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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탑아이돌을 만들다
작가 : 파켓JJ
작품등록일 : 20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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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설득하라!
작성일 : 20-09-23     조회 : 380     추천 : 0     분량 : 5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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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루 뒤.

 

 수정이를 태운 나는 프듀 측에서 지정해준 연습실로 향했다.

 

 "오빠 가볼게요."

 

 차에서 내린 수정이는 비장하게 말했다.

 

 "…그래 열심히 하고. 컨트롤 잘해."

 

 "치. 오빠. 제가 애예요?"

 

 "…. 아직 애지 나한테는."

 

 "메롱이네요."

 

 차문이 닫기 전에 입술을 삐죽 내미는 수정이를 나는 흐뭇하게 쳐다봤다.

 

 "그러면.. 기다려 볼까."

 

 수정이를 내려주고 나는 차에서 대기했다.

 

 '분명 상태창이 대다수 보일거야. 특이사항이 있으면 수정이한테 조심하라고 미리 알려줘야지.'

 

 모든 팀이 같은 조건이었다. 하루 3시간 지정된 연습실에서 연습.

 

 그래서 모든 연습생이 여기에서 내려서 연습실로 들어갔다.

 

 연습하는 동안은 연습생 이외에는 연습실을 방문 할 수 없었다.

 

 

 지정된 트레이너 2명 정도만 안무와 노래를 봐주기 위해 또는 편곡을 위해 연습실을 방문할 수 있는 타이트한 조건이었다.

 

 처음 도착한 연습생은 얼굴이 익숙한 수민이.

 

 심지어 봉고차를 타고 온 것이 아니라, 걸어서 주차장 아래로 도착한 수민이.

 

 "어 수민아 안녕."

 

 뭔가 쓸쓸하게 걸어가는 모습에 차창을 열어 인사했다.

 

 수민이는 정적뿐인 주차장에 갑자기 자기이름을 불러서 놀랐던지 움찔하더니, 곧 나를 발견하고 인사했다.

 

 "아, 뭐야.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제 이름이 들려서 귀신인 줄 알았잖아요."

 

 예의와 애교를 겸하는 수민이의 인사에 절로 웃음 이

 

 "하하. 귀신이라니. 여기까지 걸어온 거야?"

 

 "…근처까지 태워다 주셨는데, 차가 좀 막히고 산책도 하고 싶어서 걸어왔어요."

 

 "그래. 열심히하고, 수정이 좀 잘부탁해."

 

 "언니요? 부탁한다니, 제가 매번 배우는 걸요."

 

 수민이는 제 할말을 다 한듯 고개를 꾸벅 숙이고 연습실로 들어갔다.

 

 다시 창을 올리고 기다렸다. 10분 쯤 지났을까.

 

 연습생이 한명 내렸다.

 

 -------------------------------------

 -차미래-

 [19세]

 클래스 :연습생(서브보컬 포지션)

 

 ………

 ……

 

 ------------------------------------

 

 평균 C정도 되는 능력치에 저 이름은 분명 수정이 팀에 D조였던 소녀였다.

 

 시너지도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었고, 특이사항이 보이지 않았다.

 

 '기우였나.'

 

 다혜의 진 모습을 우연치 않게 알아가면서 그런 연습생이 다혜 뿐만 아닐 거라는 걱정은 괜한 기우였는지.

 

 시간이지나서 한명씩 내리는 연습생도 마찬가지로 특이사항은 없었다.

 

 차미래와 마찬가지인 D조였던 안지연.

 C조였던 김유미.

 B조였던 오유경과 이승아는 평균능력치가 B0급은 되었지만, 시너지가 특이하지 않았다.

 

 '이제 누구 남았지?'

 

 나는 메모장에 들어갔던 인원을 체크했다.

 

 수정이까지 총 6명이 들어갔다.

 

 '…한명이 남았는데?'

 

 연습시작까지 앞으로 5분남은 시점에서 아직 한명이 도착하지 않았다.

 

 그때 다급하게 주차장에 세단 한대가 도착했다.

 

 "…아, 아빠! 좀! 빨리 가뵈야 한다고요!"

 

 한 소녀의 다급한 목소리와 부랴부랴 차에서 누군가 이것저것 챙기는 모습이 눈에 띄였다.

 

 "기다려봐. 좀! 이건 안 필요할까? 청심환이랑 소화제인데."

 

 "…오늘은 무대 없어요. 연습만 하는 날이에요. 긴장하긴 했는데 괜찮아요. 그보다 4분도 안 남아서 들어 가야해요."

 

 "어. 그래. 어서 들어가 봐! 3시간 뒤에 아빠가 다시 데리러 올게."

 

 "응 아빠! 다녀올게요."

 

 차 뒷좌석 문이 닫히자 그제야 소녀의 상태창이 제대로 보였다.

