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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덫
작가 : 마살
작품등록일 : 20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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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조여오는 숨통 3.
작성일 : 20-09-18     조회 : 355     추천 : 0     분량 : 6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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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억 없는 방랑자는 철저히 지워진 삶을 산다. -

 

  이 필상이 모자를 눌러쓰고 버스종점 차고지에 나타났다. 그는 자연스럽게 행동한다고는 했지만 건장한 체격이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이런 시선을 느끼면서도 사람을 수소문했다.

  버스회사 사무실로 들어갔다. 일을 보고 있던 여직원이 살짝 쳐다보며 성의 없이 말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이 필상이 버스 사무실내부를 눈으로 훑었다. 기사들 사진과 버스 대차 대진표를 스캔하며 말했다.

 “친구 아버지가 이곳에서 버스기사로 일하신다고 해서 찾아뵈려고 왔습니다.”

 여직원이 바쁜 손놀림을 하면서 필상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물기 없이 다시 물었다.

 “어느 기사님이신데요?”

 이 필상은 속으로 여직원이 자신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것에 안도했다.

 “윤 창수 기사님이세요.”

 여 직원이 손놀림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살짝 쳐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침 캔 커피를 들고 들어오는 과장에게 물었다.

 “과장님, 우리 기사님 중에 윤 창수라는 분이 있어요?”

 과장이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이 필상을 살짝 본 후 자리에 와 앉으며 말했다.

 “윤 창수? 처음 듣는 이름인데? 왜? 무슨 일인데?”

 여직원의 책상 위에 있는 전화가 울렸다. 바쁜 손으로 전화 들어올리며 빠르게 말했다.

 “윤 창수 기사님을 찾네요.”

 과장이 필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윤 창수라는 기사는 없어요. 뭘 잘못 알고 오셨나 봐요.”

  필상은 과장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고 실례했다는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왔다. 과장이 이상한 눈을 하고 이 필상이 나가는 뒷모습을 쳐다봤다.

 

  마침 나가는 버스에 올라타고 뒷좌석에 앉았다. 한 정거장 갔을 때 남자 둘, 여자 한 명이 탔다.

 이 필상은 생각에 잠겨 바깥을 쳐다볼 뿐 신경 쓰지 않았다.

 남 자 두 명이 자리가 많은데도 이 필상 양 옆에 앉고 여자는 기사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이 필상은 양 옆에서 날카로운 금속 느낌을 받았다.

  오른쪽에 있는 남자가 나직이 말했다.

 “가만히 있어! 옆구리 빵구나기 싫으면. 윤 창수는 왜 찾아다니는 거야?”

  이 필상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분명 따돌렸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않는 곳에서 추격자에게 붙들렸다는 것에 자괴감이 들었다.

 칼만 아니면 맞붙어 싸우고 싶었지만 마음을 접었다. 애써 태연한 척하며 말했다.

 “민 사익이 사라진 것을 본 목격자니까.”

 왼쪽에 있는 남자가 운전기사를 경계하며 탁한 목소리로 말했다.

 “멍청한 짓 그만 둬!”

 

  다음 정류장에 나이든 노인 한명과 학생 두 명이 탔다. 이 필상은 일부러 잔뜩 웅크린 몸을 뒤로 젖혔다.

  왼쪽에 있는 남자의 날카로운 금속이 더 깊이 압박했다.

  “괜히 들쑤시고 다니지 말고 우리가 시키는 대로 해. 너 하나 때문에 애꿎은 사람들까지 다치게 하지 말고.”

  오른쪽에 있는 남자가 사람들을 경계하고 바깥 차량 움직임을 살폈다. 필상은 어떻게 벗어날지를 궁리했다. 소리를 칠지 아니면 왼쪽 남자를 팔로 강하게 가격하고 오른쪽남자의 칼을 빼앗을지 생각했다.

 왼쪽에 있는 남자가 벨을 누르며 경고했다.

 “허튼 짓 하지 마. 소리치거나 도망치려 한다면 숨통을 끊어버릴 거야! 너 하나 때문에 여기 있는 사람들도 다 죽는다는 것 잊지마.”

