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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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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 북한 어린이의 이야기
작성일 : 20-09-04     조회 : 155     추천 : 0     분량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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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고 : 여기에 평양이나 황해도, 강원도 원산 일대의 사람들 이야기만 나오는 이유는 [통일 직후, 병아리계획으로 진격한 중국군에 의해 평안북도는 그들 손에 넘어갔고, 함경남북도 대부분과 양강도 일대는 반군 손에 넘어가 사실상 구 북한체제가 거의 유지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일본 미국 등까지)의 통제 아래 들어온 지역은 평안남도(평양 포함)와 황해남북도, 강원도 지역 뿐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일전에 원산시에서 빌어먹던 꽃제비였다. 올해 14살이다.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기억도 안나던 때 돌아가셨고(사고였다고 하는데, 무엇인지는 나도 모른다.), 어머니도 불과 그 후 내가 아홉살 나던 해에 병으로 돌아가셨다.

 

 

 

 

 나는 그 길로 거의 같은 시기에 부모를 잃거나 어딘가 식량을 찾으러 가서 행방불명들인 우리 동네 아이 몇 명과 함께 빌어먹기라도 해야겠다고 집을 나섰다.

 

 

 

 

 

 

 

 우리가 꽃제비가 된 이후... 했던 고생은 형용할 길조차 없다.

 

 

 

 

 

 

 

 며칠씩 옥수수 한알도 못 얻어먹어 픽픽 쓰러져 죽은 동무들도 수도 없고, 겨울엔 추워 얼어죽을까봐 발전소나 제철소의 폐철이나 석탄찌꺼기 속에 들어가 자다가 질식하거나 심한 화상을 입어 죽은 애들도 수없다.

 

 

 

 

 여름엔 쉰밥이나 시궁창의 국수오래기 등을 건져먹다 식중독을 일으켜 그렇잖아도 쇠약해진 몸에 죽은 애들도 많다.

 

 

 

 

 우리 몸엔 당시 이와 벼룩이 득실득실했다. 여름철 한창때엔 머리가 마치 노인처럼 하얗게 변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그게 모두 서캐(이의알)였으니까...!

 

 

 

 

 콜레라 파라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은 툭하면 우릴 덮쳤는데, 그때마다 꽃제비의 숫자는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어떤 때는, 장마당에서 먹을 것을 뺏어 도망쳐다가 쫓아온 주인들이나 장마당 보안원들에게 몰매를 맞아 죽는 경우도 많았다. 나도 한두 번인가는 음식을 덮쳐 달아나다가 그 장마당 사람들에게 막 맞고 밟혀 죽기 일보직전까지 갔었으니까...

 

 

 

 

 

 

 

 그런 비참한 세상은 이젠 사라졌다.

 

 

 

 

 

 

 

 통일이 됐다는 소리가 언젠가 갑자기 온 천지에 울려퍼지더니??

 

 

 

 

 남쪽에서 멋있는 신형전차를 앞세우고 지프를 탄 남조선 군인들이 개미떼처럼 몰려들더니 이내 "유랑인 쉼터" 라는 꽃제비 수용소를 세우고 거기서 살게 해주었다.

 

 

 

 

 여기서는 옛날엔 당간부들도 맘대로 못 먹었을 흰쌀밥과 고기반찬을 맘대로 먹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다니고 싶었던 학교도 다닐 수 있다. 비록 이 수용소내에 설치된 학교긴 하지만...

 

 

 

 

 이제는 추위에 떨며 노숙을 하지 않아도 된다. 수세식 화장실이 갖춰진 숙소가 다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생활은 편안해졌지만 나는 요즘 행복하지 않다.

 

 

 

 

 

 

 

 여기 수용소 관리 인력으로 몰려든 남조선 사람들 아이와 자꾸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남조선 아이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수용소 바깥의 다른 학교에 다닌다.

 

 

 

 

 그곳은 여기와는 비교도 안되게 시설도 좋고 수준도 높단다.

 

 

 

 

 우리들은 그 학교에 갈 수가 없다. 우리 수준이 하도 떨어져서 학업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도 있지만, 그런 바깥세상의 학교에 가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고아인 우리는 전혀 그런 돈을 댈 능력이 없기 때문이란다.

 

 

 

 

 

 

 

 물론 여기서도 저학년 수준의 교육은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남조선 아이들과 자꾸 비교되는 것 같아 우리는 어째 너무나 짜증이 난다.

 

 

 

 

 남조선 애들은 정말 끔찍할 정도로 많은 문화적 혜택을 누리면서 산다. 애들도 콤퓨터전화(스마트폰)를 갖고 있고, 애들도 휴대컴퓨터(노트북)를 들고 다닌다. 우리 어른들이 하루종일 벌어도 어림없을 돈을 하루 용돈조로 갖고 다닌다.

 

 

 

 

 

 

 

 우리 뿐 아니라, 통일 전엔 어떤 북조선 아이들도 다 '잘사는 나라의 인민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한탄하면서 이웃 남조선이나 일본을 부러워했었다.

 

 

 

 

 그러나, 바로 지금은 그런 나라의 인민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혀 행복하지 않다.

 

 

 

 

 사회적으로 비교되는 대상이 많이 생기고, 우리는 그들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가난하고 어렵게 산단 '비교우위 의식' 이 생긴 탓일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절대빈곤 벗어나면 그 순간부터 전혀 만족을 모르고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언젠가 누군가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쳐준 기억이 난다. 그게 과연 지금 우리에게도 통하는 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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