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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의 전속 파티셰가 되었습니다
작가 : 호두과자
작품등록일 : 20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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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_배달부 면접(2)
작성일 : 20-09-21     조회 : 306     추천 : 1     분량 : 6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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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태자의 전속 파티셰가 되었습니다

 

 2화. 배달부 면접(2)

 

 

 다비드와 나는 매장 구석에 있는 삼 인용 소파에 앉았다.

 다비드는 아까부터 다리를 꼰 채 팔짱을 끼고 아니꼬운 눈으로 황태자를 노려보았다.

 황태자는 우리가 앉아 있는 소파 앞에 고고한 자태고 서 있었다.

 면접을 보는 건 우리인데, 우리를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에서 황족의 기세가 느껴졌다.

 다비드는 턱을 매만지며 입을 열었다.

 

 “흐음…. 정말 일을 하고 싶어?”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고 했다.”

 “그렇다고 했다?”

 

 다비드의 이마에 힘줄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긴 다리를 바꿔 꼬았다.

 

 “우리 빵집은 말이야, 삼 년이나 된 유서 깊은 빵집이야.”

 “유서가 깊어지려면 십 년, 아니 이십 년은 되어야 한다.”

 “..세이렌 마을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하고 귀한 빵집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이 없군.”

 

 다비드의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많이 당황한 얼굴이었다.

 반면 평온한 얼굴의 황태자는 한 마디도 져줄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황태자는 지금 누가 제 목숨줄을 쥐고 있는지 파악할 생각도 없었다.

 나는 헛기침을 하며 입을 열었다.

 

 “숙식 제공이라 급여는 없어요. 대신 배달비용을 챙겨가도록 해요.”

 “아직 합격 통보 안 했어!”

 “식사는…. 저자가 하는 것인가?”

 

 황태자는 처음으로 인상을 찌푸리며 턱으로 다비드를 가리켰다.

 기가 찬 다비드가 머리를 쓸어넘겼다. 나는 다비드의 팔을 붙잡고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다비드 씨. 참아요. 저 외모를 보라고요. 빵집이 배달로 미어터진다니까요?”

 “내 외모로도 충분해. 나도 어디 가서 꿇리지 않는다고!”

 “다비드 씨가 배달하러 갈 나이는 아니죠. 명색이 빵집 주인인데, 그런 허드렛일까지 할 수 있겠어요? 다비드 씨는 이 매장을 지키는 사람으로 어울리죠. 어디서 주인이 바깥을 돌아다녀요! 인자하게 미소만 지으면 그만이죠.”

 

 나의 아부에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던 다비드의 기세가 조금 누그러졌다.

 다비드는 턱을 매만지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대신, 조건이 있다.”

 “에이…. 다비드 씨 무슨 조건….”

 “안 돼. 이건 아이린이 부탁해도.”

 

 그는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너. 오늘 배달 예약을 다섯 곳까지 받아오도록 해.”

 “뭐?”

 “주문이 생겨야 채용하지 않겠어? 아무도 배달하지 않는데 채용할 이유가 없지.”

 

 황태자의 표정이 굳어갔다. 누가 그에게 명령하는 모습이 어색하기만 할 것이다.

 그는 금방이라도 돌아서서 나갈 것 같았다.

 안절부절못하는 건 나밖에 없었다. 나는 한숨을 크게 쉬고 눈치를 보다가 벌떡 일어났다.

 

 “그래요. 나랑 같이 가요.”

 “뭐? 아이린은 왜 같이 가?”

 “이 마을을 잘 모를 거 아니에요.”

 “코딱지만 한 마을을 왜 몰라?”

 

 다비드가 내 말을 받아쳤다. 나는 그를 노려보았다.

 그가 다시 주눅이 든 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아니…. 아이린이 가게를 비우면 어떡하냐고…. 나 혼자서 일을 할 수 없지….”

 “그동안 혼자서도 잘했잖아요. 어차피 손님도 없어요.”

 

 다비드는 입을 비죽이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비드는 황태자를 다시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런데 너 이름은 뭐고 나이는 뭐냐? 어디서 구르다 여기로 왔어?”

 

 다비드의 질문에 황태자는 머뭇거렸다.

 보아하니 예명도 가짜 사연도 준비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는 꽤 오랫동안 침묵하다 겨우 입을 열었다.

