의 눈으로 판단해라, 너희의 눈으로 선택해서 행동하길 바란다. 그것이 몬스터가 되었건, 자신보다 약한 친구가 되었건....”

 

 고요했다.

 조일환 선생이 말한 모든 의미를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D반 아이들의 마음에 처음으로 뜨거운 무언가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 어떤 칭찬보다도 더 기분이 좋아졌다.

 

 이 사람은

 진심으로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잡담은 이쯤하고.... 얼른 수업에 들어가도록 하지. 알고 있겠지만, 지금 이곳 던전에 보스몬스터는 없다. 각 던전에 존재하는 몬스터와 그곳을 형성하고 있는 공간들은 아무리 부서지고, 사라지더라도 하루만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온다. 하지만 보스 몬스터는 다르지. 가설로는 다른 몹보다 월등히 좋은 아이템이나, 경험치들 때문에 늦게 나타나는 것이라 하는데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모른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것은...”

 

 조일환 선생이 지현을 지목했다.

 “팀을 나눠야지. 1팀의 팀장은 전지현.”

 

 지현이 다른 학생들보다 한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지현은 자신이 뽑힌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아마 최한이 반에 오기 전에도 항상 그녀가 팀장을 맡았던 듯했다.

 

 “지현이는 모두 알다시피 D반에서 몇 안 되는 D급을 받은 능력자다. 거기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마력도 사용할 수 있는 힐러이니, 충분히 팀장을 맡을만하지. 음.... 재미있는 생각이 났다. 오늘 이기는 팀에게는 어제 보스 몬스터에게서 나온 부산물을 주마.”

 

 학생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다른 반 학생들과 다르게

 D반 아이들에게 던전의 부산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거기다

 보스 몬스터의 부산물이라면 더더욱.

 

 D반 학생 전체가 D급 던전에 들어가도 보스 몬스터를 이길 수 없으니까.

 

 보스 몬스터의 부산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D반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상품이었다.

 

 조일환 선생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럼... 2팀 팀장을 뽑아야지.”

 

 누구를 호명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시선은 모두 한곳을 향하고 있었다.

 

 장부기

 그는 언제나 지현의 상대 팀 팀장이었으니까.

 

 그리고

 D반에서 유일하게 마력을 개방한 딜러였으니까.

 

 조일환 선생의 손이 움직였다.

 “그럼.... 2팀 팀장은 너다, 최한.”

 

 아이들의 시선이 온통 부기에게 쏠렸다.

 부기가 팀장을 하지 못한 것이 처음이기에,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다.

 

 호명된 최한보다 부기에게 관심이 더더욱 쏠렸고, 이를 알아차린 부기가 무언가 말하려 천천히 입을 떼었다.

 “난 괜...”

 

 누군가 부기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부기의 말을 잘랐다.

 

 부기의 시선으로 최한이 보였다.

 “너, 내 팀 해라. 선생님 상관없죠?”

 

 조일환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난 애들한테...”

 

 최한이 부기의 귓가에 속삭였다.

 “아니, 네가 사과할 장소는 여기가 아니야. 겨우 이정도로는 반 아이들의 마음이 풀리지 않아. 사과는 제대로 해야지?”

 

 최한의 얼굴에 악마의 미소가 떠올랐다.

 

 

 ***

 

 

 D급 던전

 에르기네스의 숲

 

 늪지대와 마르지 않는 축축한 숲으로 이루어진 던전이다. 고블린과 거대한 도마뱀 몬스터 단 두 종류만이 서식하고 있는, D급 던전 중에서도 비교적 클리어 하기 쉬운 편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반 헌터들에게나 통용되는 사실일 뿐이고, 아직 자신의 힘을 제어하지 못하고, 목숨을 걸어야 하는 실전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배움터였다.

 

 더군다나 던전의 보스인 ‘에르기네스’가 없으니 일반인 비중이 많은 D반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힘을 합쳐 실전경험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포탈을 통과하자마자 눅눅함과 악취가 코를 찔렀다. 콧등을 긁적이며 눈앞에 펼쳐진 새로운 장소에 시선을 빼앗긴 아이들과 다르게 최한은 통과한 포탈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저거 진짜 사라지지 않는 거 맞지? 갑자기 사라지거나 해서 갇히거나 하는 거 아니지?”

 

 곁에 있던 민섭이 답했다.

 

 “안 사라지니까, 걱정 마. 별일이네 네가 이렇게 당황하고. B급 몬스터도 한방에 물리쳐 놓고, D급 던전이 무서울 리도 없는데....”

 

 D급 던전, 아니 S급 던전에 가는 것도 최한은 두렵지 않았다.

 

 최한이 포탈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

 

 3년 전 빛에 잡아 먹혀,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세계에 갇혀 지내며, 지옥 같은 나날을 보냈다. 100년 만에 찾은 포탈로 겨우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왔는데, 혹시라도 눈앞에 포탈이 사라져 이곳에 갇혀지게 될까하는 두려움이 남아있었다.

 

 “던전이 무서운 게 아니라, 저 포탈이..... 아니다.”

 

 최한이 고개를 돌렸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니까.”

 

 최한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민섭이, 최한의 웃고 있는 얼굴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럼 2팀은 여기서부터 시작하도록.”

 

 조일환 선생의 목소리가 울렸다.

 

 최한의 시선으로 숲의 입구로 보이는 작은 통로가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연리목 한 그루가 있었다.

 

 “이 연리목이 있는 지점은, 보스 몬스터의 부산물이 있는 곳과 일직선으로 연결 되어 있어, 시간상으로는 가장 빠르게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빠른 만큼 가장 위험한 루트이기도 하지. 다른 길보다 몬스터의 숫자도 훨씬 많고, 늪지대도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D반 수업에서는 한 번도 이용한 적 없지만.....”

 

 조일환 선생의 시선이 최한에게 옮겨졌다.

 

 “최한이 있으니 핸디캡을 줘야겠지?”

 

 무언의 동의가 이어졌다.

 D반에서 B급 보스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C반의 이춘식 마저 날려버렸으니까.

 

 “뭐... 핸디캡이 될지 모르겠지만.... 그럼 가자 얘들아.”

 

 최한이 연리목이 있는 통로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뒤로 민섭과 부기 그리고 나머지 아이들이 말없이 뒤를 따랐다.

 

 평소와 다르게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이었다. 2팀 아이들은 최한이 같은 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의지가 되었다. 그리고 티는 내고 있지 않지만, 이런 D급 던전 쯤이야 최한이 한방에 빠바박 하고 금방 클리어 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선생님. 이건 게임도 안 될 것 같은데요? 선생님은 모르시겠지만, 최한은 D반에 있으면 안 되는 애에요. 쟤가 얼마나 강한지....”

 

 1팀의 팀장 전지현이 조일환 선생에게 따지듯 말했다.

 

 “D반에 있으면 안 된다라.... 그럼 하나만 물어보자, 너희가 말하는 것처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최한이 왜 D반에 있을까?”

 

 “그건....”

 

 지현이 대답하지 못하고 입술만 물어뜯었다.

 

 숲의 작은 입구로 잡아먹히듯 모습이 사라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조일환 선생의 얼굴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가 피어올랐다.

 

 “강한 헌터가 되고 싶었다면 A반에 갔겠지. 분명 D반에 온 목적이 따로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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