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연재 > 현대물
악플먹고 강해져
작가 : 파란낙타
작품등록일 : 20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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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작성일 : 20-09-23     조회 : 321     추천 : 2     분량 : 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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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 뭐야."

  [오! 드디어 대화 할 생각이 생긴거야? 잘 생각했어]

  "너 뭐냐고 물었어."

  [난 챔피언 메이커의 운영자다. 너를 챔피언으로 만들어주기 위한 존재라고 할 수 있지]

  "미친새끼. 지금 이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

  [그러게 누가 퀘스트를 실패하래?ㅋㅋㅋ별로 어려운 퀘스트도 아니었는데]

 "이런 씨...됐다, 말을 말자.내가 미쳤지 상태창이랑 대화를 하려고 했다니, 그냥 병원이나 가련다. 이제 말 걸지마라. 대답도 안할 테니."

 

 내가 대답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이후에도 이놈은 계속해서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아 미안. 이제 안 놀릴게]

 [야. 진짜 대답 안할거야?]

 [저기요?]

 [동건선수?]

 [서동건님?]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예의가 없었죠?]

 [대답해주세요 제발. 너무 심심하단 말이에요.]

 

 이 놈은 혼자있는 걸 잘 못견디는 것 같았다. 어차피 궁금한게 많이 남아있었으니, 다시 대화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한 번만 더 내 심기를 건드리면, 평생 혼잣말 할 줄알아라."

 [그래 알겠어......]

 "그리고 존댓말 써라."

 [네, 동건님......]

 "네가 챔피언 메이커라고?"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케이지에서 똥을 싸게 만들어?"

 말을 하면서도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아, 그건 동건님께서 퀘스트를 실패하셔서......만약 퀘스트에 성공하셨으면 1000포인트를 얻으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절대 불가능한 퀘스트는 드리지 않습니다.]

 "포인트? ."

 [획득한 포인트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죠. 그것이 챔피언 메이커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럼 지금 한번 사용해 보시겠습니까?]

 "퀘스트에 실패해서 포인트 못 얻었다며."

 [퀘스트에는 실패하셨지만,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기본 포인트가 있습디다. 오른쪽 상단에 집모양의 아이콘이 보이시죠? 상점은 열어 보세요.]

 

  시선을 옮겨보니 녀석의 말대로 집모양의 아이콘이 있었다.

 "어떻게 여는 건데?"

 [이미 동건님과 프로그램이 동기화 되어있기 때문에 동건님의 의식과 함께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합니다!]

 

 사실이었다. 내가 아이콘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자, 자동적으로 상점의 아이콘이 열렸다. 마치 인터넷 창을 킬때 처럼 새로운 상태창이 나타났다.

 

 상태창 속 상점의 구성이 낯설지는 않았다. 학창시절 즐겼던 롤플레잉 게임 속 상점과 흡사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존재하는 아이템들이 전부 격투기선수에게 필요한 것들이었다.

 

 

 아이템의 종류는 다양했다.

 기본적인 신체능력과 관련된 아이템 부터 타격, 레슬링, 주짓수와 같이 세부적인 항목들의 아이템들도 존재했다.

 

 [여기 있는 아이템들은 모두 포인트로 구매 가능하시죠 ^^ 게다가 지금은 튜토리얼 중이라 할인 적용되어 있어서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십니다.]

 이 녀석의 말대로 각 아이템 옆에는 [50% 세일] 이라는 작은 글자가 붙어 있었다.

 

 

 [못 믿으시겠으면 한번 구매 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내가 보유하고 있는 100포인트로는 살 수 있는 아이템들이 그다지 많지 않았다.

 구매 가능한 아이템들을 살펴보던 도중 <레프트잽 강화>라고 적힌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다. 잽은 타격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었다.

 

 <레프트잽 강화> 가격: 100포인트(50%할인중)

 -주먹을 뻗을 때의 속도와 정확도가 올라갑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밑져야 본전 아닌가 한번 구매해보자.

 내가 구매를 결정한 순간 작은 상태창이 나타났다.

 

 [<레프트잽 강화>카드 1장을 구매하셨습니다.]

 [ 사용자에게 적용됩니다.]

 

  그와 동시에, 왼쪽 팔에서 뜨거운 열감이 느껴졌다.

 

 "뭐야......"

 

  근육 깊숙한 곳에서 부터 올라오는 온기였다. 일 순간이었지만 힘이 불끈 솟는 느낌까지 났다. 나는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아직 손가락 끝에는 조금의 열기가 남아 있었다.

