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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예술고 축구부 감독이 되었다
작가 : 철학숙제
작품등록일 : 20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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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보인다?! 그냥 축구부가 아냐 예능 축구부
작성일 : 20-08-25     조회 : 83     추천 : 0     분량 : 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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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 모여라 사진 찍자!"

 회식이 끝나고 모두 음식점 앞에 모였다. 카메라를 중심으로 내가 가운데에 서고,

 

 "감독님 구호!"

 카메라를 잡은 권태 형이 말한다. 갑작스런 제의였지만 난 당당했다.

 

 "우승!"

 "우하하하하!"

 감독님 웃기다. 선수들이 폭소한다. 이번 회식 자리에서 가장 크게 웃는 것 같다.

 

 "우승!"

 아트풋볼도 어색해하지 않고 같이 우승이라고 따라 외쳐준다.

 

 !!!!!!!!!!!!!

 

 '아앗 뭐지 이 느낌은?!'

 내가 우승하고 축구부원들이 우승이라 외치는 순간, 마치 시간이 멈춘 듯 했다.

 

 -팟!

 마치 뭔가 이상한 장력 같은 게 몸 안으로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감독과 선수간 케미가 상승했습니다.

 

 '응, 케미라니...케미스트리?!'

 

 "코치님, 코치님?"

 "어?"

 잠시 멈췄던 시간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

 

 "형 방금 뭐라고 했어? 케미라니?"

 "이런 미췬,놈! 환청 들리냐?"

 

 몇 시간 전 날라차기 맞은 게 아직도 분한지 욕까지 한다. 권태 형은 끊임없이 날라차기한 거 사과하라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자리를 옮겼다. 결코 고기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었다.

 

 회식 중에 사과 받으면 후원 5만원이 걸린 걸 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승적으로 사과해야 했지만 이상하게 오기가 치밀었다. 그것만큼은 허용할 수 없었다.

 

 "가보겠습니다."

 학생들이 인사한다. 어...그런데 이것도 장난인가, 모른 척 하는 거야?

 

 "피곤하냐? 얼른 가서 자. 오후 출근인데, 학교에서 급식 먹어도 된다."

 권태 형이 와서 말한다. 왜냐하면 내가 눈을 막 비비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저 멀리 가는 우리 축구부원들 머리 위에 노란 이모티콘이 떠있었다.

 

 축구부 머리 위 떠 있는 노란 이모티콘이 모두 활짝 웃는 채 발광하고 있었다. 문재윤은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양쪽 볼에 분홍색으로 볼터치까지 돼있었다.

 

 ***

 

 "우리 예술고 축구부가 돈 주면 다 받아주지만 얘네들이 다 돈이 많은 게 아니야."

 자리를 옮겨 권태 형과 한잔 더 했다.

 

 평소와 다르게 진지한 표정의 권태 형이 어두운 낯빛을 띄며 말한다. 그 얼굴이 불길하게 만든다. 항상 저 표정으로 안 좋은 소식을 전하던 기억이 났다.

 

 "그랬으면 아까 걸신 들린 듯 먹겠냐?"

 "왜 냉동삼겹 무시해?"

 "대화 옆으로 새지 말자."

 

 자꾸 권태 형이 저 표정으로 말하던 재수없던 소식들이 떠올라 쓸데없이 발끈하게 된다.

 

 "축구밖에 한 게 없어서 마지막으로 포텐 터지길 기다리며 예술고로 온 거야. 받아주는 곳이 없으니까. 그리고 막상 들어가도 저학년이라 기회도 못 받고 돈은 돈대로 들고 말이야. 그것뿐이냐 또 맞기까지 했지."

 

 하긴 나도 예술고 축구부여서 알지만 예술고 내에서도 유일한 체육부면서 무시당했다. 물론 예술고여서 그런 것도 있고 못 해서 그런 것도 있다.

 

 퉤! 예전에 억지로 치어리딩 해야 한다며 주장이었던 나를 불러 불만스런 표정으로 노려보며 바닥에 침 뱉던 여동창이 생각난다.

 

 나한테 고백하는 줄 알고 두근거렸던지라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아이돌 연습생이었는데 그런 심보를 가지고 되겠냐? 데뷔도 못했다. 깔깔깔! 갑자기 통쾌해진다.

 

 "듣고 있니?"

 "어 형 말해."

 

 "네 모교가 참 골 때리는 게 등록금이 굉장히 높은데 일단 들어오면 예술고 지원이라고 자원을 해주니까 돈이 안 들잖아. 그래서 필사적으로 들어오는 거야."