 

  버스가 정류장에 다다르자 일어나 뒷문으로 걸어갔다. 필상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고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은 버스에서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음을 다져 먹었다.

  정류장에 도착하고 뒷문이 열리자 여자가 먼저 내렸다. 그 다음 왼쪽 편에 있던 남자가 내리고 이 필상이, 그 다음에는 오른쪽에 있던 남자가 내렸다.

  필상이 힘주어 뿌리치려 할 때 먼저 내린 여자가 정류장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엄마와 아이 뒤에서 칼을 보였다.

  필상의 눈이 흔들렸다. 엄마와 아이는 뒤이어서 오는 버스를 보고 움직였다.

 여자가 빠르게 칼을 집어넣으며 필상에게 다가오며 자동차 키와 스마트 폰을 주었다. 필상이 가만히 있자 오른쪽에 잇던 남자가 강제로 손에 쥐어줬다.

 

  필상이 고개를 숙이고 차도에 뛰어들어 죽어버릴까 생각을 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여자가 필상의 표정을 살피며 살벌한 미소를 지었다.

 “헛생각 말고 시키는 대로 해요.”

 여자가 흰색 승용차를 가리켰다.

  “저 차를 타고 가세요. 이후의 지시는 스마트 폰을 통해 할 겁니다. 더 이상의 일탈은 봐주지 않을 겁니다.”

  아주머니 두 명이 이야기를 하며 오는 것을 보고 여자가 앞장서서 걷자 남자 두 명이 필상 양 옆에 서서 걸었다.

  필상이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여자가 다가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생사여탈 권을 우리가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요.”

 여자가 강하게 문을 닫았다.

  이 필상이 차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백미러로 승용차에 따라붙는 것이 보였다.

 

  사익이 삼성동 미라즈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자 문자가 날아들었다.

  “미라즈 오피스텔 404호 비밀번호, 1224317.”

  운전석에 앉아 잠시 혼란스런 마음을 추스르고 짐을 챙겼다. 차 밖으로 나올 때 뒤쪽에서 빠른 차가 돌진했다. 사익과 층돌 직전에 멈췄다. 사익이 꽁꽁 얼어붙은 채 사지를 떨었다.

  와룡공원으로 데려다 준 젊은 남자가 조수석에서 나와 아무 말 없이 사익의 손에 있는 차 열쇠를 낚아채고 차를 가지고 가버렸다.

 

  사익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맥 빠진 얼굴을 하고 4층에서 내려 복도를 걸었다. 옆으로 짙은 향수냄새를 풍기며 여자가 지나갔다. 오토바이 굉음소리가 오피스텔 건물전체를 흔들었다.

  헬멧을 쓴 남자가 빠르게 내려 오피스텔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

 관리인이 제지할 새도 없이 비상계단을 이용해 단숨에 4층으로 올라왔다.

  헬멧을 쓴 남자는 404호 앞에 멈춰선 후 403호와 405호 문에 귀를 차례대로 대고 인기척을 살폈다. 이미 404호안에 들어와 있던 사익은 탁한 공기 때문에 창문을 열기 위해 움직였다.

 뒤에서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신발을 들고 불을 끈 후 화장실 안으로 몸을 숨겼다.

  누군가 안으로 들어와 창문을 열고 TV를 켜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여자 앵커의 목소리가 들렸다.

  “뉴스 속보입니다. 이 필상이 활보하고 다니는 모습이 여러 지역의 CC TV 동영상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되도록 외출을 자제해주시고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신고 부탁드립니다.”

  사익에게 스마트 폰 문자가 날아들었다. TV 소리가 줄어들고 화장실 쪽으로 나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사익은 양쪽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제야 화장실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지만 늦었다.

  화장실 문손잡이를 움직이자 문을 박차고 나갔다. 30대 초반의 여자가 뒤로 넘어지는 것을 보고 멈춰 섰다.

 사익이 경계하며 말했다.

  “누구세요?”

  여자가 놀란 눈으로 보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러는 그 쪽은 누구세요?”

  사익이 뒤로 물러서자 몸을 일으켰다.

  “혹시 민 사익 씨 세요?”

