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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버릭(maverick).
작가 : 박재영
작품등록일 : 2016.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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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청부를 맡다1.
작성일 : 16-04-02     조회 : 633     추천 : 0     분량 : 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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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화.

 청부를 맡다1.

 

 

 술과 바둑을 즐기며 도민우에게 바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청의노인이 떠난 건 닷새가 지난 뒤였다.

 그동안의 방값은 물론 술값과 식사비용까지 모조리 도민우가 부담했지만 그로서는 아깝다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그 돈이 모두 장천상의 돈이라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곶감 빼먹듯 빼 쓰기만 했는데 양심상 조금이라도 채워 넣어야 하는 거 아닐까? 헌데 뭘 해서 돈을 벌지?”

 청부를 맡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일단 용병이 되어 싸움터에 나서면 살기 위해서라도 적을 죽여야 한다.

 지금의 도민우는 돈 때문에 아무 원한도 없는, 모르는 사람을 죽일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도민우가 마당에 놓여있는 평상에 앉아 한가로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한 금포노인이 마당으로 들어와 곧바로 도민우를 향해 걸어왔다.

 처음 보는 노인이었는데 그 기태가 범상치 않았다.

 세월이 기름을 짜내 버린 것 같은 피폐한 피부의 주인, 어깨를 잔뜩 웅크린 듯한 모습이 마치 한줌밖에 안 나갈 듯 애처롭기만 하다.

 하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희미한 노인에게서는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기도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부팔야로구나.’

 장천상은 잘 알고 있겠지만 도민우로서는 처음대하는 동진여이의 주인이었다.

 도민우는 부팔야가 곧바로 다가오자 벌떡 일어나 고개를 꾸벅거렸다.

 “그래. 자넬 만나려고 왔네.”

 “제게 청부를 맡길 일이 생겼나 보군요.”

 도민우는 마치 옆집 할아버지 대하듯 편하게 대꾸하며 다시 평상 한쪽에 엉덩이를 걸쳤다.

 그의 허물없는 태도에 부팔야의 눈 깊은 곳에 이채가 스쳐갔다. 의외라는 눈빛이었다.

 “자네가 맡아 주었으면 하는 청부가 있네.”

 지난 몇 개월 동안 도민우은 장천상이면 맡았을 청부들을 모두 거절해오던 중이었다. 실전감각을 익히기 위해 용병이 되어 싸운다는 건 어떻게 보면 미련한 짓 같았고 도민우로서는 자신도 없었다.

 “일에 비해 대가가 꽤 괜찮네.”

 “일은 쉬운데 대가가 괜찮다니··· 그거 참 이상하군요. 무슨 함정이 숨어 있는 거 아닙니까?”

 도민우가 직설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불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였지만 부팔야는 부드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혹시 이면에 무언가가 감춰져 있는 아닌 가 의심이 되어 나름대로 알아봤네. 헌데 그런 건 아니더군.”

 “무슨 일인데요?”

 “흑도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 정확히 말하면 하북의 무주에서 한 사람을 데려 오는 일이네.”

 ‘하북 무주? 가장 가까운 위기주읍이 있다는 곳이다.’

 무주는 하북성 남부에 위치해 있는 도시로 구명은 순덕(順德)이라 했다. 석가장과 한단의 중간에 위치하는데 육개월 전 흑도가 장악해 지역이었다.

 북령문이 몸을 일으켜 사파 내에서 입지를 키운 게 지금으로부터 십년 전의 일, 그 후 확장을 계속해 결국 정사대회전을 일으킨 게 오년 전의 일이었다.

 그 오 년 만에 전선(戰線)은 전 무림으로 확대된 상태였다.

 흑백 양쪽의 세력분포는 대륙을 남북으로 양분한 형태가 되고 말았지만 사실 그 경계라는 게 선을 그은 듯 명확한 건 아니었다.

 일단 용병이 되어 싸우는 일이 아니라 도민우로서는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그렇지 않아도 하북 무주의 위기주읍에 가려고 마음먹고 있던 중이었다.

 “한번 해 볼 텐가?”

 “그러지요. 뭐.”

 도민우가 너무 선선히 대답하자 부팔야가 또다시 이채를 머금었다.

 도민우가 청부를 맡겠다고 하자 부팔야가 호패 하나와 작은 두루마리 하나를 내밀었다.

 “일단 자네의 신분을 흑도지역에서도 통행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두었네.”

 ‘뭐야? 내가 이 청부를 받아들이리라 예상하고 이미 준비를 다 해두었다는 건가?’

 도민우는 내심 어이가 없었다.

 “그 호패는 자네가 하북 형대(邢臺)에 자리 잡고 있는 철령방(鐵令幇)의 인물이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네. 정확히는 철령방 방주의 둘째 아들이지. 이름은 형위극(亨位極)이라고 하네.”

 “아니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로 신분을 위장하는 겁니까?”

 “정세가 험악해 흑도든 백도든 자신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적의 끄나풀이 잠입하는 걸 극도로 경계하고 있네. 진짜 신분이 아니면 이내 발각되고 말아.”