 

 알고 있다. 그래서 축구부가 더 무시당하지 우리 학교는 연예계쪽으론 굉장히 많이 배출시키니까. 돈 먹는 하마 축구부라고.

 

 "얘네 불쌍한 애들이니까 촌지 받지 말라고."

 

 '이자식이! 나를 뭘로 보고.'

 이 말을 하려고 그런 표정을 지었냐? 나는 속으로 욕하며 멱살을 잡고 싶어졌다.

 

 "형한테 이자식이라니...멱살 잡고 싶은 마음 좀 버려."

 이 형 자꾸 뭐라는 거야. 소주가 쓰다.

 

 ***

 

 "마지막으로 포텐이 터지길 기다리며...필사적으로..."

 집에 와서도 잠이 오질 않았다. 이런 애들이 있는데 해체라니. 웃고 떠들지만 막막할 거다.

 

 예술고에 축구하러 왔는데 해체되면 경기 뛴 경험도 없는 일학년과 이학년이 다른 학교에서 받아줄 리도 없고 후...갑자기 취기가 오른다.

 

 집에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태블릿 PC로 선수들을 본다. 출력을 해서 포지션 별로 붙였다가 포지션도 재정립이 필요해 일단 주르륵 놨다.

 최소한의 프로필은 확인하지만 일단 이름을 외우는 데만 집중했다. 방과 후까지 꼼꼼하게 외운다.

 

 그래도 몇 번 대화를 나눠서 그런지 몇몇은 시장바닥에서 지나쳐도 알아볼 정도로 얼굴을 읽혔다. 천천히 하고 싶지만 이제 99일 남았다는 거 아닌가.

 졸리지만 조금 더 뚫어지게 본다. 그런데 아까 그 머리 위 이모티콘은 정말 뭐냐...안과를 가야 하나.

 

 정말 애들을 위해 뭔가 해주고 싶다. 축구부 출신으로 한번도 승리 못한 나 역시 감독으로 이기고 싶고, 군대 가기 전 아이돌 망했는데 다 같이 윈윈하고 싶다.

 

 "잘 부탁한다!"

 "졌다고 주눅들지마."

 

 붙여 놓은 사진에 한 명씩 인사를 해가며 나만의 정식 만남을 가졌다.

 

 =====

 

 -원투 원투

 

 흥겨운 음악소리가 들린다. 지하 연습실 전면 거울 앞에서 연습에 열중인 네 사람. 각자 복장은 제각각이지만 칼군무는 동일하다.

 

 ♪ 난 허공해 그 기회를 허공에

 앞으로 나왔던 한 사람이 자기 파트를 마친 후 제자리로 돌아가고 다른 사람이 앞으로 나와 랩을 시작한다.

 

 저건 나잖아...촌스러...!

 저 복장은 분명 데뷔를 목전에 두고 반지하 연습실에서 연습할 때다.

 

 꿈인가...? 자각몽...!

 이야 신기하네 한참 전 내 모습을 저렇게 볼 수 있다니 이왕 꾼 거 조금만 더 꾸자.

 

 "얘들아 데뷔 무대다!"

 권태 형이 들어온다. 이야...맞아 저때는 살집이 좀 있었어. 어떻게 뺐지? 실연당한 충격이라는 소문이 맞나? 지금이 보기 더 좋다.

 

 "짜장면? 에이 아니네..."

 저 새끼는 식탐이 많았지. 데뷔만 보고 있었으면서도 주문한 자장면 배달부가 아니라고 실망하고 있다. 권태 형 표정 봐라 아 웃겨 엄청 서운해 한다.

 

 그런데 이상하다...내 기억에 저때 권태 형이 아니라 배달부가 오는 타이밍이었는데...

 

 "일단 타라!"

 권태 형이 앞장 서고 차례차례 나를 포함해 갑작스런 데뷔에 잔뜩 상기된 표정을 한 네 명이 지하 계단을 지나 지상으로 올라간다.

 

 이야...이 계단 수백 번을 오르내렸지!

 그런데 이상하다 분명 데뷔는 두달 뒤였는데...어엇 뭐야?!

 

 "선생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깜깜해지며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들었다. 다시 눈을 뜰 땐 승합차 속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뭐야 이게!

 앞에는 교장 선생이 옆에는 체육 선생이 보였다.

 

 헉!

 당황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오늘 오후 약장수 분장을 한 내 모습이 창문에 비친다. 예전 연습생 시절 다소 촌스러웠던 나는 온데간데 없다.

 

 "이익...문이 안 열려!"

 이제 꿈 깨라! 갑자기 악몽으로 전환되는 게 어디있냐? 가위 눌리는 것도 아니고 자각몽이 이러면 반칙이다!