  사익이 경계하며 멈칫했다. 처음 보는 여자가 자신의 이름을 안다는 것에 놀랐다. 여자를 자세히 살폈다. 보기에 특별한 것이 없어 보였지만 경계하며 물었다.

  “날 어떻게 아는 거죠? 혹시 날 여기에 오도록 전화한 분인가요?”

  여자가 놀란 눈을 하고 사익을 쳐다봤다. 여자는 사익의 떨리는 입술과 상기된 얼굴을 보고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가 고개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번개 알바 하러 왔어요. 물건 배달 심부름과 청소 하면 된다고 해서...”

 

  사익의 눈이 커졌다. 앞에 있는 여자가 헛소리를 하고 있거나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전화속 목소리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뭔가 찜찜했다.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번개알바라고 했어요?”

 사익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남자와 집 안에 단 둘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겁먹기에 충분했다. 이런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즉시 대답했다.

  “20만원 준다고 해서....”

 사익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알바가 20만원이나 줘요?”

  눈앞에 있는 여자가 궁금해졌다. 어쩌면 자신을 감시하러 온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일부러 따지듯 물었다.

  “누가 번개 알바를 의뢰했는데요?”

  “친구가 연결시켜줬어요.”

  “이 밤에요?”

  “네, 그래서 알바 페이가 세요.”

  여자가 사익 옆을 지나 현관문 쪽으로 옆걸음질을 했다. 사익의 의심스러워 하는 눈빛이 그녀로 하여금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들게 했다.

  “...아무래도 잘못 온 것 같네요.”

 사익은 그녀의 이런 행동을 보고 체념한 듯 말을 내뱉었다.

  “됐으니까 나가세요.”

 

  여자는 사익의 예상외의 반응을 보고 옆걸음질을 멈추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주저하다가 말했다.

  “저기…….정말 죄송한데요. 의뢰하신 분이 물건을 가져다 놓고 청소를 다했는지를 사진을 찍어 전송해달라고 해서요. 이렇게 된 거 빨리 청소하고 나가면 안 될까요?”

 사익의 눈이 번쩍 떠졌다.

  “그럼 전화번호가 있겠네요. 그 번호 좀 알려주세요.”

  여자는 사익의 의외의 반응에 흠칫 놀랐다. 얼떨결에 스마트 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사익은 전화번호가 다른 것을 보고 실망했다. 아무 말 없이 거실 소파에 주저앉았다. 여자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괴로워했다.

 여자가 나갈까 말까 갈등하다가 눈치 보며 말했다.

  “…….빨리 청소하면 안 될까요? 요즘 생활이 많이 쪼들려서 번개 알바라도 해야 돼요.”

  사익이 벌떡 일어나 작은 가방에서 5만 원권 여섯 장을 꺼내 냈다. 그녀와 한 공간에 있다는게 짜증이 났다. 누구는 원치 않는 곳에 와있는데 누구는 알바 하겠다고 와 있다는게 코미디같이 느껴졌다.

 사익은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지 않고 돈을 손에 쥐고 내밀며 말했다.

  “이거 받고 가세요.”

 

  여자가 내키지는 않았지만 생활고에 시다릴는 처지라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닌지라 잠시 주저하다 돈을 받고 현관문으로 걸어갔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여자가 화들짝 놀란 채 뒤돌았다.

 사익이 경계하며 물었다.

  “그쪽 말고 누구오기로 했어요?”

 여자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사익은 초인종을 계속 누르고 문을 두드리자 바짝 긴장했다. 인터폰 화면이 고장 나 있어서 누군지 알 수도 없었다.

  사익이 하는 수 없이 문을 열기위해 움직였다. 여자가 어느 틈에 문을 열었다. 그 사이 남자가 밀고 들어 왔다.

  자장면과 탕수육을 방바닥에 내려놓으며 짜증을 냈다.

  “안에 있으면서 가만히 있는 겁니까? 자장면 두 개와 탕수육 시키셨죠?”

  배달원이 나가려하자 사익이 잡아 세웠다.

  “이거 시킨 적 없어요.”

  배달원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껄렁하게 대답했다.

