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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밭아이들(작가 개인사정으로 잠시 연재 쉽니다)
작가 : 코리아구삼공일
작품등록일 : 20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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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돌이
작성일 : 20-09-19     조회 : 73     추천 : 2     분량 :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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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돌이>

 

 드디어 말로만 듣던 순돌이가 이사를 왔다. 순돌이엄마, 아빠는 서울에서 돈을 벌고 순돌이만 할머니집에 살러왔다. 말로는 부모님의 가게가 너무 잘되어서 돌봐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밤에 자려고 누웠을 때 아부지가 엄마에게 말했다.

 “순돌이아빠가 사업이 망했는지 온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졌다카네.”

 어쨌든 산밑 동네에 살아서 친구도 거의 없는 내 입장에서는 누군가 이사를 온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순돌이는 얼굴이 하얗고, 두 눈이 쌍꺼풀이 선명하고 속눈썹이 무척 긴 아주 예쁘게 생긴 남자아이였다. 성격도 순하고 착했다. 순돌이는 우리동네 국민학교 일학년이다. 순돌이와 나만 놀면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우리오빠 오만상이다. 항상 순돌이와 나를 보고 말한다.

 “야! 너희둘이 여기서 순돌이네 집까지 달리기해서 누가 이기는지 한번 보자.”

 괜히 순돌이와 나를 경쟁시켰다. 하지만 정작 달리기를 하면 우리 둘다 지고 싶지않아서 죽도록 뛰었다.

 “야, 뛰어라. 순돌이 니 그것밖에 못하나?”

 순돌이는 약간 통통해서 그다지 빠르지 못했다. 내가 따라잡자 순돌이는 나름 죽어라 뛰었다. 우리는 비슷하게 오빠 오만상이 그어놓은 결승선에 들어왔다.

 순돌이는 자기보다 어린 나와 달리기실력이 비슷한 것이 자존심이 상한지 집으로 가버렸다.

 난 너무 열심히 뛴 것을 후회했다. 이게 다 오빠 때문이다. 왜 우리에게 자꾸 경쟁을 시키는지 모른다. 그래놓고 나에게 하는 말이 가관이다.

 “이 등신아! 그 돼지같은 놈도 못 이겨?”

 참 웃긴다. 순돌이는 나보다 나이가 많다. 오만상은 항상 이따위짓으로 사람들을 이간질시킨다. 오만상은 나중에 위선자가 자라면 위선자를 부추겨서 나에게 대들게 했다. 엄마는 모른다. 오만상이 얼마나 야비한지를. 하지만 우리엄마와 모든 친척은 오만상이 잘생기고 착하고 똑똑한줄 안다. 이중인격자.

 

 순돌이가 화가 나서 집으로 가버리고 나니 나만 아쉬웠다.

 ‘다시는 순돌이랑 달리기할 때 너무 세게 뛰지 말아야지.’

 나는 순돌이에게 약간 미안했다.

 겨울이 되자 순돌이와 나는 우리오빠가 톱을 들고 강가의 얼음을 잘라서 얼음배를 만들거나 대나무를 잘라와서 연을 만들자고하면 군말없이 옆에서 도왔다. 우리동네는 아이들이 몇 명 없어서 싫고 좋고가 없다. 모두들 사무치게 외로웠기 때문이다.

 

 나는 순돌이와 구원자와 자주 놀았다. 하지만 순돌이는 학교에 가기 때문에 점심때가 지나서야 집에 왔다. 구원자도 교회에 자주 갔다. 나도 어딘가 다니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나도 반드시 학교에 다니겠다고 결심했다.

 “엄마, 나도 학교갈란다.”

 엄마는 약간 코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학교란기 갈 때가 되야되지 니 맘대로 가는게 아이다. 기다려봐라.”

 하지만 나는 올 겨울이 지나면 학교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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