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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예술고 축구부 감독이 되었다
작가 : 철학숙제
작품등록일 : 20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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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후 첫 골 성공
작성일 : 20-09-09     조회 : 87     추천 : 0     분량 : 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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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억!"

 -삐삑!

 

 "거 살살 합시다."

 

 초빙된 심판이 휘슬을 불며 한 소리 한다. 공격수이지만 호난도를 막기 위해 공격을 하다가 다시 수비수로 나선 아저씨의 거친 파울이었다.

 FA컵 나가는 팀에 소속된 아저씨로 공격하고 싶어 조기 축구회 나가는 거라고 소속팀에선 주전 수비수라고 전석원이 말해준다.

 

 "친선이라도 파이팅이 넘치죠. 호난도 점마 소처럼 힘이 세요. 부딪히면 튕겨 나갑니다.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BJ 꿈나물이 혼자 설명하고 정색하고를 반복한다. 덕분에 후원이 꾸준하게 들어온다. 재수없지만 마음에 든다. 모순된 녀석...채팅창 반응을 보면 평소보다 더 흥분한 상태라고 한다.

 

 호난도가 일어나지 못한다. 가슴이 철렁했다.

 

 "호난도는 엄살이 심해요."

 BJ 꿈나물이 심드렁한 얼굴로 단언한다.

 

 꿈나물 말대로 호난도가 느릿느릿 털고 일어난다. 직접 프리킥 위치라 서로 차겠다고 모인 걸 본 순간이었다. 내가 정확히 목격했다.

 

 "이렇게 안 하면 쟤 못 막아."

 같은 아저씨들끼리 수비수 아저씨에게 뭐라고 하는데 마이크를 통해 들린다.

 

 호난도가 벽과 골문을 한번씩 보고 멈춰있는 공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골!"

 

 워낙 순식간이라 깜짝 놀랐다. 왼쪽 아크서클에서 호난도가 오른발로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킨 순간이었다.

 강하게 드라이브가 걸린 완벽한 감아차기였다. 키퍼가 손도 못 쓰는데 아저씨들도 인정한다.

 

 나도 모르게 펄쩍 뛰어 경기장 안으로 난입했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승리는 안 바랐지만 한 골은 정말 바라고 또 바랐다.

 

 -첫 골 감독 축하!

 >>5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이야 깔끔하네 넣네. 쟤는 진짜 괴물이야. 대충 뛰어서 그렇지.

 -저런 직접 프리킥을 이곳에서 보다니 대박!

 

 교체 들어간 선수들이 의욕적으로 움직였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호흡도 당연히 맞지 않고 그래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 남아 있는 방과 후 선수를 전원 집어 넣었다. 전석원이 세심하게 눈여겨 보며 끊임없이 기록 중이었다.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차동철과 박가후에게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지시했고 체력이 남아도는 둘은 보답하듯 빠르게 전진하며 날카로운 크로스도 날렸다.

 

 차동철의 크로스가 호난도의 머리에 맞았을 땐 또 한 골 들어가는 줄 알았다. 부정확했는데 저걸 머리에 제대로 맞추다니 놀랍다.

 

 양쪽 풀백이 오버래핑 들어가도 활동 반경이 넓은 서부열과 영리한 반지성이 백업을 잘 해줘서 공격적으로 조금 더 경기가 풀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기분상 시원하게 공격을 해서 그렇지 밸런스적으론 엉망이었다. 결국 한골을 더 허용해서 1-3으로 졌다.

 

 주말에 기분 망치면 그럴까 아저씨들이 경기 막판 공격을 하지 않아준 덕분이다. 생각 이상으로 강한 전력이었다. 공격이나 미드필더 보던 아저씨들이 호난도 때문에 수비로 들어오며 벽처럼 뚫기가 힘들었다.

 

 "어휴 힘들다. 너희들 많이 늘었다."

 칭찬도 해주고,

 "내일 아침에 경기 또 있어."

 축구회원들끼리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아저씨들 본업이 뭔가요?

 

 이걸로 만족하면 안 되지만 그래도 내 부임 이후 첫 골을 넣어 기분이 좋았다. 호난도의 직접 프리킥은 아직도 뇌리에 남았다.

 빠르게 <아트풋볼 허공해 감독 부임 후 첫 골>이라는 제목으로 편집된 영상이 올라온다.

 

 *

 

 "너 이 새끼 때린다!"

 "2학년이 그러기냐?"

 "선배놈 이리 와라!"

 

 경기가 끝나고 잠시 소란이 벌어졌다. 목소리가 큰 데다 쓸데없이 마이크까지 설치해 BJ 꿈나물이 경기 내내 지껄인 소리가 선수들을 적잖이 자극했나 보다.

 방패막이 권태 형은 아저씨들과 사담을 나누는 중이라 BJ 꿈나물 홀로 무척이나 외로워 보였다.