 “그딴 건 모르겠고 젊은 여자가 선 결제 하고 전화로 이곳으로 자장면 두 개와 탕수육 배달시켜서 왔어요. 다 먹은 그릇은 문밖에 놔둬요.”

  배달원이 문을 닫고 나가자 사익이 헛웃음을 짓고 여자는 현관문을 쳐다봤다.

 사익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눈앞에 있는 여자도 여자지만 배달원이 온 것이 마음에 걸렸다. 특히 배달원이 음직을 놓을 때 집안 내부를 빠르게 살피는 게 마음에 걸렸다.

 뒤돌아 가방을 들고 말했다.

  “빨리 나가세요. 나도 나가야겠어요.”

 

  동시에 두 사람에게 스마트 폰이 울렸다. 각자 문자를 확인한 후 서로를 쳐다봤다.

  사익이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창문 쪽으로 걸어가 아래를 내려다봤다. 조금 전에 왔던 배달원이 어느 새 아래로 내려가 오토바이를 올라탄 후 위를 올려다보고 휙 가버렸다.

  여자가 자장면 두 그릇과 탕수육을 식탁에 놓으며 말했다.

  “나한테 왜 이래요? 무슨 장난을 치는 거죠? 오피스텔 밖으로 나오면 죽인다는 게 무슨 말이죠?”

 사익이 뒤돌며 쳐다봤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사익이 성큼 성큼 다가가 손을 내밀어 스마트 폰을 보여줬다. 여자가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나며 주저앉은 앉았다.

  “민 사익, 김 랑희를 밖으로 내보내면 그 여자 뿐아니라 너도 죽인다!”

  랑희가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랑희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떨리는 몸을 억지로 일으키고 현관문으로 가서 등을 기대고 주저앉았다. 이를 본 사익이 뒤로 물러나 방바닥에 앉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어요.”

 

  랑희가 갑자기 일어나 신발을 두 손에 쥐고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사익은 그녀가 떠난 현관문을 멍하니 쳐다봤다. 얼마 되지 않아 급히 도어락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났다.

  잔뜩 긴장한 사익이 경계의 눈빛을 보이며 일어섰다.

 낙희가 눈물과 땀범벅이 된 채 다시 뛰어 들어왔다. 사익이 놀란 표정 지으며 물었다.

  “왜 그래요?”

  진정하지 못하는 랑희에게 냉장고에서 생수한 병을 따서 건넸다. 랑희는 떨리는 손을 주체 못하고 생수 병을 입에 대다가 떨어뜨렸다. 생수병에서 물이 콸콸 흘렀다.

  랑희가 다급히 어딘 론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112 버튼을 누르려고 할 때 다시 문자가 왔다.

  “경찰에 신고하면 네 동생은 죽는다.”

  다시 복학을 앞둔 남동생의 사진이 날아들었다. 화들짝 놀란 랑희의 눈물샘이 터졌다.

  사익이 진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얼굴이 백지장처럼 하얘요.”

  랑희는 벌벌 떨며 아무대답도 하지 못했다. 마침 TV 뉴스에서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인 정 봉삼 의원의 광폭 행보를 떠들어댔다.

 랑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저기요?”

 사익은 랑희의 힘들어 하는 모습이 자신을 보는 것 같아 마음에 좋지 않았다. 자신이라도 그녀를 힘들게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랑희가 사익이 눈을 피하고 겨우 입을 열었다.

  “좀 전에 왔던 배달원 있잖아요. 그 사람이 목에 칼을 겨누고 허락 없이 나오면 나와 내 동생을 죽이겠다고 했어요...”

  사익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창문으로 뛰어가 아래를 내려다 봤다. 정말 좀 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간 줄 알았던 배달원이 위를 쳐다보고 칼을 들어보였다.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골목으로 사라졌다.

  뒤에서 현관문 보조 잠금 장치가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사익이 뒤돌아 현관문에 등을 대고 넋 나간 사람처럼 주저앉고 양 무릎 사이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랑희를 봤다.

  사익이 잠시 주저하다 조용히 말했다.

  “김 랑희 씨 바닥이 차가우니까 안으로 들어오세요.”

  랑희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사익이 보기에 랑희가 현관문이 위험하면서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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