 “하지만 만에 하나 철령방의 인물과 마주치거나 그쪽으로 조회를 하게 되면 발각되는 거 아닙니까?”

 “자네가 철령방 방주의 둘째 아들이라는 건 진짜네. 설령 자네가 철령방에 들어가더라도 아무도 그걸 부인하지는 못하네.”

 도민우는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부팔야가 발이 넓고 재주가 많다고 하더니··· 이런 일도 가능하단 말인가?’

 “알고 보면 놀랄 일도 아니야.”

 부팔야가 별 일도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사실 방주의 둘째 아들 형위극은 무공수학을 위해 십년 전에 먼 곳으로 떠났네. 때문에 철령방의 인물들 중에서도 그의 진면목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이지.”

 “하지만 식구들은 알거 아닙니까?”

 “그 문제도 해결해 놓았네. 누군가가 자네의 신분에 대해 조회를 한다고 해도 방주는 자기 아들이라고 증언해줄 걸세.”

 “대단하십니다.”

 도민우는 부팔야의 일처리에 솔직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민우가 호패와 함께 받은 두루마리를 펴들었다.

 두루마리에는 한 여인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린 듯한 눈썹과 갸름한 계란형의 턱선,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는 이목구비가 아름답기 이를 데 없는 여인의 모습이었다.

 ‘예쁘긴 한데··· 그림이 뭐 다 그렇지.’

 도민우는 초상화의 미녀에게 별 감흥이 가지 않았다.

 “그러니까 무주라는 곳에 가서 이 여자를 데리고 오는 게 제가 맡을 임무군요.”

 “대가는 금자 이십 냥일세.”

 도민우가 깜짝 놀라 부팔야를 바라보았다.

 무림에서의 돈 가치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금자 이십 냥은 현실세계에서도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에 그러니까 금 한 돈이 요새 20만원 쯤 한다고 치고 한 냥이면 이백이니까 열 냥이면 이천만원이고 그러니까 스무 냥이면 사천만원 정도? 우와! 이거 대박이구나.’

 도민우의 계산으로 금에 대한 가치는 현실세계나 무림이나 비슷한 것 같았다.

 그렇게 따지니 단지 여자 한명을 데려오는 일치고는 엄청난 대가였다.

 도민우가 무언가 미심쩍어 하는 빛을 머금자 부팔야가 입을 열었다.

 “보통사람에게 금자 스무 냥이면 큰돈이겠지만 사마세가의 사마경(司馬璟) 대공자에게는 그리 큰돈도 아니네.”

 사마세가는 백도의 십대가문 중에서도 그 입지가 세 손 가락 안에 드는 가문이었다.

 도민우는 무림정세에 관해 공부한 것 중에서 무림십대세가에 대해 읽은 것을 떠올리고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청부를 맡긴 사람이 사마세가의 대공자였군요.”

 “그 여자는 사마공자의 정혼녀이네.”

 “하긴··· 사마세가의 사람이 흑도지역에 들어갔다가는 난리가 나겠군요.”

 “당연하지. 사마경이 직접 무주에 들어갔다가는 그를 척살하기 위해 엄청난 인원이 동월될 걸세.”

  “그 여자가 사마경의 정혼녀라는 건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네. 물론 흑도에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고. 그러니 자네가 데리고 나오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거야.”

 “알았습니다. 제가 하죠!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일이라니 저도 힘껏 돕고 싶어졌습니다.”

 부팔야가 정색했다.

 “비교적 쉬운 일인데 대가가 크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는가?”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목숨을 걸 각오로 맡으라는 의미이겠군요.”

 그제야 도민우역시 이 청부가 간단하지 않은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부팔야와 헤어진 뒤 도민우는 다시 저자거리로 가 옷 한 벌과 여행에 필요한 몇 가지 물품을 구입했다.

 옷은 재질이 비단이었지만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어느 정도 명문가의 자제다운 기품을 느끼게 하는 군청색의 경장이었다.

 지금까지 장천우가 입고 있었던 건 회색의 장포였는데 개방의 인물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낡은 상태였다. 게다가 용병 티가 팍팍 나는 옷이라 도민우로서는 일단 철령방의 이공자에 걸 맞는 의복을 갖추지 않을 수 없었다.

 도민우가 다시 동진여이로 돌아와 방에 들어가자 이내 한 사람이 찾아왔다.

 2층 13호실에 기거하는 권이중이라는 중년용병이었다.

 무공수위는 간신히 삼류를 벗어난 정도.

 도민우는 권이중이 남들의 시선을 피하는 듯 은밀히 찾아오자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주에 간다고 했느냐?”

 권이중이 걱정 어린 표정이 되어 질문을 던졌다.

 이어 도민우의 대답도 듣기 전에 혼자 중얼거리듯 말을 이었다.

 “거긴 흑도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이야. 뭐 우리가 하는 일이라는 게 늘 사선(死線)을 걷는 일이긴 하다만 무주로 가는 건 어째 불안하구먼.”

 도민우는 권이중이 자신을 걱정해 주는 모습에 의외라는 기분이 들었다.