 

 "야 말려!"

 BJ 꿈나물이 끝내 집단 린치를 당한다. 내가 말리려고 하자,

 

 -말리지 마라. 후원 들어 오잖아.

 -저 새끼는 맞아야 돼!

 

 채팅창에선 반대 의견이 격렬히 올라오고 있었다.

 

 "적당히들 하세요! 사람이 쳐맞는데 후원이 웬 말입니까?"

 내가 카메라에 대고 소리치자,

 

 -아주 보살 납셨네.

 -저 BJ 꿈나물 새끼는 맞아도 돼.

 

 의견이 조금 이상했다. 체 뭐라고 했길래 그래. 경기에 신경 쓰느라 몰랐다.

 

 "여기."

 전석원이 동영상 하나를 틀어준다. 재생하니 신랄하게 나를 까고 있었다.

 

 "너 일루와!"

 "선생님 참아요!"

 

 나도 모르게 이성의 끈을 놨다.

 

 "꿈나물 너 이 새끼. 말 뭣같이 하네. 직접 해보란 말은 안 하잖아. 그래도 함부로 말하면 안 돼지. 축구도 안 해본 놈이 이빨만 까네!"

 

 아직 분이 안 풀려 BJ 꿈나물을 세워두고 갈궜다.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 존중이 없이 까대기만 하는 건 분명 잘못된 거다.

 

 "카메라 가린답니다."

 배일도가 슬쩍 내게 다가와 말한다. 뒤에서 카메라를 든 공준호가 불만스런 표정으로 나를 노려본다.

 

 "그만 좀 해!"

 나는 소리를 지르면서도 눈치껏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왼쪽으로...수정해준다. 열중 쉬어 자세로 BJ 꿈나물도 침착하게 기다려준다.

 

 "저 축구 잘 하거든요!"

 "동네축구 나이스!"

 

 나도 모르게 조롱했다.

 

 "같은 축구부였던 놈이 더 재수없게."

 

 뭐라고? 뜻밖의 소리가 들렸다. BJ 꿈나물을 둘러싼 우리 선수들을 잘 보니 서로 아는 듯 보였다. 단순히 같은 학교여서 그런 게 아니었다.

 

 "이거."

 전석원이 다가와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한다. 업데이트 된 자료를 확인한다.

 

 "김...진...유...?"

 BJ 꿈나물의 얼굴에 김진유란 이름이 붙어 있다.

 

 "S랭크?!"

 김진유는 1학년을 마치고 탈퇴한 상태라 아예 정보가 없었다.

 

 "S를 후하게 주시네요."

 "아닙니다. 제가 내린 랭크에선 아트 풋볼에 S랭커는 셋입니다. 호난도와 김진유 그리고 기인혜."

 

 "축구부에 온 걸 환영한다!"

 두 팔을 벌려 김진유를 반겼다.

 

 "무슨 말을 하는 거에요. 관둔 곳 다신 안 들어가요. 이기지도 못하는 삼류 축구부에 왜 들어가요.

 내가 재입단을 권유하자 BJ 꿈나물, 김진유가 정색한다.

 

 "이 패배자들!"

 김진유가 쐐기를 박듯 한 마디 더 쏜다.

 

 "선배 브로 커먼. 유다이."

 

 마추픽추 박 만득이가 BJ 꿈나물, 김진유에게 다가간다.

 

 말리는 건지 합체를 하는 건지 전강태가 어부바를 하고 달라붙는데도 만득이가 거침없이 진격한다. 명장면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한 명 더 붙어라!

 >>만 원 후원 감사합니다.

 

 "만득이는 수비가 더이득, 개이득"

 이때 전력 분석원, 전석원이 다가와 속삭인다.

 

 김진유가 으깨지든 말든 어차피 축구부도 아니고 상관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말투가 은근히 골 때린다.

 

 "너는 덩치만 커서 드리블이란 게 없지?"

 진격하는 박만득이 김진유의 말에 막힌다.

 

 실제로 만득이는 연습 때는 볼 트래핑을 하고 등을 져서 볼을 안 뺏겼지만 이번 실전에선 드리블을 전혀 시도하지 못했다. 내상을 입었는지 가만히 있는다.

 

 "드리블은 말이야."

 김진유가 한술 더 떠서 아예 그라운드로 들어가 공을 잡는다.

 

 -꿈나물 입만 털어라

 -실제 공은 둥글단다. 밟고 뇌진탕 걸리는 수가 있어.

 -ㅋㅋㅋ

 

 당연히 현재 상황도 모두 중계가 되어 축구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고 입만 터는 줄 알기에 채팅창이 불탄다.

 

 하지만 김 진유가 가볍게 시도하는 볼 트래핑이 제법이다. 엇? 몸이 풀렸는지 고급 볼트래핑 기술을 선보이는데 어느새 구경모드가 되어 지켜보게 된다.