 

 간식비라도 벌어다 주라

 그래서 남아 있는 애들은 착해요

 자꾸 튕기면 계약서 꺼낸다

 

 환청처럼 듣기 싫은 소리가 귓가에 에코로 울려퍼진다.

 

 우리도 출석불러주세요.

 청양고추가 매워요.

 68분 42초에 한번 더 치달을 했어야 했죠?

 

 크헉!

 꿈 깨라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 순간 이번에는 승합차 안이 축구부 아이들로 꽉 차있다.

 선수들은 입을 열지 않지만 목소리가 연신 들려온다. 이번에도 에코 효과로 울려퍼진다. 승합차가 동굴 속에 있는 것만 같다.

 

 "으아악!"

 

 "이걸 악몽이라 해야 하나?!"

 다행히 깼다. 진짜 당황스러운 꿈이다.

 

 "호난도...반지성...판다인..."

 희한하네...꿈을 꾼 다음부터 이상하게 선수 이름과 얼굴이 머릿속에 꽉 들어찼다. 누워서 얼굴을 떠올리며 빠짐없이 한 명씩 이름을 불러봤다.

 =====

 

 본격적인 감독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간 축구부 훈련은 감독 없이 이뤄져 몸 푸는 것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초중고 축구를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절은 중학교였다. 나는 그때까지도 유명하지 않은 축구부에서 겨우 주전 자리 차지한 그다지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다.

 2학기 도중에 젊은 감독이 부임했는데 선수 커리어가 뛰어나지 않아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코칭 능력도 있고 훈련법이 최신이라 실력이 확 뛰었다.

 자신감이 는 상태에서 치른 대회에서 아쉽게 탈락해 작년과 달라진 게 없어 보였지만 우리 모교는 다음 해 좋은 성적을 냈고 나도 그때 배운 걸 토대로 아트풋볼로 가 에이스 놀이 할 수 있었다.

 

 내가 축구를 관둔 건 일찍 단념한 것도 있지만 당시 우리 아트풋볼 코치가 국가대표 청소년 상비군에도 몸 담은 적이 있지만 구시대적 방식에 게을러 더 이상 늘지 못하겠다는 확신도 함께 했다.

 교육 방식만 바꿔도 실력이 확 는다. 지도자 한 명이 가진 의미는 엄청나다. 특히 이런 유소년 축구부에서는 말할 필요가 없다.

 

 -퍽!

 "깔깔깔!"

 

 전강태가 왼쪽과 오른쪽에 있는 공 중 하나를 지목한 후 띄워주는 볼을 헤딩하고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진다. 미동도 없다. 주변에 있던 선수들이 자지러지게 웃는다.

 

 -내가 왼쪽이라고 했잖아!

 -쟤 죽은 거 아니냐?

 -겁내 웃기네!

 

 최선을 다해 최신 그리고 최고의 교육법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겠다. 다만 나는 하나 더 주안점을 뒀는데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는 거다. 즐겁게 마무리하자!

 

 왜 축구부가 100일 후에 해산이 되냐면 그 날이 컵대회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긴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잘할수록 해체가 미뤄진다.

 

 솔직히 말해 컵대회 성적이 좋을 리도 없고 물론 실력은 최대한 끌어올리되 그래서 1승을 위해 고통스럽지 않게 이 시간을 추억할 수 있게 웃으면서 헤어지고 싶었다. 그리고 나도 웃으면서 군대가고 싶었다.

 

 물론 유자튜브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그 임무에도 충실했다. 그게 모든 것에 우선한다!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소속사의 발빠른 조치 때문이었다. 주말에 좋은 소식을 들었는데 바로 구차한의 합류 소식이었다.

 내가 구차한에게 속삭인 건 뛰어난 공무원 시험 강사를 구해준다는 말이었다. 그리고 그 요청에 사장 형이 곧바로 반응한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 합격의 마에스트로라는 스타 강사 A를 섭외할 줄은 몰랐다. 기획사의 연줄이었다고 해도 상상이상도 못했다.

 

 구차한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 스타강사를 곧바로 섭외한 걸 보면 대놓고 들어오는 수익보다도 검색어에 오르고 우리 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이 어찌됐든 노출이 되면 지원이 더 빵빵해진다는 확신이 들었다.

 실제로 금요일 저녁 회식 후반부부터 실시간 조회가 폭증하더니 주말에 편집된 영상의 조회수가 상당했다. 곧바로 사장 형이 반응하며 보답해온 것이다.

 

 이걸 보면 인기가 좋고 검색어 노출이 될수록 그만큼 내 권한이 세진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초반엔......!

 

 "예능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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