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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치찬란했던 시절(1981~1987)
작가 : 레빈
작품등록일 : 20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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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화 : 괴짜친구가 낭만을 버리게 된 이유
작성일 : 20-09-23     조회 : 361     추천 : 0     분량 :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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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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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들의 고교 생활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던 어느 날, 또다시 대형 사건이 유리창 깨지는 소리와 함께 터지고 마는데...

 

  11월이 시작되던 그 어느 날, 점심시간이 끝나갈 즈음, 매일 만나는 데도 무슨 할 말들이 그렇게 많은지 곧 수업이 시작되는데도 교실 안이 왁자 시끌한 가운데 갑자기 분노에 찬 고함소리와 함께 와장창하고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닙니까?. 이에 모두들 깜짝 놀라 튀어 나가보니 제가 예전에 말한 적이 있는 바로 그 괴짜 친구 녀석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교정 안이 떠나갈 듯 울부짖으며 대걸레 자루를 꺾어 그것으로 유리창을 마구 깨뜨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 좀 괴짜스럽긴 했어도 이런 일을 벌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친구가 이러니 모두들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 바를 모르고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데, 그 소리를 듣고 허겁지겁 달려오신 교무주임 선생을 비롯한 여러 선생님들이 어떻게든 말려보려 했지만 멈추지를 않자 어쩔 수 없이 그와 제일 친하다고 생각되는 제가 앞으로 다가가 “태수야! 너 왜 그러는데?”라고 묻자 이 친구가 “태양이 너무 뜨거워서”라고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처럼 답했다면 얼마나 멋있었겠습니까마는 그는 설움에 복받치는듯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며 그저 말없이 씩씩거리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나중에 그 경위를 들어보니 이 친구가 럭셔리 최 일파의 한 녀석과 장난을 치다 이 녀석이 넘어지면서 조금 다쳤다는데 그날 글쎄 이놈 아버지가 학교로 찾아와 교무실로 이 친구를 불러 다짜고짜 뺨을 때리면서 갖은 모욕을 주더라는 겁니다. 그런데도 이 사람이 학교에 기부도 많이 하고 여러모로 도움을 주던 터라 다들 말리는 시늉만 할 뿐 어느 누구 하나 제지하지 않는 것에 분을 참지 못하고 그만... (이 친구네 집이 좀 가난했습니다. 아버지도 편찮으셨고요.) 결국 이 친구는 정학 처분을 받게 됩니다.ㅠㅠ

 

  이 사건으로 인해 이 친구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는지 삶의 태도가 완전히 변해 어울리지 않게 법대로 진학하더니 이전의 익살스럽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다니며 돈을 벌어 우리 친구들 중 제일 먼저 결혼해 한국을 떠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는데 한동안은 연락도 오고 하더니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소문으로는 잘 된 친구들 하고만 연락을 하고 지낸다는 얘기도 있고...

 

  이 친구가 이렇게 변한 게 잘 된 건지 잘못된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변해버린 이후부터는 서로 간에 마음의 간격이 생겨 별로 만나고 싶지 않게 되더군요. 정말 운명이란 게 있는 것인지, 있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는 없는 것인지 나이 마흔이면 이순하고 쉰이면 지천명한다더니 저는 암만 나이를 먹어도 도대체 알 수가 없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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