 

 “내 나이는 스물넷이다. 이름은….”

 

 그가 망설이는 게 느껴졌다. 황태자인 본명을 밝힐 수는 없을 터였다.

 아무 이름이나 대면 되는 걸 왜 이렇게 고민하는지 모를 노릇이었다.

 도망자인 신세인 그는 은신하러 이곳까지 왔다.

 은신하려면 신분 위장은 필수였다.

 소설에서도 나중에야 가짜 이름을 지어서 부르고 다녔던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 않았다.

 

 ‘조…. 조…. 뭐더라….’

 

 나는 머리를 긁적이다 입을 열었다.

 

 “죠셉이요.”

 

 내 말에 다비드와 황태자의 시선이 꽂혔다.

 

 “죠..셉?”

 “네. 아까 죠셉이라고 했어요.”

 

 나는 아무 이름이나 대버렸다.

 그가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비드의 의심이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내 이름 아이린도 그냥 튀어나온 이름이었다.

 

 “죠셉…. 죠셉이라….”

 

 황태자의 표정은 미묘했다.

 하지만 다비드의 입가는 씰룩이고 있었다.

 

 “아주 잘- 어울리는 이름이네! 죠셉!”

 

 다비드는 씩 웃으며 황태자의 어깨를 두드렸다.

 황태자의 표정이 천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하, 하하…. 그럼 빨리 다녀올게요.”

 

 나는 황태자의 손을 잡아끌고 밖으로 나왔다.

 문 앞까지 나온 다비드를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잘 다녀와 죠셉! 꼭 성공해서 배달부로서 취직하도록 해!”

 

 황태자가 주먹을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그를 황급히 데리고 빵집 반대편으로 향했다.

 내 손에 순순히 이끌려오던 그는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왜 나 대신 이름을 말했지?”

 “이름을 말할 처지가 아닌 듯해서….”

 “혹시 나를 알고 있나?”

 

 황태자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허리춤에 손을 올렸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의 허리 뒤편에 단도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최대한 차분해지려 노력했다.

 

 “그 옷차림새만 봐도 알죠.”

 “뭐라?”

 “뭐, 사기꾼이나…. 도망 나온 노예거나…. 둘 중에 하나겠죠….”

 

 내 말에 그의 손이 허리에서 내려왔다.

 다행히 의심의 시선을 거두는 듯했다.

 

 “둘 다 아니다. 하긴…. 이 좁은 마을에서 일하는 네가 온종일 고심해도 절대 알 수 없겠지.”

 “..네. 알 생각도 없어요.”

 “목숨을 부지하려면 그 태도를 유지하도록.”

 “..알겠어요.”

 

 순간 약간의 짜증이 밀려왔다.

 은신하러 이곳까지 온 그는 아직도 잘나가는 황태자 태도를 유지했다.

 완전히 자신을 바꾸고 살아야 하는데.

 어딘가 표독스럽고 고집이 센 느낌이었다.

 위장 신분도 준비해오지 않은 것부터 자세가 틀려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롭고 어딘가 얼이 빠진 다비드와 둘이서만 일한다면 모를까,

 돈을 벌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한 나와 일을 할 땐 좋지 않은 태도였다.

 나는 그에게 경각심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요, 일하려면 좀 더 협조적이면 좋겠어요.”

 “뭐?”

 “빵집 일이요. 이거 장난 아니라고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거예요.”

 “..안다. 모든 일은 다 중요하지.”

 “당신도 잘 곳, 먹을 거 제공해준다는 전단지 보고 혹한 거 아니에요? 먹고 자려면 일을 해야 한다고요.”

 “아니. 나는 다른 뜻이 있다.”

 “다른 뜻이 먹고 자는 일보다 중요하진 않죠. 먹고 자야 다른 일도 하니까요.”

 

 내 말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딘가 고심하는 얼굴이었다.

 

 “..넌 먹고 자기 위해서 이곳에 취직한 건가?”

 “편안하고 맛있는 거 먹으려고 그러는 거죠.”

 “그렇군.”

 “당신 일에는 관심 안 가지려고 노력할 건데요…. 그래도 너무 그렇게 비협조적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 말을 남기고 앞서 걸어갔다.

 혹시나 그가 따라오지 않을까 조금 걱정스러워 뒤를 흘깃 바라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따라오고 있었다.