 

 뒤늦게 가는 조기 축구 아저씨들도 멈춰서 지켜볼 정도. 공준호가 따라붙는 건 당연하다.

 

 김 진유가 볼 트래핑에 이어 가볍게 드리블을 하며 둥글게 모여 패스 연습을 하는 곳으로 들어간다. 선수는 드리블 한번, 슈팅 한번으로도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정말 김진유의 유연한 움직임을 보면서 갑자기 기대가 들었다.

 

 "무한 좌절의 공간에 온 걸 환영한다."

 

 김진유가 거만한 미소로 멘트를 날린다. 당연히 함께 따라간 공준호의 카메라를 보고 하는 거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말하는 거라고 잘 알아듣는다.

 

 기다렸다는 듯 박만득이가 원안으로 들어가 트래핑 중인 김진유의 공을 빼앗으려고 한다. 그런데 빼앗기는커녕 무릎을 꺾일 듯 김진유의 드리블 기술에 완전히 방향을 잃는다.

 

 "농구에 엉클브레이커가 있다면 축구엔 니 브레이커."

 

 -이야 꽤 하네ㅋㅋㅋ

 -니 브레이커

 

 이번에는 김 진유가 현란하게 드리블을 치며 경기장 중앙으로 나간다. 갑자기 공을 만졌을 텐데 현란하고 부드럽다.

 

 "막아봐라 이 패배자들아!"

 

 수비수들에게 거침없이 도발을 시작한다.

 

 저게 감히...수비수들이 독한 눈빛을 띄며 나를 바라본다. 내가 고개를 한번 끄덕이자 마치 싸움하러 가듯 우리 수비수들이 김진유에게 돌진한다.

 

 -대박! 입만 터는 게 아니었네!

 >>2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그동안 무시해서 사과한다.

 >>5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나도 눈이 번쩍 뜨였다. 옆에 전석원이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진짜...제대로 축구를 배웠는데? 아니, 저건 배운 걸 넘어 끝내주게 잘하잖아!

 

 판다인 서부열 박가후 차동철 우리 팀 주전 포백을 차례차례 간단하게 제쳐버린다. 배동언이 태클을 시도하지만 간단히 옆으로 피한다.

 

 오늘 단 한번도 대인 돌파를 허용하지 않은 판다인이 오기가 치미는지 거듭 덤비지만 족족 돌파를 허용한다.

 

 눈치 없이 김가을이 따라 덤볐다가 사포 기술을 허용한다. 후원이 폭발한다.

 

 "이자식이!"

 굴욕을 당한 김가을이 김진유의 멱살을 잡지만 판다인이 거칠게 김진유의 멱살을 잡은 김가을의 손을 뿌리치며,

 

 "이 안에선 축구만 허용된다."

 공준호의 카메라를 옆으로 둔 후 한 마디 내뱉는다. 관종끼가 다분하다. 경기 중엔 어떻게 저걸 억누르는지 모르겠다.

 

 BJ 꿈나물, 김진유는 정말로 입만 터는 게 아니었다. 마치 호나우징요를 연상시키듯 리듬을 타며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간단히 제쳐나간다.

 

 -우와아아아 빼앗아!

 내가 고개를 한번 더 끄덕이자 모든 축구부원이 덤볐고 아무도 김진유의 볼을 빼앗지 못했다.

 

 방과 후 투톱은 만화처럼 좌우에서 나란히 태클을 시도하다가 서로 부딪히며 뒹굴거렸다.

 

 어떤 상황인지 잘못 봤는데 권도한은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부임 첫 경기 때처럼 다리를 찢은 채 되돌아오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김진유는 차례차례 신들린 드리블로 덤비는 상대를 제친 후 골대 바로 앞, 골라인에 정확히 공을 세우고 도발하듯 골반을 튕기다가 골대를 등지고 섰다.

 

 그리고 두 다리를 허리까지 벌린 채 그대로 허리를 숙여 이마로 골을 넣었다.

 

 -엄청 유연하다.

 -무척 굴욕적이겠다!

 >>7만원 후원 감사합니다.

 

 방송을 아는 녀석이었다.

 

 이어 코너킥 깃발이 있는 곳까지 가서 골반을 튕기며 삼바춤을 추는데 축구부원들은 무척 분하지만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이었다.

 

 "얌마 그렇다고 함부로 비하하고 그러면 안 돼."

 그래도 불러 주의를 줬다.

 

 "예."

 김진유가 픽 웃으며 대답한다. 확 귀싸대기를...

 

 "때리지 마세요!"

 뭐 임마, 학생 안 때려 못 때려 왜 때려.

 

 "어쨌든 입단을 축하한다. 고기 먹으러 가자."

 "안 한다고요!"

 

 "11번 줄게."

 "11번 싫어요."

 

 김진유는 정색하면서도 고깃집까지 따라간다. 분명 노래방도 함께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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