 

 ---------------------------------------

 -주향기-

 [19세]

 클래스 : 연습생(파워버프걸-리드보컬포지션)

 

 [능력]

 보컬 : B0

 댄스 : C+

 작사 : C+

 작곡 : B+

 

 

 [시너지]

 1. 응원* lv4 - 팀의 효율을 극도로 이끌어냅니다. 리드보컬의 포지션을 잡으면 팀의 리더의 능력치와 시너지를 무대하는 3분 동안 1.5배로 만들어 냅니다.(쿨타임 48시간)

 

 2. 폭군* lv2 - 팀원들은 리더의 말을 잘 따르게 됩니다. 이 스킬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될시 그 효과는 2배가 됩니다. 리더가 되지 않더라도 속해 있는 팀의 리더에게 이 효과는 1.5배 지속됩니다.

 

 ---------------------------------------

 

 '…저게 뭐야?'

 

 레어 스킬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심지어 클래스도 파워 버프걸?

 

 '주향기. 분명 첫번째 경연에 리에 팀에 있었었나?'

 

 외모가 크게 빛이 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사전 인기투표에서 빛을 본 인물도 아ㅣㅣ0ㅣ0ㅣ니었다. 하지만 실수를 하지 않는 기본기 탄탄한 보컬과 팀의 영향으로 A조까지 뽑혔던 인물이었다.

 

 '…그리고 방금 아빠라고 했지?'

 

 가족이 태워주는 경우가 많으냐고 물어보면 나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고.

 

 내가 생각을 정리한 순간 알람이 들려왔다.

 

 ------------------------------------

 [이벤트 발생. 연습생 영입하라.]

 

 1- ??? 설득.

 2- ????

 3- ????

 

 

 [보상 - 연습생 주향기 영입확정.]

 -----------------------------------

 

 물음표가 떠있었지만, 나는 누구를 먼저 만나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눈을 돌리자, 차에서 내려 연습실 방향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고 있는 남자.

 

 주향기가 아빠라고 불렀던 남자. 그를 향해 나는 명함을 빼들며 다가갔다.

 

 

 #2

 

 

 3팀의 연습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와중에 회의가 한창이었다.

 

 3팀은 DS미디어가 주축이 되는 팀이었다.

 

 인기투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다혜와 누가 뭐래도 S조의 확정 맴버였던 예나.

 

 "투아이즈 선배님들이 좋은 노래가 많은데 어떤 노래로 하면 좋을까요?"

 

 생글생글 웃으며 말문을 여는 다혜.

 

 리더 경험이 있어서인지 자연스레 조원들에게 선배의 노래 중에 어떤 노래를 고르면 좋을 지 묻고 있었다.

 

 "아무래도 우와하게가 좋지 않을까요?"

 

 조원 중 한명이 조심스레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 다혜는 답하지 않고 예나에게 물었다.

 

 "언니. 저희는 어떤 노래를 하면 좋을까요? 언니가 대답해주실 수 있으세요?"

 

 다혜는 카메라의 사각에서 한쪽 입꼬리를 비틀며 예나를 쳐다봤다.

 

 다혜의 질문에 다른 연습생들의 시선도 모두 예나를 향하고 있었다.

 

 "……너! 내가!"

 

 예나는 다혜의 소름끼치는 모습에 소리를 지르려했지만, 순간 녹화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아!"

 

 예나의 소리가 커지자 연습생들은 예나와 다혜를 번갈아봤다.

 

 다혜의 비틀어 올라간 입꼬리가 이미 슬픈 표정으로 바뀌기 전이었다.

 

 "됐어. 곡… 너희들끼리 우선 정해."

 

 예나는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연습실을 이탈했다.

 

 다혜는 예나가 나갈 때까지 무표정이었다가 예나가 나가자 울음을 터트렸다.

 

 "언니 괜찮아요?"

 "다혜야 괜찮아?"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다른 연습생들이 다혜를 위로했다.

 

 다혜는 연습생들 사이에 가로막혀 카메라가 보이지 않게되자, 양손으로 눈물을 삼키듯 얼굴을 가렸다.

 

 "네. 괜찮아요. 고마워요 다들…."

 

 그 손안에 잔잔한 미소를 감추고 눈물을 삼키듯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3

 

 

 "언니! 우리는 무슨 노래 할 거예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수민이가 수정이에게 물어보고 있었다.

 

 그 질문이 시작되자, 첫만남이라 쭈뻣거리던 나머지 맴버들도 슬슬 대화에 끼어들었다.

 

 "자자. 다들 이쪽으로 오세요."

 

 분위기를 눈치 챈 수정이 능숙하게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외향적이었나?'

 

 짧은 시간에 변한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인지라도 한 것인지 수정이는 순간 놀랬다.

 

 '…다 오빠 덕이지.'

 

 생각만 해도 훈훈하게 미소가 피어났다.

 

 나쁘지 않은 외모.

 확신에 차 있는 말투로 척척 일을 해내고.

 목소리도 언제나 부드럽다.

 

 "…언니. 매니저님 생각했죠?"

 

 "응?!"

 

 "맞죠? 맞죠? 표정이 수상했어요."

 

 수민이는 능글맞은 표정을 지으면서 수정이를 놀렸다.

 

 "…아니야. 자 노래 고를까?"