 

 “너는 이 마을 사람인가?”

 

 황태자는 아까보다는 조금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어왔다.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저었다.

 

 “저도 외지인이에요.”

 “어디에 있었지?”

 “..영주도 없는 시골이라 말해도 몰라요.”

 “영주가 없는 곳?”

 “네. 할머니랑 둘이 살다가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졸지에 천애 고아가 되어 밖으로 나왔죠. 뭐. 귀족이고 뭐고 전 몰라요.”

 

 나는 그를 안심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 내 나름의 위장이었다.

 그러나 큰 거짓말은 없었다.

 이 세계에서 보자면 나는 이 세계를 잘 모르는 외지인이기는 했다.

 할머니랑 둘이 살았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녀가 돌아가셨다는 것도.

 

 “..죠셉은 어디서 나온 이름이지?”

 “..제일 친한 친구 이름이에요.”

 

 나는 얼버무리며 헛기침을 했다. 그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제일 먼저 식당 문을 두드려보기로 했다.

 식당에서는 빵을 팔고 있으니, 싼값에 대량으로 팔 수도 있었다.

 

 “배고픈가?”

 

 내가 식당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자 그가 물어봤다.

 정말로 무해한 얼굴이라 뭐라 하기도 뭣했다.

 

 “아뇨…. 배달할 거냐고 물어봐야죠.”

 “..그렇군.”

 

 나는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은 빵집과 다르게 사람으로 가득 찼다.

 황태자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얼굴을 푹 숙였다.

 혹시나 누가 알아볼까 하는 염려가 섞인 얼굴이었다.

 나는 앞장서서 주인을 불렀다. 생글생글 웃는 표정을 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어, 다비드 빵집 맞지?”

 “네 맞아요! 그런데 전 주인을 불렀는데, 주인장님은 안 오시나요?”

 “내가 주인인데?”

 “어머낫! 이 크고 웅장하고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가게 주인님이 바로 제 앞에 계신 젊은 분이 시라고요? 딱 보아도 서른 살 안팎이신데요?”

 

 내 아부에 황태자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반면 식당 주인장의 표정은 쑥스러움과 동시 기쁨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 정도 아부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하. 서른이라니. 이미 마흔 줄이 다 되어가는데! 하하하!”

 “아니,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 건가요? 비결 좀 알려주세요!”

 “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그러는 거지! 허허허! 그래. 밥 먹으러 온 건가?”

 

 나는 주인장의 말에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울상을 지었다.

 

 “아니요. 제안하러 왔습니다.”

 “제안? 무슨 제안?”

 “..저희 주인장님께서 이번에 배달을 시작하셨거든요.”

 “호오, 드디어 정신을 차린 건가? 다비드가 일을 벌이다니!”

 “그래서 혹시나 이 가게에 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왔습니다. 다비드 주인장님이 믿고 의지하시는 분부터 먼저 찾아뵙고 있어요.”

 “그 녀석이…. 날 의지해?”

 

 주인장의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네. 매번 이 식당처럼 손님이 북적거리려면 주인장님의 태도를 배워야 한다고.….”

 “하, 하하! 녀석도 참! 그래! 빵이야 뭐, 우리도 배달하면 좋지!”

 

 나는 속으로 손뼉을 쳤다.

 내 급여가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침마다 오십 개씩 배달해주는 것으로 하지!”

 “감사합니다! 아, 배달은 이 친구가 올 거예요! 죠셉입니다!”

 

 나는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황태자는 고개 숙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허리를 짧게 숙였다.

 

 “오, 아주 많이 잘생긴 청년이구먼? 아이린도 아주 예쁘더니. 다비드 이 녀석은 외모를 보고 뽑나 보지?”

 “과찬이세요! 그러면 내일부터 뵙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마지막까지 예의 바르게 인사하며 죠셉을 데리고 나갔다.

 죠셉은 어이없다는 눈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그렇게 거짓말하고 계약을 얻어내는 건가?”

 “거짓말이 아니라 선의의 말이죠.”

 “..어이가 없군.”

 “원하는 걸 얻으려면 고군분투해야죠. 누구처럼 뻣뻣하게 서 있기만 한 게 아니라.”