 

 

 [이제 믿으시겠죠?^^]

 

 확실히 뭔가 느껴진 것은 사실이었다. 더 이상 이녀석이 하는 말과 상태창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2

 

 

 화장실에서 나와 대기실로 향하는 도중에도, 나는 왼손잽을 허공에 던지며 걸음을 옮겼다.스킬카드를 한 장밖에 구매하지 않아서 였을까,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이 시스템이 진짜라면, 정말 포인트를 통해 내 능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면, 정말 세계챔피언의 꿈도 아주 먼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장미빛 미래를 생각하니 입술 한쪽이 살짝 올라갔다. 하지만 미소를 짓고 있던 표정도 잠시, 난 현실을 직시했다. 대기실 앞에 나를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무리가 있었다.

 

 기자들이 서 있었다.

 

 그래, 내가 똥을 쌌었지. 은유적 표현이 아닌 진짜 똥을. 젠장 잠시 잊고있던 사실이었다. 어떻게 상황을 수습해야할까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역시, 미안하다고 말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컨디션이 안좋았다고 말하면, 뭐 사람들도 이해해주지 않을까.

 

 "서동건 선수 왔다!"

 

 나와 눈이 마주친 기자중 한명이 소리쳤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기자들도 한번에 나를 향해 달려왔다. 물어볼것이 아주 많은 표정이었다.

 

 "서동건 선수 잠시 인터뷰 괜찮을까요?"

 "......."

 대답을 쉽게 할 수 없었다. 인터뷰를 통해 어떤 질문을 할지 뻔했다. 에휴, 그래도 어떡하겠나, 내가 잘못한것은 사실이니까. 그냥 진심을 담아서 사과를 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때, 눈 앞에 상태창이 또 나타났다.

 

 

 

  [퀘스트 발생]

 퀘스트 내용: 제한시간 내에 1000명의 사람들에게 욕을 먹어라

 제한시간: 24시간

 보상: 1000포인트

 페널티: 급성 원형탈모

 

  "아 씨발......"

 속으로 생각만 한다는 것이 입밖으로 튀어나와버렸다.

 

 "네? 방금 뭐라고 하셨죠?"

  "아, 아닙니다......"

 

 

 

  진짜 짜증난다. 이 놈의 프로그램의 퀘스트는 왜 항상 저모양인지, 게다가 페널티는 더 가관이다.

 

 그렇다고 이번에도 퀘스트를 무시했다간......대머리가 되는 바에 차라리 케이지에서 설사를 하는 편이 낫지. 그런데 저 퀘스트 내용은 도대체, 1000명한테 욕을 먹으라니......기자에게 욕먹을 기사거리를 만들어줘라 이건가.....

 

 잠깐 퀘스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는 도중, 기자가 녹음기를 들이내밀었다.

 

 

 "자, 그러면 몇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경기중에 어쩌다가 실수를 하시게 된건가요?"

 

 

 그래 될대로 되라.

 기자의 질문에 눈을 한번 질끔 감은 뒤 입을 열었다.

 

 “똥 마려워서 쌌어요......”

 “네?”

 "왜 경기중에 실수 했냐고 물었잖아요. 똥 마려워서 쌌다고요. 기자님은 똥 안 싸세요?"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기자역시 예상치도 못한 답변에 꽤나 놀란 표정이었다.

 

 “네? 아...아 그러면 혹시 경기 전에는 어떤 음식을 드셨나요?”

 “카레요.”

 “으흠...카...카레요? 혹시 주성훈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은 드시나요?”

 “전혀요. 레프리가 안 말렸으면 제가 이긴 경기였습니다. 그럼 전 이만."

 

 

 나는 황급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자리를 떠났다.

 

 

 과연 내일 어떤 기사가 나올지 정말 기대가 된다......

 

 

 #3

 

 꺼놨던 전화기를 켰다.

 

 "아이고, 난리가 났구만......"

 

 부재중 전화부터, 도착한 까톡 메시지가 수백건이 넘어가 있었다. 일일이 답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가족 부터 시작해서, 연락을 잘하지 않던 학창시절 친구들, 그리고 썸녀까지......

 

 -괜찮아? 아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나중에 연락 한번 해줘.

 -야 서동건 전화 좀 받아라, 안 좋은 생각하는 거 아니지?

 -친구야 경기 봤다. 아쉽네 다음에는 잘 해보자.

 -동건이 너무 기죽지마라.