 

 "피, 언니 목까지 새빨개졌거든요?"

 

 "그만하랬지! 너어!"

 

 "언니가 자꾸 화내면 나도 확! 매니저님 밑으로 들어가버릴꺼에요?"

 

 "놀리는 거야?"

 "……!"

 "…!"

 

 수정이 소심하게 화내봤지만, 수민이에게는 씨알도 통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잠시 구경하며 키득거리는 연습생들 사이에 무심한 듯 은근히 귀를 열고 있는 한 사람.

 

 향기가 수정이와 수민이의 대화를 유심히 듣고 있었다.

 

 

 #4

 

 

 -믿고 맡겨주시면, 절대 걱정하시는 일 만들지 않겠습니다!

 

 19살 먹은 금지옥엽을 둔 남자. 주현근은 상당히 고민에 빠졌다.

 

 법무법인에서 꽤 오랜시간 사무장으로 있던 자신이 말 한마디에 이렇게 흔들려 본 것도 오랜만이었다.

 

 시계를 쳐다보는 현근.

 

 꽤나 많은 시간이 흐른 것 같았지만, 시계를 보니 딸을 데려다주고 3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저런 사람을 만났으면….'

 

 쯧.

 

 절로 혀 차는 소리가 났다.

 딸이 연습생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에 기뻐서 집으로 찾아왔던 몇 달 전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사춘기가 지나고 그렇게 행복해하던 딸을 본 기억이 흔치 않았다.

 

 그러다 계약서라며 자신한테 보여주던 종이는 자신의 상상을 초월하는 불공정계약서였다.

 

 "당장! 가자! 소속사 어디야!"

 

 "아빠. 왜 그러세요!"

 

 딸을 키우며 그렇게 화내 본 것은 처음이었던 것같았다.

 

 어느 아버지가 딸이 노예로 팔려나가는데 허허로이 웃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나름 법으로 밥 벌어 키운 딸이 자처해서 노예계약을 맺겠다는데….

 

 딸을 붙잡고 찾아간 소속사는 연습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영세한 소속사였다.

 

 현근은 명함을 주고 불공정 거래에 대한 법적조치와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소속사에게 통보를 했다.

 

 "아이고, 사장님!"

 

 어린 아이들을 이용할 줄이나 알았지.

 자신이 당할지는 몰랐던 소속사대표가 버선발로 향기 아버지의 바짓단을 붙잡았다.

 

 그렇게 시끄럽게 하지 않은 대가로 얻어낸 약식 연습생 신분과 소속사에서 1자리만 내보낼 수 있었던 프듀 오디션.

 

 "아빠! 저 붙었어요! 다음 주에 첫 번째 경연이래요!"

 

 "응?"

 

 딸이 당당히 붙어서 돌아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저 정말 재능 있는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위치나 느껴보라고 보낸 자리인데.

 

 그때부터 몇 주간 사무실에 양해를 구하고 비는 시간동안 딸의 매니저를 자처했다.

 

 -저 사람은 뭔데 양복을 입고 있어?

 -무슨 이사급이 직접왔나보네?

 

 곧장 퇴근하자마자 사무실에서 촬영장으로 와서 오해를 받은 적도 숫하게 있었다.

 

 그럼에도 딸의 첫 번째 무대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히 행운이라 할 수 있었다.

 

 '…연예인 괜찮을까. 슬슬 소속사도 구해볼까 생각도 했었는데 말이지.'

 

 사무장으로 일하면서 연예계 관련해서 좋은 일, 나쁜 일 많이 들었지만 딸이 행복할 수 있다면 밀어주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 눈빛이 내 젊을 때를 보는 것 같고 말이지. 허허.'

 

 자신을 매니저라 소개하던 남자에게서 과거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조금씩 그의 마음이 기울고 있었다.

 

 ………………

 …………

 ……

 

 향기의 아버지에게 명함을 건네준 뒤 그에게 건네받은 그의 명함에는 그렇게 적혀있었다.

 

 '주현근 사무장 / 법무법인 맹우'

 

 명함을 돌리며 어떻게 더 설득해야 할까 고민하는 차에 알람이 들려왔다.

 

 [이벤트 완수도 33% 달성 창을 확인하세요.]

 

 ------------------------------------

 [이벤트 발생. 연습생 영입하라.]

 

 1- 주현근(향기 父 설득.)

 2- 성실함으로 증명하라!

 3- ????

 

 

 [보상 - 연습생 주향기 영입확정.]

 -----------------------------------

 

 '성실함?'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성실함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건네받은 명함으로 전화해서 이야기했다.

 

 -여보세요?

 

 "아버님! 실례가 안 되면 내일부터 향기 양을 저희 소속사에서 케어해도 되겠습니까?"

 

 최 대표에게 보고하기 전이지만, 지금은 향기의 능력과 내 절박함은 말보다 행동이 앞서게 만들었다.

 

 그렇게 다음날부터 차에는 3명의 각기 다른 연습생과 매니저의 기묘한 드라이브가 시작됐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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