 “뭐 기왕에 청부를 수락했으니 이제 와서 물릴 수는 없을 테고··· 아무튼 조심해야 한다.”

 권이중이 품속에서 비단에 싸인 한권의 낡은 책자를 꺼내 도민우에게 내밀었다.

 “철령방의 둘째공자 형위극은 남해검문(南海劍門)으로 검법을 배우러 갔다.”

 권이중은 이미 도민우가 맡은 청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다. 아마 부팔야에게 들은 것 같았다.

 “만약 형위극의 신분으로 검법을 펼쳐야 할 일이 생겼는데 검법을 모른다면 의심을 받을 터··· 가면서라도 그 검법을 익혀 비슷하게나마 형위극 흉내는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책자의 겉에는 천검정록(千劍精錄)이라고 표제가 적혀 있었다.

 천화루에서 읽은 무림정세에 관한 책자에는 무림의 절기들에 대한 기록도 있었다.

 도민우는 내심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천검정록은 이른 바 검의 전설이었던 검왕(劍王)이 남긴 무공비급이었다.

 “천검정록이라면 검왕의···”

 도민우가 어리둥절해져 바라보자 권이중이 씁쓸한 미소를 떠올렸다.

 “우연히 손에 넣을 수 있었다만 난 이미 몸이 굳은데다 자질도 부족해서 익힐 엄두도 못 내던 것이네.”

 “하지만 이게 진짜 천검정록이라면 천금과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비급인데 이걸 왜 내게···?”

 권이중이 고개를 흔들었다.

 “판다고? 그런 소리 말게. 어설프게 이런 걸 팔겠다고 나섰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목숨만 빼앗기고 말아. 그리고 자네가 아니었으면 난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이 정도로는 은혜를 갚았다고 생각하지도 않네.”

 “아···!”

 짐작컨대 아마도 함께 용병으로 나갔다가 장천상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일이 있는 듯했다.

 도민우가 놀라 망연해 하는 순간 권이중이 별거 아니었다는 듯 방을 빠져 나갔다.

 그가 나가자 이번에는 독에 중독된 사람만 치료해 준다는 독의가 방문을 두드렸다.

 방에 들어선 독의가 불쑥 작은 약함 하나를 내밀었다.

 “이 안에는 약왕신단(藥王神丹) 한 개가 들어 있다. 약왕은 평생 여섯 개의 약왕신단만을 만들었는데 범인이라면 무병장수할 수 있고 무림인이라면 단숨에 이십년의 공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하더구나.”

 독의는 그 귀한 영단을 내놓으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였다.

 “공력을 올리는 용도로 써도 좋지만 임무를 수행 중에 부상을 당하게 되면 요상약으로 사용하라고 주는 것이다.”

 도민우로서는 장천상이 독의와 친분관계가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던 상태,

 도민우가 멍청해 하는 순간 독의가 몸을 돌렸다.

 “참! 혈비가 자넬 찾더군. 자네가 수련하던 숲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네.”

 “하 아저씨가요?”

 혈비 하단표가 남들의 시선을 피해 기다리고 있다는 건 그 역시 도민우에게 뭔가를 주려는 게 분명했다.

 ‘장천상, 이 친구··· 싸가지 없고 못돼 처먹은 놈만은 아니었던 모양이구나.’

 도민우는 자신이 지금까지 장천상에 대해 오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또한 동진여이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아무런 유대감도 없다고만 알고 있었는데 그것도 오해였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비록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밑바닥 인생들이기는 했지만 서로에 대한 끈끈한 정은 그야말로 피를 나눈 친형제지간에 못지않았던 것이다.

 도민우의 가슴 저 아래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랐다.

 느닷없이 무림으로 건너와 그야말로 천지간에 오직 그 혼자라는 심정이었는데 알고 보니 진정으로 서로를 위해 주는 동료들이 있었던 것이다.

 

 혈비 하단표를 만난 뒤 도민우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모르는 곳으로 여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쉽사리 잠에 들지 못했다.

 도민우는 하북 무주에 도착하면 일단 그곳의 위기주읍을 먼저 둘러볼 예정이었다.

 가능하면 황실에서 개최하는 자미원전에 참가신청을 해두고 또 동진여이가 위치해 있는 하남성에서 개최하는 지역 바둑대회는 물론 거리상으로 참가할 수 있는 기전에는 모두 참가할 생각이었다.

 무림으로 건너와 표화문의 제자와 바둑을 두기는 했지만 그는 고수라기에는 미흡했다.

 하지만 기전에 참가하다보면 진짜 고수들을 접할 수 있을 테고 현대바둑과 다른 새로운 바둑을 만날 확률이 높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잠에 들지 못하던 도민우는 문득 현실세계에서 앞으로 자신이 참가할 기전들에 대해 떠올렸다.

 먼저 원익배 십단전 결승이 남아있다.

 그리고 큰 기전으로는 천원전이 있는데 우승하게 되면 한중 통합천원전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또한 내년에는 아시안게임이 있었다.

 도민우가 참가하고 있는 대회는 그 밖에도 여러 개가 있었지만 그 첫 목표는 코앞으로 다가온 십단전에서 우승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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