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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통일 후 한반도사람들 일기 (근미래 실화임)
작가 : 미스테리
작품등록일 : 202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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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황해북도 사리원의 한 당서기 이야기
작성일 : 20-09-18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2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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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이 불시에 이루어졌을 때, 우린 그저 좋아했었다. 이제부턴 우리도 일본에 이은 아시아 2번째 선진국인 남조선의 인민이 되어 매일 흰쌀밥에 고깃국 먹고, 사치를 즐기면서 살 수 있게 되었다고...!

 

 그러나, 그건 우리들의 너무나 순진하고도 어리석은 착각에 불과했다.

 

 

 통일이 되자마자, 남조선 정부측에선 휴전선은 전혀 개방하지 않고 우리 북조선 인민들은 동요하지 말고 그대로 고향에 눌러살면서 그 전처럼 생업에 전념하라는 엄명을 내렸다.

 

 결국, 김씨 왕조 시대와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긴 마친가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잖아도 한참 부족한 북조선 노동력이 남쪽으로 도망가면 국가경영에 심각한 지장이 오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더구나, 민도가 낮고 고난의 행군 거치면서 손버릇 나빠지고 나쁜 짓에만 소질이 늘어난 북조선 사람들이 남한에 내려와 사회질서를 심각히 손상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라나?

 

 

 결국, 우리는 통일했다고 별다른 혜택은 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단지, 남측에서 올라온 엄청난 쌀과 옷, 그리고 각종 희귀한 제품 등으로 그전보다 생활은 크게 풍요해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나는 통일 전 어느 시골마을의 당서기인 허낙성이란 남성으로서, 다행히 극히 드물게 통일 후에도 계속 공무원직을 수행할 수 있던 극히 희귀한 한 남자다.

 

 물론 여기엔 이전에 내가 전혀 부정축재나 가혹행위를 못해 전범재판에 기소되질 않았고, 제대로 배운 엘리트로서 통일한국의 공무원 편입 시험에 합격할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더구나, 나는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이어서 그렇잖아도 요즘 통일 후에 혼란이 크게 일어나는 북조선 지역에서 국가적으로 엄청 필요한 점도 참작되어 나는 북조선 공무원 중에서는 드물게 인민들로부터 린치도, 통일정부로서의 전범재판도 피할 수 있었다.

 

 

 

 통일 후 2년여...! 지금 나는 과연 행복할까?

 

 

 노우 정도가 아니라 네버라고 단호히 밝힌다.

 

 내가 당간부였다가 그걸 잃어버려서? 아니다. 이미 밝혔듯, 난 당간부와 필적할 정도의 공직은 지금 통일세계에서도 계속 유지하는 몇 안되는 사람이다.

 

 

 불행한 이유, 나뿐 아니라 거의 모든 북조선인들이 지금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

 

 

 그것은 바로 "상대적 빈곤감" 때문이다.

 

 

 여기 북조선에 올라온 남조선 사람들은 모조리 우리를 멸시하고 멀리한다.

 

 그리고 툭하면, "저 북한 놈들 때문에 우리가 불행해졌다. 나도 저 놈들 때문에 강제징용당해 이런 춥고 미개한 데 끌려오게 되었다" 라는 소릴 막 상습적으로 하면서 우리를 마구 헐뜯는게 버릇처럼 되어 있다.

 

  (이 글을 쓴 필자는, 지금 통일 때문에 남한사람들이 얼마나 큰 인생적 손해를 보았는지 몰라서 이런 글을 썼을 것이다. 북한지역에 하도 인력이 부족해 정부가 강제동원이 필요해져, 자기 고향을 버리고 북한처럼 춥고 엉망인 데 강제로 끌려오게 된 남한인들의 심정을 이 사람들이 과연 이해가 갈까?)

 

 

 우리 북조선인들은 마트와 은행도 허가를 받기 전엔 쓰지 못한다.

 

 우리 북조선인들은 모든 사회적 특헤에 후순위로 밀린다.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여기 이주온 남조선인들이 먼저 입학하고 자투리만 우리 자식들 순위로 온다. 학교에서도 남북한인은 분리되어 반이 편성된다.

 

 우리 북조선인은 최근 들어 모조리 '이주제한구역'이란 철조망이 둘러쳐진 게토에 들어가서 살아야 한다. 작업할 때만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우리 북조선인들은 아무도 '사회적 보직(사무직 경영직 등)'엔 절대로 들어가지 못한다. 여기 북조선에 이주온 공무원이나 기업체 소장(고위직)들도 모조리 이주온 남조선인들로만 충당된다. 우리들은 그저 단순로무직밖엔 할 직업이 없다.

 

 우리 북조선인들은 특별허가를 받기 전엔, 어떤 경우로도 남조선 지역에 나가서 살 수가 없다. 남조선인들과 결혼해도 본인은 물론 그 결혼한 남조선출신도 여기 북조선지역서 살아야 한단다.

 

 

 물론 이것은 남조선 당국 나름대로도 자체 원인의 명분은 있다!~

 

 

 1. 하도 손버릇 나쁜 북조선인들이 마트 은행에 자꾸 들락거리면 심각한 범죄피해가 난다.

 

 2. 하도 원래부터 공부를 못하고 기본학력이 엉망인 북한인들을 수준이 높은 남한학생들하고 혼합 편성하면 학업에 지장을 주고, 특히 사회적 공감대가 다른 사람들을 막 섞어놓으면 남한학생들 건전한 정서교육에 큰 피해를 준다.

 

 3. 민도가 낮은 북한인들에게 무제한 거주이전 자유를 주면, 반군화될 염려도 있고 범죄자가 되기 쉬워 한데 가둬두고 통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

 

 4. 여기 북조선 땅에 온 남한인들은 대개 강제징용자들이다. 잘 사는 제 고향에서 여기 미개하고 힘든 데 끌려온 것도 억울한데, 보직도 안 준다면 그들은 폭동을 낼지도 모른다. 억울한 강제징용자들에게 당연히 그 정도 대접은 해줘야 할 건 아닌가? 그리고 그럼 피정복자 주제에 정복자 국가의 공무원을 하겠단 건가? 사회적 보직을 맡겠단 건가? 까놓고 말해, 하극상을 꿈꾸지 말고 주제파악을 해야지.

 

 5. 북한인들이 자유롭게 남한에 내려가 살게 해주면? 가뜩이나 손버릇 나쁜 그들은 십중팔구 남한에 내려가 강도나 마약밀수범 등 범죄를 저질러 남한을 엉망진창으로 만들 게 뻔하다. 더구나, 지금 2천만밖에 안되어 가뜩이나 부족한 북한노동력 때문에 남한인들까지 강제로 불러와야 하는 판에(위의 강제징용도 그래서 생긴 거지만?) 결혼했다고 다른 일 있다고 막 남한에 가게 해주면? 그렇잖아도 부족한 북한 노동력이 더 부족해서 국가사업에 심각한 장애가 올 게 아닌가???

 

 

 이런 핑계였다. 하긴 낱낱이 보면, 그들 입장에선 나름대로 이해도 가는 이유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인 우리 북조선사람들 입장에선 그래도 영 마뜩치가 않다!!~

 

 생각같아서는, 지금 당장 통일이고 뭐고 다 취소하고, 김씨 독재일가만 없다면 대한민국 정부에서 독립해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싶은 심정이다!! 바로 우리 북조선 사람들만으로 구성된 새로운 나라 정부를!~

 

 

 이런 공공연한 차별적 사회가 과연 우리 북조선인들이 바라는 일이었던가?

 

 

 과연 북남통일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을까? 하고 나는 요즘 많은 회의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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