 

 나는 그가 뭐라고 할까 봐 쏜살같이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약간 허기가 졌다. 아침부터 황태자가 오는 바람에 점심을 놓쳤다.

 나는 다시 뒤를 돌아 그에게 다가갔다.

 

 “밥부터 먹어요. 집이 이 근처에요.”

 “집으로 가잔 소리인가?”

 “어차피 그곳에서 이제 잠도 잘 텐데요. 짐은 나중에 알아서 챙겨오고 지금 가봐요.”

 

 나는 그를 집으로 안내했다. 다비드의 집은 목조주택이었다.

 그래도 너른 마당과 닭, 젖소 등을 뒷마당에 키울 정도로 넓었다.

 목조주택도 관리를 잘해서 나무가 반질반질했다.

 황태자도 생각보다 괜찮다고 느꼈는지 표정이 풀어졌다.

 

 “여기가 방이에요.”

 

 황태자를 빈방으로 안내했다. 방은 총 네 개였다.

 하나는 내가 쓰고, 하나는 다비드가, 그리고 자물쇠로 잠근 방이 하나 더 있었다.

 황태자가 묵을 방은 원래 내가 묵는 방이었다.

 그러니 그는 졸지에 다락방 신세가 된 것이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방인 데다, 황태자는 키가 커 허리를 숙이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나 때문에 다락방을 쓰는 사실을 모르니, 괜히 바꿔줄 필요는 없었다.

 

 “..좁군.”

 “공짜.”

 

 나는 황태자를 방에다 두고 주방으로 향했다.

 주방에는 어제 만들어 둔 옥수수 식빵이 있었다. 옥수수 알갱이가 박힌 고소한 빵이었다.

 나는 그것을 적당한 두께로 잘랐다.

 그리고 냉장고에 삶아 둔 계란을 꺼냈다.

 달고나 스콘 다음으로 만들어보려고 한 제품이기도 했다.

 오전에 출근길에 오르는 사람이면 무조건 하나씩 산다는,

 이름하여 에그 마요 샌드위치였다.

 

 나는 계란을 잘게 으깨고, 설탕과 소금, 기름과 노른자로 만들어 둔 수제마요네즈를 발랐다.

 만들다 보니 울상을 짓는 다비드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왕 만드는 거 하나 더 만들기로 했다.

 

 “죠셉씨!”

 

 내 부름에 황태자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그는 죠셉이라는 말에 표정이 좋지 않았다.

 나는 세모로 자른 샌드위치를 그에게 건넸다.

 그는 샌드위치를 쥔 채 머뭇거렸다.

 

 “이게 뭐지?”

 “신제품이에요. 에그 마요 샌드위치.”

 

 나는 내가 먼저 에그 마요 샌드위치를 먹었다.

 내가 먹는 모습을 보자 그제야 그가 따라 먹기 시작했다.

 그는 먹더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먹어봐도 맛은 괜찮았다.

 아니, 에그 마요 샌드위치가 맛있는 건 국룰이기도 했다.

 

 “맛이 괜찮아요?”

 “..대단하군. 내 입맛을 사로잡을 줄이야.”

 

 황태자가 처음으로 나를 칭찬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허겁지겁 샌드위치를 삼켰다.

 아마도 제대로 된 식사는 오랜만일 것이다.

 나는 망설이다 다비드 것으로 만든 샌드위치도 건넸다.

 

 “어떻게 이런 맛을 생각해냈지?”

 “..사람들이 좋아하니까요.”

 “그렇군. 정말 좋아하겠어.”

 “다행이네요. 이것도 메뉴에 올려야겠어요.”

 

 나는 주방에 있던 노트와 펜을 꺼내 부족한 점을 필기했다.

 마요네즈는 좀 더 되직해야 하고, 소금을 좀 더 굵게 넣어야 하고….

 그런데 정수리가 따가웠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황태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로…. 열심히 하는군.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

 “열심히 해야 돈을 벌죠.”

 “너는 원하는 게 확실한 편이군.”

 “당연하죠. 다들 열심히 살아요. 열심히 살아야 내일을 준비할 수 있잖아요. 그거 하나 믿고, 열심히 하는 거죠.”

 

 그는 내 말에 샌드위치를 내려놓았다.

 

 “맞다. 네 말이. 다른 자들은 이미…. 열심히 살고 있었군.”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어딘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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