 -오빠 경기 잘 봤고, 나 남자친구 생겼어. 이제 연락 하지마~^^

 

 

 

 어떻게 기사가 났길래, 심히 걱정이 되는 상황이었다. 난 곧바로 인터넷을 켜보았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내이름 석자가 1위의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다. 나와 주성훈의 경기 결과내용과 인터뷰내용을 중심으로 한 기사들도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그 기사 아래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게 무슨 변이야? 리드FC 사상초유의 경기중단,」

 [스포츠뉴스=양두호 격투기 전문기자]

 

 「지난 5월11일 한국체육관에서 열린 리드FC경기에서 충격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오랜 격투기팬들의 관심을 이끈 주성훈의 복귀전 경기가 있었다.

 주성훈은 과거 K-1과 PRIDE에서 챔피언 벨트를 거머쥐었던 레전드급 선수였다. 4년전 은퇴를 선언 한 뒤 다시 케이지를 찾은 것이다. 그의 상대는 서동건(25세) 킥복싱 베이스의 젊은 선수였다.

 서동건은 격투기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주었다. 경기 초반에는 젊은피 서동건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1라운드 중반 주성훈이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킨 이후였다. 그라운드 상황이 만들어졌고 그때부터 지옥이 시작 되었다. 서동건의 트렁크 사이에서 대변이 흘러나오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경기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결국 캔버스의 오염 문제 때문에 경기는 중단 되었고, 두 선수의 경기 결과는 무효로 처리되었다.

 해외 경기에서도 가끔은 경기중에 실수를 하는 선수들이 있긴 했다. 그들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서동건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여러기자들이 서동건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했고, 그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Q) 어쩌다가 경기중에 실수를 하시게 된 건가요

 A) 똥이 마려워서 쌌다. 당신들은 똥 안싸냐?

 Q) 경기전에 어떤 음식을 섭취했나?

 A) 카레를 먹었다.

  Q) 주성훈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은 없나

  A) 전혀 없다. 레프리가 말리지 않았다면, 내가 이긴 경기

  지금의 상황에서 리드FC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다. 보통 경기 중단이 된 경우 재경기를 하고는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상황을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의 아래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려있었다. 물론 악플 밖에 없었지만......

 

 -기자님 오탈자 수정 좀 서동건이 아니고 서똥건입니다.

 -마약검사 해봐라. 쟤 제정신 아니다.

 -내 생에 이런 경기는 처음 본다. ㅋㅋㅋ 서똥건 미친거 아니냐?

 -솔직히 경기중에 똥 지릴 수도 있지. 근데 쟤가 한 인터뷰가 가관이다.ㅋㅋㅋ

 -진짜 창피하네, 어디가서 한국 사람이라고 하지마라. 그냥 은퇴해라

 -He is Chinese

 -He is Japanese

 -경기하기 전에 카레먹었다는 게 왜이렇게 웃기지. 똥 맛카레야 카레맛 똥이야

 -멀쩡하게 생겨가지고 왜 저러지, 주성훈한테 미안한 감정도 없고 소시오패스 아니냐?

 -말 그대로 지리는 경기였다.

 

 엄지손가락으로 휴대폰 화면을 내려가며, 나를 향한 악플을 하나하나 읽었다. 셀수 없을만큼 많은 양의 악플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 것은 처음이였다. 한숨만이 연거푸 쉬어졌다.

 

 “하, 이게 무슨일이냐......”

 

 

 

 그때 상태창이 나타났다.

 

 

 [축하합니다]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보상으로 1000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이걸 좋아해야하나, 퀘스트를 성공하기는 했지만 왠지 찝찝하다.

 

 퀘스트를 성공했다는 상태창이 뜨자 곧바로 그녀석의 채팅창이 열렸다.

 

 난 이 녀석을 영자라고 부르기로 했다. 챔피언 메이커 프로그램의 운영자라는 의미의 줄임말이라는 의미로.

 

 [오! 축하합니다! 동건님! 욕 많이 드셔서 장수 하시겠어요.^^]

 “영자야 하나만 묻자, 근데 퀘스트 수준이 왜 이딴식이냐?”

 

 [다 동건님께 도움이 되는 퀘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싸이코 패스같은놈.”

 

 [퀘스트 덕분에 검색어 순위1위에도 오르고 기쁘지 않습니까? 이렇게 라도 관심을 끌 수 있는 것부터 챔피언의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다 이 악마야”

 

 [그래도 이제 포인트가 많이 쌓였으니, 한번 실험해 보시는게 어떨까요?]

 

 영자의 말대로 이제 한번 확인해 볼 시간이다. 아이템으로 얼마나 내 능력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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